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최고의원 선출
총선과 대선을 진두지휘할 민주통합당 새 대표에 한명숙(68) 후보가 선출됐다. 한 후보는 종합 집계 결과 24.5%를 득표, 문성근(16.68%)ㆍ박영선(15.74%)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학영 후보는 7.0%, 이강래 후보는 3.73%, 박용진 후보는 2.76%를 얻는 데 그쳐 최고위원 진출에 실패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신임 당대표는 16일 "저희 국민참여 지도부는 수많은 국민들의 요구이자 명령인 정권심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총선·대선에서의 MB 심판을 다짐했다.
그는 또 "총선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개인이 모여 크게 힘을 모아가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반(反)한나라 전선 구축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 한나라당 돈 봉투 살포 전입가경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시작된 당 대표 경선에서 돈 봉투 살포 건이 돈 봉투 시비가 정파 간, 계파 간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초점이 박희태 국회의장,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으로 번지면서 음모론 등이 퍼지고 갈등이 확장되고 있다.
원래 보수정당들의 선거조직은 자판기라 부른다. 동전을 넣어야 돌아가는 것처럼 처음부터 돈이 밥이고 기름이다. 그렇게 수 십 년 굳어온 체제가 쉽게 바뀔 리 없다. 부패정치의 청산은 아직 우리 정치의 최대 과제이며 이는 정치를 새롭게 짜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경제]
▢ 국제신용평가사 S&P, 유럽 9개국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
S&P가 유럽 2~4위 경제대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이밖에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몰타, 슬로바키아 등 유로존 17개국 국가중 절반이 넘는 9개국의 신용등급을 강등, 2차 유럽재정 위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S&P는 그러나 독일과 슬로바키아에 대해서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부여, 신용등급 추가강등을 경고했다. 덩달아 유럽국가들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여파는 올 2∼4월에 한국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줘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회]
▢ 국가의 담배 제조·판매는 위헌", 세계에서 처음 헌소 제기
박재갑 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9명은 "담배사업법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국가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유해물질인 담배를 국가가 합법적으로 제조 또는 수입하게 해 국민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으로 위헌"이라며 이날 헌재에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담배사업법이 국민의 보건권과 생명권,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니코틴을 전달하는 물질인 담배를 엄격한 마약류로 관리해 국민의 건강 보호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기호품이었던 담배에 대한 사회적 금지가 범죄화 수준에 이른 셈이다. 과유불급이 어찌 담배만 국한된 것인지... 흡연자들의 사회적 권리 또한 행복 추구권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세계]
▢ "천안함 보고서 공개되면 오바마-MB 곤란해져" 러시아 발표 미공개 조치 

도널드 그레그(84) 전 주한미국 대사는 <오마이뉴스>와 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이 어망에 감겼고, 어망이 배를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도중에 그 지역의 많은 기뢰들 중 유실된 기뢰 하나가 천안함과 부딫쳐서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한국 조사단에게 위의 문제제기를 했지만 듣지 않았고, 그래서 귀국했다"며 러시아 조사단측 조사결과를 전했다. 그는 또 "(월남전을 촉발시켰던) 통킹만 사건이 기억난다. 미국이 완전히 잘못한 사건이다. 그런 식의 사건이 일어날 때 북한 탓을 하는 것은 편한 일이다.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북한 탓으로 돌리는 일은 쉬운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화]
▢ 제2의 도가니 영화 '부러진 화살'을 보자!
<하얀전쟁>(1992)의 정지영 감독이 만든 <부러진 화살>(1월19일 개봉)은 몇 년 전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명호 교수의 이른바 '석궁재판'의 항소심을 다루고 있다.
석궁으로 쏜 화살이 사람 배에 맞고 튕겨나가 부러질 확률은? 석궁으로 쏜 화살이 배에 맞았다면 튕겨 나올 가능성은 0%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사람 배에 맞은 화살은 부러지면서 튕겨나갔고, 화살을 맞은 사람은 속옷과 겉 조끼에 피를 흘렸다.
그런데 속옷과 조끼 사이에 있던 와이셔츠에는 피가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이 영화는 틀린 입시 문제를 틀렸다고 했다고 불이익에 해고까지 당한, 그래서 양심을 지키면 교수도 한 순간에 몰락하는 한국의 부정한 사회 구조, 그것을 추인하는 사법구조를 다루고 있다.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한 번 더 만들어 보자.


문재훈 소장
남부노동상담센터

[정치]
▢ 민주화 투쟁의 역사 김근태 선생 사망
고문의 후유증을 앓던 김근태 선생이 지난 달 30일에 임종했다. 고문을 한 이근안을 살아 용서해 주었던 선생을 역설적으로 고문에 의한 공황 증을 앓다 임종한 것이다. 함세웅 신부는 “김근태 고문은 생전 민주주의와 정의, 민족과 화해, 공동체의 선행을 위해 조금도 늦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김근태, 그의 행동과 지향과 목적은 평화였고 그 근거는 정의에 있었다. 정의 때문에 싸우고 앞장섰다.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이었다. 결코 불의와 거짓, 악과 타협하지 않았다. 여기에 김근태의 위대함이 있다"며 "남은 우리 역시 고인의 뜻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 출범
이명박 정권과 집권 여당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박근혜 비대위는 한나라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의 끝자락에서 탄생한 그야말로 비상기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기득권 덩어리인 여당의 혁신은 결코 쉽지 않는 과제다. 특히 쇄신의 방향이 인적 쇄신으로 분명해 지면서 쇄신에 대한 저항도 대두되고 있어 박근혜 비대위 향방에 국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제]
▢ 외국계 은행들  "올해 한국 성장률 3.4%로 대폭 하향 조정"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3.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의 전망치보다는 0.3%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는 작년 1월(4.5%)보다 1.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투자은행 중 UBS가 한국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내다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노무라는 3.0%, 모건스탠리는 3.2%, BNP파리바는 3.3%를 각각 제시했다. 모두 평균치 이하였다. 이처럼 투자은행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낮춘 것은 세계 경제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 존이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되면서 전망을 아주 어둡게 본 것이다.

▢ '외국인 현금지급기'가 된 연기금 -  2011년 외국인 8조 매도, 연기금 13조 매수
외국인은 올해 8조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반면 연기금은 12조8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현금지급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은 올해 9천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 투자자 역시 1조8천억 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만 나 홀로 12조8천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31거래일 연속 순매수해 역대 최장 기록(24거래일)을 갈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부심했다. 외형적으로 연기금이 주가 급락을 막는 순기능을 한 것으로 보이나, 급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을 뿐, 도리어 향후 증시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사회]
▢ 학원 폭력이 낳은 죽음에 온 사회가 경악
지난달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수개월 동안 가해 학생 2명으로부터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한 권 모 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광주에서도 최근 중학생 송 모 군이 동료 3명으로부터 20여 차례 폭행당한 뒤 목숨을 끊었다. 대통령과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학교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특히 일진회 등 교내 불량서클 해체를 위해 일선학교와 업무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불량서클을 결성하거나 가입을 강요하는 등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사법적 잣대가 만연한 폭력문화를 없앨 수 없다. 문화는 문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과 폭력만 있는 사회 문화 자체가 바꿔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 미국 <뉴욕타임스(NYT)> "정봉주 구속, 한국 표현자유 우려 증폭"
뉴욕타임스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평가 감옥 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나는 꼼수다' 출연진 중 한 명인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수감됐다"며 "그의 기소와 판결은 한국 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대통령 정권에서 한국의 집권층은 정치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억압하기 위해 명예훼손 소송을 남발했다"고 MB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UN '의사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 보고관' 프랭크 라 루는 “한국에서 명예훼손 소송은 그 내용이 진실이고 공공의 관심사이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벌주려는 의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은 체포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재판을 위해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무거운 벌금형에 처해지거나 감옥에 가고, 사회적으로 낙인찍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화]
▢ <교수신문> "올해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
<교수신문>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 사자성어로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32.4%)을 선정했다. <교수신문>은 "편법, 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섰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총선도 대선도 파사현정을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하게 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파사현정 다음으로는 백성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간다는 의미의 '생생지락'(生生之樂)(27.0%), 대선과 총선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이 국정을 잡아야 한다'는 '선현여능'(選賢與能’, 20.6%)과 '훌륭한 지도자가 있으면 정치가 잘된다' '인존정거'(人存政擧, 10.3%) 순으로 꼽혔다.


문제훈 소장
남부노동상담센터

선거의 해가 왔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어 정치지형이 근본에서 재편되는 해가 2012년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는 선거혁명을 통해 쉼 없이 진퇴를 거듭했다. 선거와 선거를 전후한 민중들의 민심이, 예속과 독재와 불평등을 조금씩 개선했다.
하지만 선거는 단점 또한 많은 제도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간접'화 시킨다. 대리자를 통한 정치를 하다 보니, 민이 주인 되는 시간은 투표하는 5분이요, 그 후 4년, 5년을 배반의 정치를 보며 종살이의 억울함을 감수케 한다.

이권(利權)과 정실(情實)에 얽힌 토호정치, 정실정치가 판을 친다. 그러다보니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는 괴이한 선거가 되고, 논거가 없으면 무조건 인신공격(빨갱이 운운)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민심 이반을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독선정치를 고집한다. '직접'민주주의의 공백을 악용하는 작태들이다. 
선거라는 제도의 한계를 최소화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결국 민중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이미 기득권을 쥔 이들이 가장 두려운 것은 선거에서 '바람'이 불 때다. 당연히 좋아하는 것은 조용하게 조직투표다. 자기들이 만든 '북풍, 돈풍' 말고 분노한 민심이 휘몰아치는 혁신의 바람이 그들을 떨게 한다.

