평화와 통일을 여는사람들

지난 5월 5일 금천체육공원에서 열린 금천어린이큰잔치에서 구로금천 평통사 회원들이 무기 장난감을 평화의 선물로 바꿔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8월15일은 광복 68주년이다. 광복절은 일본제국주의의 압제에서 광복을 되찾는 기념일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민족의 해방과 조국의 광복, 독립을 기념하는 광복절이지만 일본의 패망과 미소의 분할점령으로 분단의 시작되는 아픔도 함께 녹아있다.
  그래서 해마다 광복절에는 조국독립, 제국주의 패권에 대한 평화의 염원, 그리고 통일의 화두가 함께 떠오른다. 평화와 통일의 화두를 전면에 세우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구로금천 평통사’회원들이다. 8월18일 안병순 구로금천평통사 공동대표를 만났다.
 
‘평통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평화와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는 단체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고, 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휴전협정은 전쟁을 잠시 쉰다는 것이지 평화가 안착된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전쟁위기에 봉착할 때도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국민들은 전쟁하면 북에서 쳐들어온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쪽에서도 우발적으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체제를 극복하자는 말이다. 그래서 평화협정 체결이나,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개정운동, 평화를 저해하는 무기도입 반대운동, 과도한 국방비 예산 감시 등의 활동들을 한다.
 
구로금천 평통사
  ‘구로금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2011년 6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4년 정도 됐다. 그 전에도 활동을 해왔지만 지역에 좀더 밀착한 활동을 위해서 지역지부를 만들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구로금천 주민통일노래자랑’을 하기도 하고 어린이날에 무기 장난감을 평화장난감으로 만들어 주는 행사도 하고 있다. 매달 구로역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촛불도 진행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이 각자의 일을 하면서 과외로 시간을 내고 있어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속에서 평화와 통일을 실천하기 위해서 참 열심히 하고 있다.
 
통일은 남의 일?
  계속 분단 되어 있으면 분단의 비용이 많이 든다.  군대가 있어야하고, 미군 주둔비용으로 연간 3조에 달하는 예산이 쓰일 뿐만 아니라 무기도 사야하고, 젊은이들은 군대에 의무적으로 가야한다. 이것이 다 분단비용이다. 이런 비용을 다 지불하면서 수 십년을 갈 것인지 되물어야 한다. 헌법에 우리의 땅과 조국은 남과 북을 포함해서 명시하고 있다. 하나의 땅덩어리다.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에 대한 인식이나 요구가 희박할 수 있지만 좀 더 올바른 역사인식과 민족간 역사적 동질감으로 보면 통일은 매우 당위적인 것이 통일이다.
  
2013년 8월 통일의 걸음
  지난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모든 교류들이 끊어졌다. 이를 복원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과거 72년 7.4공동성명이나 2000년 615공동선언과 2007년 10.4선언 등 내용적으로도 좋고 통일의 가치가 담겨져 있는 합의다.  지금은 이런 합의에 기초해서 금강산관광이던, 개성공단이든 복원시켜야 한다. 그것이 평화와 통일을 여는 모든 것의 지름길이다. 그래야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고 공동번영을 꾀할 수 있다. 이런 것이 통일의 큰 문을 열수가 있다. 이렇게 하나하나 진척시켜 나가면 통일은 소리 소문 없이 한순간에 올 것이라 본다.
 
통일이 되면..
  거기에 앞서 보수 쪽에서는 통일비용이 많이 든다고 이야기 한다. “통일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감당이 되냐?,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 경제가 침체될 것이다”등의 이야기를 하지만 다 근거없다고 본다.  지금은 분단비용은 얼마나 많이 드나?
  무엇이던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일시적인 통일비용이 들 수 있지만 잃어버린 땅덩어리를 다시 찾는 일이고 역사와 민족의 반쪽을 복구하고는 일인데 그보다 큰 가치가 어디 있는가?
  이 뿐만 아니라 통일의 시너지는 더 클 것으로 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어갈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의 직로연결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요인도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안 공동대표는 “삶 속에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물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는 총과 칼이 지키는 것이 아님과 통일은 우리의 가슴 속에서 시작되야 한다는 구로금천 평통사 회원들의 마음들이 분단된 조국의 허리를 이어나갈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57호 2013.8.23~9.12 지면게재

"금천의 문화 랜드마크는 무엇인가?"의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금나래아트홀'을 거론할 것이다. 금천구에는 '극장'또는 '공연장'이라는 표현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많지가 않다. 그 중에 2008년에 탄생한 금나래 아트홀은 으뜸이다. 

금나래아트홀은 크게 공연장과 갤러리로 나뉜다. 아트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다. 천원짜리 공연부터 몇만원짜리 공연까지 다양하다. 갤러리도 사진, 그림, 조각 등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대표적 문화시설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사람들일까 호기심으로 금천시설관리공단 공공사업팀 문화사업파트팀을 만났다. 이상원 팀장을 포함한 5명의 팀원이 아트홀을 관리한다. 조명감독, 무대감독, 대관 및 매니저 업무 등 최소한의 인원이다. 

이상원 팀장은 금나래아트홀의 역할에 대해 "주민의 문화 향상을 제고하고 단순한 공연장의 기능과 함께 창작거점, 문화적 허브기관으로 발돋음한다는 것이 아트홀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공연장은 고품격 공연을 하는 복합문화공연장이고, 국립극장은 전통공연을 계승하는 공연장으로 각각의 특색이 있다. 아트홀은 다문화 가정, 외국인이 많은 지역적 특색과 전통예술고등학교가 위치한 특성이 어우러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트홀은 500개의 좌석으로 중극장에 해당되지만 무대의 종합구성(규모 및 시설)의 스팩은 종합 뮤지컬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저렴한 지역밀착형 공연이 많다. 금요일 공연이 대략 3천원선에서 진행되다보니 다른 공연도 그에 비슷하게 가격이 형성된다. 이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면 질 높은 공연은 못 오는 반면, 부담없이 다가올 수 있는 장점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답했다.

영등포구나 구로구 같은 경우 구민회관과 공연장이 구분되어 있지만 금나래아트홀은 공연장이자 구민회관, 두 가지 역할을 공히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관일도 많아 2012년 금나래아트홀은 293일, 갤러리는 141일 대관됐다. 외형적으로는 많이 활용되는 듯하지만 구민회관과 예술공연장의 두 가지 정체성을 갖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팀장은 "수준있는 공연이냐, 현실을 직시하며 상주예술단체나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공연을 올리느냐는 양면성이 있고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지역여건에 맞춘 문화정책을 펼지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춤추는 광대 공연 모습 - 금나래아트홀>

금나래 서포터즈

그럼에도 아트홀은 하드웨어만 있던 공연장에 상주예술단체를 구성해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초 순천향대학교와의 예학교류도, 서울문화재단과 상주예술단체로 중앙국악예술협회와 금천교향악단이 활동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더불어 지역 문화단체, 동아리 등의 발표회 등도 무대에 많이 서고 있다.

또한 '금나래서포터즈'를 구성해 문화예술 자원봉사활동에도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서포터즈는 올 해 처음으로 만들어 시행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상당히 효과가 보여지고 있다.

 "우선, 관객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안내에서부터 매니저 역할, 진행 및 매표의 역할 등 다양한 부분에서 부족한 인력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이를 통한 예산절감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연 이외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봉사자들은 대부분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로 열정이 높다"고 소개했다.


이것은 힘들어요

일반적으로 공연은 스텝이 같이 온다. 하지만 예산이 적은 공연이나 지역연고 단체는 스텝에 전문인력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 큐시트도 정리가 안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럼 극장장비의 안전관리, 사용법, 아이디어 제공, 서비스제공, 공연팀의 디자이너까지 하게된다. 신체적이나 정신적이나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이 팀장은 "인력의 부족한 가운데 대민서비스의 관점으로 일을 하긴 하지만 무리한 요구가 들어오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덧붙여 "공연장은 이미지산업인데 준비된 작품이 아니라 당일 하루 행사의 성격으로 진행하는 공연이 많아지면 실력있는 사람이 오려할 때 애매해진다"고 우려했다.


< 금나래갤러리 - 사진 제공 금천아트홀>

여름밤 쿨한 골목길 콘서트

관계자들은 금나래아트홀의 성장에는 주민들의 관심을 제일로 쳤다. "주민들이 자주 찾아주셔야 한다. 관심도가 높아져 자주 찾아오셔야 공연 수준도 높아 질 수 있고 문화정책도 점진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 속에 금나래 아트홀은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내기 위해 찾아가는 '여름밤 쿨한 골목길 콘서트'를 8월7일부터 서울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와 함께 진행한다. 상주예술단체인 금천교향악단과 중앙국악예술협회가 동별 놀이터에 찾아갈 예정이다. 

금나래아트홀은 2012년 서울시 인센티브 문화분야 평가 최우수구로 선정된바 있다. 올해도 문화관광부, 서울문화재단 등의 공모사업에서 5개사업, 2억4천여만원이 조성됐다. 금나래아트홀의 이런 노력들이 밑거름이 되어 '문화와 예술의 도시 금천'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길  기대해본다. 



여름밤 쿨한(Cool寒) 골목길 콘서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매주 수,금  오후 7시~8시 

8.7(수)  가산동28-2 골말공원 /금천교향악단
8.9(금)  독산1동 1088-2 참새어린이공원/중앙국악예술협회
8.14(수) 독산2동 1056-5 마을공원 공연장르/금천교향악단
8.16(금) 독산동971다목적광장 공연장르/중앙국악예술협회
8.21(수) 독산동 189-1쌈지어린이공원/금천교향악단
8.23(금) 시흥1동 855새재미공원 공연장르 /중앙국악예술협회
8.28(수) 벽산(아)5단지 중앙광장519동 앞 /금천교향악단
8.30(금) 시흥3동 947-4 비둘기공원 /중앙국악예술협회
9. 4(수) 시흥동 4-28 효봉어린이공원 /금천교향악단
9. 6(금) 시흥동 836번지은행공원 /중앙국악예술협회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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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바라보는 또하나의 렌즈 ‘신택리지’

서울시 신택리지 조사원 박수진, 남궁선, 강동호씨

독산3동 남문시장 인근에 가면 수상한 청년3인조를 만날 수 있다. 2~30대 남자 2명과 여자1명으로 구성된 이들 3인조 청년들은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을 붙잡고 무언 갈 물어보다가도 수첩에 또 무언가를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이 참으로 수상하기 짝이 없다. 특히 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은 중국인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중국인 먹자골목이다.


