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그룹이 수천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현대자동차도 법원 판결에 밀려 정규직 전환대신 정규직으로 입사를 요구하여 빈축을 사고 있지만 비정규직 사내 하청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최근 이마트에서 하도급 노동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
이마트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이마트 판매 도급사원들을 불법 파견으로 규정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하도급 노동자들의 정규직 고용을 약속한 것이다. 노동부는 2월 28일 이마트 전국 23개 지점에서 노동자 1천978명 불법파견 사실이 확인돼 직접고용을 지시했다.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마트가 매달 197억8천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사내하도급 노동자 1만여 명 정규직 전환 발표가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조치의 이면과 조치의 전후과정을 보면 기괴하다.
첫째로 불법파견을 확인 받은 것은 그동안 회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의 확인이다. 불법파견이란 결국 사람장사를 한 것이다. 인신매매에 다름 아닌 반인륜적 범죄행위다. 그럼으로 불법파견이 확인되면 정규직화 하는 것은 무슨 시혜나 조치가 아니라 당연하고 필연적인 조치다. 당연한 것을 대단한 것을 한 양 하고 그것을 언론이 받아 포장하고 이 기이한 돈의 연대를 기이하게 여기는 이들이 너무나 적을 뿐이다.
두 번째로 불법에 대한 인정과 사죄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대자동차도 그리고 어떤 자본도 이런 최소한의 도리를 갖추는 곳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죄의식 없고 휴머니즘이 없는 돈 중심의 세상이 사이코패스 경영을 범람케 한다.
세 번째로 처벌이 필요한데 처벌이 내용이 터무니없다. 지난 2월 28일에 대법원이 근로자파견법 위반으로 GM대우차(현 한국GM)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2005년 기준 GM대우차 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은 3,510만원이었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60%였다.
따라서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1인당 연봉 차액 1,404만원이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843명의 연봉 차액을 계산하면, 검찰이 파견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기간만 계산하더라도 닉 라일리 전 사장은 2004년 한해에만 118억 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1998년부터 검찰이 기소한 2005년 1월까지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한 기간 7년을 계산하면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불법으로 얻은 인건비는 828억5004만원이다. 대법원 판결의 대상은   GM대우차 창원공장만이다.
2005년 노동부는 군산공장에 대해서도 10개 하청업체 1100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GM대우차에는 당시 3,5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다. GM대우차 닉 라일리 전 사장이 1998년부터 2005년 1월까지 3,500명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착취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이 3439억 8000만원이다.
불법파견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GM대우의 부당이득은 7371억 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 이득은 결국 불법과 사람 장사를 한 결과다. 2005년도까지 지엠은 창원공장에서만 최소한 800억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고, 전체적으로 최소 3500억 이상을 훔쳐간 GM대우차와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대한민국 법원이 내린 벌금이 달랑 700만원. "1000만원을 훔친 도둑에게 그 죗값으로 1000원을 내라고 한 셈"이다. (참세상 박점규님의 글을 인용) 이러니 안 들키면 좋고 들킨 들 잠시 성가실 뿐 이득은 영원하다는 생각을 왜 안할 것인가?

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첫째는 노동부의 직무유기가. 노동부는 2011년, 2012년 2년에 걸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대한 사내하도급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단 한 군데서도 불법파견을 밝혀내지 못했다. 오히려 이마트가 노동부 직원에게 명절선물을 돌리며 관리하고 있었다. 돈과 관이 작당하여 노동자들의 피땀을 빨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두 번째는 이번 이마트 조치는 다분히 정치적 꼼수를 품고 있다. 이마트의 신세계 그룹은 전사적 차원에서 직원을 사찰하고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갖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 심지어 조사가 들어가자 사전에 모든 노무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전수찬 위원장과 조합원은 해고했다.
이마트 내에서 직원 감시는 마치 감옥 수준으로 강화 됐다. 이런 악덕들이 폭로되면서 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이 법적 처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이를 물 타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자본의 공통점은 그 회사 오너 들이 불법이 들통나 처벌을 받아야 했고 그 책임을 가리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다. 결국 자발적 조치는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 계급(자본가등 기득권층)에 대해서는 항상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익은 공공의 이익과 결코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회를 기만하고 억압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무도덕한 것이 자본이다. 그럼으로 나라와 사회와 사람이 정신 똑바로 차려 신중하게 경계하고 견제하지 못하면 자본은 항상 자기마저 잡아먹는 아귀(餓鬼)가 된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아프리카에서 희생된 북한 의사들을 추모한다.

어떤 젊은이가 일본 전철에서 사람을 구하고 자기는 사망한 사건이 한 일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울린 적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분들을 의인이라 부른다.

의인(義人). 타인을 위해 자기를 던진 이를 말한다. 그런데 의인도 이념을 타는 모양이다. 지난 설 연휴 중에 북한 의사 세 명이 나이지리아에서 피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에 대한 최소한의 추모의 념(念)이 없어서다.

요즘 연예인들이 오지에 가서 탐험도 하고 봉사도 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 속에 북한의 의사가 먼 아프리카 국가까지 가서 봉사를 한다는 것은 관심을 끌만하다. 그런데 북한이 이미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단다. 나이지리아만에도 2005년부터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했다. 연합통신 보도에 의하면 에티오피아와 모잠비크에도 의료진을 보냈고, 일부는 의료진 교육을 맡고 있다고 한다. 현지 정부와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는 소식도 덧붙이는데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많은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자기 코가 석잔데 아프리카는 웬 말이고 더더욱 해외 원조가 가당키나 한가?'하며 냉소를 보낸다. 이것은 백성 허리띠 졸라매며 미사일 핵실험 한다는 매도와 맥을 같이한다. 허리띠 졸라 매며 경제성장을 했다고 자랑하면서 말이다. 이런 생각들은 농부가 왜 굶어 죽어도 씨종자는 베고 죽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거나, 당장 씨종자도 먹어버려 미래를 영구히 죽이라는 저주가 담긴 말들일 뿐이다. 흉하다.

또 연합통신은 "북한이 아프리카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비동맹 외교를 통해 지지를 확산하고 교류 활성화로 경제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한다. 국익론이다. 익숙하다. 자기 잇속을 위해 선행도 베푼다는 말이다. 이런 말은 외교에는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친구가 된다는 신화와 함께 어차피 인간사 이기적 탐욕이라는 돈과 욕망의 논리의 주축을 이룬다. 하지만 이상하게 한국 사람들의 많은 이들은 미국의 원조만은 순수한 원조로 우리들의 은인이라 굳게 믿는다. 미군만은 순수하게 한국을 위해(자유 민주를 위해) 희생 봉사했다고 굳게 믿는다. 이상타.

그런데 원래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은 유무상통하는 것이 옳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바의 의사 교사들의 남미 아프리카에 대한 봉사다. 쿠바의 경우 의대 졸업자에게 마치 한국의 군 복무처럼 의무 봉사기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쿠바는 의료진과 교사진을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주고받는 것도 유무상통하는 국제관계를 잘 보여 준다. 이윤이 아니라 쓸모를 나누면 이렇게 정말 상생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사에 평화라는 말이 단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다. 통일의 전제가 북의 붕괴다. 자주와 평화 민족대단결을 통한 상호 존중과 유무상통의 평화적 통일이 삭제된 시대에 북한 의사들의 의로운 죽음을 통해 평화와 상생을 배우는 길은 요원하겠지만 이렇게라도 그들의 의로운 죽음이 우리 심장에 기억되길 기대한다.

의인은 이타적인 사람이다. 이기적인 것의 반대다. 금언 중에 '이타적인 생은 이기적인 욕구도 충족하지만 이기적이기만 한 삶에는 절대 이타적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답기 위해서 자기에게는 도덕적 자각이 필요하고 남에겐 덕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 우리는 무수한 의인을 본다. 한진 지프크레인 85호에 올랐던 김진숙씨, 지금도 철탑이나 종탑 고공농성중이 노동자들이 자기를 바쳐 이 땅에서 빈곤하고 차별받는 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 형식을 어겼다고 그들을 불법이라 매도하고 탄압하고 또 질타하는 이들을 왜 한국 헌법 전문에 3.1운동과 4.19라는 불법 혼란 폭동이 새겨져 있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광고하지 않으면서 의료 봉사를 하다 희생을 당한 북한 의료진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연민이 대상이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봉사 활동, 주는 자의 광휘가 아니라 받는 자들이 삶이 자주적으로 강화되는 원조, 거기에 남북이 따로 있을까?

성경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 4,6,10]

지금 사회적 아픔에 이웃의 고통에 ‘슬퍼하고’, 그들의 내민 손을 연민이 담긴 연대의 손으로 마주 잡았다고 ‘박해를 받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또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는데 큰 교회 돈 많은 종교인들은 왜 저렇게 북에 극악스러운지.

                 

                                                                                   문재훈 소장(남부노동상담센터)

과태료(過怠料) 유감(有感)

해고자들이 칼날 추위에도 출근 선전전을 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시간이 대는 대로 해고자들의 출근 선전전에 결합한다. 출타를 준비하면서 본 티브이 아침 뉴스에 자기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서울시 방침에 대한 논란이 보도되고 있다. 과태료, 행정상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과하는 일종의 벌과금이다. 행정에 대해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른 개인에게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로써 형법에 형명이 없는 벌이다.

작년에 경찰이 경범죄처벌법을 강화하면서 구걸을 시키면 8만원 구걸을 하면은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것의 적용이 아마 올 3월일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참으로 몹쓸 세상이라 생각했다. 한 끼 먹을 것 없는 이에게 5만원을 어떻게 내라는 말인가? 5만원을 낼 수 있는 능력이면 왜 구걸을 해겠는가 말이다. 조례를 만들어 발표만 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 이 공공의 정의와 인간에 대한 존엄을 생각하지 않는 법 만능의 생각은 사실은 독재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뉴스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식이 성장하여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놈의 시민의식이라는 것이 어떻게 시민이 아닌 행정에 필요한 도구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왜냐면 시민의식이란 공화(共和)민 의식이다. 공화국의 시민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적 이해가 절제되어야 함을 약속한 체제다. 빈부격차에 의한 차별과 불공평을 법을 통해 조절하는 것을 인정하는 체제다. 그래서 복지나 인권 그리고 사회적 기본권을 헌법으로 보장하는 체제다. 시민의식이란 그러니깐 책임만 많이 지는 것이 아니라 불의한 돈과 권력 그리고 법 제도와 관행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공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깨어있는 시민의 의식이다. 근데 어떻게 된 것인지 요즘은 공공의 책무를 개인에게 돌리는 것에 너그러운 것을 시민의식이라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원래 쓰레기 수거는 행정의 몫이었다. 행정이 하는 공공서비스의 필수 영역이었다. 그런데 환경 운운하면서 분리수거를 개인의 몫으로 돌리고, 공공 서비스 기능의 금전적 몫을 쓰레기봉투 유료화로 개인에게 돌리다 못해 이제 행정의 일을 대신 해 주는 개인에게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난리다. 자기 일을 대신 해 준 것인데 당사자가 자기일 남이 안 한다고 행패를 부리는 꼴이다. 눈을 치우는 것은 당연히 공공의 영역이다. 제설은 도로 관리의 부분이기 때문이다. 도로 관리에서 관리란 일반적으로 사업을 경영하거나 물적 설비의 유지관리를 하는 등의 국가작용을 의미한다. 그것은 일종의 통제권인데 통제 즉 지배권은 그만큼의 전적인 책임이 국가에게 있다는 것이다. 도로가 불편한 것은 행정당국이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제 자기의 의무는 저버리고 권리만 행사하며 그 의무를 성숙한 시민의식이란 말로 시민들 특히 서민들에게 들씌우고 있다.