이 바람이 된바람이 되어야 5분의 직접 민주주의가, 그 후 4년 5년의 대리정치를 그나마 건전하게 만든다. 이런 선거를 위해 모름지기 선거의 3대 특징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 선거는 우선 평가하고, 심판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며 그 결과가 다음 세상의 희망을 보여주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우선 평가다. 지난 4년 5년을 책임진 정치에 대하여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냉정한 평가 없이 '같은 당, 또는 같은 고향'이란 이유로 무조건 감싸는 것이야 말로 민주정치의 가장 큰 해악이다.
평가를 한 뒤에 잘했으면 칭찬하고 부추긴다. 그 정치로 행복한 사람은 그 정치가 연장되는 판단을 한다. 못했으면, 그 정치로 아팠으면 심판을 통해 기존 정치의 판을 바꾼다. 

평가와 판단이 끝난 후에는 선택을 해야 한다. 참신과 경륜이, 보수와 진보가, 복지와 개발이, 경주되는 것도 이 시점이다. 세대교체가 교차하고 세력교체가 충돌하며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더욱 당당하게 사회의 주인이 되는 선택은 아름답다. 또한 이런 선거 과정과 결과는 그 자체로 사회적 생활력이며, 생생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좋은 세상에 선거는 축제다. 물론 선거가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승자와 패자가 공정하고, 정정당당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정치는 청산의 대상이자, 보복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래서 선거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전쟁이다. 정치보복을 해서는 안 되지만 권력형 부패와 독선과 오만이 저지른 반민주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는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하고 책임이 물어져야 한다.

작년 망언 1위가 "우리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다."라고 말한 대통령의 말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대대적 청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여야 모두가 죽기 살기가 되어 "이기는 것이 장땡" 정치를 한다. 축제인 선거가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이요, 원수 짓기가 되고 말았다.

선거가 의미가 있으려면 민중이 깨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한 조치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특목고 열풍이나 재개발 열풍이 결국 빈부격차만 키우는 퇴행임을 알 정도는 되어야 한다. 세금 많이 내는 것이 사회적 자부심이 되는 정도의 안목도 필요하다. 부자를 감세하면서 복지를 말하면 재정 핑계를 대는 비겁함에 흔들려서는 좋은 선거란 불가능하다.
공공적 이익을 존중하기보다 사적 이익만 중시하여 '집회 시위'를 민주주의 원천이 아니라 불순한 불편으로 보는 것으로는 민주주의는 그들에게 혐오스러운 것이 된다.

2012년은 선거의 해다. 지난 4~5년이 행복한 사람은 지금의 정치를 선호하여 선택할 것이다. 지난 4~5년의 정치가 아팠던 사람은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고 그나마 우리는 선거를 통해 물꼬를 튼다.
세간에서 행복한 사람은 1%이고 나머지가 아팠다고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우리가 99%다" 라는 구호가 많은 동의를 얻는 것은 돈 중심의 사회가 사람들을 극단으로 빈부와 격차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우리 금천의 선거가 금천의 역사적 특성에 맞게, 노동자 서민의 입장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 나라를 줏대 있게 세우고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정치가 주민들의 선택이 되기를 바라본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02-859-0373

[정치]

▢ 총체적 난국 한나라당

- 디도스 공격, 부산일보 사태, 미소금융 횡령까지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혁신 논란에 빠졌지만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변화 불가능한 결정을 내린 한나라당이 내부 수습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당 해체라는 위기에 빠졌다. 특히 디도스 사태가 터진 후 위기감은 극에 달해 보인다. 이외에도 박근혜 전 대표가 연루된 부산일보 사태도 한나라당에겐 난처한 문제다.
 현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은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최필립 현 정수재단 이사장이 임명한 인물이다.
뉴라이트 계열 단체 대표가 미소금융 지원금을 유용한 혐의가 드러난 것도 한나라당 입장에선 곤란한 소식. 미소금융은 친 서민 금융을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 정책이다.
한나라당 대변인조차 "소외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위해 사용돼야 할 돈이 부패한 일부 인사들의 사리사욕 채우기에 쓰인 셈"이라 지탄에 나섰지만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패한 보수집단'이라는 이미지는 더욱 강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다.

[경제]

▢ 11월 소비자물가, 지표
   바꾸고도 4.2% 급등

- 전기요금 또 4.5% 인상,   올 들어 10%대 인상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올라섰다. 개편된 2010년 기준의 신지수로는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2%를 기록했지만 2005년 기준 으로는 4.6%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전기요금을 4.5% 올렸다. 지난 8월의 4.9% 인상을 합하면 올 들어서만 9.63%를 올린 셈이다. 이와 함께 10∼12시, 17∼20시, 22∼23시 등 겨울철 피크시간대에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피크요금제를 적용키로 해 실제 연간 인상률은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경부는 서민 부담과 물가 영향을 고려해 주택, 전통시장, 농사용 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물가 영향력이 큰 전기요금 인상으로 물가 불안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2% 오른다.

[사회]

▢ 낙동강 보 '무더기 부실'   에 보수공사도 난항

국토해양부는 최근 상주보 누수를 계기로 16개보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상주보를 포함해 총 9개보에서 누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상주보에서 누수가 확인됐음에도 건설사가 당장 보수가 필요한 핵심부를 보강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주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중순부터 콘크리트 고정보 벽면 수십 곳에서 물이 새는 사실을 확인해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지만 물과 직접 닿아 우선적인 보수가 필요한 콘크리트 고정보 상류부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고정보 상류부를 보수하려면 먼저 보에 채운 물을 빼야 하지만 하류에 있는 구미보와 칠곡보가 수문 앞 바닥보호용 돌이 호우에 무더기로 유실되자 현재 임시 물막이를 설치하고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어, 물을 빼면 낙동강 수위가 높아져 임시 물막이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

▢ 끝내 주어를 찾지 못한   다스와 BBK

  미 연방법원이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 논란이 일었던 (주)다스가 김경준-에리카김에게 제기한 'BBK 투자금 140억원 반환 소송' 취하를 최종승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방법원은 "(주)다스측의 재산몰수 소송 취하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향후 같은 사안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못박아, 미국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BBK 관련 소송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다스는 지난 2000년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가 김 씨가 이 돈을 미국과 제3국에 만들어 놓은 유령회사로 빼돌리는 등 140억원을 횡령했다"며 김 씨 남매를 상대로 140억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냈었다.
캘리포니아 주법원은 1심 판결에서 "다스 쪽이 제출한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김 씨의 사기성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다스가 항소하면서 양측은 최근까지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그후 지난 4월 다스측이 반환소송을 갑자기 포기하겠다는 항소심 포기 요청을 법원에 제출, 이를 둘러싸고 의혹이 일었다.
에리카 김이 지난 2월 전격 귀국해 조사를 받은 뒤 검찰이 기소유예 결정을 내린 직후에 다스가 이런 행동을 보였기 때문. 그후 에리카김측이 스위스 계좌에서 140억원을 다스측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런 와중에 이번 판결이 나옴에 따라 미국 연방검찰은 더이상 다스와 김 씨 남매간 빅딜 의혹도 수사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BBK-한미FTA 빅딜설'과 맞물려 크나 큰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보인다.

[세계]

▢ 노르웨이 테러범,  "나는 '정신 이상' 아니다" 

- 감옥이냐 평생 정신 치료냐

지난 7월 연쇄테러로 77명을 숨지게 한 노르웨이의 극우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지난달 29일 자신에게 내려진 정신 이상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브레이비크의 변호사는 "브레이비크는 정신감정 보고서가 사실 관계를 잘못 파악해 거짓을 담고 있으며, 자신의 진술도 맥락에서 벗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법원의 의뢰를 받고 의료진은  13차례 걸쳐 36시간 동안 검진을 통해 브레이비크가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브레이비크는 의사들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고, 정신과 의사들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흉악한 범죄를 치료받을 질환으로 보는 것이 적당한 것인지, 범죄와 병환의 경계가 어딘 것인지 애(매한 것을)정(해 주는)남(자)이 필요한 모양이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전 민주노총 남부지구협의회 의장을 했던 노동자 어머님의 부고를 받았다. 겨우 한 달 전에 아버님의 부고를 듣고 문상을 했는데, 또 어머니를 보내고 있다. 그 마음이 얼마나 황망할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저렸다. 게다가 불과 며칠 전에 국가보안법 혐의로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돌이 넘은 아이와 아내, 그리고 병든 노모가 있는 집에 8-9명의 건장한 이들이 택배기사로, 경비실 경비로 위장해서 순식간에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 기가 막힌 꼴이 어머님의 명을 재촉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니 한 노동자의 수난이 남일 같지 않다.

국가 보안법은 일제 강점기 치안 유지법에서 시작됐다. 독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법이다. 해방된 후 국가보안법이 제정될 때 지금 한미 FTA 비준 소동보다도 큰 진통 끝에 억지 도입됐다. 그리고 민주화로 모든 법이 나아졌지만 국보법만 박물관에 갔다는 헛소문만 돌았지 그대로다.

유신독재를 자랑스러운 시간으로 기억하는 반(反)민주주의자들은 국가보안법이 불온한 소수를 처벌하는 것이지, 일반인은 상관없다고 말해왔다. 항간에는 국가보안법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특별히 불온하거나, 심지어 북한과 연관된 반국가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과거사위원회 측 조사에 의하면 국가보안법이나 긴급조치에 의해 처벌을 받은 사람들의 80%가 이른바 막걸리 보안법으로 무고한 일반시민들이 피해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나머지 20%도 많은 사건이 국가에 의해 고문으로 조작된 것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설마 나와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의 실체는 나라가 아니라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 전체에 대해 감시와 탄압을 보장하는 법이다. 아무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 법이 국가 보안이 아닌 정권 보안, 지금 와서는 정보기관 보안법으로 작용할 때 더욱 그렇다.