지난 1일 이 청년들을 만났다. 이들의 정체는 다름아닌 신택리지 조사원 이었던 것. 신택리지는 서울시가 지난 5월부터 265억원을 투입한 서울형 뉴딜일자리 사업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 청년들의 사회적 일경험, 도시콘텐츠 발굴이라는 일석삼조(一石三鳥)를 지향한 사업이다.


서울 신택리지 조사대상지는 금천구 독산3동을 비롯해 강북구 인수동, 도봉구 방학2동, 성북구 정릉 1,2동, 정릉3,4동, 양천구 목2동, 관악구 삼성동, 대학동, 강서구 방화동, 용산구 한남동, 해방촌, 서대문구 가재울마을, 은평구 산새마을, 산골마을, 영등포구 신길동 등 총 15곳에서 80여명의 신택리지 조사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조사원들이 마을을 돌아보며, 그 공간을 일구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사·수집하여 발굴된 이야기는 마을의 자원으로 만든다. 조사원들이 3개월간 조사활동을 거처 발굴된 이야기는 출판과 전시를 통해 공유될 예정이다.


독산3동에 배치된 신택리지 조사원은 남궁선(25, 시흥4동)팀장과 강동호(39, 홍원2동) 조사원, 박수진(37, 노량진) 조사원이다.


강씨에 따르면 “각 마을마다 조사대상 및 주제를 각 팀들이 정해 마을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들을 조사한다”며 “우리가 독산3동에서 정한 조사 키워드는 ‘노동과 이주의 삶’”이라고 설명했다. 키워드를 그렇게 정한 이유에 대해 강씨는 “인터뷰를 하고 조사를 하러 동네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모두 그 이야기(노동)가 걸린다”고 답했다. “중년의 아줌마를 만나도 처녀시절 미싱 시다로 일했던 과거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이 지역은 의외로 외국인 이주노동자도 많아 결국은 이야기가 그쪽으로 흘러 간다”고. “그래서 ‘노동과 이주의 삶’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독산동이 영등포에 속해있던 시절부터 청운의 꿈을 가지고 상경한 노동자,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고 있는 독산3동의 역사와 현재의 삶과 주거에 대해 조사하고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최근 이들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곳이있다. 그곳은 연변처녀와 목포남자가 결혼하여 독산3동에 차린 ‘기쁨만두’집이다. 이들이 그곳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강씨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기쁨만두집은 우리나라의 김밥천국과 같은 공간”이라며 “저렴한 가격으로 끼니를 때우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도 파는 가게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그들에게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 정했다”고 말했다. 남궁 팀장은 “처음에는 이분들이 불법체류자들도 많다보니 꼬치꼬치 캐묻고 다니는 우리들을 보며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위장한 사람들로 오인해 경계도 많이 했었”다며 “이들과 보다 친해지기 위해 기쁨만두집을 자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시흥4동에 살면서 금천고등학교를 나왔다는 남궁팀장은 “조선족 중국분들이 가산동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여기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조사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동네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됐고, 이주노동자도 우리동네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조사원 활동 소감을 밝혔다.


강씨는 “사업기간이 짧아(약 3개월) 보다 깊이 마을의 역사를 알아내는 것에 무리가 있지만 조사원 개인 차원에서는 활동을 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조사원들도 벌써부터 본인들이 조사하는 동네뿐 아니라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 같다”며 “렌즈하나가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신택리지 팀과 이야기를 하면서 비록 자신들의 동네가 아닌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마을을 탐색하고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독산3동이 이들에게 제2의 우리마을로 자리 잡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이 독산3동을 어떤 렌즈로 어떻게 바라봤는지 그 결과가 개대된다. 그 결과물은 오는 9월 5일부터 13일까지 시민청 B2F 이벤트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4월6일 가산종합사회복지관 식당. 

중국어와 베트남어, 한국어가 난무한 가운데 요리가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산종합사회복지관 내 금천외국인근로자센터(이하 외국인지원센터)가 개최하고 있는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퓨전요리교실’이다. 포털 ‘다음’의 파워블로그 ‘행복한 요리사’가 진행을 맡고 있다. 

본 기자도 요리를 배울 욕심 반, 외국인을 만나볼 욕심 반으로 함께 참여했다. 10시가 시작시간이지만, 전부터 재료 다듬는 소리가 한창이다.  메뉴는 토마토 스터프트와 쭈삼불고기!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음식조리방법을 알게 하고, 한국사람은 요리도 배우고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해가면서 서로가 알아가자는 취지다.

기자가 함께한 팀은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온지 1년남짓 됐고 뱃 속에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어눌한 한국말의 대화 속에서 베트남에서 온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 외국인지원센터에 주2회씩 나와서 친구를 만나고 한국어를 배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 만들어진 쭈삼불고기가 맵다고 물에 씻어 먹고, 후식으로 나온 마늘빵을 베어먹고는 “빵도 매워”라고 외치는 모습에 친근함과 함께 음식문화의 차이를 느꼈다.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퓨전요리교실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인=

금천구 인구는 24만명이다. 이 수치에는 금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빠져있다. 물론 귀화해서 주민번호를 부여받은 외국인은 포함되어 있다. 서울통계표에 따르면 2012년 금천구 외국인은 17,446명이다. 전체 인구의 8%에 육박하는 수치다. 금천구 초등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5%를 자치하고 있다. 교실 한 반에 2~3명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식당이나 상점 곳곳에서 다양한 외국인을 볼 수 있다.  


한국살이

=김희정 외국인센터 담당 사회복지사는 어려움으로 내국인의 ‘인식’을 꼽았다. 김희정 복지사는 “문제만 터지면 조선족, 중국 사람을 말하지만 중국분도 노력을 많이 한다. 자율방범대 대원으로 활동하면서 내국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다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의 부재도 지적했다. “외국인 문제를 이야기 하면 다문화로 포함해서 이야기하지만 금천구 외국인 중 80%에 해당하는 중국동포는 대부분 동포끼리 결혼해서 다문화가정이 아니다. 다문화 가정은 부부 중 한명이 한국사람이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이 차이에 따른 정책은 없다.”

이 말을 듣고 가산동 주변을 살펴봤다. 금천구의 외국인 중 35%인 5,000여명이 가산동에 거주하지만 그에 맞는 ‘공존’의 정책은 보기 어렵다. 가산동, 독산동에 버스정류장을 돌아봐도 영어표기가 함께 병기하는 노선안내도는 없다. 일부 기관만 표기하고 있다. 정작 외국인들에게 중요할 법한 금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안내표지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외국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통로가 없다. 귀화하지 않는 한 외국인의 주소이전 등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업무다. 삶터인 동사무소에 갈 일도, 구청에 갈 일도 특별이 없다. 금천구에 살면서 쓰레기는 어떻게 배출하는지, 무엇을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알려줄 만한 곳이 없다.


공존=

김희정 외국인센터 담당 사회복지사는 “지원센터의 중요성은 공존이라는 것에서 나온다. 이제 ‘외국인’으로 특화하기보다는 이웃이고 주민이라는 사고가 중요하다”며 공존과 통합을 강조했다.  

때문에 외국인센터는 외국인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센터를 홍보하는 것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결국에는 주민들이 이웃으로 서로 연계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살아갈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2년 설떡국 나눔행사.  외국인센터는 동네 할머니들을 모시고 함께 만두를 빗고있다>

외국인센터=

공존과 상호통합을 위해 외국인센터는 한국어교실 뿐만 아니라 태권도, 요리, 축구교실, 합창단 활동에서 외국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김 복지사는 “태권도의 경우 지역후원으로 외국인 시범단을 구상 중이다. 처음에는 서로 이질적인 존재였던 중국아이들과 한국아이들이 이제는 같이 어울리고 있는 모습도 보여진다. 서로 가르켜 주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중 4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다. 외국인이 금천구 마을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에 논란의 여지는 없는 만큼 금천외국인근로자센터가 ‘공존’과 ‘통합’의 한축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마을공동체가 답이다

구청 마을공동체담당관을 찾아서

담을 허물어 이웃과 소통하고, 골목에서는 축제가 열리는 마을.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마을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금천구도 새재미 마을, 박미사랑 마을, 암탉이 우는 마을 등 공동체가 있는 마을만들기가 한창이다. 구는 지난 1월 1일부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전담할 <마을공동체담당관>이라는 부서도 신설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이라는 명칭의 부서를 설치한 곳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가 최초이다. 구청 9층에 가면 바로 그 <마을공동체담당관> 사무실이 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그 부서는 무슨 일을 하나?” “마을공동체 왜 필요한가?” 등 궁금증 해소를 위해 2월 14일 그 곳의 문을 살포시 열고 들어갔다.

3개 팀으로 구성

마을공동체담당관(담당관 이동열) 부서에는 마을기획팀, 마을사업팀, 도시농업팀 등 3개 팀(총인원 11명)이 있다.

마을기획팀(팀장 이문희)의 주요 업무는 ▲마을공동체 발굴 및 공모 지원 ▲마을공동체 역량강화 및 홍보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설치․운영․관리 ▲민관협력체계(마을공동체위원회 등)구축․운영 ▲마을단위 활동 사례집 제작, 마을자원조사 등이다.

마을사업팀(팀장 유민석)은 ▲새재미 마을만들기 사업(에너지사랑방 조성) ▲중앙부처 및 서울시 마을사업과 각 부서 연계 ▲마을공동체 사업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도시농업팀(팀장 진동섭)은 ▲도시농업(옥상ㆍ상자텃밭) 조성 및 관리 ▲금천 한내 텃밭 운영 ▲생태농사학교 운영 등을 담당한다.

마을공동체담당관 업무 총괄은 1월 1일 서울시에서 전보 발령 온 이동열 과장이 맡고 있다.

이동열 과장은 “마을 문제를 마을 주민이 직접 풀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마을공동체담당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개소

“우리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공동체에 대해 교육 좀 해줄 사람 어디 없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지?”

“모여서 회의라도 하려면 어디서 해야 하지? 빔 프로젝트는 또 어디서 구하나?”

이젠 이런 걱정 뚝! 왜냐면 근심을 해결해줄 곳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을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3월 4일 시흥5동 (구)119소방센터에 개소한다. 센터는 마을공동체담당관 마을기획팀에서 운영한다.