돈 많은 자들이야 사람 사서 쓰면 된다. 의료보험이 부자들에겐 자기 병원에서 이윤을 적게 내는 불편한 것이지만 서민들에게 보험 수백 개 든 것보다 효자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혹시 서울시는 예전에 일자리를 살려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화장실 관리가 개인에게 있을 때 골목마다 "똥퍼 똥퍼"하는 직업이 있었다. 골목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 골목마다 "눈쳐 눈쳐"하는 눈 치우기 전문 직업을 창출하려는 노력으로 과태료를 먹이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구걸하는 거지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보고 말단 경찰이 한 말이다. “타인 통행의 방해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고, 재산이 없는 이들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도 무의미하고 실행력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아니다. 기업이 잘 되는 것이 모든 것이라 믿는 이명박근혜정부는 거지에게도 과태료를 쥐어짤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지상 최대의 흑자에 수십조 재산이 늘었다는 부자들에겐 감세를. 서민들에겐 증세를 하는 심보를 보면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민의식이란 공공의 영역을 키워 빈부의 격차와 삶의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지 나라가 시키는 대로 돈 더 내고 몸 더 대고, 아니면 처벌받는 것이 아니다. 이런 발상에 대한 많은 이들이 말한다.

"유신 독재의 향기가 난다."

국가는 의무를 백성은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 '민주공화'다. 그 반대인 국가는 처벌의 권리를 백성은 돈과 몸을 대는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봉건, 독재다. 그래서 법이 사람을 잊으면 굶주린 호랑이보다도 무섭다고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문재훈 소장(남부노동상담센터)

‘쌍용차 무급휴직자 복직합의’ 속의 분노할 진실

쌍용차가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3년 5개월 만에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합의”를 발표했다. 뉴스보도를 접한 지인들이 들뜬 소리로 잘됐다며 전화를 한다. 마치 쌍용차문제가 해결된 듯 호들갑을 떤 언론 보도 탓이다.

무급 노동자 복직을 합의했고 3월 1일부로 복직을 시킨다는 약속을 사측이 지킨다면 그것 자체로 나쁜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 사측이나 쌍용 노동자측을 대표한다는 기업별 노조 측은 이번 발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년 5개월 전에 이미 복직이 아니라 복귀시키기로 노사정 합의를 통해 대국민 선언을 한 내용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 하지만 그 속에 켜켜이 쌓인 사연과 아픈 시간을 외면해서는 진정한 문제 해결은 없다. 진심으로 말하지만 진실 되고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

무급노동자를 대신하여 노사 협의를 하는 기업별 노조는 지난 시기 무급노동자는 조합원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무급노동자들은 기업노조를 대상으로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마치 무급노동자의 고통을 헤아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이나 한 것처럼 말한다. 정말 더러운 위선이다.

더 큰 문제는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의 몸통인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문제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회사는 기업별 노조를 동원해서 이런 발표를 했을까?

첫째는 쌍용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국민들에게 착시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둘째는 착시효과를 통해 자기들은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음을 시위하고 그것을 이유로 여야후보 모두가 약속한 국정조사를 막아보겠다는 속셈이다. 이미 국회 청문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진실만으론 쌍용차 회사의 잘못을 시정하지 못했다. 국정조사는 진실을 법적으로 밝히고 잘못된 점을 실제로 시정하는 조치다. 이런 법적 규정만이 쌍용자동차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진실을 두려워하는 쌍용차는 거짓으로 이익은 본 이들이 운영하고 있다. 진실을 감추고 노동자가 희생을 감수하고 침묵하는 것이 회사의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짐승만도 못한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이 합작하여 국정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물 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는 무급노동자들의 임금소송이 막바지에 와 있다. 2009년 8월에 복귀시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무급노동자들이 임금소송을 했다. 당연히 무급노동자들이 승소할 재판이다. 이런 법적 물질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번 발표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쌍용자동차는 복귀의 조건으로 무급 노동자에게 임금 소송의 포기와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의 포기한다는 확약서를 요구했다.

최근 공장에서 목을 맨 노동자를 포함하여 쌍용자동차는 무려 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떤 회사 임원진들의 생존을 위해 이렇게 많은 노동자를 죽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중 19번째 사망자가 무급 노동자였다. 2009년도 최초 합의서가 지켜지기만 했어도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죽음이다. 이런 죽음의 당사자가 이번에 노사합의를 발표한 바로 그들이다.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복직이라는 미끼로 3년 6개월의 고통을 포기하라고 하고 있다. 정작 확약서는 이미 약속을 어긴 사측과 기업별 노조가 써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지금 쌍용은 도둑이 매를 든 꼴이다.

쌍용뿐일까? 한진중공업에서는 복직 직후 또 휴업을 때렸다. 콜트 콜텍에서는 흑자가 나는 상태에서 장래 올 위기를 상상해서 정리해고를 했다. 그리고 공장을 해외로 옮겨 일자리 없애고 세금을 줄였다. 나라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기업을 옹호하는 정부와 법정이 이상하다. 노조를 없애기 위해 전 직원을 감시하고 노동자들을 토마토 사과 배로 분류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충심이라고 믿는 괴물 기업들이 사방천지다. 돈이면 다라는, 이윤을 위해 인간을 추방해도 된다는 자본의 논리가 어떤 제재 없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투기꾼 조지 소로스조차 자본은 무도덕한 존재라 했다. 사람이 돈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무도덕한 돈이 사람을 지배한다. 그 결과 쌍용차 등 반인간적인 버르장머리가 당연시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사람의 세상을 살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우리에게 사람일까?

쌍용자동차는 회계조작과 기획파산으로 정리해고를 하고 회사를 팔아넘겼다. 정리해고 자체가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사의 정상화는 진실을 규명하고 거짓과 사기로 이득을 본 놈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지우고 정리해고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는 것이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국정조사가 방해 된다는 논리는 진실 규명을 하지 말자는 논리인데 진실의 햇살에 위협을 느끼는 존재는 그저 어둠 속 부정부패의 습기에 기생하면서 생명을 갉아 먹는 곰팡이들이다. 살인하고 이미 죽은 것 어떡하나 산 사람이라도 살자는 것은 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연쇄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주며 노동자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곰팡이 정치의 선두에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몽니가 있다. 야당이 그를 한구바리게이트라 부르는 이유다.

문재훈(남부노동상담센터 소장)

이런 시가 있다.

[새해 첫 기적] - "황새는 날아서 / 말은 뛰어서 / 거북이는 걸어서 / 달팽이는 기어서 / 굼벵이는 굴렀는데 /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전문 - 반칠환) 날고 뛰고 걷고 기고 굴러도, 아예 한자리에 굳건해도 사람이 나눈 시간은 맞이하는 것은 만물에게 동일하다. 그래서 새삼 새해니 헌 해니 하는 구별도 무상타지만 사람이란 계기에 따라 아름다운 의지를 세우고 또 돌아보는 존재니 새해 첫 글을 쓰는 마음은 나름 유난타.

2013년은 근혜 신년이란다. 하지만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는 것보다 정작 큰일은 자본주의 체제가 자기모순에 빠져있다는 거다. 자본의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이유는 자본의 이윤에 대한 탐욕이 도를 넘어 '사람과 생태와 미래'를 착취했기 때문이다. 작년 자본가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 세상의 부자들은 '자본은 지난 신자유주의 20년 동안 죄를 지었다.'고 평가했다. 따뜻한 자본주의니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니 하는 것은 그런 성찰의 표현이다. 하지만 한국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를 선택했다. '아직도 선거 때 말을 믿느냐?' 하는 정치가 시작됐다. 누군가 역사란 과거를 보며 뒷걸음치는 것이라 했다는데 2013년의 한국정치는 경제도 정치도 사회도 과거를 보면서 앞으로가는 판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나는 2013년 첫 일을 마석 모란공원에서 120여기의 열사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때 전태일 열사 앞에서 2013년 한해를 더욱 더 사람답게 살자고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자신을 둘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함께 더불어 사는 생각과 실천', 즉 '노동'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구를 욕망으로 돌린 체제다. 밥 한공기로 채워지는 욕구가 수십 수백만원짜리 한 끼가 아니면 안 채워지는 욕망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인류의 경제력은 모든 사람의 욕구를 다 채울 수 있는데 단 한사람의 욕망은 채워주지 못하는 말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게 됐다.

함께 살기보다 나만이라도 살겠다는 생각, 공존이 아니라 승자독식의 경쟁에 눈이 먼 돈 중심의 세상이다 보니 우리가 가장 크게 상실한 것은 가난 보다 사람다움이다. 돈이 중심인 세상에서 사람은 오직 수단이다. 하지만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이다. 이 생각을 잊으면 인간으로 모든 근본을 잃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할 인간적 문제다." 돈과 권력이 사람을 나누다 못해 노동자들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누고 차별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반인간적 행위다. 남이 불행한데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비정한 생각이 사람다운 것일 수 없다. 그러니 사람을 사랑으로 보는 것이 바로 사람다움이다. 사람과 사람이 독립 자가 아니라 그 사이에 무언가로 연관되어 있는 것, 마치 벽과 기둥이 방이라는 공간을 위해 필요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동체적 개인의 의미를 채우는 것이 즉 '인(人)+간(間)=사람다운 사람'이다.

자기만의 욕구충족이 눈이 벌게진 곳에 사람다움이 있을 리 없다. 한 사람이 굶어도 내 심장이 아프고, 단 한사람이 아파도 영혼이 아픈 존재가 사람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말하는 빈곤과 차별은 체제나 이념 이전의 문제가 되었다. 봉건적 논리가 자본의 탐욕에 의해 소환된 퇴행이 자본주의 말기 본질이라면, 자본의 탐욕과 경쟁과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의 문제일 뿐이다.

가령 새누리 당 원내대표 이한구의 쌍차 방문이 그렇다. 그는 '쌍차 정상화를 위해 차 한대를 더 사주는 것이 필요하며 과거의 잘못은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 수 없어 국정조사는 반대한다.'고 했다. 그 말 속에, 23명의 죽음, 수천 명의 살인해고, 만 삼년의 눈물과 피땀, 그것을 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연민과 양심, 고통을 함께 하려는 연대의 사랑을 차 한 대 만도 못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줄 도 모른 채 말이다. 돈 또는 기업 중심의 생각이 얼마나 반인간적일 수 있는 건지를 잘 보여 준다.

과거와 독재와 독점이 승리한 세상에서 사람 노릇하기 쉽지 않는 2013년의 출발이니, 나만이라도 먼저 비정규직 정리해고와 투쟁하는 노동자들, 학살과 수탈에 저항하는 이들, 자기 목숨을 끊거나 자기 몸을 허공에 매단 이들의 마음으로 세상 가장 춥고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생각해 본다.