국보법이 패악을 부리는 시기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정권의 정치 위기에 대한 국면전환이 필요할 때나, 선거를 앞 둔 시기에 집중된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도 2008년에 40여건이었던 국보법 사건이 2010년에는 150여건, 2011년에는 200여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만 해도 우리 지역 진보정당 당 관련자들에 대한 기무사의 사찰이 문제가 됐다.
군인에 의한 일반인 사찰은 김영삼 문민정부 들어와서 공식적으로 금지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와서 그 악몽이 부활된 것이다. 군대에 의한 민간인의 관리 통제가 바로 군사독재 아닌가? 이런 사찰이 들통이 나서 호된 사회적 질책을 받은 정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번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활동에 대해 공안사건을 조장하여 탄압하려는 모양이다.

국보법은 민주화 운동을 빨갱이로 몰던 붉은 썬 글라스였다. 국가보안법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투쟁을 억압하는 미친 칼날이었다. 국가보안법은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는 붉은 페인트였다.
하지만 이 법에 의해 탄압받는 이들은 후에 역사가 "민주와 인권과 통일과 평화를 추구했던 사람"으로 국가적 예우를 하고 있다.

국보법이 다시 극성을 부리는 것은 정부가 분단을 고집하며 남북적대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대북강경책의 속살이 우리 사회 내부의 대립과 증오를 키우는 것이다. 분단이 만든 맹목과 증오에서는 민주와 인권과 평화와 통일의 밝은 싹은 결코 틔워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지금 뉴스를 보다 정말 국가 보안법이 필요한 곳을 알았다. 한나라당이 저지른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야 말로 '국기를 문란케 하는 반국가적 행위'가 된다. 추워지는 시간 속에 속이 더 추울 국가보안법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에 위안을 보낸다.
힘내자.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02-859-0373

우리 지역에서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이 모여 '다시 마을이다.'라는 기획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하필 첫 번째 강사가 친형이라 겸사겸사 참석했다가 소중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역에서 마을공동체 교육운동을 하신 경험을 푸는데 만류귀종(萬類歸宗)이라고 공동체적 사람을 추구하는 우리 노동운동과 일맥상통하여 신통했다.

이득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돈 중심의 세상에서 정(情)이라는 말은 참 한가해 보인다. 하지만 사람은 정 없이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존재다. 고운 정으로 시작해서 관계가 어려워 져도 미운 정이라도 만들어 살아가는 것이 우리다.
많은 사람들은 받는 정을 좋아 하지만 우리 경험으로는 주는 정이 훨씬 재밌고 맛있다. 그런데 공동체의 정은 주고받는 정이 아니라 드는 정이다. 드는 정은 저절로 스며들어 내 몸과 마음에 하나가 되어버린 정이다. 

우리 조상들이 마을 공동체의 정을 상징하는 것이 두 가지 노동 형식을 가졌다.
하나는 남성 논 농사 중심의 두레공동체고 다른 하나는 여성 밭 농사 중심의 품앗이다. 품앗이는 요즘 말로는 '기브앤테이크'와 비슷하다. 하지만 속을 살펴보면 아주 다른데, 왜냐면 품앗이는 일을 할 집에서 일할 사람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사람이 먼저 "그 집 콩밭 맬 때 됐데. 언제 할까?" 이렇게 청해야 했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품앗이를 요청하는 사람이 서운해 하는 것이 마을 공동체의 특징이라고 한다. 공동체는 개인의 이해  관계가 우선이 아니라 다른 구성원에 대한 돌봄이 우선이었다. "먼저 관심을 주고 말해 주지 않으면 그것이 학대"였다. 이런 마을 공동체의 특성은 아이들의 놀이 공동체로부터 만들어 진다.

예를 들면 어려서 차던 제기 차기 놀이 중에 동네제기차기라고 있다.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장엄할 정도의 집중과 일체감을 느끼는 놀이다.
그런데 이 놀이 속에 는 묘한 평등(?)이 존재한다. 그것은 잘 차는 사람이 바쁘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잘하고 못함이 있다. 서로 다른 개성과 능력이 울퉁불퉁하지만 자연스레 어우러질 때 공동체라는 말이 의미를 얻는다.
그 중에서 제기 잘 차는 사람이 몸이 엄청 분주하다. 제기를 잘 못차는 사람은 자기 앞에 오는 제기가 책임지지만 몸이 날래고 제기를 잘 차는 사람은 빗나가는 제기, 벗어나는 제기를 다 쫓아가 차 올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잘남과 못남, 지배와 피지배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냥 더불어 즐겁고 더 많이 찬 사람은 그것으로 즐겁고 자긍함을 갖는다.
공동체에서는 참여가 관계를 결정한다. 잘하고 못하고는 다음 문제다. 반면에 개인주의사회에서는 관계를 구매한다. 돈과 연줄과 명망으로 위치를 사는 것이다. 마치 강남 학생들이 다른 지역의 학생보다 점수가 높은 것은 시험문제의 답을 돈으로 사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공동체에서는 지위는 축적되는 무엇이다.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세월을 견딘 이들이 바로 세월이 주는 지혜를 갖는다. 
이런 공동체적 원리를 도시에서 맛보기는 정말 힘들다. 주어진 공동체에서 천천히 익숙해지는 마을이 없으니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솔직히 원리적으로 보면 도시야 말로 공동체가 더욱 절실하다. 왜냐면 도시야 말로 관계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시골보다 백배는 많지 않은가?
우리 금천이 공동체로 빛나는 고장이 되는데 시민운동의 건승을 빈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02-859-0373

[정치]
▢ 야권 통합 흐름 분주
 내년 총선·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야권발(發) 정계개편 움직임이 시작됐다.
진보야당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5개. 이들은 일단 제1야당 민주당이 주축이 된 '중통합', 군소 진보정당이 주축이 된 '소통합' 두 갈래로 나뉘어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통합'은 민주당과 친노계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20일 통합진보정당 창당 건설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 새진보통합연대 노회찬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응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고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경제]
▢ 미(美) 공화당의 '부자 증세' 딴지에 세계주가 폭락
미국 공화당의 부자 증세 반대에 따른 미국 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실패와 유럽 재정위기 악화 우려로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초당적 기구인 `슈퍼위원회'는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했다.
슈퍼위원회는 미 정치권이 정부 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하면서 향후 10년간 1조2천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협상을 벌여왔으나, 공화당이 끝까지 부자 증세에 반대하면서 최종 결렬되기에 이르렀다.

▢ 가계부채 900조원 육박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계 빚이 꾸준히 늘어 900조원에 육박했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보험사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이 89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가계부채 중 각종 가계대출이 약 840조9000억원,카드사와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이 약 51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주로 금융회사 대출이 늘었는데 이 기간 2조2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보험회사 대출이 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6배나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 증가액의 50%가량이 보험 가입자가 해지 시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보험 약관대출"이라며 "생활비나 사업자금 등의 용도로 돈을 빌린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
▢ 보수학자도 "'내곡동 게이트'는 대통령 탄핵사유" 주장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가 내곡동 사저 파문과 관련, 김인종 전 대통령실장 경호실장의 증언을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이 형사처벌 대상인 동시에 명백한 탄핵 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상돈 교수는 "김인종 전 대통령실 경호실장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내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OK한 뒤 '각하 개인돈'으로 구입했다고 밝혀서 MB가 ‘내곡동 게이트’의 주범임을 암시했다"며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내곡동 땅 명의신탁은 대통령 사적 비리'로 '탄핵사유는 아니고 임기 후 형사소추 대상'이라는 주장 조차 넘어선 것으로 "헌법 제84조는 임기 중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와 외환죄가 아닌 다른 범죄에 대해선 ‘형사소추’를 받지 않도록 했을 뿐이지 ‘수사’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정희 의원은 형사고발함에 있어 대통령 임기 만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며 이 대통령에 대한 이 의원의 즉각 고소와 검찰의 즉각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문화]
▢ 강용석, 아나운서에 뺨 맞고 개그맨에 화풀이 
'성희롱 발언'으로 아나운서들을 모욕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강용석 의원이 KBS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들을 풍자한 개그맨 최효종씨를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죄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이 17일 알려지자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개그맨들이 하는 개그는 정말 바보가 아니라 멍청한 척 연기하는 거죠. 반면 강용석을 비롯한 국해의원들의 개그는 존재론적 개그입니다. 그건 연기가 아니에요. 삶이에요 삶... "라고 신랄히 비판했다.
개그맨 박준형은 "먼저 둘이서 여의도에서 웃기는 건 똑같습니다. 저녁에 웃기는 건 개그맨입니다. 대낮에 웃기면 국회의원입니다. 굉장히 중요합니다. 시장 다닐 때 사람들이 '악수해주세요', 이러면 개그맨입니다. 그런데 시장 다닐 때 자기가 '악수해주세요', 그러면 국회의원입니다. 무 갈고 수박 갈고 호박 갈면 개그맨입니다. 그런데 딱 봤을 때 사람들이 이를 갈면 국회의원입니다. 말싸움을 잘하면 개그맨입니다. 그런데 몸싸움을 잘하면 국회의원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국제]
▢ 권력욕 드러낸 이집트 군부에  시민분노 폭발
20일(현지시각) 저녁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에서 ‘신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자욱한 최루탄 가스 속에서 정부 쪽 진압군과 대치하고 있다. 19~20일 이틀 동안의 유혈 충돌로 최소 16명이 숨졌으며 부상자는 1000여명에 이른다.
모든 혁명은 ‘반혁명’의 위협에 취약하고 불안하다. 지금 이집트 혁명이 그렇다. 9개월 전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진원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해방) 광장 등 이집트 전역에서 군부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는 수만명의 시민과 시위진압 군경의 유혈충돌이 21일(현지시각)로 사흘째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카이로 뿐 아니라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시나이 반도 등 다른 지역까지 반군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오는 28일 민주화로 가는 첫 총선을 앞둔 이집트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정치]
▢ 서울시장 선거 파장 더욱 확산 - 혼미 중인 여당과 참신한 서울시장 선명하게 대비 돼
흑자 운영 중인 인천 국제공항을 매각하는 이권에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것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매각 비용에 대한 예산을 여당 의원들의 동조로 삭감되면서 이른바 레임 덕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 후 혁신의 방향을 두고 진흙탕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에 야당은 대통합 논의를 의제로 올리며 단결에 대한 기운을 부추기는 가운데 서민 중심의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경제]
▢ 건설사 절반,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 건설사 연쇄도산 눈앞 현실로 다가와
대한건설협회는 11월 6일 상장 건설업체 104개사의 2011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회사가 지난해 상반기 28.2%에서 올해 상반기 47.1%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돈을 벌어도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빚만 쌓여가는 한계기업을 가리킨다. 반기 순이익이 적자인 업체도 작년 상반기 22.9%에서 올해 29.8%로 늘어났다. 10곳 중 3곳이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건설업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침체의 늪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대형건설사들도 글로벌 더블 딥이 시작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 '일본계' 러시앤캐시-산와머니, 6개월 영업정지 - 4개 대부업체, 법정 이자보다 높은 이자 강요 적발돼
금윰감독원이 법정이자보다 높은 고리를 받아온 국내 1, 2위 대부업체인 일본계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4개사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외에도  미즈사랑과 원캐싱, 업계 2위인 산와대부 등 4개업체가 최고이자율 규제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만기도래한 대출 6만1827건(1436억3000만원)에 대해 인하되기 전 높은 이자를 적용, 모두 30억6000만원의 이자를 부당 수취했다.