센터에는 마을공동체 전문가가 상주하여 주민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상담을 해주며, 컨설팅이 필요한 공동체를 찾아가 상담도 한다. 또한 공동체가 활동하는데 필요로 하는 물품을 대여해 주며, 관내 활용 가능한 공간을 공동체가 이용할 수 있게 연결도 해준다. 이처럼 센터는 상담, 장비 대여, 컨설팅, 교육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마을공동체가 답이다

최근 층간 소음으로 이웃 간에 갈등이 발생했다거나 쓰레기 배출 문제로 주민끼리 싸우는 소식을 자주 듣곤 한다. 반면, 옥상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주민이 함께 나누고, 공동육아도 하고, 마을안전도 함께 책임지는 마을이 있다는 소식도 있다.

여러분 마을에는 어떤 소식이 있는가? 어떤 마을로 만들고 싶은가?

지난해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북카페 30곳, 마을예술창작소 23곳, 청소년휴카페 17곳 등이 서울시 내에 들어섰다. 올해도 부모커뮤니티 사업, 아파트마을공동체, 다문화마을공동체, 상가마을공동체, 마을기업, 에너지자립마을, 안전마을 등 서울시 곳곳에서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펼쳐진다.

이동열 과장은 “현대 문명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우리는 인간소외, 고령화, 저출산, 육아, 에너지, 다문화, 청년실업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누가 해결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 해법을 마을공동체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민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이루고자 함께 모여, 함께 기르고, 함께 먹을거리를 찾아보고, 함께 일자리를 마련하여, 함께 즐기고, 행정은 이것이 잘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것, 바로 그것이 마을공동체”라며 마을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이 주민에게

마을공동체담당관 이동열 과장. 그는 금천구로 온 지 얼마 안됐지만, 이 곳 저 곳을 열심히 살피고 있으며,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사람이 떠나지 않고, 찾아오는 금천구로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다.

그는 주민에게 “이제는 주민들이 마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을의 문제나 요청사항이 있을 때 주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시라는 말씀입니다. 최근 중앙부처와 서울시 및 자치구에서 다양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은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신청해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주민이 혜택을 받고, 우리 마을이 좀 더 발전하려면 주민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물론 행정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마을을 위해 열정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잘 모르시겠나요? 마을공동체담당관이나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문을 두드리십시오. 언제든 따뜻한 차 한 잔 내어드리겠습니다”라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주민 여러분, 내일은 구청 마을공동체담당관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마을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어요?”

                                         ▲지난 2월 20일 금천구청에서 제1회 마을공동체위원회가 열렸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은행나무어린이 도서관 입구 아이들의 솜씨로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다.

은행나무

 

우리동네에는 약900년된 은행나무가 있다. 그 은행나무가 지키고 있는 길을 은행나무 사거리라 부르고, 그 앞의 버스정류소 이름은 은행나무 앞이다. 또 인근의 놀이터는 은행나무 놀이터라고 부른다.

그 은행나무 그늘 아래에는 벤치가 있어 매일같이 할머니들이 모여앉아 따뜻한 담소를 나눈다. 그 옛날 그리했던 것 처럼 은행나무는 마을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하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우리동네에는 10년 된 키 작은 은행나무가 있다. 온갖 재미난 이야기가 이곳에 모여 있어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바로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이다.

 

동화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김현실 관장에 따르면 1998년 살구여성회에서 열렸던 한 독서지도 강좌 ‘우리아이에게 어떻게 책을 읽힐까?’ 를 함께 들었던 엄마들과의 인연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그 때를 떠올리며 “강좌를 들은 후 우리도 금천에서 동화읽는 어른모임에 가입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동네마다 따로 이름이 있는데 우리는 ‘함박웃음’이라는 이름으로 98년부터 활동했다.”고 밝혔다. 구립도서관, 주민센터 새마을문고 등에서 모여 동화책을 읽고 스터디를 하는 중 수지에 느티나무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 관장은 “느티나무 도서관 소식을 듣고 너무 부러웠다. 어쩌면 우리도 도서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2002년 봄에 어린이도서관 추진위를 꾸리고, 책도 모으고, 함박웃음 회원들이 30~300만원까지 돈을 내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은행나무 놀이터가 있는 길 건너편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고 말했다.

 

키 작은 은행나무

 

지난 5월15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금천초등학교와 탑동초등학교 아이들이 학교를 오고 가는 길목에 세 번째 보금자리를 찾아 이사를 했다. 57.52㎡의 반지하 주택으로 입구가 좁아 160cm가 넘는 어른은 고개를 숙이고 겸손한 자세로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를 ‘키작은 은행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김 관장은 전했다. 또 “도서관이 이전보다 작아져 1,900여권의 도서를 보내야만 했다.”는 말에서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전해오는 듯 했다. “그래도 이사를 온 후 아이들이 더 많이 찾는 도서관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예전에는 엄마를 따라 아이들이 오게 되었다면, 여기는 아이들에 이끌려서 엄마들이 지역회원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여느 도서관처럼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일반 가정집 같은 분위기와 세 개의 책으로 가득한 방에서 숨을 곳도 있는, 웃고 떠들어도 괜찮은 아지트 같은 분위기가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모이게끔 하는 것 같았다.

 

도서관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

 

도서관은 동화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회원들과 마을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운영된다.

함박웃음 8기 회원이자 빛 그림 공연팀을 맡고있는 유문주(41) 팀장은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활동하기 이전에 동화책 전집 방문판매 사기를 당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 일을 계기로 엄마도 동화책에 대해서 알아야 아이에게 책을 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기와서 동화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에 참여 하면서 은행나무에서 받았던 것을 되돌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선옥(54)씨는 2009년부터 진행된 ‘찾아가는 도서관’을 통해서 다문화가정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다. 어 씨는 “ 1년 전부터 만나게 된 중국 조선족 가정의 민제(7)가 처음 만났을 때는 곤충 및 과학관련 책 이외의 책을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창작동화에 대한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훼방꾼도 귀는 열려있다.

 

유 팀장은 “훼방꾼도 귀는 열려있다.”고 말하며, 관내 한 초등학교의 학습이 부진한 아이 5명을 대상으로 책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경험을 이야기 했다. 학습이 부진한 아이들 중에서도 수업중 임에도 유독 장난이 심하고 친구들을 괴롭히고 울리는 남자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유 팀장은 “마지막 수업으로 선생님한테 편지를 쓰게 했는데, 그 아이의 편지를 보고 선배들이 말하는 ‘훼방꾼도 귀는 열려있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아이는 편지에서 ‘우리집에 있는 25권의 책 다 읽었어요. 내년에도 또 만나요.’라고 썼다.”고 전하며 “책읽기라는 간단한 나의 활동이 그 아이에게는 변화의 시작 된것 같다.”고 덧붙였다.

 

900년된 은행나무 처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시~6시까지 운영된다. 운영시간 이전의 시간은 공부모임 및 동아리 모임의 장소로 활용된다. 김 관장은 “우리 도서관이 동네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며 “작은도서관으로서 동네 속으로 들어와서 동네아이들의 아지트가 되는 것이 우리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동네의 900년된 은행나무 처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도 900년 1000년 지나도록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담장

도서관 입구앞에 빼곡히 벗어놓은 아이들의 신발들

 

도서관에 꼬마손님이 들어오고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둘리곡을 은행나무 도서관과 맞게 개사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기관탐방]금천예술공장

              -3년의 시간은 서로 젖어드는 시간

예술공장은 지역을 예술적으로 조망하고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곳

2009년 10월, 금천구 독산1동 제조업이 몰려 있는 곳에 금천예술공장의 개관식이 열렸다. 당시 예술‘공장’이라는 단어와 함께 로봇모형의 조형물이 뇌리에 기억되었지만 직접 가볼 일이 많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나 2012년 8월이 됐다. 

주변에 금천예술공장이 있는 것을 아는 분이 많은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얼마 되지 않는 기자생활 동안 금천예술공장에서 보내주는 팜플렛이나 안내책자, 전시소개 등을 많이 봤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간단하게 예술공장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말에 김희영 매니저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모여서 작업하는 공간이며, 시민들에게는 참여할 수 있고 열려있는 공간”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금천예술공장은 서울 문화재단 창작공간사업소 8곳 중 하나로 가장 규모가 크고 내용적으로 탄탄하다. 창작공간사업소의 기획은 1차적으로 일반적인 예술가의 창작지원이 목표다. 여기에 지역으로 들어가 섬처럼 분리되었던 다른 창작지원소의 문제를 보완해서 지역재생과 주민에 대한 기여가 목표로 추가되었다. 그에 맞게 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기본 설계가 되었다. 예술가들이 와도 개인작업과 함께 사회참여, 주민,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을 요청하고, 그런 사람을 뽑기도 한다. 현재 금천구 주민들의 영화제작 모임인 ‘금천미세스’가 4기 입주 작가로 들어선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런 고민들은 실제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김희영 매니저는 “실제 가리봉 쪽방촌 투어 프로그램을 만든 이수영 작가, 시흥동 무지개 아파트의 35가족과 사진작업을 함께 한 정연두 작가 등은 현대미술 정상의 작가들이면서 지역과 함께 한 작품들을 많이 했다.”며 “단순히 교육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을 예술적으로 조망하고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인근의 금형회사에 벽화작업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관내 고등학생들과 함께 4주간의 워크샵을 진행한 후 벽화를 그렸다. 또한 ‘예술가와 1박2일’을 열어 서울시내 고등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김 매니저는 금천예술공장이 진행하고 있는 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 아트가 현대 미술의 큰 흐름이라고 곁들였다. “이런 미술계의 흐름은 예술의 관계, 소비자와 창작자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다. 때문에 문화 정책 쪽은 변화되고 있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즉, 어떤 특정한 목표․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작가를 선발하는 경향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순수예술 창작지원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예술공간에 없는 성격을 예술공장이 갖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김희영 팀장은 “일단 오시는 분들 자체가 의욕적인데다가 만족도가 높아 한 번 오셨던 분들은 꾸준하게 다시 찾는다. 하지만 예술가들이 자기 작업과 참여자들의 요구의 절충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 예술가들은 본인이 작업을 하니까 같이 협의해서 해나가는데 생산되는 퀄리티가 창의적이고 높다.”며 “일반적으로 학부형이나 선생님들은 입주 작가들이 갖고 있는 고등교육의 내용과 현대미술의 잠재성 등에 많은 부분을 바란다. 서로의 요구가 다르니 조심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3년의 시간

점심시간이 되면 인근의 공장 노동자들은 예술공장에 오신다. 커피도 마시고 나무그늘에서 쉬기도 한다. 예술공장은 이런 기능을 중요하게 보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예술공장의 목적과 주민들의 목적 절충이 사업을 하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3년의 시간은 지역과 예술공장이 서로 젖어들듯이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 


금천예술공장은 올해 지난 6월 28일 제3기 입주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전시 ‘지속되는 예술, 불가능한 공동체’를 진행했다. 오픈 스튜디오가 어떤 의미일까? 

