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한민국은 

           지록위마(指鹿爲馬)세상


조고는 진시황을 시중하던 환관이다. 진시황이 여행 중 병사하자 당시의 승상 이사와 짜고 거짓 조서를 꾸며, 시황제의 맏아들 부소와 명장 몽염을 자결하게 만들고 막내아들 호해를 황제로 만든다. 조고는 승상 이사마저 참소로 죽이고 스스로 승상이 되어 세상을 망친다. 그 조고가 자신의 권세를 확인하고 신하들 중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어느 날 호해황제에게 사슴 한 마리를 바치면서 말이라 한다. 황제는 왜 말을 사슴이냐 묻지만 사슴이라 우겼고 이를 이상하게 생겨 뭇 신하들에게 황제가 저게 말이냐 물으니 대부분은 조고의 눈치를 보며 그렇다고 했고 일부반 아니라고 했다. 조고는 아니라고 한 사람들을 눈 여겨 두었다고 모두 숙청한다. 이것이 올해의 교수신문이 정한 올 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의 유래다. 


사슴이 말로 바뀐 해가 2014년이다. 거짓과 농단과 불의한 권세만이 판을 친 해라는 말이다. 사슴을 말이라 우겨 관철시킨 조고의 권세는 십상시의 난을 가져왔다. 청와대 깊고 깊은 궁궐에서 범인들을 알 수 없는 음모와 술수가 폭로되었지만 진실은 사라지고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라고 말한 사람만 꼭 집어 처벌한다. 그리고 아예 대통령이 나서서 사슴을 말이라 주장한다. 지록위마의 진정한 문제는 부정 불의한 권력의 농단이다. 윗사람을 조롱하고 충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싹부터 자르는 무제한의 권력이다. 조고시절 문제는 황제가 어리석어 놀림을 당한 것인데 2014년 대한민국은 조고대신 황제가, 십상시 대신 대통령이 나서 민을 대상으로 지록위마 짓을 하고 있는 점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대통령이 되어 불의한 통치로 정치 경제 문화 모든 세상을 곤죽으로 만들고 있는 그는 조고인간 아니면 환관들의 조롱인 호해인가?


2014년 지록위마의 최고봉은 당연 통합 진보당 해산이다. 국회의원의 두 시간짜리  강연을 빌미로 10만 당원의 나라에서 제 3당을 해산한 대단한 사건이다. 누구는 국회의원의 강연이 있기 전에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본명인 다까끼 마사오를 밝힌 것에 앙심을 품고 끝내 당 자체를 해산했다는 말도 들린다. 헌재는 1987년 유월 항쟁으로 만들어 진 국가 기구다. 그런데 민주화가 만든 기구가 민주주의를 뭉갰다. 통합 진보당의 해산은 1987년 이후 민주화 역사가 파산됐음을 보여 준다. 자주 민주 통일 대신에 의존과 독재와 분열의 세상이 되었다. 평화대신 전쟁을, 민족애 대신 증오를, 민주대신 유신을 원하며 민주화를 파산시킨 주역은 세 사람이다. 유신독재의 앞잽이자 17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김기춘 비서실장, 정당해산을 국무회의에 올린 황교안 법무장관, 정당해산 심판을 담당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그들이다. 모두가 독재시절 민주주의 요구를 고문과 폭력으로 범죄로 만들던 공안 검사 출신들이다. 산업화 민주화를 자랑하는 교역규모 세계 10권이 자랑이라는 대한민국의 속살은 여전히 독재를 위해 고문을 하고 조작으로 하고 또 수배 구속의 폭력을 행했던 독재정권들의 사냥개들의 나라였다는 점이다. 게다가 속셈을 처벌하는 수준의 법 상식을 가진 이들이 헌재판사들이라니 도대체 역사적 퇴행은 어디까지 뻗쳐 갈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 


2014년 지록위마의 버금가는 사례는 정리해고를 보는 대법관들의 행태다. 정리해고는 그 자체로 근대법을 부정하는 제도다. 잘못도 없이 사회적 사형선고인 해고를 노동자에게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인도 없이 결과를 강제하고, 권리도 없이 의무만 강제한다. 그런데 그나마 그런 남용을 막기 위해 부과된 것인 정리해고는 절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있고 그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절차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법적 조항을 올해 대한민국 대법은 다 면제해 버렸다. 경영상의 위기가 없는 콜트콜텍 정리해고는 미래에 올 경영상의 위기로도 정리해고는 정당하다 했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경우 그 사유가 회계 조작 사기여도 정당하다 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본에게 쥐어줬다. 한마디로 미친놈들이 대법을 장악하고 있다. 


2014년 지록위마의 최악의 형태는 당연 세월 호다. 국가의 무능과 불의를 대신하여 유병언을 죽이고 해경을 해산한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능욕하고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 진실을 호도하려는 정부여당의 모습은 사슴을 말로 바꾸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우기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진실이 가려지고 희생자는 더욱 아파지고 거짓무리들만 뒤에서 잿빛 웃음을 지었다. 


오체투지를 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행진에 대한 연대는 즉각 구속시키지만 경제를 망친 재벌 총수는 여야가 총력으로 석방하라 한다. 가만히 앉아서 상장을 통해 수조 원을 챙겨가는 재벌들의 후손들은 세금 한 푼 내지 않지만 서민들은 시름달래는 담배 한 개비마다 수배의 세금을 태워야 한다. 진실을 말하면 진실을 규명하여 거짓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한 자들의 입을 막고 구속시킨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 하는데 달을 가리킨 손가락의 손톱 밑 때만 규탄하는 권력과 그 권력의 디딤돌 사법부, 무엇보다 대한민국 천박화의 기수 종편들의 아귀소리가 만들어 낸 생지옥이 2014년 대한민국이다. 


애초 교수신문은 2014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미망에서 돌아 나와 깨달음을 얻자’는 뜻의 ‘전미개오(轉迷開悟)’를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미망에서 미망으로 더욱 나락에 빠진 아픈 한 해가 되었다. 2014년으로 아팠던 사람들,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정리해고 비정규직에 투쟁 중인 노동자, 모든 빈곤과 차별에 신음하는 이들이 환한 2015년을 만들기 위해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서자. 우리는 매일 좌절하지만 또 매일 다시 시작하지 않았던가. 


남부노동상담센터

문재훈 소장

우리들의 언어로 해석할 거예요~'꿈나신문'





독산3동에 청소년 휴카페 ‘꿈꾸는 나무(이하 ‘꿈나’)’가 있다. 주위에 중학교 3곳, 고등학교 1곳, 초등학교 2곳이 모여 있어 학생들은 이 휴카페에서 다양한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본 적인 서빙이나 운영도 운영단을 만들어 스스로 하고 있고 수익금도 ‘금천미래장학회’에 기부하고 있다.

그런 꿈나에 어느 순간부터 ‘꿈나신문’이라는 것이 발행되기 시작했다. 관내 고등학생들이 만들기 시작한 신문으로 매월 카페의 한켠에 비치됐다.