[사회]
▢ 청계천, 대장균 '우글우글' - 기준치의 최고 24배까지 검출
서울시 '대장균군 기준치 초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모전교, 무학교, 중랑천합류부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3곳 모두 평균 총대장균 개체수가 2급수 기준치(100㎖당 1천마리)를 넘었다. 수질은 하류로 갈수록 악화돼 중랑천합류부의 총대장균은 기준치의 53배인 5만3천303마리에 달했다. 이곳에서는 동물의 배설물을 통해 배출되는 분원성대장균도 5천710마리가 검출돼 기준치(100㎖당 200마리)를 훌쩍 넘었다. 인공 물길로 자연 생태를 대치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인 소식이다.

▢ 아파트경비원 최저임금 적용, 3년 늦추기로 - 노동부 "경비원 집단해고 막기 위해 불가피"
 정부가 당초 내년부터 적용하려던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斷續)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2015년으로 3년간 늦추기로 해 논란을 빗고 있다. 내년부터는 100% 이상을 지급토록 할 방침을 바꾼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2011년 기준 시간당 4천320원)을 2012년부터 90% 이상으로 올리고, 2015년부터는 100% 이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란 아파트 경비원, 수위, 물품 감시원 등 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보일러 기사, 아파트 전기 기사 등 간헐적·단속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를 일컫는다. 하지만 이런 유예는 결국 사회적 약자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서민복지를 외치는 정치권과 역방향 질주를 하는 셈이라 논란이 예고된다.

[문화]
▢ 나꼼수 논란 전 방위 확산
우리 금천에 있는 문일고 출신으로 알려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진행 중인 '나는 꼼수다. (나꼼수)의 거침없는 언행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 여야당 후보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로 민심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어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EBS의 '중용 강좌' 일방중단 통고에 항의해 26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도올 김용옥도 나꼼수에 출연한 뒤 복귀됐다.




[세계 뉴스]

▢ 리비아 다음은 이란 - 핵을 둘러싼 미국 이스라엘 선제공격 설 부상, 긴장 고조
핵보유국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갈등 속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것이 이란이 받고 있는 혐의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은 발전용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나 결론은 제시하지 않았다.


2주간 있었던 중앙, 국제 등 다양한 뉴스중 되앂어야 할 것을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당센터 소장이 간추려 알려드립니다.


 

[정치 뉴스 ]
▢ 4대강 사업 마무리? - 이명박 대통령 4대강 새물결 행사 참여  
이병박 대통령을 새물결 행사에 참석하여  "대한민국 4대강은 생태계를 더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그러한 강으로 태어났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강물을 수로로 만든 반자연적인 공사라는 국제적 지적도 많고 행사를 한 다음 날 수천마리 물고기가 죽고, 지난 큰 물로 20% 이상 흙이 재 퇴적하였다는 조사를 보면서 사람들의 머리는 갸우뚱.

[경제 뉴스]
▢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100만명 돌파 - 30~40대가 전체의 7할 차지
 빚을 갚지 못해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연도별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2007년 6만3천706명에서 2009년 9만3천283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7만7천308명으로 줄었으며, 올해 들어선 3분기까지 5만8천273명이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30대가 38만934명(38.0%)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가 31만3천463명(31.3%)으로 뒤를 이어, 30~40대가 전체의 7할을 차지했다.

▢ 한국, 올해 실질 마이너스 성장.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 - 경제 성장률은 3.7%, 물가상승률은 4.3%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이런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역전 현상은 인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하다. 경제성장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는 1분기 -0.3%포인트, 2분기 -0.8%포인트, 3분기 -1.4%포인트다. 3분기의 이 수치는 리먼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2009년 2분기(-4.9%포인트) 이후 가장 낮다. 스테그플레이션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회뉴스]
▢ 특권 부패 추문 뉴스만 가득한 사회면
영국에서 미인대회에 나왔던 이가 한국의 심사위원 등이 성상납 요구 했다는 폭로가 있아 낯부끄럽게 하더니 한나라당 간부가 탈북녀에게 성관계 요구, 공무원의 미성년자 추행 등 절제되지 않는 소식들과 함께 피부관리 1억 클럽등 특권층들의 도에 넘는 사치가 밝혀져 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세계뉴스]
▢ 리비아 가다피 사망 - 열강들의 리비아 나눠먹기 본격화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 고향 시르테 인근에서 생포됐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직도 그의 죽음에 대한 많은 설들이 있어 정확한 진실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지만 아랍의 상징으로 반미 반제 투쟁을 해왔다던 리비아는 열강의 석유 자원 나눠먹기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리스 긴축법안, 국민 반발속 의회 통과
그리스 의회가 20일(현지시간)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마련한 추가 긴축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밤 긴축법안의 개별조항에 대한 표결을 벌여 찬성 154표, 반대 144표 등 10표차의 근소한 표차로 가결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를 하고 공무원을 포함 전체 노동자가 반대를 해도 국제 투기 금융을 위해 공무원·공공부문 종업원 임금 및 연금삭감, 세금 인상,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단체협약의 구속력 약화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민주주의는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주간 뉴스브리핑은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소장이 2주간에 전국 뉴스 및 분야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를 추려 게제하는 신설 코너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이하 비없세)에서 진행한 희망버스를 잇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헌장제정 운동 설명회에 참여했다.  비없세 측은 비정규직 문제가 단지 한 기업의 고용유연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빈곤과 차별의 뿌리가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가 함께 하는 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헌장제정운동 선포식이 진행됐다.

비없세는 입법 청원 운동이나 사회적 선언이 아니라 '헌장'을 제정하는 이유는 법을 넘어, 돈의 이해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사회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라 한다. 헌장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 모두가 승자독식의 경쟁에서 필연적으로 나쁜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 고용에 목을 매는 기업들에게 인간 존엄의 최소 기준을 공유하고, 사회적 공감과 동의를 헌장으로 모아 내자는 것이다.

모름지기 경제란 모든 이가 고르게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을 말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존엄하게 함께 잘 사는 것이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경제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자긍심 넘치는 삶의 과정으로 일이 아니라 돈을 목적으로 하는 소외된 노동이 강제된다. 특히 레이건 대처 시대 이후 득세한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는 이런 논리를 극단적으로 밀고 갔는데, 예를 들면 빈부격차가 빈자에겐 더 많은 일을 하게하고 부자에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한다며 빈부격차의 확대를 환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서는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일을 시키고 언제든지 해고하길 바란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등등은 그 탐욕의 산물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본주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지속되는 미국 발 자본주의 위기는 그것을 잘 보여 준다. 반면에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마저 박탈당한 노동자 민중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저항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이제 더 이상 신자유주의 식의 반인간적 논리를 용서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다. 
민주주의 사회는 공화국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협약으로 존재한다. 그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헌법이다. 그리고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한 사회의 사회적 기준을 천명하는 것은 헌장, 선언, 협약 등이 있다.

비없세는 헌장을 통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도리'의 기준을 마련하자고 한다. 아무리 많은 희열을 주어도 우리가 마약을 범죄시 하는 것은 그것의 과정과 결과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적 가치를 해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매매, 장기 매매를 범죄로 인식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그 대상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물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  나라 노동법이 노동 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최소 조건'으로 규정했듯, 사람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삼고, 노동자들을 일회용 도구로 삼는 것은 그 자체로 반인간적인 패륜적 범죄가 된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비극에서 보듯 구호가 아니라 이른바 노동유연화는 실제로 묻지마 연쇄살인이 되고 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으로 이어지는 좌절과 죽음으로 가는 길을 막고 우리 사회의 인간적 염치, 내적 도리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워보자는 취지가 이번의 헌장제정 운동이다.