김 매니저는 두가지를 꼽았다. 우선, 예술작업공간은 주민들에게 닫혀있다. 이를 보여준다는 것은 봉사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예술가의 공간은 매니저들도 접근이 어렵다. 일반인들이 와서 볼 수 있는 것은 소중한 기회다. 미술관에는 작품만 있지만 여기는 작가와의 관계도 있다는 것이 큰 차이다. 


마지막 사소한 질문으로 ‘공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이유를 물었다. “설계당시 해외사례 중 영국의 군수․제철공장을 개조한 공간을 사용하며 factory (공장)라는 이름을 사용한 예를 인용한 것과 실제 이 공간이 공장을 이노베이션(기술혁신)시켜 만들었고, 이 근처 제조업단지의 지역적 정체성을 고스란히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7일 2012 금천예술공장 4기 입주작가 최종 합격자가 공지됐다. 국내 11개팀과 해외 21개팀이 최종 선발됐다. 이들과 함께 2013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길지 기대하며 금천예술공장 바람을 전한다. “동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지 마시라”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사진 : 금천예술공장 창고동  옥상에 설치된 로봇]



"나는 나무다" -아임우드

아임우드는 금천구 마을기업으로 금천구청 옆 옛 도하부대 터 아트캠프 내에 입주해있다.

하나의 핸드메이드(손으로 직접 만든) 가구가 탄생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국내산 원목으로 가구를 만든다고 상정해보자. 먼저 생산지를 찾아가야 한다. 그곳에서 원하는 목재를 선택해 제재소에서 제재작업을 한다. 그런 뒤에 5년 이상의 건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이 끝났을 때라야 나무는 비로소 목수의 손길을 꿈꾸어 볼 만한 자격이 되는 것이다.

마을기업 아임우드의 심상무 대표는 문화재수리 기능보유자이다. 그는 가구 만드는 일을 ‘종합예술’이라 지칭한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 후, 나무와 목수 사이의 교감이 있어야 하나의 가구가 탄생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쓰임새도 큰 몫을 차지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가구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직접 방문해 사용자의 필요에 대해 목수와 충분히 의견을 나눈 뒤에야 가구 제작이 시작된다.

‘도심 속 목공마을’을 표방하는 아임우드는 금천구청 후문 옆 옛 도하부대 터인 아트캠프 안에 위치하고 있다. 전철역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좋은데다가 작업실에는 여느 도심 공방에서 찾아볼 수 없는 너른 공간과 필요한 기계들이 자리하고 있다. 넓은 탓에 소음걱정 없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아임우드만의 장점이다. 그래서 신혼가구 등 큰 가구를 제작하는 일이 가능하고, 마을기업으로서 일반제품의 40%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아임우드는 신혼가구에 주목한다. 가구를 직접 만듦으로써 누군가에겐 로망인 것이 어떤이에겐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귀하게 키운 딸을 시집보낼 때 살림살이 하나 내 손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아빠, 혹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할 집에 들일 가구를 배우자와 알콩달콩 만들어보고 싶은 신랑신부에게 아임우드의 작업실은 자신의 로망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아끼는 가족 혹은 자신을 위해 만든 가구에서, 만드는 이가 기원한 행복이 은은한 원목 향기처럼 두고두고 베어 나올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신혼가구 뿐 아니라 아이들 침대, 책상, 좌탁, 식탁, 평상 등 모든 제품의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더불어 수~금요일까지 작업실에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월 15만원의 강습비로 나에게 필요한 가구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 단 재료비는 본인 부담이다.

“나무로 예술하고 밥 먹고 사는 나는 나무이다(I am Wood)”는 심 대표와 네 명의 직원들은 나무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다. 이곳에서 3년 여 의 시간을 가구 만드는 재미와 열정으로 실력을 쌓아왔다. 모든 준비가 끝난 지금, 이제 본격적인 도약만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 홈페이지 www.imwood.net

김수진 기자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

신혼가구 만들기 이벤트

예비신혼부부 혹은 자녀의 결혼을 앞 둔 부모 중 두 분에게 강습비 없이 재료비만으로 가구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대상은 상담 후 결정

-상담문의: 02-805-7244

 

 

마을기업 아임우드 심상무 대표가  회원이 만든 소파프레임을 찬찬히 살펴보며 사포로 나무결을 정리하고 있다.

이처럼 직접 만든 가구에는 만드는 이의 정성과 바람이 들어있다.

 

 

 아임우드 작업실 안에서 한 회원이 가구를 만들고 있다. 3개월 전 아임우드와 인연을 맺은 이 회원은 가구를 만들면서 "규격의 오차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옛 도하부대터에 있던 미루나무를 베어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 손질하고 있는 중이다.

 


올 겨울, 한국사회는 학교폭력의 이슈가 강타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는 학생들의 죽음들은 온 나라를 듥끌게 만들었다.  수많은 TV토론이 진행되었고 갖가지 대안들이 논의되었다. 이런 시기에 청소년의 비폭력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NGO단체가 금천구에 있어 방문을 했다.
마침 지난 2월 21일 금천구청과 ‘청예단’은 청소년 폭력 예방과 유해환경 방지를 위한 '금천가디언'을 구성하고 20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금천가디언'은 학교 폭력 등 사회적 위험요소로부터 청소년들을보호하기 위해 민·관·기업·지역주민이 함께 앞장서서 선도·보호활동과 청소년지킴이 역할을 하기 위한 금천구만의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을 운영한다고 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은 1995년 창립됐다.  1995년 6월 학교폭력의 피해로 16살의 나이로 죽음을 선택한 아들을 기리며 그 아버지(명예이사장 김종기)씨가 모태가 되어 만든 단체다. 김종기씨는 ‘이땅에 자신과 같은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소망한다’는 마음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정부와 시민들에게 알리고 예방,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만든 것이 비영리공익법인인 청예단이며, 현재는 전국 12개 지구를 가지고 있으며 서울에 4개의 위탁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최희영 청예단 위기지원팀장은 “청예단은 상담, 교육, 장학사업, 후원, 출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약을 맺어 ‘학교폭력SOS지원단’을 만들어  1588-9128 이라는 전국공통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80~100통의 상담전화가 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중에서 원할 경우 방문상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아이가 어떤 부분이 힘들어 하고 사건의 처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하여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최 팀장은 “학교폭력이 발생하게 되면 학교, 피해자측, 가해자측이 서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보상 등의 문제, 처벌의 문제 등의 분쟁은 형사, 민사상 법정 싸움으로 가게 된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가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 가해자의 경우 아이가 법적 처벌을 받기 때문에 서로가 민감하게 된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경험을 겪게 된다.
이럴 때 중립적인 제3의 기관으로 분쟁조정이라는 서비스를 자문하는 것은 큰 역할이다. 서로가 법정에 서기전에 해결하기 위한 최선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청예단은 클리닉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상담으로 어려운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만 상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상담을 받아야만 상담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학교폭력문제가 늘어나고 이슈화 되는 현상에 대하여 최 팀장은 “그 전부터 학교폭력에 대한 상담요청을 꾸준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다보니 부모들이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해학생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다보니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의 내용도 다양하다. 피해학생들 뿐 아이라 가해학생들의 부모들이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 선생님들이 학교폭력이 발행했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 팀장은 “학교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해학생들에게는 자신이 보호되고 있음을 인식시켜야 하고, 가해학생들에게 피해학생들의 고통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간단한 다툼으로 인식하고 대응하게 되면 피해학생만 힘들어진다”고 충고했다.
또한 최팀장은 정부의 대안들에 대하여도 지속성을 요구했다. 덧붙여 교육당국에 계속 제안 한 것이 학교폭력의 개입대상자들(경찰, 자치위원들)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아이들이 어떤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 알고 자치위원들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심리적 특성,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종화 팀장은 금천구청과 가디언 협약을 통해서 금천구 관내에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기본적인 예방교육등을 우선 제공하고 나아가 되지만 벚꽃축제나 청소년 문화존의 행사때 자연스럽게 함께 할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학부모 대처방안 Best 5

1. 자녀와 대화를 통하여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해준다.
 혼자 많이 힘들었겠구나, 지금이라도 이야기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어떻게 해줄까.. 엄마가 도와줄게.
2. 따돌림을 당하는 자녀에게도 원인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따돌림을 당하는 너한테도 문제가 있으니까 따돌리는 것은 아닐까?”와 같은 생각은 자녀의 심리적 위축과 자존감 저하를 일으킨다.
3. 감정을 잘 조절하여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차분히 대화한다.
자녀는 이야기를 하면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부모님이 무엇인가를 해주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갖고 있다. 자녀를 다그치기 보다는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4. 피해사실 명확히 하고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다. 6하 원칙에 맞추어 사건 상황을 정리하고, 증거가 될 만한 자료들을 준비한다.
5. 담임교사에게 학교폭력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다. 담임교사에게 피해상황을 이야기하고 사후처리과정에 대해 문의한다.

학부모 대처방안  Worst 5    

 1. [비 평] 화를 내면서 아이를 야단친다.  “기껏 학교 보냈더니 그런 일이나 당하니?”속상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알지만, 자녀를 야단하는 것은 아이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행위이다. 이미 자녀는 친구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아서 마음 편히 기댈 곳을 찾고 있다.
2. [사건 의미 축소] 피해상황과 사건을 축소해서 말한다.   “그런 일은 어릴 때 겪는 일이야. 별거 아니야~”
다른 아이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이 어렸을 때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자녀의 상황을 흘려듣게 되었을 때, 자녀는 이해받지 못한 상황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고, 입을 다물게 된다.
3. [평 가] 자녀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 여긴다.  “네가 뭔가 잘못했겠지” “ 평상시에 잘하지 그랬니?”   
따돌림에 꼭 원인을 아이가 제공한 것처럼 이야기 한다면, 자녀는 더 이상 부모님과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아이에게는 충분한 공감과 위로가 가장 필요하다.
4. [감정조절 어려움] 지나치게 흥분하여 감정적으로 대처한다.
 “누구야!!! 학교를 다 뒤집어 놓고 말테다.” 자녀의 현재 아픈 곳은 없는지 상처가 심한지 구체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적인 부모님을 보는 자녀는 오히려 일이 잘못되어 버리지는 않을지, 소문이 나거나 친구로부터 외면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게 된다.
5. 아이 때문에 자신이 고통스럽고, 창피해진 것처럼 말한다.
 “내가 이런 일이나 당하려고 너를 낳은 줄 아니?” “너 때문에 힘들어서 못 살겠다“ 자녀는 이미 학교폭력 상황에 있는 자신의 모습에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또한, 수치심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더하게 된다.
자료제공 :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커피한잔에
       대한 그리움...
                               