문재훈 소장(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이운남

소식을 접한 운남은 가슴이 쿵쾅 거리기 시작했다. 온 몸과 함께 두 손으로 잡은 택시 핸들이 마구 떨렸다. 도저히 운전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엊그제 부산 한진 노동자의 죽음만으로 너무나 무거운 마음인데, 오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파업투쟁에 정몽구가 용역깡패 2,000명을 동원하여 유혈이 낭자한 폭행을 휘 두른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악몽이 떠올랐다.

박일수 열사의 죽음을 안고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올랐던 지프 크레인이 생각났다. 아니 분노로 정련된 투쟁의 각오가 아니다. 5시간 만에 다리를 부러뜨리며 얼굴의 형체가 사라지도록 맞았던 그 아픔, 너희들 같은 것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살의와 협박을 홀로 고립되어 견디다 까무러쳤던 그 순간, 지금 폭행을 당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때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때 자신은 얼마나 절박하게 연대의 손길을 기다렸던가? 고립과 단절이라는 벽속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들의 죽음을 각인시켰던가? 그런데 지금 바로 그런 소식을 들으면서 나는 하루의 밥을 위해 택시 운전이나 하고 있다니. 나는 잘살고 있는가? 내 양심은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전"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면서 두들겨 맞는 것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제대로 도와주지 못 해서 그런 것 아니냐" 선배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한다. '운남아 니 잘못이 아냐.' 하는 몇 마디 위로의 말을 챙기며 병원에도 들렸다. 그런데도 가슴의 쿵쾅거림은 잦아들지 않는다. 영구 임대아파트 좁은 방에 여전히 홀로 남아 있다. 저 환한 창문이 유일한 문으로 보인다. 이 어둠을 깨기 위해 나의 양심은 지금.....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양심이 허물어진 삶은 의미 없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는 꽃잎이 되었다. 겨울공화국이 연장되는 이 겨울에 그는 채 피지 못한 인간해방을 위한 또 하나의 피 거름이 되었다.

7년 동안 그는 가장 싹싹한 노동자였다. 누구보다 성실했고, 누구에게 먼저 화를 낸 적이 없다는 착한 사람이었다. 선배들로부터 가장 큰 귀여움과 신뢰를 받던 노동자였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만들고 조직부장이 되는 순간 세상은 한꺼번에 달라졌다. 울산 동구를 사유화하여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현대중공업 정몽준의 힘은 막강했다. 그리고 교활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가 결성되자마자 현대중공업 원청 자본은 조합원 납치․폭행, 사내하청업체 폐업 등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운남이 다니던 하청 업체에서 폐업 위협으로 동료 노동자들을 이간질시켰고, 생계위협을 느낀 동료들이 운남의 '출입증을 뺏고 사지를 달랑 들어 현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돈은 이렇게 한순간 7년의 인간관계를 먼지처럼 부순다.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노조를 돈으로 사서 어용화 했다. 당연히 비정규직 노동자는 존재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탄압에 맞서 박일수열사의 분신항거가 일어났다. 그 항거에 부응하여 이운남은 동지들과 크레인 농성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지막지한 폭력이었다. 영혼과 육체에 새겨진 이 두 가지 아픈 경험은 운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영혼의 상처를 새겼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었다.

사람을 만나 마음을 나누는 것이 혁명이라 믿었던 운남이지만 현대중공업이라는 절망은 사람을 만나기가 무서워진 운남으로 만들었다. 마음의 상처는 매일 매일을 두려움으로 깊어졌고 사그라지지 않는 운남의 양심은 쉼 없이 나약한 자기를 채찍질하니 심신은 더욱 황폐해 져 갈뿐이었다.

그의 영전 앞에서 묻고 또 물었다. 이 착한 청년을 죽인 원인이 무엇일까? 희망고문일까? 절망의 두려움인가? 양심고문에 무력고문이 더한 것일까? 아니면 사람이 죽어도 표정하나 없이 무심히 유령처럼 출근을 하고 있는 세상일까?

그는 말한다. "양심이 허물어진 삶은 의미 없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회사 폭력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아왔지만, 그래도 자신의 원칙을 잃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 이제 더 이상 좁은 방에서 갇혀서 흐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유서다. 현대 재벌들에게 만신창이가 된 심신을 들어 마지막 항거의 이유다. 양심을 지키며 동료들의 행복을 원하고 있다. 대법원이 불법파견이라 판결한 것을 여전히 자행하고 있는 현대 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에게 보내는 통곡이다. 정몽구 회장은 알아야 한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양심으로 뜨거운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장에 테러를 가하고 것과 같음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잔혹한 폭력임을. 죽음으로 하는 외침을 외면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음을.

노모가 서럽게 오열을 한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온몸을 뒤튼다. 아프다. 아프다. 어쩌란 말인가? 부산 한진에서 한 노동자의 자결이 울산에서 한 비정규노동자의 투신이 연신 시대의 어둠을 두드리고 사람들의 양심을 흔든다. 벌써 4명 째 귀한 목숨이 타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추모제 중에 또 하나의 억울한 죽음이 들려온다. 이제 살자는 말, 힘내자는 말 조자 사치다. 하지만 잊지 말자. 모든 열사는 죽음으로 말한다. "사람들 가는 길에 희망만이 가득하길" 우리 사회에서 이런 희망과 사랑의 마음이 죽어가고 있다. 이 죽음을 막지 못하는 우리는 여전히 죄인이다.

모든 죽음은 그 사회 공동체의 몫이다. 열사들의 몫은 산자들의 성찰과 용기를 부추기며 끝내 비겁과 도피의 삶에 굴복할 수 없다는 절개의 표현이다. 산자들은 죽은 자를 추모하면서 돈이 아니라 사람이, 돈이 아니라 생명이 우선인 세상을 위해 악착같이 살고 투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돌아보자. 나만 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함께 살려는 죄로 배제당한 이웃은 없는지. 굴종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아닌 건 아니라고 했다고 추방당한 이는 없는지. 그들을 더욱 외롭게 하고 있는 내가 아닌지... 돌아보자.

 

문재훈(남부노동상담센터)


<쌍용차 구로정비본부 정문에서 노동조합이 아침선전을 하고 있다   >


쌍용자동차 정비본부는 구로역 맞은편에 있다. 거기에서 2,30년 일한 노동자들이 상담소에 왔다. 산자와 죽은 자가 나눠질 때 산자가 되었지만, 함께 살자는 노조의 지침과 평생을 함께 일하다 죽은 자가 된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의리를 지켰다는 죄로 징계해고를 당한 분들이다. 3년의 노력 끝에 중앙노동위원회, 행정소송, 고등법원을 통해 징계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에 정리해고 된 노동자들, 정리해고되기 전에 스스로 퇴사한 이들과 가족들이 22명이나 죽은 대 참사가 핏자국 선명하게 찍혔다. 그 험한,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참담함을 딛고 얻은 승소는 참으로 반갑고 값진 열매다.

회사에서 고등법원에서 패소한 지 3개월이 지나서 갑자기 복직통보를 했다. 그런데 그것도 문서가 아니라 하급 중간관리의 일방적 전화통보다. 하지만 형식이 개똥이면 어쩌랴, 꿈에 그리는 원직복직이면 찰떡이지 하며 기대에 찬 징계 해고자들에게 회사가 전달한 것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여 대법 판결까지 잠정 복직을 시키되 복직 다음 날 복직자 모두에게 휴업조치를 한다'였다. 

이런 회사의 통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묻는 방문이다. 휴업조치를 한다는 것은 휴업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고 그 비용이 평균임금의 70%이니 좀 낳은 것 아니냐서부터 휴업조치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에 대해 상담을 했다. 그런데 쌍차의 경우 이미 징계 해고 직전에 임금의 30%를 노조가 자신 삭감한 상태다. 그래서 실제 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은 70%의 70%로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회사는 고법 패소가 대법 패소로 이어질 경우 평균임금의 100%를 근 50% 수준으로 지급하겠다는 속셈이다. 그리고 이런 회사의 조치는 눈앞에 닥친 국회 청문회에 복직을 위해 노력했다는 핑계거리를 만들고 복직이라는 말로 정리해고자들과 입장이 달라져 투쟁에서 멀게 하려는 일석삼조의 의도를 담아 던진 것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는 22명의 죽음을 불렀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그저 표현이 아니라 절박한 현실임을 증명했다. 함께 살자는 그들의 구호가 얼마나 절절하고 긴박한 구조요청이었는지 알게 했다. 하지만 우리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회사가 제기한 정리해고의 이유가 회계조작에 의한 거짓이었다. 이를 공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국회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새누리당사 앞 박근혜 의원의 선거 사무실 앞에서 20일째 노숙 농성 중이다. 하지만 바로 앞에 살아 있는 우리 시대 전태일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외면하고 전태일 열사 기념 사업회를 방문한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행보에 우리 노동자들은 두 번 세 번 가슴에 대못을 박힌다. 

복직이라는 당근과 휴업이라는 채찍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근데 우리의 경험으로는 당근과 채찍은 지나치게 미화된 표현이다. 채찍에는 당연히 손해와 아픔이 있고 당근에는 허탈과 절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리는 회사 측의 이런 수작을 낚시질이라 한다. 

낚시가 굉장히 미화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낚시의 잔인함에 결코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떡밥이라는 유혹, 미끼 속에 숨은 미늘이라는 흉기, 생명을 낚는 그 행위가 결코 미화될 수 없다고 본다. 더욱이 이른바 손맛이라 불리는 그 살생의 전인함이라니.. 특히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차라리 당기는 과정에서 고기를 저항을 하지만 풀어주는 과정에서 더욱 더 힘이 빠지고 저항을 포기한다. 이런 과정은 마치 노사 간의 대립과 협상에서 절박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조건을 최대한 악용하여 시간을 벌고 회유와 협박을 하는 사용자들의 상용수법과 너무나 닮았다. 3년의 투쟁 끝에 승소한 이들은 3년 동안의 고통, 그 고통을 지켜보며 더욱 힘들었을 가족들의 상처가 복직을 통해 치유되길 원했다. 하지만 22명의 죽음을 보면서 버틴 그들의 바람은 복직 다음날 휴직이라는 생명을 포기하라는 술책에 더 큰 상처로 남고 말았다. 휴업을 개인에게 부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회사의 휴업조치는 개별 징계이자 절차와 과정 그리고 이유도 없는 부당징계라는 것이 상담의 결론이었다.   

최시중이라는 늙은 나이에 감옥에 있는 것이 너무 치욕스러우니 생의 마지막을 위해 석방해 달라는 청원을 했다고 한다. 죄를 지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감옥에 갇힌 것이 치욕스럽다는 것에서 엠비 정권의 도덕적 수준을 본다. 그러니 자기들은 한 달도 못 견디면서 쌍용자동차 한상균 전지부장을 감옥에서 3년 6개월, 단 하루도 줄이지 않고 만기를 채운 뒤 석방했다. 

이건희 정몽구 그리고 최시중... 유전무죄 유권 무죄, 무전 유죄 무권 유죄. 치욕은 계속되고 있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정치] 박근혜 의원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주장 

5.16이 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라는 것은 역사적 판단이 이미 끝났다. 그래서 역사교과서에서도 군사 쿠데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박근혜의원은 자기 아버지인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가 '불가피한 최선'이라는 역사적 재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있으니 '국민의 판단 역사의 판단에 맡기'란다. 