그리고 비없세는 헌장 제정을 에 대해 전문가들 중심으로 내용을 만들고 그것에 대한 동의를 묻는 위로부터의 방법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고통을 직접 느낀 이들의 의견을 아래로부터 모아 가자고 제안했다.
아주 바람직한 제안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직접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나와 무관한 것들이 나를 규정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 결과 기업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무관한 자본과 경영자들의 봉건적 성채가 되고 있다.
실제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지난 십수년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우리사회를 2-30년 전으로 돌려 버렸다.
이런 퇴행을 바로잡는 것도 역시 헌법 제 1조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신을 잘 살리는 것이고, 그 중심에 당사자들의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에 둬야 한다.
월가 시위에서 나온 "일하는 사람 들, 우리가 99%"라는 구호는 민주주의와 인간된 도리에 대한 자각이자 규탄이다.
비없세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헌장'운동이 우리사회 타락한 염치를 되살리는 아래로부터의 힘찬 행진이 되길 기대한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연재 기고] 남부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복수노조

우리나라 헌법은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적 기본권이란 본질적 원칙을 하위 법으로 침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외 의존과 독재정권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서 노동3권은 그림 속의 떡이었다. 그림속의 떡이 현실의 권리로 돌아오게 된 것은 80년 광주항쟁과 87년 6월 시민항쟁을 통해 성장한 한국의 민주주의 덕이다.

복수노조 건설은 기업별 노조를 강제한 전두환 정권의 '복수노조 건설 금지' 악법에 대한 저항이었다. 광주를 피로 물들인 전두환 정권은 국정 전반에 걸쳐 반민주적 반동을 진행했다. 노동영역에 대해서는 노동자의 자유로운 단결권을 부정하는 기업별 노조 체제를 도입하고 복수노조 금지를 통해 노동자의 자주적 민주적 단결을 봉쇄했고, 제3자 개입 금지를 통해 사회적 연대를 탄압했다.

기업별 노조는 사용자들이 노조를 어용으로 만들기 가장 좋은 체제다. 그런데 노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으면 어용노조에 대해 민주노조의 도전이 쉬워 질 것을 우려해 전두환은 복수노조금지 조항까지 만들었다. 헌법상의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이 정면으로 부정당한 것이다.

노동3권은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만들 수 있다는 단결권, 교섭을 보장받는 단체 교섭권, 단결권과 교섭의 권리를 부정하는 사용자에게 행동으로 이를 항의할 수 있는 단체 행동권이다. 노동3권은 하나의 유기체적 권리다. 그래서 다른 하나가 부정되면 모두가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을 얼굴, 몸통, 하체로 나눠놓고 하나나 두 개만 선택하라 하면 그 자체가 온전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선택 불가능한 유기체적 하나가 노동3권이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주의 일반에 대해 이해도 경험도 적은 우리나라는 공무원 교사들에겐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고 쟁의권도 각종 제약으로 불구가 되어 있다. 이제 겨우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 풀렸다. 실상을 보면 단결권을 보장하는 대신에 교섭권과 행동권을 제약한 악법이지만 말이다.

지난 10월 4일에 시흥동 은행나무 위에 있는 범일운수 차고지 앞 인도에서는 쩌렁쩌렁 함성과 구호와 박수가 터졌다. 범일운수 운전기사들이 복수노조 설립을 보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조 범일운수지회' 출범식을 열었다. 회사 안의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진행된 출범식을 통해 범일지회는 "회사는 중립을 지켜라. 회사 내 사조직을 없애라. 법이 보장하는 교육비 등을 지급하라"는 주장을 했다. 이런 주장과 구호에 대해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노조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 줏대를 가져야 하는 자주성, 모든 것을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에 충실하며 시작과 끝을 조합원의 직접 민주주의 원칙에 맞춰야 한다는 민주성, 그리고 나만 사는 눈치와 줄 대기가 아니라 함께 살자는 단결과 연대정신을 갖출 때 비로소 노조다운 노조가 된다.

하지만 지금껏 서울의 버스회사의 노조들은 노조의 이런 기본 뜻에 충실한 적이 크게 없다. 노조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되면 회사에 회유되고 안 되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 속에서 민주노조는 숨 쉴 수 없었다. 복수노조가 허용 되어 회사에 복수노조가 생기면 노조 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노조다운 노조가 만들어 질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왜냐면 결국은 노조란 조합원의 입장에서 회사의 이윤이 챙기려다 발생하는 여러 가지 노동조건의 하락과 연봉제 등 비정규직화에 맞서야 하고 노조 간의 선의의 경쟁은 두 노조 공히 노동조합 본성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의 대의 명분은 가깝게는 조합원들이 고용불안 없이, 임금 저하 없이 편하게 근무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고, 저만의 이득을 위해 전체의 이익을 외면하고, 당연히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노조의 운영이 밀실과 야합에 물들게 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합원 중심의 민주노조를 가로 막은 돈과 연고가 판치는 전근대적이고 지나치게 현실 이해관계에 매몰된 문화를 바꿔가는 것인데 복수노조는 서로간의 발전의 자극이 된다.

범일운수의 복수노조 설립이 버스 및 운수 영역의 그 동안의 잘못되고 부패된 관행을 깨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불행한 대립이 아니라 두 노총 모두에게 조합원의 민주적 각성과 단결로 가는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소수지만 용기를 낸 민주버스 범일지회 최광용 지회장과 조합원들은 군대정권 치하에 저항을 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과 다름없다. 또한 이들의 용기가 더 많은 노동자들의 용기를 불러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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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부족한 곳은 어디일까? 북한?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없는 곳은 바로 기업(회사)이다. 우선 이른바 자수성가형의 기업을 보면 기업주의 자기경험에 의한 단정이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면 바로 되돌아오는 것이 한보그룹 정태수가 했던 말이다. "머슴이 뭘 알어!" 당시 한보그룹 전무의 증언에 대한 반응이었으니 전무 눈에도 보이지 않는 생산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태도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노예의 노예의 노예쯤 되겠으니 말이다.

회사 인사위원회 즉 징계위원회를 참석하면 제왕적 또는 봉건 아니 심지어 노예사회에서나 가능한 사용자들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를 바로 경험한다. 회사의 사규를 보면 상이 하나면 벌은 수십 개다. 균형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름은 인사위원회지만 오직 징벌을 위해 존재한다.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소명(疏明)은 까닭이나 이유를 밝혀 ‘해명’하는 것이다. 즉 당사자의 처지와 이해를 존중하여 억울함이 없는 결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인사위원회는 거의 전적으로 조선시대 재판이다. 그 때 재판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자백할 때까지 주리를 틀어라."였다. 증거도 정상의 참작도 없다. 변호도 소명도 없다. 회사 인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판사 검사 변호사를 전부 회사가 차지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오직 '개전의 정'을 호소할 자유 밖에 없다.
'개전의 정'이란 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을 것을 깊게 느끼고 용서를 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오직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빌 것을 요구한다. 이런 구조와 관행에서 '소명'이란 존재할 수 없다. 소명을 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직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 것이니 사측으로 보면 더욱 더 죄만 키우는 짓이다. 

노조의 결정으로 파업에 동참한 것에 대한, 정리해고로 죽은 자들에 대한 산자들의 의리를 지킨 것에 대한 보복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쌍용자동자 노동자에 대한 1심 행정소송 판결이 나왔다. 그 재판 과정에서 나온 한 장면이다.
재판장이 회사 측 노무 이사인가 당시 사장인가 하는 사람에게 징계해고를 내린 이유를 묻자 역시나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 했다. 그래서 다시 재판장이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것에 대한 사용자들의 답이 기가 막혔다.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사람이 공손하게 있지 않고 건방지게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다. 그런 불손한 태도를 보며 개전의 정이 없다는 것을 판단했다."고 한다.
내가 절망스러운 것은 봉건시대 또는 일제 강점기의 순사들이나 할 짓을 태연하게 하는 회사 측 태도다. 특히 저 잘난 대기업의 인식 수준이 이럴 진데 가산 구로 디지털단지를 채우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에서는 또 얼마나 기가 막힐 가하는 막막함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구청장도 우리 손으로 뽑는데, 밑으로부터의 민주주의가 존재하는데 오직 기업 안에만 반장도 부장도 사장도 우리 손으로 뽑지 못한다. 민주가 되지 못한다. 형식적으로 대표이사를 주주총회에서 뽑지만 아시다시피 주주총회는 1인 1표가 아니라 1주 1표 즉 민주가 아니라 돈이 주인 되는 질서다.
사람은 단지 주주라는 돈의 대리일 뿐이다. 거기에 어떻게 사람의 숨결과 사람의 냄새가 존재할까. 만약 사장을 직원들이 직접 뽑으면 아마도 정리해고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만행은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다리 벌린 이유로 해고를 당한 노동자의 한숨을 보며 반민주적이고 반생명적인 기업 내 질서를 인간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화시킬 성찰이 절실함을 느낀다.

정리해고를 하고 고용 없는 성장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한다는 위선, 고용노동자는 줄었지만 매출과 이익과 계열사는 2배나 늘린 한국 재벌들의 도덕 불감증, 염치 외면증,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개전의 정'이 필요한 대상들이 아닐까?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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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상담센터에 온 차군이 금천인 신문을 유심히 읽는다. 그리고 묻는다.
"소장님 이게 맞는 것이예요? 이게 바람직한 방향이예요? 나는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차군은 금천인 제 6호에 실린 '할머니를 위한 육아교실' 기사를 보고 질문을 한다.