동종업종(?)의 발견으로 기쁘기도 하고 누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궁금함으로 동아리 탐방을 기획했다.

꿈나신문은 4명의 고등학생(팀장-권순표, 편집-최예지 양, 편집디자인-배자한 군, 기자-조찬연 군)이 만들고 있고, 얼마 전 4명의 인턴후배들을 받았다.

꿈나신문은 4월부터 매월 1회씩 발행하고 있다. 현재의 멤버들이 모이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팀장을 맡고 있는 권순표 학생은 “신문이 만들어지기 전에 꿈나TV에서 활동했다. 영상제작을 하는 곳인데 영상팀, 라디오팀, 신문팀으로 나뉘었고,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문에 결합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디자인을 맡고 있는 배자한 군은 학교에서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 친구 소개로 편집과 디자인을 맡게 됐고, 평소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조찬연 군과 신문방송에 관심 있던 최예지 양도 자연스럽게 결합했다.

매월 한 번씩 발행하는 신문이지만 이들은 매 주 한 번씩 모여 지면 수와 그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일을 분담한다. 주제는 시기적으로 해당 월에 맞는 것이나 계절에 적합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즉흥적으로 선정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나 체험도 한 꼭지씩 넣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과정으로 12월호는 크리스마스 특집, 고교선택에 맞춘 학교 소개, 빛초롱 축제, 진로인터뷰 등으로 구성했다.

꿈나신문의 제작이 어떤 경험으로 다가왔을까? 편집디자인을 맡은 배자한 군은 “기사가 길게 나오면 편집할 때 분량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전공을 이쪽 분야로 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나를 소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쌓이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자한 군은 1면 일러스트에 가장 많은 부분을 신경 쓴다. 4월부터 만들어진 1면 표지는 부원들의 의견을 받아 자한 군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전체적인 총괄을 맡고 있는 최예지 양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맥상 어법이 맞는지 검토하는 것이 어렵고 분량조절의 경우에도 꼼꼼히 봐야 해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 인턴을 뽑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지원해줘서 고맙고 기뻤다. 우리가 만드는 신문을 꿈나에만 비치해 놓았는데 친구들이 보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문학을 좋아해 직접 쓴 시를 싣기도 하는 조찬연 군 역시 “경험이 없다 보니 인터뷰를 할 때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잘 응해주지 않거나 마지못해 응하는 모습을 접하면 힘들었다.”면서도 “이런 신문을 만드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쓴 기사가 청소년연합축제 ‘즐’에 대한 기사였다는데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과정을 돌아봤다.

팀장을 맡아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권순표 군은 “처음에 꾸려나갈 때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출석률도 좋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친구들을 정리해가면서 현재의 팀원이 남았다. 지금은 팀원들끼리 너무 즐겁고 신문이 나올 때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학교생활과 병행함에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찬연 군은 “노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진로가 연결되는 것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지 양은 “청소년이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어른이 되어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노는 것도 중요하고 공부도 중요하다. 시간을 쪼개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후배들에게 조언을 했다.

이들은 새롭게 맞이한 인턴들과 더 커지는 꿈나신문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꿈나에만 배포되던 신문을 학교별로 배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내용도 더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예지양은 “내년에는 좀 더 체계를 가지고 각자가 자신의 파트를 가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꿈나 신문이 열린 신문, 언니오빠 같은 신문이 되면 좋겠다. 친구들에게 편안하고 도움이 되는 신문, 학업이나 진로,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신문을 꿈꾼다”는 바람을 전했다.

찬연 군도 “청소년들이 신문을 잘 안보지만 청소년이니까,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번역하고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고, 순표 군은 “독자들과 함께하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나 기자를 진로로 하는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의 시선과 입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스스로 찾고 공유하고 함께 나누려는 이들의 행보를 통해 더 좋은 꿈나신문으로 되길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기고]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참 많이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습니다. 시간은 스스로 내어야만 생긴다는 사실을 잊고,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삶은 저에게 거기를 찾아갈 만큼의 시간적 여유로움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말로 거기를 다녀 오기를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왜 거기를 가야 하는지, 마땅한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거기를 찾아 가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제 뇌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을 때, 일단 가보자 마음먹고, 마침 함께 길을 나서겠다는 친구와 안산에서 매일 팽목항으로 가는 무료버스를 타고 다섯시간이 걸려 드디어 그 곳을 찾아갔습니다. 

버스는 세월호 가족(유가족.실종자 가족)들이 계신 컨테이너 숙소 앞이 목적지였고, 그 숙소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저희는 바로 앞에 보이는 팽목항으로 갔습니다. 노란 리본이 붙은 빨간 등대가 저만치 보이고 등대까지 가는 양 옆 난간에는 세월호 진실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현수막과 함께 노란리본들이 알알이 박혀 있었습니다.

수천개의 노란리본들이 바람에 꼬리를 날리고, 바람에 딸랑이는 풍경소리가 어우러져, « 우우우~~~ »하는 애닳픈 소리를 내며 쓸쓸하고 슬픈 세월호 이야기를 전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희는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팻말 시위를 진도 군청 앞에서 하기로 하고, 먼저 세월호 가족분들께 인사드리려고 가족 숙소로 들어 갔습니다. 숙소로 들어서자, 가족분들을 위해 상주하는 자원봉사자분들이 저희를 맞아주시며, 이 곳에서 가족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계시며, 그 분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분들이 바라는 것은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원하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팻말시위를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리고, 대신 잠시 산책을 가셨다는 가족분들을 기다리며 팽목항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팽목항은 가옥들이 거의 없고 많은 섬들로 둘러 쌓인 아주 작은 항이었습니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식사 준비를 하고, 가족분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팽목항에서 세월호가 있는 맹골수도는 한시간 반을 배를 타고 가야한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분들에게서 듣게 되었고,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아픔을.

보고픈 아이들을 이야기하실 때는 아직도 사람들 앞에서는 울지 않으시려고 밤에 몰래 우신다면서 손으로 눈물을 훔치시고, 거의 매일 팽목항 등대에 가셔서 보고싶어도 볼수 없는 자식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오신다고,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아야 그나마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그리고, 4.16이 반년이 넘어가고, 해가 바뀌어 가지만 뭐하나 밝혀진 것이 없어서 세월호 가족들이 모여서 수없이 회의를 해도, 가족분들의 입장은  매번 같으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제가 입고 있던 세월호 후드 티셔츠를 보시고는, 당신들은 가슴이 너무 아파서 입지는 못하고 걸어만 두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드 티셔츠에는 팽목등대가 그려져 있는데 그걸보면 진도vts(관제탑..당시 제구실을 안한)가 연상되신다고 하셨습니다. (진도 vts는 팽목등대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거리에 있습니다)그래도 당신들 대신 세월호를 잊지않기위한 옷을 입어주어서 고맙다며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우며 울다 웃다 하다보니, 비가 내리는 팽목항의 밤은 깊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쉬운 마음을 안고 2014년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오리라는 약속을 하고는 다시 제 삶의 자리로 되돌아 왔습니다. 