                                        해피빈 6기 민보나
가을향기 짙은 이 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진한 그리움 속에 빠져본다
커피향기를 맡으며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직도 내안에 사랑이
남아있다는 것이야
메마른 가슴을 부여안고
쓸쓸함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네가 있어서 난 외롭지 않는다.



“더더더…, ”
세린씨가 조심스레 컵에 우유를 따르고 옆에서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코치하는 엄경수사회복지사 선생님은 집중하느라 입술까지 뾰족하게 오무린 채 세린씨의 손에 들린 컵을 주시하고 있다.
“그만! 이정도면 충분해요.  스팀은 봉을 옆쪽으로 빼고 자 돌려보세요. ”

바짝 긴장한 채 선생님의 지시에 따르는 세린씨 옆에 붙어 서서 함께 에스프레소머신의 스팀밸브를 돌린다.
선생님 또한 이 순간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자칫 긴장을 놓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품이 생기면 담그세요. 용기를 만져보고… 따뜻해지고 있죠?”
긴장을 놓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는 세린씨를 확인한다.
 “뜨거워지면 스팀을 잠그세요.”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선 2009년 5월부터 19세~25세 이하의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직무교육 및 취업지원프로그램인 ‘해피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빈’은 매주 화/목 오후1시30분~4시30분까지 3시간씩 총 100시간의 교육을 받은 후 복지관 4층에 차려진 카페 ‘정가네’에서 약 2개월간의 카페 실습 훈련을 거친 후 취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기까지 30명의 교육생을 배출하였고 이중 8명이 취업에 성공 하였으며, 그 중 5명이 바리스타로 취업되었다.
현재 6기 교육생 7명이 2.5:1의 경쟁률을 뚫고 ‘해피빈’프로그램에 참여 하고 있다. 실습할 음료의 레시피 등의 이론수업을 진행한 후 교육생들과 카페 바(bar)에 둘러서서 선생님이 먼저 오늘의 음료 만드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시범을 보여준다.

시범이 끝나면 교육생들이 직접 실습을 해 볼 차례이다.
일곱 명 이 한명씩 차례로 음료를 만들어 본다.  선생님의 시범까지 포함하면 똑같은 음료 만드는 방법을 여덟 번이나 반복 교육을 받는 셈이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카페영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교육 중 조심스럽게 커피주문을 해도 괜찮은지 물어오는 손님의 아메리카노 주문을 받고, 선생님은 교육생인 보나씨에게 손님께 나갈 커피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처음으로 손님께 나갈 커피를 만들며 보나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다.
친구들의 환호를 받으며 손님께 커피를 건네고 돌아오는 보나씨는 돈을 받는 것도 잊어버렸다.
“커피값도 받아와야지.” 선생님의 지적에 바알간 얼굴로 돈을 받으러 뛰어간다.

6기 후배들의 교육시간동안 ‘정가네’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형석씨는 2기 수료생으로 수료 후 2개월간 ‘정가네’에서 실습을 거쳐 ‘커피빈’으로 취업해 1년간 일을 하다 건강이 나빠져 ‘정가네’로 돌아왔다.  바리스타교육을 받고 있는 후배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형석씨는 “여러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이 일이 참 좋다”고 한다. “커피배달 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라고 천진하게 말하는 형석씨의 말에 옆에 있던 엄경수 사회복지사는 “가끔 옆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전화로 음료를 주문해 오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엄경수 사회복지사는 “교육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바리스타로의 취업욕구가 강해지는 것 같다. 새로운 음료를 만들어 사진도 찍어가며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습으로 세린씨가 만든 ‘민트초코’한잔을 대접받았다. 취재 후 돌아오는 내내 시원한 민트향과 달콤한 핫초코의 따뜻함이 온종일 마음까지 상쾌한 따뜻함으로 행복한 여운을 남긴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 탐방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노인들은 가난, 질병,고독,무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살률도 높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전체의 45.1%로 OECD국가 평균인 13.3%보다 18.5%높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인들에게도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절실하다. 부양해야 할 가족은 없지만 자신과 배우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위해 일거리를 원하는 노인들이 많지만, 젊은이들도 구하기 어려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서울시에 있는 55세 이상 일하고자 하는 노인과 노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업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다.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금천노인복지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작년 9월에 개소하였다.
그동안 구로나 관악센터를 이용하던 노인들은 이제 더 가까운 곳에서 취업알선센터를 만날 수 있다.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구로,관악 센터에 비해 금천센터는 새내기 수준이지만 20~25%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와 취업코디네이터들이 일일이 상공회의소, 사업체를 방문하여 설명하고, 취업사례를 수집하여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천고령자취업센터의 특별함은 사회복지사가  등록된 구직노인들의 취업욕구와 건강상태, 개인사정을 세세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취업의뢰가 들어오면 조건이 맞는 분에게 전화로 확인한 후 연결하기 때문에 다른 센터에 비해 연결가능성이 높다. 한 번 연결된 업체와의 거래가 지속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독산동 우시장의 한 업체에서 만난 이순복(여, 69세)어르신은 금천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다가 센터를 알게 되었다. 시간은 많고 건강하여 평소에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적절한 일자리가 있어 올 4월부터 이 업체에서 떡갈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순복 씨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준 센터가 늘 고맙다고 한다. 가장 만족하는 것은 일도 하면서 자신의 생활도 가질 수 있다는 점. 오전에는 집안일을 볼 수 있고, 오후1시부터 7시까지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으니 너무 힘들지도 않고 "딱 좋다"는 것이다.
"일이 어렵지 않아요. 주문이 많을 땐 열흘씩 일하고 바쁘지 않을 때는 쉴 수 있으니까요. 시간당 오천원을 받는데 이 나이에 어디가서 그만큼 받을 수 있겠어요. 내가 번 돈으로 손주들한테 용돈도 주고 우리 부부 생활비에 보탬도 되니 너무 좋죠. 이렇게 내 몸의 리듬에 맞는 일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어요? 노인복지관 센터 덕분이죠.
여기서는 다만 몇 십분이라도 일찍 와서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점수 따고 있지요." 라며 활짝 웃음을 지어보인다. 일하는 이순복 어르신의 몸에서 생기가 느껴졌다.
이순복 어르신을 고용한 드림에프앤비의 대표 박현순 씨는 "어르신의 경우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실 수 있으니 좋다. 우리 일은 일이 있을 때만 기간을 정해 하는 거라 정기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보다 마음의 부담이 없다. " 며 "앞으로도 노인인력을 고용하고 싶다"고 했다.

이순복 어르신 뿐 아니라 학교나 아파트 경비, 청소, 주차관리, 택배 등 취업센터에서 소개받아 곳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 있다. 일하고자하는 노인과 인력이 필요한 업체를 연결해주는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이 금천구에 많아지기를 바란다.

김수진 기자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 약도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금천노인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순복(69세)  어르신은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서 소개받아 업체에서 오후시간에 떡갈비만드는 일을 하며 기자를 향해 활짝 웃음을 보이고 있다.

기관탐방 - 금천구청 여성보육과


사회인식은 변화하고 발전한다. 최근 그 변화의 화두는 무엇일까? 다양한 화두가 있겠지만 그 중 ‘여성’이 단연코 큰 화두일 것이다. 그래서 금천구의 여성과 보육 정책을 담당하는 여성보육과를 찾았다.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의 일을 한다 생각하면 된다고 이미숙 여성보육과장은 소개했다.
크게 여성, 보육, 다문화가정의 정책수립과 집행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부문은 다시 주민대상 사업과 구청내부의 사업으로 나뉘다.


<여성보육과 직원들의 단합 산행>

구청 내부로 보면 여성의 관점이 정책에 녹아 들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원이나 화장실 하나 만들더라도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좀 달라요. 결정과정에서 그런 측면의 지적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쉽지 않죠” 이를 위해서 구청의 각 위원회의 여성위원을 40%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더불어 여성보육과는  구청 직원들에 대한 양성평등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하다보니 관성화 되는 측면이 많아 어떻게 새롭게 해서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세대도 다양하다보니 문화적 차이도 있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더불어 “구청 직원은 여직원이 더 많다.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남성 중심의 문화가 강하다. 특히 결정 단계에는 남성의 훨씬 많다. 반면 여직원들은 나서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주민 대상으로는 여성활동을 이끌어 내는 것에 포거스가 잡혀있다. “기존에는 관이 주도했다면 이제는 자발적인 참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얼마 전 구청 지하에 아주 작은 공간이 마련됐다. 여성발전기금으로 공모했던 단체 중 동아리도 활성화 시키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참여자들의 의지로 만든 공간이다”고 소개한다.
보육정보센터 장난감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지 장난감을 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를 활용해서 동아리모임도 만들 수 있게 하고, 교육도 하고, 자조모임도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용자가 2-3배정도 늘었다. 이런 사업들이 초기에너지는 들어가지만 정착이 되면 훨씬 좋다는 의견이다.