결국 독재의 상징이자 헌법 파괴의 불행인 5.16 쿠데타, 군사독재정권의 시작을 긍정한 것이다. 나아가 1987년 이후 한국 민주주의를 부정한다. 이것이 '시대착오적이고 위헌적'이라는 비판이 이는 나오는 이유다. 

최근 극우세력들이 일제의 침략으로 한국이 근대화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니 이러다간 곧 이완용도 "불가피한 최선으로 을사늑약을 체결했다."라고 주장될 것 같다. 

[경제] 뱅스터를 아시나요. - CD금리 조작사태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의 리보, 유리보 금리 조작사태 후 뉴욕 연방준비은행 방치 의혹과 함께 피해자들의 고소가 제기되는 등 국제 금리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국제 은행들이 결국 은행 강도 또는 은행을 무기로 강도짓을 한 뱅스터들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것과 동일한 사태가 한국에서 발생했다. 금융권의 CD금리 조작사태다. 

"278조에 달하는 변동 가계대출금액에 비춰, 금융사들이 갈취한 부당이득 규모는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권이 가계부채 900조원 시대를 ‘국민성공시대’라며 서민들의 등을 치더니, 금융사들마저 ‘고리사기’로 서민들의 등골까지 빼먹은 셈"이다. 이런 사태를 통해 확인 되는 것은 시장이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돌아간다는 말은 완벽한 사기라는 거다. 이미 자기들이 다 짜고 쳐 서민들을 봉으로 삼는 야바위판 그것이 현실 자본주의다.  


▢MB,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골프 소비세 인하 등을 추진'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민관합동토론회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골프 소비세 인하 등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부동산 투기조장을 통해 거품을 키우고, 가계부실과 함께 금융부실을 더욱 키우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빚을 더 내서 빚을 해결하겠다는 이상한 정책이다. 

한마디로 집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했는데 집값이 하락해서 대출 이자조차 값을 수 없자 국민들이 빚을 더 내 집을 더 사고 골프를 더 쳐달라는 것이다. 그러니 하우스푸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하우스 푸어 양산 책이라는 비판은 불가피하다.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강남사람들을 위한 부동산 정치라는 막장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보복은 나의 천성? - 정치 검찰의 막장 압수 수색의 천박함 

지난 19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보좌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보좌관의 개인 비리라고 하지만 세 살배기가 봐도 전날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봉 제공 사실을 폭로한 민주당 이석현 의원에 대한 정치보복성 수색이다. 

엠비의 비리와 측근 비리에 대한 거북이 대응과 달리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단 하루 만에 번개 불에 콩 구어 먹듯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보면 그 기민성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럴수록 천박해 지는 것도 모르고... 법이라는 무기를 휘두르는 이들은 항상 민심은 천심이라는 잣대에 의해 검증받아야 한다. 

아니면 법 자체가 국민을 향한 권력의 흉기가 되기 때문이다. 경찰을 보고 짭새, 졸개라고 했다고 벌금을 때리는 현실에 와서는 우리나라 법은 이미 보편성과 일관성을 잃은 권력의 흉기다.  



[세계] 대북 풍선 날리기는 '동까모'로 귀결됐나? 

북한이 최근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는 사람을 적발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남한 내 탈북자 단체인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와 남측 정보기관, 미국의 사주로 국경지방의 동상을 파괴하려다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북민전(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이자 자유북한방송 대표인 김성민의 권유로 동까모에 가입하고 이후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원을 만나 보온병 형태의 폭발물 투척기와 원격조종기를 이용한 동상폭파계획을 설명 받고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국정원은 이를 부인했다. 통일을 공작으로 하는 것, 간첩을 파견하는 것을 우리는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하면 로맨스인지? 만약 남한에서 북한이 어디를 파괴하는 것이 적발됐다면 아마 수십일 지면을 장악할 텐데 너무 조용한 남한 언론, 참 애국적이다. 그리고 위선적이다. 

7월 1,2째주 뉴스 브리핑입니다. 


[정치]

▢ "박근혜 대선출마 선언,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선포"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이 지난 10일 영등포에서 있었다. 젊은 층과의 소통의 장소로 택한 것인데 반값 등록금을 원하는 학생들과 충돌로 시작된 대권 레이스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가 설마 박근혜 개인의 꿈만 이뤄지는 나라는 아니겠지. 변화 희망 미래 행복을 말하지만 반성 개혁 소통 비전이 없는 출마선언이라는 야당의 논평 속에 이미 국회 다수당인데 공약이 왜 필요한가? 바로 실천을 하면 되는 데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눈에 박힌다. 


▢ 상왕의 추락 - 엠비 형 이상득 의원 구속 

레임덕이 구체화 된 것인가? 11일 이상득 의원은 저축은행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 친형의 구속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 한다. "죄송합니다" 이게 나는 새도 떨어뜨렸던 권좌의 마지막 말이다. 현 정권의 실세였던 박영준 전 차관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구속 수감된 상태이니 대통령 빼곤 다 구속된 셈인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쓰고 도둑 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읽은 우리 정치의 비극은 이렇게 아직도 썩은 내를 풍기고 있다. 


[경제]

▢ "한국 가계부채, 스페인보다도 심각"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가 한국이 심각한 가계부채로 유럽 재정위기 국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국가 디폴트(국가파산) 가능성을 강력 경고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가 디폴트에 빠진 스페인-그리스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한 데 이은 것으로 한국경제에 대한 국제적 비관론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 빚이 가처분소득의 155%인데 2007년 미국의 가계 빚은 가처분소득의 140%에 달했으나 지금은 120%로 떨어졌고, 스페인도 130% 수준이었다. '저축의 나라'한국이 빚쟁이 나라가 된 것은 당연히 1997년 외환 위기부터인데 정부는 만기가 된 대출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의 고생이 눈에 선하다. 


[사회]

▢ 권력의 무도함과 뻔뻔함을 보여주는 박창근 교수에 대한 고소

박창근 교수는 엠비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일관되게 비판한 학자다. 박교수에 대해 최근 공사사상 최대의 부정비리 구속자를 낸 한국수자원 공사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소를 했다. 4대강 사업의 치명적 부실을 은폐하려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꼼수라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평가다. "합천댐, 함안댐의 대규모 세굴을 반년 이상 숨겨온 수공이 이를 비판하는 민간전문가를 고소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며 도둑이 매를 든 꼴이라는 비판이다. 국가사업과 관련한 어떠한 비판과 의견도 받지 않겠다는 불통 정권의 또 다른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국제]

▢ 고양이 목에 달린 방울을 떼려는 쥐는 고양이의 편이다. 

일본은 전범국가고 한국은 그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다. 일본과 군사협정을 맺는 것은 조폭 살인범에 채워진 수갑을 피해자가 따 주는 것과 같다. 특히 일본총리 직속 위원회가 '집단적 자위권'이란 말로 제3국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군국주의 재무장 야욕을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더더욱 위험한 행위다. 일본은 이번 협정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집단자위권 허용을 추진하고 외부적으로는 한국과의 군사협정을 추진했던 것"이라는 것이 야당의 분석이다.  "핵무장과 집단자위권 등 한걸음 한걸음 군사대국으로 재무장의 길을 가고 있는 일본과 군사적 협력교류의 폭을 넓히는 것은 일본 내 우익정치세력의 염원을 이명박 정부가 앞장서 풀어주는 꼴"이다. 동학농민군 진압하겠다고 일본 군대를 한반도에 끌어들여 식민지 노예가 되었던 구한말의 바보 같은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서른다섯번째

근대 법의 근원을 따지면 미국의 독립선언문과 프랑스 혁명의 반봉건 시민혁명일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미국의 독립선언서의 내용이자 민주 공화국의 고전인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모든 사람은 천부인권이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며 그 기본권으로 생존(명)권 그리고 자유권 그리고 사람으로 행복추구권을 사람으로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며, 이를 침해하는 권력에 대해서는 저항권을 명시하여 국가권력이 근거가 백성임을 분명히 한 것이 근대 국가와 법의 근원이다. 이후 인류는 공화제의 공동체적 대의를 강화하고, 인간 존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인권의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 법에서는 사회법의 강화발전이다. 

일반법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기본원리를 전제했다면, 사회법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인정하여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원칙에 의해 제정된다. 그런 사회법의 가장 대표적인 법이 노동법이다. 그 중 근로기준법은 근로기준의 최저를 정하여 그 이하의 조건은 반인간적임을 헌법이 확인해 주는 조항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것이 인간 존엄의 최소 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 경직성의 원인이요, 병통이라 주장된다.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의 시대가 인간을 경제적 동물, 그것도 승자독식의 이리떼쯤으로 여기는 반인간적 존재로 만들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수단에 불과한 경제활동에 사람을 희생시키는 만행을 저지하고, 인권과 민주주의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이성적 양심적 성찰이 정치라면, 그 규범을 판단하는 것은 재판이다. 그러니 사회법의 법리를 통해 사람을 존중하는 최후보루가 법원이 된다. 

하지만 한국의 대법원은 최근 강정마을 판결에서 보듯 이른바 권력과 자본의 입장에서 정치적 판결을 계속하고 있다. 법이 이전시기 독재 권력의 시녀였다면 이제는 돈의 시녀로, 나아가 돈과 권력의 공범이 된 듯하다. 그런 모습을 확인해 주는 것이  있다. 대법은 장기적 노예관계를 방지하기 위한 법 조항인 "근로기준법 제 21조"를 풀면서 '근로자 우선 보호의 원칙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국민경제 발전의 해악함'이라며 노동자 보호에 대한 완화, 인간 존엄의 최소기준의 저하를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여 유연성을 갖게 했다"고 자화자찬한다. 인간 존엄의 최저기준마저 존중하지 않는 기업, 그러니깐 노동자를 인간이하로 취급해야 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경쟁력이 사람에게 왜 필요할까? 이런 야만을 인정하는 법과 법관이 민주시민에게 왜 필요할까? 대한민국의 대법은 사회적 약자의 최후의 의지처가 되어야 할 법을 강자들의 면죄부로 만들었다. 

실제 요즘 노사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라고 한다. 유성기업의 경우 사측의 단체협상을 거부하다 재판부가 단체협상을 거부할 때 마다 벌금을 부과하고 나서야 단체협상에 임했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투쟁 중인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위해 4년이 필요했고 그 과정동안 노동자는 해고의 고통을 감수했다. 하지만 자기들의 법적 승리는 철저하게 강제하는 자본이 현대 자동차 정몽구회장의 모습에서 보듯, 노동자가 이긴 대법판결은 이행하지 않는다. 

최근에 새누리 당은 사내하도급법 제정을 시도하고 있다. 사내 하도급은 예전에 유행했던 소사장제이고, 요즘은 세련된 듯 말해지는 '아웃소싱'의 형태다. 직접고용에 대한 책임을 생산 과정에 대한 책임을 분산 전가시켜 권한은 누리되 의무는 최소화하는 경영이다. 한마디로 자본이 원칙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노동대상과 노동수단의 제공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그대로 고착시켜 이전에는 불법이었던 행위를 합법으로 만들어 주자는 것이 이 법안의 숨겨진 본질이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여당이 비정규직법을 개정하면 자본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노동자들은 줄기차게 반대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 양산의 법적 면죄부였고, 비정규직 고통은 항상 그대로였다. 그러니 이번에 새누리당이 사내하청 노동자를 보호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속셈은 "어차피 실효 없는 것이니 말 서비스나 잔뜩 해 국민들 눈이나 혼란케 하겠다."는 것은 아닐까? 