반년이 넘었든 일년이 넘어가든, 언제가 될지 모르는 세월호의 진실규명 !!! 부모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자식이 왜 죽었는지, 그것 뿐이었습니다. 

지금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슬픔을 나누는 일이고 그 슬픔은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위로와 치유를 받는다는 것을 저희는 그분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팽목항을 다녀오고, 그분들을 만나고서야 제가 왜 그곳에 가고 싶었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이전에 나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전만을 생각했고, 세월호 가족분들과의 만남으로 그 안전은 타인의 안전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안전한 대한민국의 시작은 그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여러분 기다림의 팽목항으로 함께 갑시다!!!

‘기다림의 팽목항’에는 9명의 잃어버린 찾는 애타는 마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함께 가요!  팽목항 



12월 27일(토)~28일(일) 1박2일  회비 1인당 2만원

7시30분 금천 출발→ 9시 안산셔틀버스출발→ 팽목항

문의 010-7750-2431



기고 윤정수

매 주 목요일 금천구청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기관 탐방-금천청소년복지상담센터]

미래의 희망이 되살아 나는 곳~


우리는 흔희 청소년은 미래의 희망이라고 한다. 청소년은 무한한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미래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1위라는 사실을 볼 때 우리나라의 미래는 그렇게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절망하는 미래(청소년)에게 한줄기 희망과 같은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다. 여성가족부와 서울시는 『청소년기본법 제46호』에 의거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인상담, 1388청소년전화, 학교연계, 상담사업, 위기청소년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는 “청소년 전문 상담기관‘을 서울시 자치구 마다 하나씩 설치했다. 

금천구에는 금천청소년수련관에 금천청소년복지상담센터(김형래 소장)가 위치해 있다. 2004년 9월 「청소년상담실」이란 명칭으로 문을 연 금천청소년복지상담센터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9월 부터는 금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으로 운영체가 바뀌며 보다 전문적인 청소년 연계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센터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고애경 팀장을 만났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 구청과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서 관할 구에 있는 지역사회와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금천구에는 초·중·고 35개교가 있는데 특성검사, 학업중단숙려, 학교폭력 등 이런 문제가 발생하거나 저희의 도움이 필요할 때 가서 교육도하고 상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해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 크게 상담사업, CYS-Net 지원사업과 공모사업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상담사업에는 1388청소년 전화, 사이버상담, 개인상담, 심리검사, 심리치료, 집단프로그램이 있습니다.  CYS-Net 지원사업은 지역사회 청소년통합 지원체계, 위기청소년상담지원사업, 학교연계 상담사업, 지역사회 자문 및 지원기구, 청소년동반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모사업으로 금천마을학교, 찾아가는 상담, 또래조정사업, 우리부모님이 달라졌어요, 모의법정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하시네요. 이중에 몇 가지만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 ‘찾아가는 동반자’는 은둔형 외톨이,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 정서적 우울이 심해서 자살을 시도한 아이, 한 부모 가정 및 다문화 가정 등 고위험군의 아이들을 찾아가서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주로 이웃집에서 신고가 들어오거나 학교에서 아이가 안온다고 하면 그런 아이들을 찾아가 상담을 진행하는데요. 검사가 필요한 아이는 검사를 하게 되고, 또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아이들은 상담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청과 동사무소 등과 연계해서 생활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예방사업으로 집단상담, 인터넷 예방교육, 부모특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집단상담은 학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집단, 피해자 집단 아이들을 위해 5회기 이상씩 전문 강사를 파견해 사회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모특강은 매달 테마를 정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테마는 ADHD,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독서와 예술치료의 만남으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리딩아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학교폭력 공모사업으로 진행했던 ‘우리부모님이 달라졌어요’는 상담 시 아이하고만 진행했을 때보다 부모가 함께하면 효과가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맞벌이다 뭐다해서 상담실에 못 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그런 부모님들을 원하시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던 사업입니다.

모의법정 프로그램은 독산고 연극반 아이들이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각본을 짜고 연극을 올렸는데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하는 학교폭력 예방 사업입니다.


담이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 단순히 명수로 따지면 연간 천명이 넘습니다. 한명이 상담을 받게 되면 12회 이상을 진행하는데요, 그렇게 연인원으로 따지면 만 명이 넘습니다. 여기에 전화상담을 합하면 1년에 약 15,000여건의 상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 청소년통합지원체계, 상담사업, 예방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보통 4~5명의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반자 선생님을 빼면 CYS-Net 사업을 할 수 있는 인원은 두 명 뿐이죠. 인원이 적어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서 주어진 기본적인 사업은 모두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는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하고 있는 자원상담원들이 9명 정도 배치가 돼서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많은 아이들의 케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일례로 세월호 사건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로 상담을 받아야 하는 경우 우리를 찾는데 지원을 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심에 서서 상담의 메카가 되고 싶은데 두 명 밖에 안 되니까 굉장히 힘듭니다. 인력이 채워져야 체계적으로 일을 하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예산이 좀 더 확보되어 인력이 보충되어 아이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금천청소년복지상담센터 직원들~ 왼쪽부터 전일제 동반자 양지수, 고애경 팀장,  상담원 노은영>


2015년  계획은?

▶ 성인들 위주의 카운슬링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부모상담을 활성화 시키고 싶어요. 부모가 변해야 아이도 변합니다. 자원이 된다면 내년에는 부모인식개선 사업에 치중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청소년복지상담센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청소년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제가 부모교육을 할 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부모님들에게 엄마가 아이를 품고 있는 따뜻한 색체의 그림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누구의 그림일까요? 청소년 시절의 히틀러가 그린 그림이라고 알려주면 사람들이 놀라죠. 흔히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에서 정서가 묻어난다고 하잖아요. 청소년기에 그런 정서를 가진 히틀러였습니다. 화가가 꿈 이었고, 그림을 팔아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죠. 그림을 파는 과정 속에서 대부분의 상점주인들은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림도 잘 사주지 않을뿐더러 핍박을 했죠. 이 불우한 청년의 마음에 분노와 적개심, 사회에 대한 거부반응, 피해의식 등이 쌓여갔습니다. 그런 부분이 나중에 성장해서 표출된 것이 아닐까요? 크게 보면 세계2차 대전까지 벌어진 겁니다. 히틀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 아이를 잘 키우면 그 나라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미래는 어둡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용어설명 : CYS-Net(Community Youth Safety Net)이란 지역사회 시및 및 청소년 관련기관, 단체들이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을 발견·구조·치료하는데 참여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 협력하는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망을 의미한다.(청소년복지 지원법제9조)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사토 사토루 글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논장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요



표지를 보면 얼마나 큰 나무인지 밑둥치는 보이지도 않고 하늘에 떠 있는 나무처럼 아주 큰 나무가 있어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듯 남자 아이와 여러 종류의 새들과 곤충들과 동물들이 이야기 하며 놀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 남자아이는 이렇게 여러 동물들과 나무에서 놀고 싶어 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하나 짐작해 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은 아이의 얼굴이 밝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면지에는 아주 길쭉한 나무에 사다리가 나무 꼭대기까지 연결되어 있고, 구멍도 있고, 베란다와 오두막도 있고 전망대까지 있어요. 나무 하나에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갖고 싶은 아이의 꿈이 들어있나 얼른 책을 펼쳐봤어요. 