<왼쪽)동아리 모둠의 활동   오른쪽)여성들을 위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설명회>

여성보육과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민원은 바로 어린이집과 관련된 민원이다.
어린이집의 감독에서 먹을거리에 제일 신경쓰고 있다. 타 구에 비교해서도 먹을 것 하나는 잘 먹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공동구매도 참여시키고 친환경급식을 위해서 지원도하고있다. 쌀 , 야채, 계란등에서 친환경식자재를 사용하면 타구보다 좀더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육선생님 복리후생도 나름 신경쓰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이 좋아야 아이들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한다. 보육교사가 1천 명인데 1만원씩 보조해도 천 만원이다보니 쉽지 않다.
업무에 어려운 점을 묻자 “여기 직원들을 한번 봐요. 다들 눈이 궹~하지요? 인력의 문제가 큽니다. 여성, 보육, 다문화의 꼭지들이 모두 사업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인력은 따라가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요. 사람 없다고 이야기 하면 바보라는 말도 있는데 어쩔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미숙 여성보육과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관내의 여성단체가 빨리 스스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지금의 활동은 대부분이 봉사활동에 치중되어 있어요. 권익 주장이나 그런 부분에 좀더 힘을 쏟았으면 해요.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은 참 좋은데 그것을 기반으로 스스로 뭔가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라며 앞으로의 바람을 내비쳤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사)살구여성회 사업단 서울형 예비 사회적 기업
찾아가는 어른 공부방



오락가락 하는 비와 내리쬐는 햇살로  가만있어도 끈쩍끈쩍해지는 장맛비가 내리던 6월 30일 오후 살구여성회 ‘찾아가는 어른 공부당 사업단’(이하 사업단)을 찾았다.
‘찾아가는 어른 공부방’은 살구여성회에서 만든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사업단을 총괄하고 있는 박명숙씨는 “기존 살구여성회에서 살구평생학교를 진행하다보니 시간적, 경제적으로 약간 이나마 여유가 있는 분들이 온다. 정말 어려운 분들은 올 수도 없다는 평가를 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할수 있을까 고민해서  사회적 기업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공부방은 밖으로 외출하기 어려운 분들, 시간이 맞지 않은 분들에게 찾아가서 수업을 해준다. 장애인 및 저소득층, 65세 이상의 노인은 무료로, 그 외는 2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40분간의 수업을 진행한다. 현재 5명의 방문교사가 80여명의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공부방의 동행취재를 하기위해 사무실에 도착하니 방문교사 신승란씨가 환하게 받아준다. 신승란씨는 오전에 두 번의 상담교육을 마친뒤였다.
2시30분 강의를위해 독산고개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학생은 지적장애인 민수(26세)다. 민수는 특수학교 전문학교등을 졸업하고 보호작업장에서 일을 해왔으나 얼마 전 수술로 다시 집에 있게 되었고 구청 소식지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민수엄마는 “금천에는 가까운 장애인 보호작업장이 없어 아쉽다. 집근처에 다닐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은데….”라며 바람을 이야기한다. “민수는 공부방 선생님이 오는 것을 좋아한다. 선생님들이 잘 가르쳐주기도 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며 찾아가는 공부방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민수와의 수업은 컴퓨터로 진행됐다. 문장을 보고 자판으로 칠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착해서 땀 좀 식히고 수업채비하고 몇마디 나누니 이내 수업시간 40분 다 찬다.
바쁘게 인사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3시30분 탑동초등학교 부근에서 다음 수업이 기다린다. 버스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려면 종종 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함께 버스를 타면서 힘든 점을 물으니 “수익성을 내는 것이 제일 힘들다.”라는 답이 나온다. “찾아가는 공부방은 정말 필요한 사업이다.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청소하시는 할머니는 시간이 안되서 점심시간에 내가 찾아가서 수업을 해준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하나로 입에 김칫국물 쓱 닦아 가며 후딱 점심을 해치우고 공부한다. 어떤 분은 출근하기 전에 한 시간씩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익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은 참 힘들다”고 토로한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40대 후반의 젊은 엄마다. 큰아들이 대학생으로 다 키웠지만 아직 한글을 완전하게 배우지 못해 공부방을 신청해 열공중이다. 지금은 받침쓰기에 한창이다. 젊은 엄마도, 할머니들도 한글을 모른다는 것을 창피해 한다고 한다.

“공부 중간에 누가 오면 책을 싹 숨긴다. 그리고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어떤 분은 집에 가족이 있으면 시간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의는 참 대단하다”며 수강생들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신승란씨는 오전 9시30분, 10시30분, 2시30분, 3시30분, 5시. 이렇게 5번의 강습을 한다. 40분 수업하고 이동하고를 반복한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으면 1시간도 챙겨주지만 쉽지 않다.
“여름에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겨울에는 추위에 떨며 찾아가도 참 보람있다. 민수도 내가 오는 날이면 아침부터 공책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어머님들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하다.  방문교사들은 복지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가르치는 것도 하지만 말동무도 되고 도움이 필요한 일을 연결시키기도 한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이야기 한다.

공부방은 9월 재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박명숙 씨는 “함께 일하는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고 보람있어 한다. 하지만 수익성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진정으로 찾아가는 사회적 서비스를 실천하는 ‘찾아가는 어른공부방’을 금천구 주민들 속에 더 깊숙이, 그리고 더 오래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상담문의  02-895-5973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제도보다는 주민의 의식이 중요합니다”


 “어느 날 제 아들이 아빠는 어느 부서에서 일하느냐고 물어서 ‘청소행정과’라고 했더니 피식 웃고 말더라구요. 아무래도 ‘쓰레기’라는 용어가 거부감을 주기도 하고 ‘청소’라는 말 자체가 좋은 느낌은 아니죠.” 청소행정팀 이상영팀장의 말이다.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청소아줌마’나 ‘청소부 아저씨’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현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할 일은 많고 생색낼 일 없는 것이 바로 이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전시간에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자리에 앉은 직원들은 많지 않았다. 정기적인 순회 외에도 민원이 생기면 곧바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오후에는 대부분 현장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청소행정과는 예산관리와 행정업무, 대형폐기물, 직원복지에 관한 업무를 하는 청소행정팀이 있고, 생활주변의 모든 쓰레기를 처리하고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폐기물관리팀이 있고, 재활용이 되는 음식물쓰레기나 소형가전제품 등에 관한 처리와 관리, 단속 업무를 하는 재활용팀, 청소차량이나 적환장 시설물 관리 등 각종 장비를 관리하는 시설장비팀으로 총 4개의 팀으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구민섬김 행정으로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골목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

  워낙 민원이 많은 부서이기도 하지만 단속 후에 이의제기를 위한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쓰레기 무단 투기나 담배꽁초 무단 투기 적발 등은 저희 직원들이 직접 증거물을 확보하거나 현장에서 적발하는데도 끝까지 발뺌하는 분들이 있죠.” 하긴 길가다 담배꽁초 때문에 벌금을 내게 되면 잘못했다는 생각보다는 대부분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상영 팀장은 제도보다는 주민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전보다야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요사이 무단투기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말도 전한다.
“아무래도 먹고살기 급급하면 이런 일에 소홀하기 마련이죠.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외국인에 대한 홍보도 늘려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이 가장 많기 때문에 중국어로 된 설명서나 안내판을 제작해서 홍보를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은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라서 못 지키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단속보다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을 가꾸고 지켜내려는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것들을 기대하면서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운동을 하면서 동별로 골목길을 지정해서 청소상태를 비교 평가해서 상을 주는 제도를 만들기도 했죠. 가장 지저분한 곳에 CCTV를 달아서 감시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최근엔 사회단체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골목길 청소나 단속을 사회단체가 협조해서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그야말로 당근과 채찍을 모두 활용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지역 전체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하다.

한 때는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해서 화분을 설치한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관리가 안 되면서 더 지저분해지는 상황도 있었다. 처음엔 산뜻하고 예뻤지만 지속적인 관리나 유지를 위한 실천이 병행되지 못해 실패한 사례이다. 그래도 지역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뤄서 한 골목이라도 모범적으로 가꾸어 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이러한 미담은 우리 동네 구석구석에 퍼져 자부심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져버리고 싶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구민 섬김 행정’이라는 기치아래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진행된다는 청소행정과의 골목길 청소가 외로운 행정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는 참여자의 짜증을 동반하고 그 짜증은 주민들에게 갈 수 밖에 없다.
매주 이른 새벽 나타나는 모습에  동참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늘어간다면 청소행정과의 직원들은 아침잠이 줄어 피곤해도 마음만큼은 훨씬 가볍고 즐거울 것같다.   

 



  
김선정 기자
gcinnews@gmail.com


기관탐방 - 금천구 정신보건센터

치열한 경쟁 유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단절되는 대화.늘어나는 빈부격차….
현재 한국사회를 표현할 수 있는 문장들이다. 특히 근래 2~3년사이에  그 현상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정신건강에 빨간 경보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금천구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정신보건센터를 찾았다.

정신보건센터는 서울시와 금천구가 주최이며 이를 순천향대학교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정신보건센터는 강남구가 10년전 맨 처음으로 생겼고 작년 용산구를 마지막으로 서울시 25개구에 모두 설치된 기관이다. 금천구는 지난 2009년 4월 1일에 개소하고 현재  독산1동 주민센터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우성일 센터장(순천향대병원 정신과장. 사진 중앙)은 “사람이 살게 되면 힘든 일에 부딪힌다. 어린이는 인터넷 중독, 중고등학생은 공부스트레스 졸업하면 취업 및 결혼등의 스트레스.. 각 연령대별로 위험요소들이 존재한다. 인생사 생로병사라는 말이 있지 않나. 현대사회는 힘든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이를 극복하지 못하게 되면 병이 되는 것이다 ”고 설명한다.

정신보건센터가 하는 주요 사업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만성질환자에 대한 사례관리다. 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하는 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다. 병원에서 퇴원하게 되면 환자는 개인으로 방치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시 상태의 악화가 이어지는 고리를 끊고자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야유회. 동호회 활동을 진행한다. 관내 및 인근의 정신과 병원과 연계하여 현재 약 300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전 인구의 1%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금천구에는  최소 2,400여명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앞으로 많이 발굴될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두 번째 중점사업은 지속적이 예방강좌 및 캠패인, 검진 등이다. 학교나 직장, 노인센터, 지역아동센터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서 우울증, 알콜중독 등에 대한 강의 및 테스트를 실시한다. 최근에는 보건소와 연계하여 산후보건 강좌를 함께 하기도 한다

이정선 팀장(사진 센터장 왼쪽옆)은 힘든점으로 상담및 치료에 동의를 안해 줄 때라고 한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대부분이 여성인 상담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경찰 및 소방관들과 동행하기도 하지만 위험요인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한 “요즘은 사후관리보다 예방 쪽에 힘을 쏟는다. 아동기에 조기 발견되면 잡아줄수 있는데 성인기로 넘어가게 되면 치료가 오래걸린다”며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동들은 부모의 인식과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보다 부모의 저항감이 심하다. 올해 아동상담은 400건이었지만 실제 등록한 경우는 2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 아이는 병이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해버린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 팀장은 “주민들이 ‘정신병’, ‘정신’자가 들어가면 거부감이 매우 크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가듯이 정신건강, 마음건강이 안 좋을때 역시  체크하고 치료를 받아야 만성질환으로 가는 것을 막을수 있다고”당부한다.