 "육아를 할머니에게 맡기는 것은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에게 두배, 세배의 부담을 주는 것이잖아요. 이런 부분을 지역사회나 행정이 품어 안고 나가야 되는데 그것보다는 부족한 복지로 생긴 부담을 그대로 인정하고 거기서 그대로 잘 적응하자는 것은 결국 현실의 모순을 고치자는 능동적인 생각에 반하는 것 아니에요?"

 "뭐 네 말이 틀리지 않지만 실제로 있는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잘 키우자는 생각을 칼로 무 자르듯 생각할 수 있나. 교육자들이 그 교육을 통해 무엇인가 배우면 그것도 좋은 것 아닐까?"

"문제는 구청의 평생 학습관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잖아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줄일까 라는 점과 내 손주 손녀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더 많은 우리 손주 손녀를 위해 노인들이 사회적 보람과 기여로 진행되는 사회육아 프로그램 같은 것을 진행해 주는 것이 옳지 않나요?"

미묘하지만 중요한 문제제기다. 이런 문제제기가 살아있는 우리 노동자들이 나는 좋다. 그냥 무심코 넘어가는 것 중에 똥을 덮는 비단주머니들이 많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말할 때 비정규직이라는 존재 자체가 노동자에겐 권리를 삭제하고 의무만 주고 자본에게 부릴 권리만 주고 의무를 면피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부당한 제도이고 현대판 노예제도이기에 제도 자체의 폐기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이미 부정할 수 없는 구조로 굳어 있기에 폐기는 과한 주장이고 그저 불평등만 줄이자는 견해가 부딪친다.
이렇게 일제 강점기에 합리 중도라는 이름으로 일제의 강점을 인정하고 자치를 하자는 일부 지주 지식인들의 논리는 쉬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화두가 실용을 이야기 하고 공정을 이야기하다 공생발전까지 진화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말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은 본질에 대한 근본적 관점에서 부자 중심 기업 중심, 힘과 이윤 중심의 관점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근본적 관점은 무엇일까? 브라질에서 가장 존경받는 까마라 대주교가 한 말로 결론 맺는다.
"내가 가난한 자들에게 자선을 행할 때 나는 성자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부자와 가난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자마자 세상은 나를 빨갱이라 칭했다."


 

문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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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몸으로 애사심을 발휘하여 열심히 일한 죄의 대가 정리해고

쌍용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문화제가 매주 화요일 7시에 보신각에서 열린다. 시간이 닿는 대로 참가하고 있다. 격이 없는 문화의 향연이다. 그래서 원없이 웃기도 한다. 그때 00노조 지회장님이 옆으로 온다. 00지회는 정리해고 사업장으로 투쟁 중인 노조다.
"문 소장님 이것 좀 봐요 "하며 툭 고법 판결문을 내민다. 그러면서 친히 판결문의 결론 부분을 펼쳐주며 읽어 보라고 한다.
거기에는 ‘진실을 부정하고, 반성도 성찰도 없고, 단체협상을 회피하고, 나이, 성향, 가정환경, 사건의 동기, 경위, 범행 전후의 상황’을 보아 사용자에 유죄를 내린다고 하고 있다. 사용자의 살아온 환경이나 인성까지 질타하는 판결문은 참 시원했다.
요즘 보기 드믄 판결문이라 지회장님도 꽤나 통쾌해서 자랑을 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도 천천히 전체를 살폈다. 그런데 쌍방 항소 판결문이었고 쌍방 기각된 사건이고 판결의 내용이었다. 즉 노동자 측, 거기서는 검사 측에서 한 항소도 기각한 것인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또 그게 기가 막히다.
우리나라 노동법은 해고가 무조건 안 되는 경우를 인정한다. 하나는 출산 휴가 직후의 여성노동자, 다른 하나는 산재 및 산재 후 복귀 직후의 노동자들에게는 복직 후 최소 한 달 이내에는 해고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는 산재 중인 노동자가 회사의 요구로 치료를 하며 일을 했다. 요양 중이라도 일이 가능하다면 일을 하지 않으면 눈치를 받는다.
괜히 주변 동료에게 미안하고 이왕이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했다. 산재 대신 공상으로 대체하는 노동자도 많다.
공상이란 산재로 올리지 않고 회사 안에서 사사로이 치료를 하는 것이다. 공상은 산재 발생을 은폐하고 후유증에 대한 보상을 막는다. 편법이다.
 문제는 산재 요양 중인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자 명단에 들어 간 것이다. 근로기준법 상의 해고 불가 조항을 위반한 것이고 기특하게 검찰이 항소씩이나 한 것인데 증거불충분으로 기각한 것이다. 사람이 다치고 요양이 필요한 시간이 객관적인데 증거가 불충분하다니 이상했다.
자세히 보니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결이다. 자발적으로 공상 처리를 하고, 자발적으로 치료를 거부하고 일을 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법이란 상식의 최소한이고 사회적 통념 안에 있는 것인데 왜 세 살배기도 아는 상식을 법은 수용하지 않을까?
그렇다. 열심히 회사를 사랑하면, 근로기준법이 사라지고, 산재 요양이 사라지고, 법적 보호도 사라진다. 그리고 열심히 일한 결과가 해고만 부른다.
마치 싼 똥이 똥파리를 부르듯. 정리해고 승소 판결문도 좋지만 나는 열심히 일한 죄로 받지 않아도 되는 정리해고자가 된 그분들이 애달파 죽겠다. 열심히 일만 한 죄가 정말 죄란 말인가?


 

문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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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처럼 살아왔다. 그러니 인상도 인생의 굴곡도 완강하다. 옳고 그름에 대하여 똑 부러진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비겁하고 눈치 빠르게 사는 사람은 착한 노동자고 서씨 같이 의견에 경우를 담고 조리를 따지면 아주 귀찮고 골치 아픈 사람 취급을 받는다.
오랜만에 회사가 주최하는 교육을 마치고 동료들과 술을 한 잔 했다. 그것이 조금 과했는지 새벽에 일어나니 숙취를 느꼈다.
그래서 회사에 전화로 오늘 몸이 너무 안 좋아 안전 운행이 어렵다고 연차휴가를 부탁했다. 회사는 취업규칙을 들어 단호히 거절했다. 아프기 4일 전에 미리 휴가 신청을 해야 한단다. 아플 것을 누가 미리 알 수 있다는 말인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출근을 했다. 억지로 운전을 하는데 회사에서 출발하여 몇 정거장 가지 않았는데 경찰이 갑자기 음주 검사를 한다.
 
7시간 이상 푹 잔 상태라도 숙취가 남고 그것도 음주운전이니 영락없이 걸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경찰이 불심검문을 한 것은 누구의 신고가 있었고 그 신고자는 평소에 서씨를 눈엣가시로 안 회사의 상사였다. 너무 억울한 서씨였지만 노무사 변호사 다 물어봐도 버스운전이란 공공영역에 음주라는 딱지로는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길은 없다는 답만 듣다가 우연히 우리 상담소까지 왔다.

고민 끝에 결과적으로 음주운전이 된 것은 잘못이지만 내가 자의로 한 것이 아니고 회사가 강제로 시킨 부분에 대한 책임의 공유와, 취업규칙 상 명시된 "운전 중 음주"에 대한 징벌 규정을 적어도 운전 중에는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님과 회사의 악의적인 행위에 의한 억울함을 들어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지방노동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패소했지만 예상외로 행정소송 등 법원에서는 승소했다.
사회적 약자를 빠르고 쉽게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동위원회들이 사용자 편을 드는 망나니 칼이 되었으니 말이다.
운전자 서씨는 3년의 투쟁 끝에 승소하여 복직했지만 복직한 지 3일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회사 차고지를 출발하여 얼만 안 된 곳에서 양 편에 주차가 되어 대형버스로선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밟는 순간 회사 간부 아들이 렌트한 차량과 바퀴가 살짝 충돌하는 사고를 당하여 운전면허 취소 등을 이유로 두 번째 해고를 당한다.
이 해고도 이겼지만 연거푸 당한 이런 끔직한 회사의 흉한 짓에 질려 지금은 독산동에서 작은 차로 택배 노동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회사에게 당하는 설움은 많다. 그런데 상담을 하고 송사를 하다보면 세상에 못된 놈으로 매도된다. 과거에 동료들이 집단으로 진술서를 작성하여 회사의 말은 맞고 노동자 말은 틀리다고 한다.
그래도 지면 사실은 반성하고 성찰하고 존중해야 하지만 이겨도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없는 현실에서 비인간적인 비도덕적인 돈의 논리를 본다.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잔인하다.

웃긴 것은 서씨의 승리 이후 서울 경기지역 버스회사들이 전부 취업규칙을 바꿨다. '근무 전후 중 음주 운전'으로, 이제 강제로 숙취 근무 시키고 처벌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승소가 사용자들의 인권에 대한 성찰이 아니라 개악만 불러온다. 이런 청개구리 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이 한국 기업의 현실이다.
그리고 반짝 아침 운전 중 음주 측정을 하였다. 회사 측이 기강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항상 편파적이라 누군가 회사에게 술을 마시면서 비판적인 말을 했다하면 바로 그 사람을 찍어 음주측정을 한다.