  날씨가 아주 화창한 날 가오루는 아주아주 커다랗고 높은 나무에 올라가 보고 싶어 상상을 해 봅니다. 둘레가 무척 굵어서 가오루 혼자서는 한 아름에 껴안을 수 없어 온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껴안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나무를 상상하며 사다리가 휘청거리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 두기까지 합니다. 사다리를 올라가다보면 불쑥 조그맣고 귀여운 방이 하나 나오는데 여기는 가오루의 오두막입니다. 나무 위에 있는 오두막에는 물도 나오고 가스불도 있어서 핫케잌도 구어 먹을 수 있어요. 자칫 잘못해서 핫케이크를 태울 수도 있으니 굴뚝도 있어야 한대요. 세 살짜리 동생을 위해서는 그네처럼 생긴 바구니를 만들어 손잡이만 돌리면 방안까지 올 수 있게 만들어 놓는답니다. 참 기특하고 기발한 생각들이지요.

 또 이 커다란 나무에는 가오루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에요. 조그만 구멍에는 다람쥐 가족이 살고, 어치랑 곤줄박이도 가오루의 나무를 빌려서 집을 짓고 살아요.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 전망대 꼭대기에 올라가 있으면 흔들릴 수도 있지만 가오루는 사내아이라서 난간을 꼭 잡고 있으면 안심을 한대요. 아주 커다란 나무에서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을 맞이하면서 동생과 새들과 동물들과 자연을 즐기면서 놀 생각을 해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상상이었어요. 실제로 그런 나무는 없지요. 엄마도 가오루 만한 여자 아이였을 때 그런 상상을 해 봤다고 하고, 아빠도 어렸을 적에 똑같은 생각을 했다고 해요. 아빠와 가오루는 생각이 통하자 다음날 아주아주 커다랗게 자라는 돌참나무를 심어요. 지금은 가오루 키만 한 조그만 나무를요.

  이 나무가 자라서 오두막을 지어 핫케잌을 해 먹을 만하고 전망대도 있는 그런 나무로 자라려면 가오루의 손자의 손자가 되어서나 오를 수 있을까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가오루는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있어요. 이제야 가오루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아마도 표지에서는 나무위에서 동물들과 노는 상상을 해 보지만 지금 그런 나무가 없어서 어두운 표정이었다가 이제는 내 키만한 나무이지만 이제는 희망이 생겼기에 밝은 얼굴로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린 시절 동네 한 가운데 있는 커다란 나무아래에서 공기놀이, 고무줄놀이도 하고 나무 위에도 올라가 치기놀이를 하던 그 때가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이 책을 읽고 씨앗(염색한 쌀)을 이용해 나무 목걸이를 만들어 봤어요. 아이들은 나무에 가족을 표현하기도 하고, 사춘기 때 꾸중을 들으면 이 나무에 올라 갈 거라고 하기도 하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데 집에서는 못 키우게 하니 이 나무에 가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아이도 있어요. 

  또 어른들과는 마음속에 있는 나무 그림을 그려봤어요. 아빠가 아파서 뒤꼍에 있는 나무를 조금씩 베어서 다려서 먹었다는 나무이야기, 어렸을 적엔 나무 밑에서 뛰어 놀았는데 이번 여름에는 친정 아빠와 옛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 사랑나무 이야기, 풍성한 나무처럼 되어 아이들이 나를 찾아와 줄 수 있는 그런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 등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 

김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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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함과 노동의 신성함이 

사라진 사회엔 희망도 없다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세상- no. 90

대법원의 정문 앞엔 자유 정의 평등이라는 표어가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표현은 돈의 자유, 돈을 위한 정의, 부자들만의 평등인 모양이다. 한마디로 요즘 대법원 판사들이 미쳤다. 정리해고란 터무니없는 제도다. 원래 근대법은 권리는 의무가 병행된다. 만약 권리와 의무가 분절되면 그 관계는 법적 정의가 있을 수 없다. 정리해고란 회사 측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 아무 잘 못도 없는 노동자가 해고라는 사회적 살인을 당한다.  


콜트 콜택이라는 기타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대표는 공장을 해외로 빼돌리며 정리해고를 했는데 그 이유가 미래의 경영상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도 아니고 미래의 경제 위기를 위해 공장을 해외로 돌리는 것인데, 공장이 해외로 간다는 것은 국내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고, 국내 세금이 주는 것이다. 개별 자본에게는 이득이 될지 모르지만 노동자에게도 국가에게도 손실을 주는 행위인데 이런 행위를 대한민국 국가가 그것도 대법원이 인정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미래의 위기를 위해 현재를 죽이다니, 어차피 죽을 것 살인을 해도 무죄라는 대법원의 판결은 정리해고 제도를 저승사자로 만든 것이다. 


그것만 아니다. 쌍차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도 기가 막히다. 쟁점은 정리해고의 근거가 회계조작에 의해, 거짓된 근거로 진행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법은 법리 판단도 아니고 당시에 SUV 차량의 세계적 규제로 인해 정리해고가 필요했다는 다투지도 않은 사실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패소 판결을 한다. 사기 거짓으로 정리해고를 해도 괜찮다는 정리해고 무한 자유를 선언한 것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YTN에 대한 대법 판결이다. 그들은 외부의 간섭과 낙하산이라는 불의에 맞서 투쟁한 노동조합 활동을 불법이라 했는데 그것이 회사의 절대적인 권한이 경영 인사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경영 인사권이 어떤 법 규정에 의해 절대적인 권리가 됐는지도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의 대법원이 노동과 자본에 대한 최소한의 균형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오직 돈으로 사는 판결, 정치가 지배하는 판결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무슨 자유고 정의고 평등이 있겠는가? 서천의 소가 웃을 일이다.  


노동에 대한 돈과 권력의 적대(敵對)화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지만 대법원의 이런 난장질에 정부만 신이 났다. "임금도 오르고 또 60살 까지 보장도 받는데 그래서 기업들이 정규직 뽑기를 무서워하고 있다." 아하 그래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는 76세인데 청와대에 있나? 이런 말을 한 최경환은 60세 장관 짓을 하고 있나? 80이 넘은 친일의 딸이 공영방송을 차지하나? 