인간을 경제적 동물로 보는 것은 인간 자신의 자기모멸이다. 그런데 이 모멸을 법으로 확증해 주고, 법을 무기로 쌍용자동차 노동자 22명을 죽인 자가, 태안 주민들의 생계를 박탈한 자가 마치 물 한 컵 쏟은 실수쯤으로 간단하게 사과하고 대법관이 되려는 모습을 보면서, 강정 해군기지 반대에 대한 대법 판결을 보면서 대한민국 법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나의 예민함일까?   


2012.07.13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가족 행복 5대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거리 곳곳에 내건 플랭카드다. 비정규직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이전에 민주노동당 등이 같은 주장을 했다가 '좌빨, 사회주의적 요구'라고 얼굴 붉히던 당이 유니폼까지 벌겋게 갈아입고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항상 10년 쯤 앞선 요구로 구박받다가 구박하던 이들이 슬그머니 그 요구를 자기 것인 양 외치는 모습을 보면 구박받던 우리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저 뻔뻔스러움이 가증스럽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내 논 법률은 '비정규직 차별금지'가 아니라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노동계에서는 이 법률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쥐어주는 도깨비 방망이법'이라 부른다. 왜일까?

요즘 현재 현대자동차 몽구 회장을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2년 이상 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의무, 올 8월 2일 시행되는 제도에 의해 불법 파견 단기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 이를 즉각적으로 이행하라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조의 빗발치는 요구다. 하지만 요즘 몽구 회장 속으로 웃는다. 이 모든 고통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나타났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민생법안 1호로 국회에 제출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법은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대법 판결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법이다. (불법) 파견노동을 그대로 둔 채 임금만 조금 더 올려 주고 차별을 금지한 것이라 말한다. 결국 사내 하청이 불법 파견이지만 이를 사내 하도급으로 명칭을 바꾸고 그대로 두자는 주장이다. 그러니 이법이 생기면 고용 형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이전에는 불법이던 것이 이제는 합법이 된다. 즉, 사용자에겐 불법 파견의 면죄부를, 노동자에겐 영구적인 비정규 파견 노동을 주는 법이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차별금지 법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법이 미래에 더 두려운 작용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기아자동차 모닝공장인 동희오토, 현대모비스 11개 공장 중 8개 공장,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STX중공업, 현대위아 3개 공장 등 정규직은 관리자들뿐이고, 모든 생산 공정은 합법적인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이 일하는, 즉 생산 노동에 정규직이 단 한명도 없는 유례가 없는 야만적인 공장이 있다. 이 법이 공표된다면 현대, 기아, 한국지엠 등 자동차 완성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회사,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모든 제조업의 재벌회사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어지게 된다. 불법 파견이라는 족쇄가 벗겨지니 월급은 반만 줘도 알아서 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으면 하루살이 목숨이 되는 사내하청 노동이 무한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법은 자본이 줄기차게 요구한 파견업종 전면 확대, 파견 허용 기간 연장, 고용의무 완화를 완전히 허용케 한다. 그 결과 노조는 무력화되고 합법적인 비정규직 공장이 전면화 된다. 조선과 조선인을 보호하기 위해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했다는 일제의 강도적 논리가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불법파견을 합법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을 영구화하는 괴물법이 '민생과 가족의 행복'을 위한다는 미명 속에서 등장하고 있다. 추측컨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가족은 사람이 아니라 '괴물'들인 모양이다. 오직 권리만 누리고 인간적 의무를 외면하면서 노예노동을 합법화하는 괴물들만 행복한 세상을 만드니 말이다.  

이글을 쓰는 동안에 전국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힘든 파업이 전개 중이다. 이 가뭄과 폭염 속에 하늘로 오른 이들의 투쟁이 너무나 많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요구가 집중된 사업장 중에 현대 글로비스가 있다. 트레일러로 승용차를 운반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9조 5천억에 순이익 4062억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 순익이 34.4% 증가시킨 예상이다. 하지만 트레일러를 직접 운전하는 노동자들은 한 달에 300시간을 일해 80만원을 받는다. 최저임금도 못 미친다. 기름 값의 인상으로 한번 운행에 드는 기름 값이 운송료보다 많아졌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현대 글로비스는 트레일러 화물트럭을 단 한 대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모두 지입 차량인데 이것을 생산 공장에서 비유한다면 생산 기계를 노동자가 가지고 취직하고 그 기계로 노동하는 꼴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몽구와 그의 아들 정의선이다. 참으로 사회 곳곳에서 인면수심으로 산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이 반인간적 죄악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29호  2012. 6.29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그 회사는 유명한 스포츠 용품 회사다. 그 회사 성수동 공장에서는 지금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다. 노동자들이 집회에서 서명을 받고 있어 이유를 들어 봤더니 생산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옮기면서 정리해고를 한 것이다. 공장을 옮기는 이유는 인건비가 경영에 부담이 됐단다. 항상 듣던 이유인지라 실제로 인건비 부담이 얼마나 되는 가를 알아보다 경악을 하고 말았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인건비 비중은 15% 내외였다. 100원의 매출 중 15원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점차 낮아지기 시작하여 1995년 평균 제조업 인건비 비중이 12.7%에서 2010년 8.5% 까지 내려갔다. 인건비 비중이 저하된 다는 것은 결국 구매력을 저하시키는 것인데, 다른 자본과의 경쟁만 생각하지 전체 사회에 대한 균형을 생각하지도 생각 할 수도 없는 개별 기업은 이런 최소한의 통찰을 하지 못 한다. 2005년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을 할 때 인건비 비중이 4.5% 내외로 기억하는데 그것만도 전체 평균의 반 토막이라 분노를 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인건비를 내리려면 비정규직에 최저임금으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2는 총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점점 낮아져서 2011년 결산 기준으로는 5.4%다. 이건만 해도 2010년 기준 제조업 평균 8.5% 보다 퍽 적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생산제조 파트로만 한정한 인건비는 2011년 결산 기준 전체 매출액에서 1.9% 였다. 세상에 1.9%라니....

정리해고를 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세상이 돈 중심으로 미쳐 돌아가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시켜 무제한의 해고권한을 자본에게 주었지만 그래도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정이다.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으면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 노동자들에겐 터무니없는 조건이다. 왜냐면 자기 잘못도 없이 해고를 감당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경영상의 이유로 적자가 발생하면 회사가 미안해하며 휴업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민주주의도 커지고 경제도 발전했다면서도, 잘못은 자본이 저지르고 고통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합법화하니 노동인권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역사적 퇴행이다. 신자유주의라는 야만적 풍조가 아니라면 주장조차 할 수 없는 반인간적 반민주적 악법이다. 

최근 이 회사는 엄청나게 급성장했다. 매출액은 10년 사이에 15배가량 가파른 상승세였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5배나 늘었다. 하락한 것은 오직 인건비 비율과 노동소득분배율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대표와 가족들은 100% 주식으로 2009년, 2010년, 2011년 수십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고 한다. 

그러면 회사가 부담을 느낀 높은 인건비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통 상식으로는 동 제조업 평균정도보다 인건비를 높여 지급할 때다. 하지만 제조업 평균 8.5%의 1/5도 안 되는 인건비 비중으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합리고 객관이고 성립할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하향하거나 정체되는 것인데 이 회사는 무섭게 상승 발전 중이다. 그러면 이 회사 대표는 어디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느낀 것일까? 노동부와 정부는 어디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합리적 기준을 발견한 것일까?

K2코리아는 지난해 73명을 신규 채용했다는 이유로 올 초에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돼 각종 대출금리 우대, 세무조사 면제, 3년간 근로감독 면제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 상을 받고 바로 혜택을 챙기자마자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세상이 못써지는 것은 사람들이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염치가 증대되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도면 가히 염치 자체를 파괴하는 파렴치(破廉恥)가 아닐까?

도대체 자본은 노동자에게 얼마만큼을 안줘야 성이 찰까? 아예 공짜 노예노동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경제란 본시 사람이 고르게 잘 사는 것이 목적인데 돈이 돈 버는, 그래서 사람이 수단이 되고 일회용품이 되는 경제는 이미 경제가 아니다. 만인의 욕구를 실현하기에 충분한 인간 경제력이지만 단 한 사람의 욕망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탐욕과 파렴치한 세상을 만든 것은 결국 돈이라는 물신(物神)에 정신을 못 차리고 사는 우리, 1.9%도 비싸다며 생산 노동자체를 모독하는 만행을 지켜만 보고 있는 우리들의 무기력한 모습은 아닌지. 세상 보는 마음이 슬프기가 그지없다.


2012.06.15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좌우를 방랑하는 소설가 황석영씨가 북한을 다녀와서 남긴 글의 제목이 "사람이 살고 있었네."였다. 뿔 달린 괴물들과 세뇌당한 무뇌아들만 사는 곳이라 여겨졌던 북한 땅에는 "남한에 가면 사흘도 못 견디고 껍데기 홀랑 까 먹힐 순진하다 못해 천진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87년 6월 항쟁이 있어 만들어진 민주정권 수립이 양김의 분열로 날려 먹고 실의에 빠진 때에 조성만 열사 등의 분투에 밀려 , 문익환 목사님이, 임수경이, 과감하게 녹슨 철조망을 거두며 남북의 평화통일로 나갔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열렬한 사랑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는 듯 했지만 끝내 6.15 선언으로 꽃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립과 증오가 아니라 친선과 연대로 남북이 하나 됨이 얼마나 가까운 가를 실감했지만 MB 정권 아래서 그 반대도 얼마나 쉬운 것인지 슬프게 경험했다. 

그해 1991년, 노태우 정권에 맞선 청년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열 차, 물경 11명의 열사가 희생된다. 강경대 열사가 등록금 인상 반대를 한다고 맞아 죽었다. 그것에 항의한다고 김귀정 학생을 토끼몰이로 죽였다. 이런 정권의 폭압에 죽음을 무릅쓴 저항을 지지하고 역전되는 민주주의를 막기는커녕 당시 저항을 상징하던 사이비 전향 저항시인 김지하는 죽음의 굿판을 그치라며 중립적인 척 정권 편에 선다. 이에 편승한 서강대 박홍은 죽음의 배후세력이 있다고 나대고, 검찰은 김기설 열사 유서를 대필했다는 터무니없는 누명을 강기훈에게 들씌우며 민주와 진보로 가는 저항의 길에 바리게이트를 쳤고, 막 국무총리로 임명된 정원식이 학생들에게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희생을 통해 진보와 민주는 패륜이 되었고 우리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야만으로 떠밀려갔다. 

2012년, 통합진보당은 역사를 너무 앞당겨 살은 죄를 톡톡히 당하고 있다. 여타 정당에서는 감히 시도도 못하는 비례대표 당원 투표제를 했다는 이유로, 그 과정이 운동권적 양해가 아닌 형식만 내세운 민주주의 선을 넘었다는 이유로 (그 선을 누가 넘었는지 어떻게 넘었는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정치적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쿠데타에 저항을 했다고(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모습을 전혀 기억 하지 못한 척), 민주주의 파괴자로 되었고, 그 자리에 온갖 언론과 진보 연하는 작자들이 나서 과거 박정희․전두환 앞잡이들이 거품 물고 떠들던 그 모습, 그 언어로 머릿속을 토로하라고, 관심법을 인정하라고 난리를 친다. 