일례로 작년에 관내 고등학생들과 10주정도 프로그램을 같이했었다. 그때도 초기에는 아이들이 내가 왜 `정신'보건센터에 가냐고 너무나 싫어 했다. 하지만 상담에서 마음이 열렸고 이후에는 너무 좋았다는 평가를 하게되었다며 선입관을 버리고 마음 편하게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8명의 적은 인원으로 24만명의 금천구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금천구 정신보건센터!  금천구의 모든 주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수 있는 사랑방같은 존재로 부각되기를 기대해본다.

(상) 우성일 센터장(가운데)와 임직원  (하) 요가동아리 활동 모습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어린이날을 앞둔 날 오전, 시흥동 주택가 3층에 자리잡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았다. 문을 열자, 다소 이질적인 목소리로 상담에 골몰하고 있는 동양계의 외국인 남녀와 종종걸음으로 다니는 직원들. 그리고 안쪽에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무언가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다문화지원센터는 보건복지가족부와 서울시, 금천구의 지원으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문화가족의 적응과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에 설립되었다. 당시 4명의 회원으로 출발해 3년 사이에 200명의 회원으로 증가하였다니 그만큼 다문화지원사업이 우리구에 매우 절실한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유리씨는 "처음에는 다문화여성 개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중심이었지만 해가 갈수록 가족단위의 지원이 매우 필요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그것이 오해와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중심의 프로그램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다문화가족남편들의 모임도 2년째 접어들었다. 게다가 올4월에는 시어머님 여섯분과  첫 자조모임을 가졌다. 다문화 아내 혹은 며느리를 둔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이 다문화가족으로 살면서 어려운 점,자신의 고민을 나누다보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응어리진 마음의 실타래가 풀리는 것이다.

작년연말에는 남편자조모임인 금천 한우리모임회원 11명이 모여 4개월동안 연습한 아내 나라의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한다. 이들의 노력이 다문화아내들 뿐 아니라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 그들은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아내 나라의 말을 배우기로 하고 중국, 베트남, 일본의 문화와 생활언어를 배우면서 타국에서 외로웠을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보게된다.

일반적으로 다문화가족이라고 하면 위장결혼, 가정폭력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게된다. 그러나 이는 언론에서 한 번씩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일 뿐이다. 강유리 씨는 "당사자 뿐 아니라 오히려 가족들이 더 많이 노력하신다. 가족들의 프로그램 참여도도 높고 연애결혼도 많다"며 다문화가족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줄 것을 부탁하였다.
가정의 달인 5월, 다른 문화를 가진 아내 혹은 며느리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함께 쌓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설명.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 베트남어통번역사와 이용상담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경모습>


한국어교실수업장면    사진제공:금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수진기자
gcinnews@gmail.com

몸과 마음의 둥지를 만들어가는 열린가족상담센터

  다세대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골목길의 모퉁이를 돌면 작고 아늑한 교회건물을 볼 수 있다. 교회라고 하기엔 십자가 하나도 없는 여느 집들과 다르지 않아 낯설지만 낮에는 아이들 소리로 가득차고 주말엔 찬송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린이집 겸 교회건물이 분명하다. 새터교회의 맨 꼭대기 작은 방에 위치한 ‘열린가족상담센터’(이하 열가)를 방문했다.

열가의 한선영 대표는 “공부방을 하던 중에 단순히 아이들에게 공부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열어주어야 보다 심층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당시 가난한 여성이 가졌던 소외감이나 상처들을 치유해 줄 뭔가가 필요하다는 고민이었죠 ” 

한선영 대표

  2004년 비영리단체로 출범한 열가는 지금도 연 평균 100여명 내외의 내담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실력있는 곳이 되었다. “저희 교회는 부자교회가 아니라서 장소나 지원 등의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형편이 어려운 분들은 무료로 상담하기도 하고 소득수준에 따라 상담비도 회당 오천원부터 오만원까지 다양했죠. 소득별로 3단계의 기준을 마련해서 적용하고 있어요.” 돈 얘기가 나오니까 한 대표는 수줍은 표정을 짓는다. 사회단체라면 어디든 겪고 있는 재정문제가 열가라고 다르겠는가? 그나마 정부나 민간단체의 프로젝트를 따내서 진행하는 사업이 있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도 지역주민보다는 외지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멀리 초빙되어 갈 때도 있지만 정작 금천구 내에서는 열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니 저희가 할 일이 참 많은 거죠.” 창립하고 5년 동안 자리 잡느라 생존이 걸려있어 외부적으로 신경을 많이 못 썼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열가를 어떻게 지역과 연결할 것인가가 최대 과제라고 한다.

한 대표는 불쑥 묻는다. “어떻게 하면 지역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중에 거꾸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고 열정적이다는 느낌이 들었고, 참 소박하고 겸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주로 가족이나 부부, 자녀와의 관계 갈등으로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먹고사는 문제보다는 관계에서 오는 문제로 찾아오게 되는 것이지요.”

  열가에서는 미술, 춤, 노래, 요가 등 무엇이든 상담의 도구로 사용한다. 그 중 특히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미술치료’가 가장 반응이 좋은데 미술치료를 전공한 전문 상담가가 재미있고 편하게 진행하면서 성과가 높다고 한다.
  최근 가장 의미있었던 사업은 ‘청소년 웬즈데이 학교 나만의 프로젝트'라는 청소년 프로그램이었다. 작년 2월 겨울캠프를 시작으로 상반기 그룹상담, 여름캠프, 하반기 멘토들과 꿈찾기 등 1년 동안 알차게 진행된 사업이다. 마지막까지 남은 6명의 아이들이 “선생님 내년에도 또 하면 안돼요?”라고 물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단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지원을 통해 진행된 사업이라서 미래를 약속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참여한 아이들의 가능성을 본 게 가장 뿌듯해요. 환경적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고 하는 의지를 보게 되었죠. 청소년들도 층이 나눠져 있어요. 그나마 학원 다니는 친구들은 갈 곳이라도 있지만, 그마저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거리로 나가죠. 작년에 만난 아이들도 다 거리에서 만났어요. 환경이 너무 어려워 마음을 다친 친구들은 상담뿐만 아니라 멘토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몸과 마음의 둥지가 될 만한 공간과 사람을 절실히 필요로 해요. 갈 곳이 있다는 게 친구들에겐 가장 큰 긍지죠.”

올해 프로그램 진행이 불투명해지면서 열가는 1:1결연 후원을 조직하고 있다. 후원자와 청소년을 1:1로 묶어서 후원자 입장에서도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목적을 분명히 알 수 있고, 친구들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는 보너스도 추가로 제공된다.
 열가는 기륭이나 쌍용 해고노동자, 용산 철거민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 가슴에 맺혀있을 응어리들을 우리들이 함께 풀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큰일에서 작은 일까지 따뜻한 마음으로 헤아릴 줄 알고, 실천을 통해 사람들 마음 깊숙이 들어갈 줄 하는 열가의 모습이 오래된 이웃이라 그런가 포근하고 사랑스럽다.  

뜻이  있으면  02-830-1816 으로 문의해길 권해본다.

 


 

김선정, 김진숙 기자
gcinnews@gmail.com

 설 명절 준비로 들뜬 1월 29일, 최고운 시나리오 작가가 요절했다. 같은 집 세입자에게 남긴 쪽지에 많은 네티즌들이 안타까워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고 최고운 작가의 쪽지)
  문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소수를 제외하고는 일정한 수입 없이 궁핍하게 살고 있다. 문화사회적 기업 자바르떼는 일자리가 없는 예술가들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서비스 수혜자들에게는 문화예술 활동으로 자존감을 심어 줌으로써 생활에 활력을 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2004년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문화예술교육을 펼치면서 문화예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신나는 문화학교가 계기가 되었다. 서울 안산 인천 지역의 공부방, 실업단체, 주민들에게 음악, 연극, 문학, 영상 만화, 미술, 풍물등 다양한 장르의 강좌를 진행한 신나는 문화학교의 성과를 통해 2007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 1월 27일 자바르떼 공연단이 남문시장에서 설맞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버나돌리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이성호 기자>

어떻게 금천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나?
  자바르떼는 현재 독산4동 주민자치센터에 입주해 있다. 좁은 사무실에 7명이 일하고 있다. 인천, 안산에 지부가 있고 이곳에는 본부와 서울지부가 일하고 있다. 자바르떼를 이끌고 있는 이은진 대표는 작은 체구에 깐깐하다. 그칠 줄 모르는 언변으로 상대방을 친근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마포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새로운 거점이 필요해 사무실을 구하고 있었다. 작년 11월 성공회대에서 사회적기업 페스티벌 준비하고 지자체 포럼에 패널로 나가서 발표할 때 금천구청장과 구의원 지자체 담당자를 만났는데 그때 금천구에서 제안이 있었다.”

“자바르떼는 문화예술을 통해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안을 받고 동료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시간도 촉박하고, 금천을 낯설어 하고 사회적 기반도 취약하고... 동료들이 한번 모범을 한번 만들어 보자고, 이곳이로 오면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니라 올인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 13명이 함께 일하는데 10년 20년을 내다 보고 지역에 함께할거다. 지역의 시민단체 모임인 금천교육네트워크에 참여해서 함께 일할 것이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
 작년 말 대형마트에서 통큰 피자와 통큰 치킨으로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떨어지고 급기야는 통닭의 원가논쟁까지 벌어졌었다. 골목시장 상권이 무너지고 전통시장의 매출이 떨어져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얼마전에 구청과 함께 문화관광부에 독산동 남문시장 주변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로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는 사업, 문전성시 사업’을 제출했는데 채택이 되었다. 3월 말경이면 문전성시 프로그램이 본격화 될 것이다. 시장에서 공동체 관계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상인이 자기 힘들을 키워 낼 수 있도록 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상인들의 문화 역량을 강화해 기존과는 다른 느낌으로 시장에 오시는 분을 대함으로써 주민들의 인식도 바꾸고 지역주민과 함께 동아리 활동과 공연을 해서 지역에 시장이 왜 필요한지 생각도 나누고 아이들 프로그램도 함께 해서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 그를 통해 협동조합을 만들고 조합원의 출자로 2012년에는 마을형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운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3월쯤이면 한팀은 남문시장 근처에 사무실을 내서 문전성시 프로그램을 하고 다른 팀은 독산동 군부대 이전터에 2년동안 문화존이 설치될텐데 그곳으로 들어가서 문화예술 교육활동을 할 것이다”

박미경 자바르떼 서울지부장도 함께 인터뷰 했다.
“금천구에 와서 독산3,4동 지역아동센터 5곳에서 1일 캠프를 했다. 그때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죽음’에 대한 그림이 많았다. 스토리북을 만들었는데 여러차례 주인공이 죽으면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 나가냐고 했는데 그때 많이 놀랐다. 공부만이 아닌 다른 삶에 대해 아이들에 알려주고 문화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적인 욕구와 성취감을 심어주고 그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도 키워주고 그 작업을 통해 다른 아이들의 생각도 읽게 해주고 싶었는데  캠프 한번으로는 무리였다. 노인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다. 정서적 치유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노인, 지역아동센터,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문화학교를 기획하고 있는데, 많은 프로그램을 지역에서 했으면 좋겠다“

힘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에서 문화 예술은 찬밥 신세다. 대형스타 이외에는 살수 없다. 몇몇 소수를 제외하고 예술을 하는 환경이 아니다. 30대 넘고 결혼하면 문화예술을 떠난다. 문화를 향유할 줄 아는 주체들이 풍부해야 문화 예술가가 활동할 수 있다. 소녀시대만 좋아하면 안 되고 문화가 다양해지고 보는 문화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다. 문화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올해로 자바르떼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된지 3년째이다. 내년 부터는 더 이상의 인건비 지원이 없다. 자바르떼는 문화예술공연과 각종 행사 기획 연출 대행, 캠프프로그램 제작 및 위탁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안산과 인천의 지부를 독립해서 자립성을 높이고, 서울에서 역할을 높힌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이은진 대표는 자신한다.