결국 반칙으로 청와대를 장악한 현 정권의 추세는 노동자들은 안정적이고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가지면 안 된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언제든지 고용하고 언제든지 파면을 할 수 있는 불안정한 노동, 자본의 필요에 의해 일회용 도구로만 사용되는 노동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를 가로막은 규제는 단두대에 올리겠다는 대통령이나, 말로만 으스스한 말을 하지 말고 행동으로 단두대를 휘두르라는 조중동이나 노동이 사람임을, 노동자가 사람임을 잊고 있다. 


노동자들은 당연히 상향평준화 되어야 한다. 정리해고 같은 무뢰한 법 자체가 없어지고 3개월 이상 상시업무에 비정규직 고용을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원칙이 분명하게 조명되어야 한다. 좋은 노예제가 없는 것처럼, 좋은 살인이 없는 것처럼, 좋은 정리해고 좋은 비정규직이란 없다. 그런데 자본과 권력은 쉼 없이 노동자들을 하향평준화 시킨다. 더 낮게 더 열악하게 살라고 한다. 그럴수록 부자들의 곳간은 더욱 더 커진다.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재벌이 늘어난 재산만큼 서민의 부채가 늘었다는 사실이. 정말 이상하지 않는가? 노동자가 죽어야 좋아진다는 세상이. 


엊그제 어느 노조 교육이 끝난 다음 뒤풀이에서 나눈 이야기이다. "우리 회사는 대학생 자녀에게 학자금을 책임진다는 취업규칙이 있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학자금을 지원 받은 사람이 딱 한 사람인데 그 사람은 바로 사장이다." "왜요?" "자식들이 대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회사를 다닌 사람이 사장밖에 없으니깐..."


이게 현실이다. 이미 정규직이란 의미를 잃고 있다. 사람들은 현대 자동차 노동조합을 겨냥하여 철밥 통에 고임금 노동귀족이라 한다. 현대차 그룹 직원의 평균 연봉은 8,401만원인데 현대그룹 임원 평균은 13억8,000만원이다. 10대 그룹이 지난해 등기 임원의 연봉을 30% 이상 올렸으면서 일반 직원들의 평균 연봉 인상률은 2%도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의 임금 격차는 2006년 14배 정도에서 지난해 18배까지 벌어졌다. 2006년 등기 임원의 평균 연봉은 일반 직원 연봉의 14.2배였지만 1년 만에 이 수치는 18.2배로 커졌다. (2008년 현재)  그리고 이 차이는 시간이 갈 수록 커져 대기업 일반직원의 500배가 되었다.(2014년 현재) 도대체 노조는 무엇을 했기에 자기들의 임금은 찔끔, 사장들의 연봉은 대박을 치게 하는가? 결국 대한민국 사회는 노동의 신성함이 파괴된 사회다. 비정규직은 노예노동에 좀비노동이다. 정규직은 밀려나가지 않기 위해 남을 죽이는 사탄 노동이다. 어디에서 인간의 존엄이 보장되는 신성한 노동이 없다. 그런데도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집권 세력들의 마음은 사탄 중의 사탄이다. 정말 나쁘다.           


남부노동상담센터

문재훈 소장


*  본 글은 금천자립생활센터의 희망보고대회에서 정임희씨가 발표한 내용이다.


선천적인 장애로 인해서 나의 삶은 평탄하지는 않았다.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할 때가 많아서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은 적이 많았다.  못 걷는다고 친구들이 죽은 쥐도 갔다가 옆에 놓기도 하고 성냥불을 등에다 지지기도 하여 울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힘들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어디를 가고 싶어도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아버지가 지병으로 아프셨기 때문에 초등학교를 데려다 줄 사람이 없었다. 엄마는 가장의 역할을 하시면서 초등학교에 전입 할 생각도 ,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지 못했다.

 지인의 소개를 받아 삼육재활원에서 양재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우연히 병원에 갔다가 붙은 허벅지를 수술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의사의 권유로 수술을 했지만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26살 나이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고, 바쁜 가족들 속에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없어지고 소심해졌다.

그러다 병원에서 원장님 소개로 공부방을 소개받고, 눈이오나 비가오나 공부방이 있는 날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다.  공부방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하였고 초등학교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은 밖에서 운동하고 있는데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있으니 함께 가보자는 말을 듣고 금천자립생활센터에 오게 됐다.  금천센터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을 소개받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나같은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하는 설렘도 있었지만 ‘내가 이곳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금천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조모임이나 동료상담, ILP에서 자립에 대하여 하나씩 알아가게 됐다. 집에만 있을 때는 아무생각 없이 지내왔지만 개별ILP 숙박체험을 하게 되면서 혼자서 자립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됐고 생활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활동보조인과 이곳저곳 동행하여 과제 수행을 하면서 자립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에 필요한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센터에서 컴퓨터 교육을 연계해줬고, 컴퓨터도 지인에게 후원받아 기초교육을 배우며 새로움을 느겼다. 

금천센터에서 서포트하는 자조모임이 처음에는 귀찮고 싫었지만 지금은 모임이 기다려지고 설렘으로 다가온다.  금천센터의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교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중에 중학교 과정 학교를 소개해 주셨고 활동보조인과 함께 서류를 준비하여 입학등록을 했다.  배우지 못한 서러움이 나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했다.  그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고 뛸 듯이 기뻤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더욱 더 열심히 하여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 하고 글 쓰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책도 많이 읽고 여러 사람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할 것이다.  

자조모임이나 동료상담, ILP를 통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자신을 발전시키도록 도움을 주신 금천센터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를 보내주시는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정임희

2014년 여성공익단체역량강화지원사업   “짧은 여행 긴 호흡”

女友들의 幸福한 旅行 - '금천 여성 G'

여우들의 행복한 여행-'금천 여성 G'의 여행은 한국여성재단과 교보생명이 후원하고, 금천구에서 활동하는 3개 여성단체(살구여성회, 숲지기강지기, 은행나무도서관)의 활동가들이 3박4일 일본으로 쉼 여행을 다녀 온 이야기입니다.   

첫날, 잇다리 깃다리(왔다 갔다)

 일본에서의 첫 날, 온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을 하기로 한 우리는 공항에서 가방을 끌고 전철에서 전철로 옮겨 타며 오사카 ‘난바’로 갔다. ‘가와라마찌역’의 가방 수납장에 가방을 맡기고 교토 ‘핸디크레프트 센터’를 찾아갔다. 낯선 길이라 몇 번씩 길을 물어서 찾아간 곳은 마치 이사를 하는 중이라 비어 있어서 썰렁한 분위기였다. 헛걸음을 다시 돌려, 니시끼시장으로 가서 시장구경을 하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그런데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6시에 문을 닫아서 파장 분위기의 시장을 서둘러 볼 수밖에 없었다. 택시까지 동원해서 찾아온 곳을 후루룩 둘러보다가 아쉬운 마음에 <다꼬야끼>를 사먹었는데, 우리 일행 중 누구의 입맛도 끌어당기지 못하는 맛이었다. 