그런데 음주측정에도 기적이 있나보다. 며칠 전 해고를 당해 1인 시위 겸해 출근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와 함께 연대하다 들은 이야기인데 그 회사의 000 운전사는 음주를 해도 측정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평소에 유일하게 해고자에게 커피를 사주고 말을 거는 그이의 모습이 미운 회사는 그 사람이 회사 앞에서 거하게 한 잔 한 날 아침에 그와 함께 마신 동료들만 대상으로 음주측정을 했다. 이상하게 다른 기사들은 다 나왔는데 이 사람만 측정이 안됐다.
꿩 잡으려다 애먼 메추리만 잡은 꼴이다. 그러고 보면  정말 신의 아들들이 있는가 보다.
우리는 "그래도 음주운전은 안 되죠."했고 그 사람도 "당연하지 " 라고 답했지만 참으로 얄궂은 이야기였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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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사라지는 세상

마을신문 기자들의 기사 내용 검토가 열렬하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에 대한 공사(公私)의 책임소재에 대해 논의 중이다. 그 논의를 귀 등으로 듣다가 문득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미국에서 있었던 장면이다. 불타는 집을 보며 집주인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리고 끝내 집은 불타 무너졌고,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애완동물 5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문제는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와 소방관은 옆에서 '강 건너 불 보듯' 구경만 하고 있었다.
소방관은 왜 불을 끄지 않았을까? 그것은 집 주인이 소방서에 세금 75달러(약 8만원)를 내지 않아서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소방관이 한 일은 불이 나 애가 타는 집주인에게 "당신은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통보와 함께 불을 끄는 대신 불길이 세금을 낸 다른 집에 옮아붙지 않도록 물을 뿌렸다. 집주인은 "지금 당장 돈을 내겠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우선 시비를 가리는 것보다 당장 불을 먼저 끄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랜 날 우리들의 윤리적 기준인 측은지심에 대한 동의다.
아무리 흉악한 놈이라도 아이가 우물가에 있으면 노파심이 발동되어 ‘어어~~’하는 그 마음 말이다. 낮고 약하고 못난이들에 대한 연민이 측은지심이다.
이것이 없으면 인간이 짐승만도 못하다고 맹자님은 말했다.

미국에서도 사회적 논란이 됐다. 하지만 미국답게(?) 소방관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특히 법과 질서를 부르짖는 보수 논객들은 공공연하게 "그 집이 불타게 내버려 둬라!"외쳤다. "집이 불탄 건 안타깝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공동체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소방관이 세금 안 낸 사람의 집의 불을 끄면 그동안 75달러(약 8만원) 성실하게 내 왔던 다른 사람들을 기만하고, 결국 모두 세금을 내지 않아 공동체에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이웃의 세금을 빼앗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노라고 해도 물에 빠진 사람을 먼저 건너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말이다. 미국 사회의 논리는 75달러 때문에 생 자체가 재가 된 집주인의 마음을 제거한다.

그와 동시에 인간다움이 삭제된다. 마을 신문에서 말하는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것은 버린 사람을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지 않는 모든 이웃을 범죄자로 보고 응징하는 것이다.
불법을 다른 사람도 따라 할 것이라는 기우를 앞세우기 전에 먼저 치울 것은 치우고 대책을 공동체적으로 마련해 나가는 것이 옳다.

그래서 ‘돈, 법, 질서’라는 사람을 위한 수단들이 오히려 사람을 수단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을 선함에 대한 믿음은 포기하고 탐욕과 이기주의를 전제로 한 불신과 모든 이에 대한 무차별한 응징만 키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다.

프랑스의 대학자 시몬드베이유는 말했다. “우리 앞에 총을 들고 서 있는 정면의 적만이 진정한 적이 아니다. 우리의 행복을 축원한다면서 우리를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자는 모두 우리의 진짜 적이다.”
빈부격차가 단군 이래 최고이고, 전월세가 하늘처럼 솟는 지금이야 말로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하는 행정, 공공의 서비스가 군림이 아니라 더 약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이자 의무임을 아는 따뜻한 행정이 필요하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기적을 부르는 생명의   희망버스를 탑시다 



“기적을 부르는 생명의 희망버스를 탑시다.”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서울 시청광장 옆 아주 작은 재능노동자들의 투쟁텐트에서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까지 웃음과 기대를 담뿍 담고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들은 절망이었습니다. 용역깡패들의 패악과 그것을 방관 조장하는 경찰들이 희망버스의 길을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수백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니 말입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정리해고의 미친 칼날을 휘둘렀습니다. 그것을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 23년 전에 해고당한 여성이, 김진숙 그 엄숙한 사람이, 수십 년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50줄의 사내들의 그들이 일궈온 가족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벌써 160일 넘게 허공에 매달려 울고 있습니다.

그 울음에 끌린 이들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안내로 희망버스를 짓고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달려 간 것입니다.
부산에 도착하니 맨 처음 맞는 것은 역시나 경찰이었습니다. 처음 약속한 영도다리도 아니고 봉래시장으로 옮겼지만 경찰이 친 벽은 그대로였습니다. 행진을 하고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정문으로 가니 경찰이 용역깡패가 구사대가 담장이 용접된 컨테이너가 희망버스로 내온 희망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냥 깔깔깔 놀자고, 허공중에 울고 있는 김진숙님이 울음이 아니라 웃음을 나누자고 아이 손잡고 소풍가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머리 허연 노인들이 아픈 허리 두드리며 간 길인데 도대체 어쩌란 것인지.
속으로 빌었습니다. 명색이 유물론자인 내가 속절없이 “하늘님 하늘님 밧줄 좀 내려 주세요.” “하늘님 하늘님 우리 아이가 김진숙 이모 만나 활짝 웃으며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재크와 콩나무의 그 콩알 하나 내려 주세요.” 순식간에 유물론자를 유신론자로 만드는 저 절망의 바리게이트를 보며 이미 자정도 넘은 시간에 기적을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밧줄은 물론 내려오지 않았고, 콩알도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도로 올라가 높은 담벼락에 절망하고 있을 때 녹슬고 시멘트 범벅인 철근 사다리가 불쑥 내려왔습니다.
오랜 날 우리 노동자들의 발판으로 땀을 받아먹었을 낡고 늙은 사다리들이 턱턱 내려왔습니다. 그 사다리를 타고 수염허연 노인네들 올라가고 반바지 처녀가 올라가고, 4~5세 아이가 올라가고 올라가서 별이 되고 달이 되고 그들 전체가 빛이 되었습니다.
그만 훌쩍 절망의 벽을 넘어버렸습니다. 기적이 일어 난 것입니다. 하늘도 그 어떤 신도 주지 않는 기적이 노동자들의 땀 찬 사다리가 그 사다리를 타고 시대의 절망을 넘는 남녀노소 아무것도 아닌 이들의 발품 연대가 기적을 만든 것입니다.
그 순간의 감동과 희열은 이런 글로는 0.00001%도 담아 낼 수 없습니다.
2차 희망버스가 출발합니다. 희망버스는 단 한 번의 운행으로 우리 세상 희망을 만드는 구르는 눈덩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출발을 합니다. 7월 9일입니다. 절망을 넘어 없는 길을 그 희망 길을 만들어 가는 행복한 버스를 타는 귀한 경험을 원하는 분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cafe.daum.net/happylaborworld)’를 방문해서 참가신청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무료상담문의 02-859-0373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아홉번째 이야기


Chief Executive Officer(최고 경영자)의 준말이 CEO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영행위를 통해 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문 경영인이 본디 뜻이다. 언제부턴가 이 말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급기야는 선거 구호까지 되었다. CEO 대통령, CEO 총장,  CEO 지자체장, 심지어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에도 CEO 교육감이 붙었다. 다른 눈으로 보면 CEO라는 이름은 구조조정, 정리해고, 비정규직, 아웃소싱 등의 살기 띤 말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CEO의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주주에 고용된 자다. 누군가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자본가들의 생산적, 투자적 의지와 능력이 저하되자 그 자리에 마름을 내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주보다 마름이 더욱 잔인하게 소작을 쥐어짰듯이 노동자들을 쥐어짠다. 대주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키는 경영을 하다 보니 장기적 인간적 안목을 상실하고 단기적 투기적 노동자 배제적 경영만 득세한다. 그 모습을 보자.

첫째는 유성기업 사태를 통해 CEO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잠시 어려움을 피하는 수단으로 본다. 선거 때의 공약과 당선 후의 정책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무수한 언급과 공약의 무차별한 변경도 그가 CEO 출신이라는 습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유성기업 사태에서 자본가들이 노사가 3년 전에 함께 서명한 단협을 뒤집고 오히려 자동차 테러를 하는데도 정부는 노조만 탄압한다. 그러니 CEO들은 마음 놓고 약속을 어긴다. CEO 말 속에 믿음, 신뢰라는 덕성 자체가 결여됐는데 그 원인은 한국의 돈과 권력이 가진 천민적 특징때문이다.

둘째는 공적(公的) 과정을 부차(副次)화 하고 사적(私的)이고 비공식적 과정을 중시한다. 그리고 사적 비공식적 과정에서 특유의 향락과 은밀한 거래가 제공된다. 알고 보면 비즈니스 능력은 상대방을 어떻게 향락과 은밀한 거래로 포획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포획되면 성공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공범 의식을 심는다. 최근에 북경에서 남북이 은밀히 만났고 거기서 돈봉투가 건네졌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남한형 비즈니스 남한 형 CEO 습성이 깊이 중독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일례이다.