금천마을신문 최석희 기자
21kdlp@naver.com

 

 

해 하나 심자

해 하나 심자

우리들의 가장 낮은 자리에

뜨겁게 떠오를 해 하나 심자


 -백창우 님 '우리들의 가장 어두운 자리에'중


 


새천년이 시작되던 그 해에, 장애인과 함께하던사회복지사 3명이 의기투합하여, '가장 낮은 자리에 뜨겁게 떠오를 해 하나'심었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때 어린아이였던 아이들은 숫자상으로 성인이 되었고, 그 때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한양대학교 손말사랑동아리)들은 사회인이 되었다.


어른이 된 아이들은 바깥세상을 들여다보고 선생님과 함께 세상속으로 꽤 자주 외출하여 질서를 배우고 돌아온다.  사회인이 된 자원봉사대학생들은 후원으로 돕고, 또 그 후배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선배들의 빈 자리를 채운다.


볕바라기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시흥동 금빛공원 주변 동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전에 있던 곳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부모님들의 후원을 받아, 이사가지 않아도 되는 2층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한 것이다. 마당에 있는 목련나무에 반했다는 신혜옥 공동대표는 바로 앞에 고물상이 있어 그 소리에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묻히니 이웃에게 소음으로 폐를 끼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그 한마디 속에서 그동안 동네에서 겪었을 남모를 시름과 새 이웃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볕바라기'의 뜻은 '양지에서 볕을 쬐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고어이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한가함,  여유로움, 풍요로움이 좋아서 정했다고 한다. 장애인이라고 불우하게 살 필요는 없다. 장애인비장애인으로 나누지 않고 오로지 사람 하나로만 이해되고 싶은 것이 신대표의 깊은 소망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센터를 운영하며 '사람사랑'의 철학을 강조한다. 중증지적,발달 장애인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감각장애인(청각,시각 등)과 달리 겉보기에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이 사회에서 받는 상처는 누구보다 깊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사회생활이 되지 않는 이유를 일일이 해명하고 배려를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들은 장애인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사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이웃들의 편견없는 시선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서 일주일 프로그램 대부분이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매 주 월요일마다  구로구에 위치한 까페에 가서 직접 차를 사서 마시고 손바느질을 배운 지가 일년이 되어간다. 배드민턴도 하고, 체육공원이나 안양천에가서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도 탄다. 은행나무도서관에가면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이렇게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주었다.


특히 목요일마다 금빛휘트니스 헬쓰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아이들을 배려해주는 이웃이 누구보다 고맙다.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운동하는 지역주민들도 있는데, 시끄러운 아이들을 참아주고, 선뜻 공간을 내주니 지역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 휘트니스에 오는 회원들은 의아해하지만 계속 아이들을 봐왔던 회원분들이 '원래 오는거다'라며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주니 아이들이 비슷하게 모방도 하고, 체력도 좋아졌으며, 무엇보다 운동 후 샤워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단다. 센터 주위에서 아이들소리가 시끄러울텐데도 이사온 후 한 번도 이웃분들이 쓴 소리 한마디 한 적이 없다는 것도 감사한일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솔선해서 동네청소도 하고 눈이오면 눈치우고, 길위의 얼음을 깨는 노하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길건너편 꽃집에서는 한달에 두 번 오셔서 꽃꽂이를 가르쳐주시는데 아이들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또 스스로 천연비누를 만드는데, 얼마전에는 대량 주문을 받아 비누를 만들었고 솜씨도 수준급이다.


이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손말사랑처럼 10년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한 분들도 있고 지역에서 뜻을 함께 하시는 분도 있어 신대표는 함께하는 이들이 있으니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지속해 나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마침 이미용자원봉사활동을 하고 돌아가는 자원봉사자 김영미(가산동)씨를 만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없어 적응하는 데 어려웠으나 지금은 생활이 되었다며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또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자신에게도 더없이 좋다고 했다.



앞으로 볕바라기주간보호센터가 구상중인 프로젝트는 3년 후 거주시설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낮시간동안 지내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형태인데, 아이들이 점점 자라나고, 부모님들은 나이들어가면서 집을 떠나 독립(이들에게 독립이란 가정에서 떨어져 살 수 있는 것을 말한다)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평일은 이곳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으로 가는 형태의 거주시설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세워 부모님들과 몇 가지 안을 놓고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이들의 작지만 커다란 몸짓에 함께하는 지역주민으로서 미안한 마음과 파이팅을 보낸다.


그리고 앞으로 이들의 삶의 여정에, 있는그대로 함께해주는 이웃들이 점점 많아지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



김수진,남현숙 공동취재
금천마을신문
gcinnews@gmail.com




 

'어려운 사람이 쓸쓸히 돌아가지 않게하라' 는 고 김수환추기경 님의 요청으로 1975년 금천구 시흥동에 전진상의원이
생겨났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 전진상 의원은 여전히 시흥동 그 자리에 있다.
노란머리의 외국인 간호사와, 약사, 사회사업가 3명의 주말진료로 시작한 전진상의원이 생긴 이후, 이 동네에 어떤일이 벌어졌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전진상 의원/복지관의 문을 열었다.

 

기자를 맞이하는 최혜영 사회복지사는 오늘도 여전히 분주하다.  대기실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진료상담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가 진료상담을 한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지만 전진상의원/복지관의 시스템을 알고나면 쉽게 이해된다. 이곳은 단순한 병원이 아니다. 의료와 사회복지가 통합된 개념으로, 환자가 왔을 때, 사회복지사가 먼저 상담을 하여 의료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알고 적절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즉, 의료적인 필요를 가지고 온 환자들의 근원적인 삶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가난의 연결고리를 끊는 해법으로 '의료와 교육의 기회 제공'을 선택했다.  그 일환으로  의원, 약국,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77년부터 무료유치원도 운영하였으나, 보육지원정책이 일반화되면서 무료유치원에 대한 필요가 감소하여 작년부터 자연스럽게 운영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쯤에서 전진상이 왜 금천구를 선택하게 되었는 지 궁금해졌다. 대답대신 보여준 당시 동영상에는 지금의 벽산아파트 자리까지 판자촌으로 빽빽히 들어선 1975년의 시흥동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1980년부터 의료보험이 본격적으로 적용되었기 때문에 설립당시 판자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병이 났을 때 속수무책이었으므로 무료의료서비스에 대한 필요가 절실했던 것이다. 의료보험과 보호가 적용되는 지금은 차상위계층 등의 저소득층의 전월세계약서를 확인하여 진료대상을 정하고 있다.



가정의학으로 시작된 의원은 35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산부인과, 신경과,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외과, 비뇨기과, 재활의학과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처럼 종합병원 수준의 진료가 가능한 이유는 60 여명의 의료진 자원봉사자가 있기 때문이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의료진들이 주 단위로 돌아가며 저녁시간에 자원진료를 하고있는데, 밤11시가 넘어서까지 진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전진상의원은 낮보다 밤에 더 생기를 띤다. 물론 낮에는 상주하는 가정의학전문의가 진료를 보고있다. 이처럼 주야간진료가 매일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공동체생활을 하며 상주하는 6명의 의료팀과 자원봉사자 후원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전진상의원/복지관에서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은 말기암환자의 호스피스 사업이다. 진료의 기회가 제한되어있는 중증환자에게 방문진료를 시작하면서 2009년부터 호스피스사업을 의료보험수가로 적용받기 위한 시범사업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여명이 6개월 이내인 말기암환자인 경우, 암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병원소견서를 구비하면 누구나 무료로 입원하여 여생을 보낼 수 있다. 이는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일일 것이다. 실제로 독산동에 거주하시던 59세의 유방암 환자는 가족과의 불화로 혼자 살다가 전진상의원을 알게되어 성모병원과 연계되어 항암진료를 받고 뇌로 전이된 후 이곳에서 2개월동안 외롭지 않은 여생을 보내셨다. 말기암환자의 돌봄 뿐 아니라, 완화의료센터를 통해 음악,미술치료, 가족간화해 등의 정서적인 부분과 환자의 사후 가족모임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말기암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세밀한 배려가 느껴진다.

최혜영 사회복지사는 "말기암환자들의 입원비와 저소득층의 경우 간병비까지 지원되지만 알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니 안타깝다" 며 기자에게 홍보를 부탁하였다.  문의전화 02)802-9313 / 02)802-9311

 

병원을 나서며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에게 이 병원을 이용하시는 이유를 여쭈어보았다. 의료비는 둘째치고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잘 낫는다고 입소문이 나서 친구의 소개를 받아 진료를 보러 오게되었다고 한다. 12년째 시골에서 올라와 한달에 한번씩 이용하신다는 옆에 계신 할머니도 여러곳에 가 보았지만 이곳만큼 진료를 잘 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 특별한 의술이 있는 것도 아닌데, 유독 이 병원에만 오면 아픈 것이 쉽게 낫는다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곳에서는 몸의 병 뿐 아니라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일 것이다.

환자의 전반적인 삶에 관심을 가지는 의원, 이런 기관이 오랫동안 금천구에 자리잡고 묵묵히 일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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