 시장에서 나와서 가방을 찾으러 역으로 갔는데, 가방을 맡겨둔 곳을 정확하게 기억해내지 못해서 엉뚱한 역에 가서 가방을 찾느라고 우왕좌왕 하고서야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낯선 것들로 인한 시행착오를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었는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호텔을 찾아가는 길에도 마지막 관문이 놓여있었다. 가방들을 끌고 호텔을 찾아가던 중 높다란 육교가 우리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어찌할 수 없어서 낑낑거리며 육교를 건너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기진맥진. 일본에 들어선 이후 호텔에 오기까지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던 오늘의 주제를 우리는 <잇다리 깃다리(왔다 갔다)>로 정했다. 다행히 호텔에 온천이 딸려 있었는데, 우리나라 온천에 비하면 작은 목욕탕 정도의 규모였지만 야외 온천은 따뜻한 물과 시원한 바람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되었다.


둘째 날, 일본의 대중교통을 체험하다.

 오늘 주요 일정은 ‘케이분샤 책방’과 도서관인 ‘어린이 미래관’을 보는 것이다. 어제에 이어 우리는 전철과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전철은 우리나라에 비해 폭이 좁았고, 노약자우대석이 우리나라처럼 있었는데, 우리보다 좌석이 더 많았다. 버스와 택시 모두 우리나라의 것에 비해 크기가 작았는데,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운전사가 마이크로 직접 안내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승객이 다 타고 내릴 때까지 재촉하는 법이 없이 느긋이 기다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버스는 내릴 때 요금을 지불하게 되어 있었다. 

 ‘케이분샤 책방’과 ‘어린이 미래관’은 교토에 살고 계시는 동화작가 김황선생님이 안내해 주시기로 사전에 섭외를 하였다. 사진으로 본 선생님보다 훨씬 젊고 밝아서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서점과 공방, 카페 공간이 함께 있는 ‘케이뷴사 책방’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서점들과 작은도서관이 있어서 새롭지는 않았지만 오랜 역사로 인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선생님 덕분에 계획에 없었던 ‘field society’와 ‘조선학교’를 볼 수 있었다. ‘field society’는 생태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자연물을 이용한 조형물들을 전시, 판매도 하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그곳까지 걸어 들어가는 길이 한쪽으로 숲이 조성되어 있는 제법 긴 골목길이었는데, 그 길을 걷는 동안 숲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숲 속에 숨겨져 있는 것 같은 조선학교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국에서는 공식적인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남북분단의 흔적을 이곳에서도 확인하는 것 같아서 더욱 가슴 아팠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이 ‘은각사’였는데, 이끼가 다양하고 잘 관리되어 있었고, 보기 싫은 하수구 구멍 같은 곳은 대나무로 엮은 것으로 가려둔 세심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은각사’를 나와서 ‘어린이 미래관’으로 선생님과 동행했다. 그곳에서 선생님의 싸인이 들어간 동화책과 그림책을 선물 받았고, 우리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준비해간 선물을 전해드렸다. 어린이 미래관은 1층에 아이들을 위한 실내놀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책이 있는 2층 도서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우리나라 그림책 ‘시리동동 거미동동’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다음으로 찾아간 교토 에콜로지는 마감 시간에 할아버지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서 둘러보았다. 

 돌아오는 길에 전철과 버스로 갈아타는 가운데 이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 탐방 이틀만의 성과였다. 일본의 전철이 무척 복잡하다고 하나 이틀 만에 익숙한 도로를 찾아낼 수 있었으니 이만하면 대중교통 탈만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저녁 식사는 한국식으로 돌솥비빔밥과 지짐이, 떡볶이 등을 먹었는데, 일본의 식당에서는 단무지도 추가되는 게 없고, 물도 싸갈 수 없다고 해서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날, 교토(비와호)와 오사카(난바)

 첫 출발은 일본의 국철인 JR을 타는 것이다. 가방을 들고 이동해서 비와호 박물관에 가방을 맡기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비와호는 머리로 그렸던 것보다 컸다. 호수라기보다 바다처럼 보였다. 박물관을 통해 비와호의 생성과정을 보고 조금 걸어서 수생식물공원으로 갔다. 열대 식물들의 이체로운 모습에 감탄하고 햇살에 비친 그 고운 색채와 하늘의 다채로운 구름 그림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식물원에서 맛난 밥을 먹고 걸어서 나오는 길에 느긋한 시간과 높고 푸른 하늘, 따사로운 햇살에 우리 일행 모두는 여행의 감흥에 젖었다. 길거리 즉흥마당으로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한 때를 즐거이 보냈다. 대자연 아래서 허물어지는 경계, 그 어디쯤에 우리가 있었다. 

 두 번째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일본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험으로 ‘아갓다리 사갓다리’(오르락 내리락)를 했지만 이 또한 여행에서 만들어내는 예기치 못한 이야기, 두고두고 끄집어낼 맛난 이야기일거라고 여겼다. 조금 지친 몸을 안고 호텔로 들어와 짐을 풀고 저녁은 영향보충으로 일본의 소고기 ’와규‘를 먹으러 갔다. 눈앞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며 먹는 화려한 식단은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했다. 좋은 음식으로 휠링을 한 우리는 ’밤의 난바‘를 보러갔다. 도심의 거리를 누비며 서울의 도시와 다르지 않는 탁한 공기, 지저분한 거리, 많은 사람, 높은 빌딩의 오사카를 볼 수 있었고, 깨끗한 거리, 맑은 공기, 잘 정리된 수로, 누구를 세워서 물어도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주던 교토와는 사뭇 달랐다. 우리 일행들은 교토의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


 넷째 날, 돌아가고 싶지 않아~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누군가가 말한다. “돌아가고 싶지 않아~” 언제 또 이런 여행을 할까?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3년 뒤에 이런 기회를 또 갖자며, 건강도 챙기고, 언어도 배우고, 여행 경비도 저축하고...... 자꾸 마지막 날이라는 게 아쉬워서 이동하는 동안 내내 다음 여행을 꿈꾼다.

 공항으로 가기 전 도심을 즐기는 시간, 도시 한가운데 몇 개의 건물을 연결해서 만든 ‘난바파크’, 각각의 건물주들이 이런 합의를 해 냈다는데 놀라고, 이 식물들이 잘 자라도록 관리해 놓은 것에 또 한 번 놀라고, 산딸나무에서 산딸도 따먹는 행운도 얻어서 더욱 즐거웠다. 

 이번 여행을 즐겁게 해 준 데에는 두 사람의 역할이 컸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준비해 준 김현미선생님과 여행 내내 안내와 숙소와 먹거리 정보, 그리고 일본의 문화와 자연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었던 김혜숙 선생님이 있어서 자유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난바파크에서도 김혜숙선생님은 일본의 거지문화에 대해 맛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노숙자를 볼 때면 문득 문득 ‘난바파크’가 기억날 것이다. 