셋째는 태도의 이중성이다. 강자와 바이어에게는 굽신, 약자나 내부 인사들에게는 군림(君臨)의 습성이 그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 나도 해봐서 아는데”라는 어법에는 국민을 부하직원쯤으로 여기는 마음이 담겨 있다. 특히 한국의 CEO는 약자에게는 제왕적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들에게 상대방이 존중의 대상이라는 의식은 없다. 그래서 협상도 항상 ‘네가 먼저 무엇을 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전형적이다. 북이 핵을 포기하면 무엇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의 포기가 전제가 아니라 결론이 되어야 한다는, 엄연한 현실은 쳐다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당연시 되는 것은 그들이 CEO 경험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파업을 대화로 보지 않고 파업을 풀면 대화를 한다는 본말 전도의 태도 말이다.

최근에 서울대 총장이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한 말도 이 땅 상층이 얼마나 한국형  CEO 증후군에 중독됐는지를 보여 준다. “총장실 점거 농성을 중단하면 대화하겠다.”는 말이 그렇다. 점거농성 자체는 그동안 얼마나 소통을 안 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다. 그래서 항의도 하고 집회도 하고 시위도 했고 드디어 점거에 돌입했다. 그런데 농성을 풀면 대화한다는 것은 점거 자체가 가장 강력한 대화의 요구요, 사회적 대화 상태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원인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상식을 뒤집는다. 학자 출신인 대학 총장조차 얼마나 깊숙이 한국형 CEO 증후군에 전염되었는지를 잘 보여 준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라는 그럴듯한 말에는 최소 비용의 대상이 궁극적으로 ‘사람’이란 사실이 감춰져 있다. 최적의 비용으로 최적의 효과를 보고 일하는 사람이 존중되는 경제가 CEO들의 보편적 인식이 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잘못된 돈 중심의 돈(狂) 세상을 치유하는 길이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무료노동상담문의 02-859-0373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여덟번째

오랜만에 아침 뉴스를 티브이로 보는데 버스 바퀴 폭발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언뜻 보니 우리 지역(시흥 3동)에 차고지가 있는 버스다. 절로 ‘에구, 내 저럴 줄 알았어! '라는 탄식이 새어 나온다. 버스 바닥이 흉하게 찢기고 사람이 다치고 에구… 저 차 운전하던 기사 분 가슴은 또 얼마나 놀라 천국과 지옥을 떠돌았을까?

재생타이어, 브레이크 과열, 하체에 부착된 CNG 가스통의 구조적인 문제 등등이 연달아 떠오른다. 법으로 앞바퀴는 재생타이어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아직도 뒷바퀴는 재생타이어가 사용 중이다. 잇단 버스 타이어 폭발이 거의 뒷바퀴인 것을 보면 재생타이어 사용의 위험은 분명해 보인다.  하긴 앞바퀴 재생타이어도 버스가 한강에 떨어진 이후에 취해진 조치였다. 정비사들의 말에 의하면 재생타이어도 한번 재생한 것은 터지지 않는단다.
그러니깐 재생에 재재생을 몇 번이나 하고 있고 그런 타이어가 터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잘못된 준공영제 운영으로 시민의 세금으로 내려오는 인건비 등의 운영비를 공으로 먹으려는 버스 사용자들의 탐욕이다. `경제'라는 말이 원래 울퉁불퉁한 세상으로 고르게 만드는 말인데 언제부터인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라는 이성적인 듯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의리, 사랑 등등의 관계를 제거하는 사이코패스적인 기준이 경제라고 세뇌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버스회사들은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정비사들의 임금을 가지고 청소하시는 분 등 의 저임금 노동을 포함시키고 그 차액을 챙긴다. 정비 기능의 달인들이지만 근속년수가 긴 분들을 해고시키거나 운전기사로 돌리고 저임금의 초보 정비사들을 채용하여 그만큼의 차액을 챙긴다.

그것도 모자라 서울시가 가능한 낮게 책정한 버스 당 정비사 인원수에도 훨씬 미달하는 정비사만 고용한다. 서울시 기준으로 버스 7~8대당 정비사 1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 타이어가 폭발한 우리 금천 지역에 차고지가 있는 회사의 경우 80대가 넘는 버스가 있는데 정비사는 단 한 사람만 있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운전기사들이 이에 대해 항의하고 서울시에 민원을 넣자 초보자 청소원 등으로 급하게 절반의 인원을 채웠다. 서울시는 버스회사를 직접 실사하지 않고 회사의 인원 채용 보고만 듣고 민원에 대해 조치가 끝났다고 답해 왔다.
하지만 급하게 채운 이들은 대부분 초보라 매주 해야 하는 예방 점검조차 하지 못할 지경이라 한다. 바로 이런 조건에서 타이어가 폭발한 것이다. 서울시의 탁상행정, 버스회사의 터무니없는 정비사 줄이기 탐욕이 만든 폭발이니 어찌 재생타이어 등의 부품 탓만 할 수 있겠는가?   

대중 교통수단은 사고 정비가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 사고를 예방하는 정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성과주의와 돈독만 오른 우리 사회는 사고만 안 나면 된다고 생각한다.
수 십 년간의 전문 직업과 기능에 대한 경륜의 존중도,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신성함도 다 내 팽개치고 있다.
현재 서울버스는 음주 운전하는 사람이나 도박 하는 사람들의 심정과 같아 요행만 바라고 정비사 없는 버스 운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과 도박은 반드시 망하는 법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고가 날 때까지 그 짓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이롭게 하고 사람의 관계를 돈독케 하는 발상이 다시 부활해야 한다. 직업에 소명과 사명을 실을 수 있는 경제 논리가 다시 부활해야 한다. 만에 하나를 준비하는 것이 ‘예방’인데 그것이 바로 사람 중심의 경영이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다섯번째-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은 일자리를 없애지 않는 것

쌍용자동차에서 정리해고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사용자들에겐 일자리가 비용과 이윤의 문제지만 노동자들에겐 그것이 삶 자체, 목숨이 달린 문제다. 사용자들은 긴축을 한 것이지만 노동자들은 생계수단을 빼앗긴 것이요 사형선고를 당하는 것이다. 아픔과 고통이 비교될 수 없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이 있다. 이것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는 죽어도 된다는 흉악한 속셈을 숨기고 있다. 이런 식의 중간 없는 강요된 선택의 말은 대부분 강자들의 언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식의 말이다.
하지만 이미 퇴화된 사람의 꼬리뼈라도 그곳이 아프면 온 몸이 아프듯이 생명에는 그리고 인간에게는 대 소가 없어야 한다.

노동자를 죽이는 회사가 왜 필요할까? 노동자들을 가능한 임금을 적게 주고 오래 일을 시켜서 정말 맘이 좋을까? 원래 좋은 사장이 되려면 자기 친자식에게 일을 시키듯 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좋을 땐 가족이지만 좀만 어려워도 바로 호적(戶籍) 파는 돈 중심의 세상에서 이런 인간적 이성이 작동되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보수 진보 여야 없이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나선다. 그런데 이상하게 창출된 일자리는 비정규, 임시, 저임금의 일자리들이다. 좋은 일자리를 하나 없애 나쁜 일자리 두 개 만들자는 것인데 그래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그러니 일자리 없애기만 많지 일자리 창출은 없다.
일자리 없애기의 선봉장이 바로 구조조정 정리해고다. 정리해고의 문제는 노동자들이 회사의 경영상의 이유로 아무 잘못도 안 해도 해고를 당한다는 점이다.

원래 경영권과 인사권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법적 근거도 없는 것이 절대화 되어 있다.
그런데 경영이 나쁘면 그 책임을 아무 잘못도 없고 권한도 없는 노동자들이 뒤집어쓴다. 잘못도 없이 사회적으로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 정리해고다. 그래서 정리해고는 근대적 법 원리인 의무과 권리가 병행 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노동권에 대한 부정이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퇴행도 아이엠에프 사태라는 위기를 틈타 도입되었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지옥이 되었다. 구조조정 정리해고를 찬성하는 이는 일자리 창출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

왜냐면 구조조정 정리해고를 인정하는 것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입으로 두말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들 일반 사람들도 무심코 일자리 없애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고속도로에 하이패스가 생길 때 도로통과비를 받던 이들의 일자리가 지워진다.
셀프 주유소가 생겨날 때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가장 쉬운 일자리였던 주유원의 사라진다. 인터넷뱅킹을 하는 것은 은행의 창구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편리함이란 이름 아래 은행창구가 작아지고 창구직원이 비정규직으로 돌려졌다.

그리고 우리들은 은행의 일을 대신해 주면서도 오히려 돈을 받기는커녕 돈을 주고 있다. 이런 것을 소비노동이라 한다. 고객 감동이라 하지만 나도 모르게 봉이 되고 만다. ‘물은 셀프’라는 말 속에도 일자리가 사라졌다.
예전에는 이른바 엽차를 주고 주문을 받는 것도 하나의 일자리였다. 생각해 보시라! 우리의 편리는 누군가의 일자리를 없앤 것이다. 

일자리를 잃는 고통은 천차만별이지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절규했다. “함께 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하이 자동차에 기술을 팔아먹고도 모자라 기획파산을 통해 또다시 인도의 마힌드라로 쌍용자동차가 팔렸지만 해고된 노동자들의 구제는커녕 무급휴직자로 1년 뒤에 반드시 원직복직을 시킨다는 사람들에게도 약속을 지킨다는 소식도 없다.
그 참혹한 침묵 아래 벌써 15명의 생명이 끊겼다. 해고는 살인이고 정리해고는 묻지 마 연쇄살인이라는 사실을 경영하는 이들, 행정 하는 이들, 정치하는 이들이 곰곰이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소장
상담문의 02-859-0373

*지난 준비 5호에 실린 글인데 옮기지 못해 한참 지난뒤에 게시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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