진중권의  말을 봐라. "개인에게는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가 있지 '의원'에게 그런 자유는 없다" 사상과 양심이 위장전입쯤 된다는 저 몰역사적인 인식의 뿌리가 결국 반공․반북주의라는 것을 몰라서 하는 말일까? 바로 저 같은 생각이 박홍의 말이며, 통일이 아니라 반공이 국시라고 인정하라는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오염된 말에 다름 아님을 정말 모르고 저럴까?

이런 혼란의 틈을 타, 또 다른 구태를 일소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이 휘둘러지고, 국가 폭력인 경찰은 토끼몰이로 사람들을 잡아간다. 대한문의 쌍차 분향소는 철거된다. 강남의 선거투표함 부정도, 조폭들이 장악한 청와대 일심회의 부정과 사찰도, 4대강 비리도, 저축은행의 비리도 다 묻힌다. 그리고 화룡점정 대통령께서 친히 나서 김일성 보다 더 나쁜 놈이라고 통합진보당을 욕한다. 진중권의 말에서 박홍의 냄새를 기억하는 내가 낡은 것일까? 유학 갔다 와 세련됨을 자처하는 저 진중권이 낡은 것일까? 

동지들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서는 침묵이 예의라는 견해도, 또다시 도가니를 쓰게 하지 말자며 지나친 편향의 광기를 자제하라는 충고도 힘을 얻지 못한다. 이런 메카시 열풍이 벌써 한 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이 남을까? 통합진보당의 총선 패배는 통합진보당의 당내 균열로 나타났다. 그 결과 '무단행단 했다고 사형을 시키자'는 소란이 있었다. 그 소란을 더 부풀린 것은 언제나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조․중․동 수구세력과 권력이다. 그들은 재빠르게 평화통일, 반제 자주, 민중이 주인 되는 평등한 민주라는 진보개념을 종북으로, 낡은 이념으로 되치기 해 왔다. 비례대표 의원을 당원에게 의견조차 묻지 않고 당권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보수정치가 그래도 당원에게 의견을 직접 묻는 진보당에게 민주주의 문제를 걸고 넘어 지는 것은 '똥 묻은 개, 겨 묻은 사람 욕하는 꼴'이다. 

그런데도 집단 왕따, 광기에 빠진 여론 공세 속에서 '국민의 눈높이'라는 또 다른 사상 검열대가 세워졌다. 결과, 북한을 평화적으로 긍정적으로 보자는 것은 낡은 종북이 되었다. 자랑찬 자주 통일운동은 부끄러운 역사가 되었다. 거리를 내달릴 야생의 진보정치는 의회 안에서 응앵 되는 애완의 진보정치로 바꿔치기 당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 사태는 경기동부라는 이름의 당권파의 고장 난 관행에서 시작되었지만, 그것은 진보정치의 수상한(?) 혁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단과 예속과 그리고 반북을 내장(內裝)한 수구의 위대한 부활로, 우리는 '경기동부도 사람이었네'를 말해야 하는 침묵의 시간으로 후퇴시킨 또 하나의 매카시 마녀사냥이 되고 말았다. 

나는 그저 간절히 기원한다. 제발 이런 반공 반북의 낡고 낡은 병통의 광기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어느새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이 조중동과 동지가 된 자신의 처지를 황급히 반성하고 침착해 지길, 목욕물(낡은 관성) 버린다고 아기(자주와 평등의 변혁적 진보주의)마저 버리지 말길을.



 2012. 6. 2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정치] 황폐한 역사의식을 조장하는 전직 대통령들

전두환 독재자가 육사생도 사열을 받자 많은 파문이 일었다. 내란죄면 국민이 범할 최악의 죄다. 그래서 그는 이등병으로 강등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등병에게 충성을 외치는 장차 대한민국의 장교들의 모습은 기괴하다 아니할 수 없다. 

민주당의 강기정 최고의원은 "국가기강 문란과 5.18 부정, 전두환 전 대통령 세력의 복권 행위"라 규정했다. 종북 논쟁과 더불어 지금 우리 역사가 앞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뒤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의 친구인 노태우씨는 자식 부부의 이혼과 더불어 오랜 화두인 비자금을 둘러싼 소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노태우씨가 중병이라 책임은 곧 사라지고 오직 재산만 남았다는 판정인지, 최소 1조씩 전별금 겸 비자금을 챙겼다는 두 전직 대통령들, 참 나날이 두통이다.


[경제] 어디로 가나 세계 경제 - 그리스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로 번지는 구제금융  

기업과 금융 투기꾼들의 버블잔치로 붕괴된 경제를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 매어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서 빛을 갚으라는 것이 긴축 재정이다. IMF,와  EU 중앙은행은 이 터무니 없는 폭력을 구조의 보검인양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돌팔이 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밑돌 빼 윗돌 고이는 방식의 임시 처방으로 치유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자본주의 경제다. 그리스에서 유로존 이탈논쟁이 가중되는 처지에 드디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 이게 또 사기다. 

그리스에게 요구했던 가혹한 민중 생계 파탄 조치를 전혀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이 없으면 더욱 비참해 지는 참 더러운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사회] 국가 인권위를 폐권위로 만들었다는 현병철 위원장 연임 - MB 정말로 민주주의와 인권 염장지르는데는 천재?

현병철 인권위 위원장은 "흑인을 '깜둥이'라 부르고 ‘우리나라에서 아직 여성차별이 있는가’ 라 하여 뭇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국내 인권을 돌보라 했는데 북한 인권에 올인했다. 그래서 그를 인권위원장이 아니라 폐권 위원장이라 불렀다. 그는 특히 용산 참사에 대해 인권위의 의견을 발표하자는 위원들의 요구에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자백했다. 그 결과  인권지수는 67위로 떨어졌고 현 위원장의 부적격성은 확인됐다. 인권과 쥐권을 구별할 수 없어 그러나? 


[세계]프랑스 대선 총선서 신자유주의 거부 - 대선 이어 총선에서 사회당 승리 

대선에서 사르코지 보수정치를 누른 프랑스 사회당이 10일 실시된 총선 1차투표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집권 사회당이 29.35%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들은 사회당·녹색당·좌파전선 등 주축으로 한 좌파 진영이 46%를 획득하고 UMP·중도신당 등 범우파가 34%에 그친 득표율을 근거로, 좌파가 300석에서 최대 366석으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긴축이 아니라 복직 증진을 약속하여 지난 십수년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 광풍과는 다른 길을 주창한 프랑스 새 정부의 발걸음이 기대되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크기 때문이다. 


[문화]최일구 최정현 등 노조원 34명 또 대기발령 - 사측 "파업 끝나면 다 해고" 

김재철 MBC사장이 11일 최일구 부국장 등 노조원 34명에 대해 또다시 무더기 대기발령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달 1일 강행된 노조원 35명 대기발령에 이어 대기발령을 받은 노조원은 모두 69명으로 늘어났다. MBC노조에 따르면,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대기발령 발표에 앞서 “노조에서는 대기 발령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파업 끝나면 다 해고시킬 계획"이라며 "경력직들은 특히 본보기로 반드시 해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해서 명예도 염치도 다 1회용 휴지 취급하는 MBC사장과 최일구 앵커 등 후배들의 정당한 요구와 희생에 헌신적으로 동참하는 의인들 사이에 도대체 누가 이겨야 우리 사회가 좋을까? "김재철 없는 MBC가 국민의 요구다."라는 멘트가 절절하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지난 4월 27일 제 16회 서울남부지역노동해방 열사정신계승 문화제가 열렸다. 그리고 사전 행사로 열사들의 자취 따라 공단 순례도 했다. 문화제는 열사가 바라던 세상! 비정규직 정리해고 없는 세상! "희망은 바로 당신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었다.
우리 지역(서울남부)에서 노동계에서 열사로 추모하는 분은 다섯 분이다. 신흥정밀의 박영진 열사, 서광의 김종수 열사, 기아 소아 공장의 이종대 열사, 남부지회의 양순녀 열사, 한독운수의 허세욱 열사가 그들이다. 이중 네 분 열사가 전태일 열사와 함께 마석 모란공원에 묻혀있다.
열사란 누구일까? 문화제에서 나눠진 글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돈과 권력에 맞서 폭압에 맞서 싸우다 살해된 이한열 열사 같은 사람, 불의한 폭력에 죽어간 박종철 열사 같은 사람, 제 몸 바쳐 역사가 된 전태일 열사 같은 사람들을 우리는 열사라 부른다. 열사를 통해 우리는 시대의 절망을 넘어 투쟁의 봉화 불을 댕기고 사회 변혁의 물꼬를 틔웠다. 열사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이기게 하는 역사의 원동력이다. 또한 열사를 본받아 우리는 개인에서 계급으로 개별에서 민족으로, 예속에서 자주로 억압의 사슬을 끊고 나설 수 있었다. 개인으로부터 조직으로, 개인으로부터 대중으로, 개인으로부터 계급으로 쉼 없이 밀고 가는 힘을 열사 정신이라 부른다."  
2공단 4거리에서 시작된 열사 순례는 독산동 마찌꼬바 공단을 지나 독산역을 건너 가산 디지털 역까지 이어졌다. 2공단 4거리는 1985년 세상을 흔들며 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의 시발점이 된 구로동맹파업의 중심지로 대우어패럴과 효성 물산이 마주보고 있는 곳이다. 행렬은 이제는 거대한 아성인 엘지 연구소를 지나 아직도 우리 지역과 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의 아픔이 서린 기륭전자 터를 지나 박영진 열사가 분신했던 신흥정밀(후에 마이크로 세라믹)이 공장 앞에서 열사의 열렬했던 생을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경향신문 인쇄 공장이 된 지옥 같은 가난과 투쟁하다 산화된 김종수 열사의 산화 장소에서 열사의 흔적을 더듬었다. 당시를 회상하는 지금은 사장이 된 당시 노조 위원장의 한 서린 회고가 마음을 짠하게 울렸다.
그리고 열사문화제.
원래는 가산 디지털 단지 3공단 방향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나 처음으로 우리 지역이 아닌 곳에서 문화제가 열렸다. 바로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2분을 모신 분향소 앞이다.
사정을 이렇다. "현장을 지키고 지역을 지키며 희망을 개척하는 길은 우리가 갈 영원한 길이다. 하지만 올해 우리는 공단을 지키는 것을 유보했다. 쌍용자동차 22명의 원혼들이 부르는 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발생된 22명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치욕이다. 하지만 더욱 수치스러운 것은 이 죽음을 외면하는 정권과 자본의 추악함이다. 누구도 사람을 목숨을 정리할 수 없다. 누구도 신성한 노동을 비천한 것으로, 일회용 휴지로 만들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신성함이 사라지 세상은 그 자체로 다만 지옥일 뿐이다."
구로공단(지금은 가산 구로 디지털 단지로 불림)은 우리 현대사의 가장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장시간 저임금의 지옥 같은 노동을 견디면서 우리사회 산업화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 공은 전부 부정부패로 밀착한 소수의 부자들에게 돌아갔다. 사람답게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적 요구다. 노동이 아름답고 인간에 대한 존엄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해 낼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이다. 하지만 노동자 민중의 단결과 투쟁이 역사 발전과 민주주의의 골간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오직 자기들의 부를 가로 막는 범죄로 부는 것에 의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조차도 목숨을 걸어야 했다. 목숨을 걸고 민주와 인권을 만든 것이 바로 열사들의 삶이다. 그리고 그 열사들과 함께 우리 지역은 우리시대 민주주의와 인권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 성과 조차 부박한 정치인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어둠이 짙어지는 시간 속에서 진행된 문화제에서 함께한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들은 열사정신을 올바로 계승하여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돈 중심의 세상을 사람의 세상으로 만들 것이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원직으로 복직하고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여 살인자를 처벌하는 날까지 힘차게 함께 투쟁할 것이다"
저 함성이 우리 금천 구민의 모두의 기도로 나아가길 바래본다. 촛불을 부르는 이명박 정권의 터무니없는 행위에 맞서 살아 투쟁하는 열사 정신이 우리 사회를 다시 민주와 인권의 열기로 달라 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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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반대자다. 미래를 생각함으로 현재를 고집하는 것이나, 과거로 향하는 것이나, 탐욕과 팽창의 야욕에 살찐 맹수가 되는 것에 대하여 오랜 날을 투쟁했다. 약한 것, 분한 것, 치열한 것,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싸우고 싸웠다. 역사는 항상 우리에게 10년이나 15년 쯤 종종 20년쯤 뒤에 우리의 투쟁이 우리의 주장이 옳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역사의 발걸음에서 우리나라 정치나 정치인들은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싸우고 또 싸우게 된다. 70년대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 투쟁과 오늘날 언론사 기자들의 권력에 맞선 투쟁이 다르지 않다. 마치 망가진 필름처럼 재생되는 듯 한 현실에도 우리는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투쟁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의 희망을 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또 한 번 10년이나 15년 뒤에 역사적 심판을 받은 나쁜 정치의 괴물이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3월 15일 발효되는 한미 FTA이다.