 오랜 시간 단체 활동을 해오면서 이런 호사는 처음이다. 사업비가 아니라 여행경비라니, 활동가들은 늘 자기 경비를 쓰고 활동을 한다. 그런데 여행 경비를 주다니 이런 사치(?)가 어디 있을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풍성한 여행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는 피로를 가중시켰지만 두고두고 퍼 올릴 이야기 자산이다. 

단체 일을 하느라 늘 분주하게 뛰어다녔던 시간들을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이었는데, 같이 활동하는 동료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난바파크’에서 나와 일본을 대표하는 초밥으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갔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3박 4일 동안의 여행을 되새기는 끝없는 수다가 오고갔다. 

살구여성회 사무국장 

김현미

볕바라기 주간보호센터, W몰 지정기탁- 제주도 가을얼굴을 보다

여행을 통해 세상 만나기



가산동 W몰의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으로 볕 친구들이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태풍 풍윙의 위세를 보도하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촉각을 세우며 출발을 기다렸다.



9월 22일(월), 출발 하루 전

아직은 날씨가 좋다. 내일부터 3박 4일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하지만 녀석들은 별 감흥이 없다. 다만 우리 집 막내 현아양만이 3박 5일 제주도, 아시아나, 비행기 슈웅~ 하면서 이문희 선생님과 잠을 잘 거라고 박수치는 모습만이 우리의 여행을 확인 시켜줄 뿐이다.

23일(화) 여행 하루 차.

엄마들이 지고 이고 온 배낭, 자신의 짐은 스스로 관리해야한다고 설명을 하고 녀석들 등에 배낭을 메어주고 탑승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홀로서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드디어 숙소 도착  여행 중 기분 좋은 피로를 마음껏 풀어 놓아도 되는 우리들의 공간, 안심 보금자리. 이랜드파크 호텔·레저 사업부에서 후원해 주신 켄싱턴리조트, 여기서 3박을 했다.


24일(수) 여행 이틀 차.

리조트에서 아침 식사로 준비해 주신 성게 미역국으로 배를 든든히 하다. 배도 든든하니 마음도 든든하다.  저녁 식사 자리에 옆 테이블에 놓여있는 맥주잔, 이미 성인이건만 우리들의 식탁에 늘 빠지는 알코올. 이 녀석들의 나이 땐 붉은 등불아래서 이상은 높게, 사랑은 깊게 그리고 잔은 동등하게를 외치며 몇 순배의 술잔이 오고 갔는데.

울 녀석들과 언제나 술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외칠 수 있을까?  


25일(목) 여행 삼일 차.

이른 아침을 먹고 리조트 내 산책을 하였다. 리조트 내에 올레 7코스의 일부분이 포함이 되어있단다. 멀리서 좋은 것을 찾는 나의 어리석음을 또 확인하는 순간이다. 가까이 보석이 있음을 미처 못 보는…그런데 사유지인 이 공간을 올레꾼들을 위해 개방한단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작금에 이랜드의 큰  마음에 감사함을~  그런데 개인적으로 바닷가 우체국에서 손 편지 못 쓴 것이 참으로 애석하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이란 단어는 늘 아쉬움이 짙다. 공항에서 부터 제주의 얼굴을 보여주고 다시 제주 공항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차량. 아직 일정이 남아 있지만 평소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제주 켄싱턴 호텔에서의 조식. 공공장소에 갈 땐 늘 녀석들과 약속을 한다. 조용히 하기, 질서 지키기. 세월이 좋아져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능숙하게 경직되어있는 나는 주변의 시선에 레이다가 끊임없이 작동하고, 언제 어디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녀석들을 보호하기 위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기계가 내장되어 있다. 

엄마들이 타인의 시선에 무심하게 녀석들과 교양있게 식사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자신의 삶이 건강하도록 몸과 마음을 살펴 특별히 힐링을 위해 숲길을 찾지 않을 것이다. 다만 숲길을 걷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즐거운 놀이 이기 때문이다.

볕 친구들과 제주도에서 3박 4일을 함께했다. 개인신고시설이라 정부의 운영 지원이 없어 살림살이가 조금은 빡빡해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정기탁과 이랜드 파크 호텔∙레저사업부의 지원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지정기탁을 해주신 금천구 가산동 W몰 사장님과 이랜드 파크 호텔∙레저사업부 김을회 과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감사함을 기억하겠습니다. 

사족으로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지치지 않고 양육하기 위해서는 당신 자녀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아야한다. 주어진 오늘,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별 일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지혜를 모아 오늘을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함께 마음을 모아주기를 바래본다.


주간보호센터 볕바라기

신혜옥 대표


기자가 박지영씨를 처음 만난 것은 2년전 즈음에 마을공동체 회의를 하면서 만났다. 당시 독산1동 참새어린이도서관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인사를 나눴다.  그 후 마을관련된 행사나 교육, 페이스북과 SNS로 항상 밝은 웃음과 기운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지영를 보았다.

지난 11월21일 시흥5동에서 도로를 막고 진행했던 ‘금천마을축제’에서 지영씨는 사회를 봤다. 4시간 동안 축제 마당과 부스를 넘나들며 축제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영씨의 활발한 활동의 원천을 뭘까? 축제가 끝난 수요일 지영씨를 만났다.  동일여고를 다니면서 독산1동 분소지역에 자리 잡은 지영씨는 “엄마품이 좋았는지 결혼하고 나서도 그 근처에 계속 살았다.”고 말했다.


아이를 기준으로 움직이다


지영씨가 동네에서 활동하게 된 것은 아이 때문이다.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키웠는데 동네에 나가면 아이가 심심해했다. 놀이터에 아이랑 갔는데 다른 아이들이 있길래 ‘같이 놀래?’라고 물었고, 챙겨간 도시락을 나눠먹고 놀았다. 그렇게 공원도 같이 가고 안양천 뚝방도 같이 가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이 이런 것이 마을활동이고 사업이었다.”라고 답했다.

지영씨는 “초등학교 전에는 엄마가 아이들의 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관계를 형성시켜 주면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이어간다. 아이들만 서로 아는 것과 아이 친구의 부모를 알고 ‘이모’라고 불리우며 함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간 후 교육에 관심이 많다보니 2012년에 평생학습관에서 ‘자녀리더십 학부모지원단’강의를 들었고, 마을리더 아카데미도 수강했다. 그러면서 궁금함이 늘어났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마을일을 하게 됐다.”고 마을활동을 하게 된 과정을 풀어냈다. 