한미 FTA는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소수의 재벌들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의 민중들이 일할수록 가난하거나 일이 없어 굶어 죽어가야 한다.

한미 FTA는 '한미 FTA 조항이 미국 법에 어긋날 경우 한미 FTA 조항을 무효로 한다.'는 미국 이행법을 인정하고 미국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할 경우 한국 사람이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없도록 한 미국 이행법을 강행하는 불공정한 협약이다. 반면에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월 26일, 한미 FTA 때문에 한국 제품 수입이 늘어 피해를 본다면서 미국 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관세를 더 매기는 조치(세이프 가드)를 미국 기업이 쉽게 신청하도록 하는 규정을 공고했다(19CFR206.33(c))고 한다. 한미 FTA를 반대하면 반미라고 하는 어리석은 국내정치와 의회와는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다.

한미 FTA는 침략 동맹이다. 대통령은 한미 FTA로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한미동맹이 강화되었다고 한다. 경제영토라니 어디 식민지를 개척했다는 말인가. 경제에 웬 군사 정치동맹을 말하는지. 그 의도는 분명하다. 미국에 퍼주기를 통해 분단적 대결체제를 통해 수구 분단 정치세력의 기득권을 종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치장하는 것이며, 제3세계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노골화하겠다는 것이다. 평화가 전쟁이 되고 통일이 증오가 되는 지난 4년의 시간을 무한 연장하는 것이다.

삶을 이윤의 양으로만 따지는 이들은 생명을 알 수 없다. 우리 몸만 보더라도 아무리 뇌와 심장과 사지 근육이 건강해도 미량의 비타민 하나만 부족해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없다. 자동차, 철강, 전자, 핸드폰이라는 내장이 아무리 잘 나가도 농업이라는 부분 하나만 없어도 정상적인 세상이 지탱될 수 없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삼성 현대 자본의 이득을 위해 농업, 노동, 복지가 희생되고, 전기, 철도, 수도, 가스, 의료 보험, 우체국 등 공공 서비스가 다시 민영화의 광풍에 빠져 사람의 삶을 오직 재벌의 돈벌이 대상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이것을 막을 힘은 다시 민주주의 밖에 없다. 99%의 민중이 1%의 특권을 제한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여전히 우리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며 순응하는 국민에서 투쟁하는 자유민으로 나서야 한다. 촛불을 드는 것, 한미 FTA를 반대하는 정치를 세우는 것, 한미 FTA가 주는 가난과 차별의 과정을 거부하는 것이 이제 우리의 몫이 되었다.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에 맞서 중소 상인과 골목 상권을 보호하는 조치를 과감히 해야 한다. 영세 중소 상인들이여 분투하라.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학교 급식에 우리 농산물 우선적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학부모들이여 눈을 떠라.

아무리 한미 FTA가 금지하더라도 영리 병원 폐지를 입법화해야 한다. 아무리 한미 FTA가 국민건강보험의 보험약값 결정을 사실상 민영화하려고 하더라도 보험 약값은 미국 제약회사의 입김에 좌우되지 말고 공공 기관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의 건강보험은 미국 오버마의 희망인데 왜 우리 스스로 이를 망치려 하는가? 지금 아픈 자들이여 내일 아플 자들이여 절대 자기의 건강을 포기하지 마라.

미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쌀은 이미 한 해 소비량의 10% 정도를 외국에서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으므로 한미 FTA에서는 계속 제외해야 한다. 우리 가엾은 농민들이여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

자본의 광기어린 야만의 체제, 신자유주의가 시대를 마쳤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본의 탐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극치인 한미 FTA 등 사람을 죽이는 돈의 전횡체제는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뿌리 뽑힌 좀비 정책이다. 이 낡은 체제를 바꾸기 위해 첫 진군은 당연히 4월 총선이다. 4월 총선을 통해 증명되는 역사적 시간 10~15년을 1년으로 당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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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훈 소장


[정치]
▢ 지금 정당은 공천 전쟁 중 - 새누리당, 민주당보다 공천 잘하고 있어!?

피의 월요일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각 당은 19대 국회의원 공천의 막바지 고개를 넘고 있다. 현역의원이 탈락되고 반발이 무성하다. 경쟁에 과열되어 목숨까지 뺏고 있다.
기득권과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조화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고 말도 탈도 많기 마련이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이번 공천 과정은 새누리당의 박근혜 표 칼바람이 알고 보면 제 식구 공천인 민주당 공천에 비해 점수를 얻고 있다는데.... 정치란 원래 조변석개(朝變夕改)이니 그저 우리 주권자들이 개념에 찬 눈을 갖추는 수밖에.

▢ 언론 "불법사찰 증거인멸 靑 지시"
‘청와대 행정관이 모든 컴퓨터를 강물에 가져다 버리던지 부숴 없애라. 검찰하고는 얘기가 됐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일 압수수색 들어온다.' 그리고 대포 폰을 건넸다. 2010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의 증언"이다. "이 증언대로라면 청와대가 증거인멸을 주도하고 검찰은 증거인멸의 시간을 벌어주는 나라, 이제 MB정권하에 대한민국에는 법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박영선 의원은 질타했다.
그 덕인지 증거인멸을 지시한 청와대 행정관은 주미대사관에 파견근무 나가 있고,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은 법무장관이 되어 있다. 참 도척의 관점에서 의리 하나 끝내주는 도둑 적으로 흠이 없는 정권이라는 평이 정곡을 찌름을 알겠다.

[경제]
▢ 삼성가의 재산 소송 대상이 삼성생명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이며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씨가 지난 12일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상속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삼성 직원의 이재현 CJ 회장 미행 사건, 이숙희 씨의 소송 가세 등이 이어지면서 언론이 관심도 한껏 고조됐다.
소송의 대상인 삼성생명을 노무현 정권은 모두 이병철의 상속재산으로 보았다.
하지만 생명보험은 배당보험으로, 배당보험은 생명보험사가 손해를 보면 보험 계약자가 배당을 덜 받는 제도로 보험 계약자가 회사의 손실을 메워주는 구조다. 손실은 고객에게 이익은 주주가 라는 논리로 삼성생명은 상장이 되고 말았다.
결국 삼성생명에 보험을 든 이들이 만든 돈을 ('남의 돈')을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형국이다.
또한 문제는 최소 2조 3000억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정희 의원의 지적이다.

[사회]
▢ 안성기! 국민배우라는 이름의 무게와 비정규직 노동자

국민배우 안성기가 친절과 감동을 품은 웃음으로 "우리나라에 이런 회사가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동서 균형발전에 앞장서고, 평균 근속연수가 19년이 넘고, 17년간 노사평화를 이룩한 기업, 학교 재단과 사회복지재단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등등 천사들이 경영하는 기업인 듯 선전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청노조 가입하면 출입이 중지되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회사, 선거 때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잔업까지 강요하는 회사, 사내하청 비율은 정규직 조합원 대비 200%를 넘어선  회사가 현대중공업이다.' 라고 말한다.
최근에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은 생산라인에 정규직 0% 회사를 만들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길다는 것은 정규직 신규 채용이 없다는 것을 왜 모를까? 17년간 노사 분쟁이 없다는 것은 노조가 어용이 되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이 사라진지 17년 되었다는 것을 왜 무시할까? 국민배우 안성기의 현대중공업 광고에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 주인공 역할과 맞물려 많은 이들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도 하나의 배우로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그 친근한 웃음이 악마의 가면이 되어 마의 죄를 가리고 탐욕의 치명적 유혹을 부추기는 듯해 걱정이다.

[세계]
▢ 우라늄농축 중단-식량지원, 북미 전격합의

미국과 북한 양국은 29일 오전 9시, 앞서 지난 23∼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한 3차 북미 고위급 회담 합의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중단과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등 비핵화 사전조치와 대북 영양(식량)지원을 골자로 한 6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미고위급회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결실 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핵시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을 임시중지하고 우라늄 농축활동 임시중지에 대한 IAEA의 감시를 허용하기로 했다"며 우라늄 농축이 '임시중지'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후순위로 ‘양보’하면서도 이 문제들이 논의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비핵화 조치를 원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복선을 깔고 있다. 북미간의 대화가 진전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유익하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최악의 경색은 이런 기회를 유실시키고 있다. 평화가 진전될 때 여기에 재를 뿌리는 그간의 역사는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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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투쟁의 상징 기륭전자 분회 글이 지역에 화제가 되었다. 모당의 의원 후보에 대한 전격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다. 
[우리는 비정규직 3법을 만든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리시대 최고의 빈곤과 차별을 만드는 비정규직을 법으로 강제하고도 그것을 잘했다고 나서는 당신의 모습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900만 명을 만든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전체 노동자의 약 50%, OECD 가입 국가 중 세계 제1위의 비정규직 비율을 만든 것이 그렇게 신이 납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48.5%로 2등 3등 국민 취급을 받고 있는데 어떤 차별을 시정했다고 하는 것입니까?
민주당이 집권 중인 전북에서는 정규직이 없는 지옥의 공장이 보편화되었고 묻지 마 살인까지 다다랐습니다.
노동자이면서도 노동권조차 배제당하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차고 넘칩니다.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을 포함 이제 다수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혹시 당신이 자랑하는 골격 바꿈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2,000만 명에 이를 것을 막고, 비정규직 임금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봐서는 100번을 사죄하고 1,000번을 참회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예 잘했다고 하다니요... 도대체...]
이에 대하여 teaparty44라는 분이,
'노동운동가 출신 000가 노동자 권익을 위해 펼쳐온 활동을 폄하하시는군요. 비정규직보호법이 무엇인지 팩트를 이야기합시다. 윗글처럼 비정규직을 강제하는 법이 아니고 법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증가일로에 있던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취지의 법입니다.' 라고 답하며 기륭전자 노동자들을 비판을 조중동에 비유했다. 조중동이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고 나서 나온 그의 회고에서 대통령 집무 시 고용유연화를 인정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자기의 반성문에서 정리해고 문제, 비정규직 문제. 한미 FTA 문제 등에 대해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어떤 후과를 남기는지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성찰의 진정성을 만난다. 지난 십 수 년 오직 강자 독식의 신자유주의 논리는 자본주의 정책 중에도 가장 잔인하고 야만적인 논리다. 이런 반인간적인 정책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여기에 순응하고나 굴복한 것은 불의에 굴복한 것과 마찬가지다. '오십보백보'라는 옛말도 있지만 '좌 깜박 우 회전'을 자랑했던 것에 대해 최소한의 반성과 성찰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그런데 뭘 잘 했다고 잘난 척하는지.. 이것은 빈곤과 차별을 만든 시대에 대한 반성과 다짐의 진정성은 커녕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중동이라 비유하는 것을 보면 단 한치도 반성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다.

기륭전자 비정규지 노동자들은 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도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이 야당으로 돌아와 오세훈의 나쁜 투표를 막기 위해 지역적 대책을 기자회견으로 발표하던 자리였습니다.
오랜만에 나와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는 당신에게 우리 기륭전자 박 조합원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하고 묻자 화를 내고 측근은 욕을 했습니다.
... 신자유주의로 집권했던 시기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단 한치도 성찰하지 않는 당신의 모습... 성찰은커녕 오히려 그때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음을 ....불법파견에 대하여 정규직을 반대하고, 도급 화를 유도하며 기껏 6개월 도급을 받으라던 당시의 노동부와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이었던 당신의 소극적이고 반동적인 대책으로 자신을 얻은 기륭전자 사용자들의 몽니를 부추겨 6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야 했습니다.
우리는 2년의 불법파견을 6개월의 비정규직으로 돌리려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경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의 의원 사무실을 찾았지만 폭력적으로 쫓겨났고, 당신의 아파트를 찾아 호소했지만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당신이 '여성과 비정규직'을 위해 살았다니요.]
원래 민주주의는 직접 민주주의다. 대의제나 간접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터 민을 대상화하는 간접민주주의가 마치 민주주의 본령인 양 행사한다.
그런 모습 중에 하나가 고통 받는 당사자들의 마음과 말을 외면하는 것이다. 대리하고 중재하는 것만으로 할 일 다 한 양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거간꾼의 몫이다. 현장의 정치 민의 정치를 할 것인지 거간의 정치를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피해당사자들의 말에 대한 태도로 결판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조차 강자독식의 시대는 지나고 패자 부활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먼 훗날 역사를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야만적이었다는 표징이 될 '정리해고 비정규직 파견 노동' 문제에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아예 법으로 보장한 것을 부끄럽거나 비겁했던 일로 성찰하지 않는 관점은 정말 낡았다.
신자유주의 야만에 어쩔 수 없이 굴복했다는 책임회피가 바로 노동자 민중의 가슴에 못을 박는 2차 가해 행위임을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대의가 살아진 정치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까? 누가 그런다 과거가 화려하면 뭘하나 현재가 시궁창인걸....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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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신문 금천인이 만들어지기 전에, 금천에서 인터넷 신문과 방송을 꿈꾸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김천석이란 친구입니다. 얼굴이 까맣고 머리가 곱슬져 종종 동남아나 서남아 이주노동자 취급을 받던 친구입니다.
헌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시니컬한 언행으로 주로 관성에 젖은 선배들을 질타하던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죽기 전에 가산디지털 단지 비정규직 문제로 투쟁을 한 기륭전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4년 동안 카메라 하나로 지켰습니다.
현장을 지키는 것은 비록 빛나지 않는 일이지만, 모든 빛이 현장을 지키는 그 무엇인가를 뿌리삼아 피는 꽃이라고 믿었던 친구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스스로 목적이 되어 다른 것을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수단이 되어 동원이 되더라도 그것이 정말  필요한 것이라면, 예를 들면 물에 빠진 이를 건지는 밧줄 같은 것이라면 기꺼이 동원되고 수단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김천석은 카메라로 그런 동원된 수단의 지위를 기꺼이 감당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또 다른 가시밭길이었고, 끝내 황금과 권좌가 지배하는 세상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천석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사회의 뿌리로 견디다 끝내 그 무게와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김천석의 삶을 기리고 지금 이 순간 고통을 버티는 이들을 위해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힘을"이라는 사회연대 기금 운동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기륭전자 유흥희 분회장의 글의 일부입니다.
"우리 기륭투쟁을 돌아보면 6년의 시간이 한 순간 한 순간 연대의 손길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이 바쁘고 연대투쟁에 성실했다는 의미로 우리는 소리 없이 우리를 지켜주는 이들의 소중함을 미쳐 다 알지 못했습니다.
그 가운데 김천석이란 저와 동갑내기 동지가 있었습니다. 내일모래 쓴다고 당장 영상 편집해내라고 요구를 쉽게 했습니다.
그때도 우리 몰래 혼자 밤을 새야 하는 동지의 노고를 모르고, 요청하면 당연히 해줘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기륭 투쟁에서 우리를 가장 강력하게 보호한 방패는 카메라였습니다. 특히 영상카메라는 24시간 우리를 지켜주던 파수 대였습니다.
이미 심신이 시퍼런 멍투성이 우리였지만 그런 폭행에 당하면서도 그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몰랐습니다. 
우리의 24시간 보호막이었던 김천석이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날벼락이었습니다.
우리 투쟁의 누적된 부담과 스트레스가 그의 생명을 갉아먹은 것인지 죄의식이 우리를 감쌌습니다. 고마움을 말로만 고마워하는 것으로 때운 미안함에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우리는 우리를 지켜준 가난한 카메라에게 어떻게 힘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결과가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힘을' 주자는 운동입니다.
우리들의 이 작은 노력이 모든 이의 삶의 조건들을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있음을, 가장 외롭고 힘들 때 함께 하는 우리가 있음을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에 힘을'이라 쓰고 '천석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라 읽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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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다. 특히 생존권을 빼앗긴 노동자들에겐 더욱 혹독한 겨울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지난 주말에 함께 살자'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20번째 죽음을 막기 위한 2차 희망텐트촌 행사에 갔다.
그들은 희망으로 절망의 공장을 포위하자고 한다. 가장 절망적인 사람들이 가장 뜨거운 희망을 말하고 있다. 그들이야 말로 진흙탕속에서 피는 연꽃이다. 우리는 붕-붕(朋-朋) 바자회의 한 부분으로 8도 막걸리 마시기 코너를 맡았다.
전국의 각양각색의 막걸리들을 모아 맛을 보는 행사다. 전국에서 21종의 막걸 리가 기부됐다. 100% 쌀 막걸 리가 깔끔하고 밀가루가 섞이면 텁텁함을 알게 됐다. 무거운 맛, 경쾌한 맛, 시원한 맛, 진한 맛, 달달한 맛, 전통의 누룩 맛을 간직한 막걸리 정말 다 다른 맛을 보여 주었다.
그 와중에 재능지부 조합원이 암 투병 중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이 들렸다. 그 분의 장례식으로 가는 도중 지난 8일 분신을 했던 울산 현대자동차 엔진사업부는 신00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달됐다. 아! 죽음 많은 세상, 죽어가는 우리 노동자.... 너무 추웠다.

신00 노동자가 일을 하는 울산 현대자동차 엔진사업부는 현대차 내에서도 장시간노동으로 유명하다. 2010년 기준, 엔진 변속기 소재 부문의 노동시간은 연간 2,709시간으로 울산공장 의장(조립)부문 2,376시간보다 333시간, 현대차 평균노동시간 2,488시간보다 221시간이 더 많다.
현대차 각 사업부 중 엔진 변속기 부문보다 노동시간이 긴 곳은 전주공장(2,770시간)뿐이다.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 연간 1,749시간이다. 한국 평균 노동시간 2,193시간이다. 원래 주 5일제 도입은 연 노동시간을 2,000시간 이하로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신00 노동자가 분신 항거한 이유는 사측이 노동시간단축을 통해 비정규직 확대, 임금삭감, 노동 강도 강화를 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첫째 목표가 바로 정규직노조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신00 노동자가 부닥친 문제는 휴일 특근에 대한 당사자들의 결정권을 관리자 결제를 받도록 하는 등 현장 통제를 강화하려 했고 이를 위해 노조 현장위원인 그이는 회사의 특별한 집중 관리로 다투었다고 한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동안 정권과 언론 그리고 자본으로부터 귀족노동자로 취급받던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 간부의 죽음이다. 비정규직의 고통만을 주시하던 우리에게 정규직이라고 다를 바 없는 지옥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지난주에 현대자동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경 투쟁을 했다. 양재동 본사 앞에서 대법원 확정 판결을 이행하라는 촉구 노숙 집회를 했다.

비정규직은 차별에 거리에서 얼어 죽어가고 있었고, 정규직은 회사의 노동 강도 강화와 노동통제 강화로 말라 죽어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현대차는 장시간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안에 1,400여명 이상의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고 3,599억 원의 시설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량이 부족하면 개인별로 휴가를 내거나 순환근무를 시키고, 회사 마음대로 휴일특근을 중단시켜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장기근속자 우선채용 요구안을 통해 ‘채용세습’ 논란을 일으켰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영구화하는 것이다. 한 편으로 비정규직 사내하청 40% 발탁채용을 통해 40:60의 분열을 조장하여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또 다시 억울함 죽음이 발생된 것이다.

야간 노동은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세계보건기구가 밝혔다. 노동귀족이라 불린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주야간 맞교대로 몇 십 년 일을 했다. 석면을 뒤집어쓰고, 수은 연기를 마시며 일을 한 것과 같다. 12시간 심야노동을 365일 하는 노동자가, 발암물질을 끼고 일하는 노동자가 귀족이면, 사용자들은 황족(皇族)이나 신족(神族)쯤 되나 보다.

결국 우리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사람 없는, 사람을 오직 비용으로 보는 경영아래서 죽음을 밟고 살고 있다. 굶어 죽거나 과로로 죽거나 차별과 통제에 말라 죽어가고 있다. 정말 노동지옥 자본 천국의 시대다.
지상 최대의 실적을 자랑하는 삼성과 지상 최대의 빈부격차에 신음하는 서민 사이에 우리는 울고 있다. 사람을 빈곤과 차별로 몰면서 지상 최대로 이득을 보며 살면 양심이 즐거울까? 그렇게 해서 잘 살면 인간적으로 무슨 재미가 있을까? 춥고 추운 가운데도 의문이 든다.

문재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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