또, 아이가 ‘엄마가 학교에 자주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1학년때부터 녹색어머니회도 하고, 독서어머니회, 책사랑 어머니회, 책엄마 활동, 참새도서관 책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가능성’과 ‘따뜻함’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이 행정에 등장한 것이 2012년경부터다. 지영씨가 마을로 들어온 시기와 비슷하다. 그 과정에서 타 지역사례도 많이 본 지영씨는 금천구에 대해 가능성과 따뜻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대 장점에 대해서 “변화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마포구의 ‘성미산’이나 성북구의 ‘장수마을’, 강북구의 ‘삼각산 재미난 마을’의 경우 5~10년 넘게 해오던 사업인데 금천구는 늦게 시작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알려질 계기가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금천이 딛고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따뜻함을 꼽았다. “사람도 따뜻하고 마을 자체적으로도 따뜻하다. 내 품에 안아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동네에서 할머니들을 만나면 ‘마을공동체 필요없고 잘 살게만 해줘~ 나 죽을 때까지 살 동네인데…’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금천구를 떠난 사람들도 잘살기 위함이지만, 남아있는 사람도 이 안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 옆 집 사람과 잘 지내고, 동네 사람과도 잘 지내고. 그런 것을 위해서 하는 것이 마을살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금천구가 따뜻하게 다가온다.”고 마을살이의 소감을 전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자꾸 새로운 것을 찾지 않았으면 한다. 새로운 것에 집착하는 것이 트랜드지만 마을까지 얼리어답터(제품을 남보다 빨리 구입해 사용해보는 사람들을 뜻 하는 신조어)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공동체를 늘리지만 말고 이 공동체가 이렇게 잘 되고 열심히, 좋은 마음과 실천을 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교육’과  ‘어르신’에 더 많은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덧붙혔다.

‘교육’분야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 향상됐다고 하지만 못미치는 것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함께 나서주면 좋겠다. ‘금천구에 오면 아이들이 즐겁고 학교가기 즐겁다더라’는 것을 바라면서 혁신지구 추진단 모집에 바로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어르신’에 대해서 “주공 13단지는 25년된 아파트인데 25년동안 산 분이 많다. 들어오면 돌아가실 때 나간다. 20년 정도 가까이서 보면 정말 무료하게 지내시는 분들이 많다. 이 분들을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을공동체 사업이 금하마을에 가져온 변화를 묻는 질문에 “얼마전 마을리더아카데미를 같이 수강한 오회옥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나서 축제를 했다. 예전에는 스쳐지나가던 얼굴들이 웃으면서 함께 하는 모습을 봤다. 조금 더 빨리 이런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답했다.

자칭 연예인 스케줄로 움직일 때도 있다는 지영씨는 주민들에게 “집 안에만 있었다면 동네 아줌마가 됐을텐데 한걸음 밖으로 나오니 계속해서 만남이 쌓이고, 그런 것이 즐거움이면서 영양제고 비타민이 된다.”면서 나오는 것을 두려워 말라는 조언을 건넸다. 


코앞으로 다가온 새해 계획에 대해 사춘기를 앞둔 딸아이와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말과 함께 공부로 자신을 채워가고 싶다는 지영씨의 모습에서 숨겨진 원석이 세공과정(마을활동)을 통해 빛나는 보석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86호  2014. 11.17~11.30)

1위. 무상급식, 무상보육 어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
지난 3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내년부터 도내 학교의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예산 문제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도 유치원을 포함한 누리과정 예산의 절반 이상을 편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거부 선언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맞장구 치는 등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이 동조하고 진보 성향의 각 시·도 교육감들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책임 공방과 무상복지 논쟁이 증폭되고 있다.
무상급식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처음 내세운 공약이었고, 무상보육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이었다. 
하지만 무상급식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와 보궐선거 등을 거치면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고 박 대통령과 홍 지사도 선거공약에 포함시켰다. 
무상보육 또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도 공약했다. 결과적으로는 여야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합의를 한 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올해 무상급식 예산은 2조6,000억원으로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분담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부가 4조원에 이르는 무상보육 재정 부담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긴 데서 비롯됐다.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에 막대한 짐을 지운 것이다. 
게다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무상급식 예산 5,000억원을 무상보육 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무상급식 죽이기가 현실화 된 모양새이다.
복지국가에 대해 누구보다 어필했던 박근혜 정부가 대표적 복지정책이라고 할 무상급식·무상보육을 축소시키려고 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복지 수준은 OECD 국가 최하위이고 조세부담률도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친다. 2015년 예산을 20조원 증액하면서 무상급식을 축소하려는 것은 국민들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른이 해줄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일이다. 복지만큼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길 바란다.

2위. 서울시도 9시 등교제 실시하자,직장인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을, 아이들에게는 아침이 있는 삶을 주자.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학교별로 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어 ‘9시 등교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이미 시행 중인 경기도와 전북에 이어 2015년 1학기부터 제주도와 서울의 학생들도 아침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될 예정이다.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수면 시간을 주고 부모와 함께 아침을 먹을 수 있게 하자는 제도의 취지 자체를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9시 등교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들이다. 9시 등교제를 도입한 경기도 학교들에서 이미 그런 부작용들을 해결해 나가는 사례가 있다. 
9시 등교제를 둘러싼 논란의 근저에는 이런 표면적 이유보다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도 있지만,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중고생들의 공부 시간이 가장 긴 나라에 속한다. 
아이들의 시간을 뺏어 학력을 높이는 비정상적인 교육 방식에 의존해오다 보니, 학습 시간을 줄이는 게 곧 학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상한 결론을 짓고 있다. 시간은 곧 경쟁력이라는 말은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 말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마련하는 대토론회에서 진지한 토론과 부작용에 대한 해결방법이 명확히 나왔으면 한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공부와 경쟁을 시키더라도 ‘최소한 이것만큼은 지켜주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서울시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대토론회를 기대하는 이유이다.

3위. 세월호 수색 중단

11일 정부가 세월호 실종자 수중수색 작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209일 만이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도 수중수색 중단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지난달 29일 295번째 희생자를 찾은 것을 마지막으로 9명의 실종자를 남겨둔 채로 수색을 끝냈다. 실종자 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과 앞으로도 겪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수색 중단에 동의한 것은 크나큰 결단이다. 
실종자 수색 중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우선은 세월호를 안전하게 인양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종자 가족과 협의해 인양을 위한 실무기구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혹시라도 정부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재 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 일반인 승객 3명이 바닷속에 남아 있다. 
가족들은 아직도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인양 과정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선체는 그 자체로 사고 원인을 밝혀줄 중요한 증거이기 때문에 훼손 없이 인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긴 시간이지만 온 국민이 함께 분노하고 부끄러워하고, 안타까워 했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는 사건이었다.
인양이 무사히 완료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고, 그리고 아직 찾지 못한 희생자들을 꼭 찾았으면 한다. 제발......

4위. 공동주택 간접 흡연 고통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동주택의 간접흡연 피해와 관련해 2011년 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3년 10개월 동안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에 총 1,02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96.7%)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으로 연립주택·다세대 주택 등(3.3%)의 순이었다. 흡연 장소는 베란다·화장실 등 집 내부(53.7%)가 가장 많았고, 계단·복도 등 건물 공용부분(31.9%), 건물 밖의 단지 내 놀이터 등 저층 근처(12.6%) 순이었다. 
민원 내용은 공동주택의 금연구역을 법제화해 달라는 요청이 절반 이상(58.3%)이었고, 흡연의 단속·계도 요구와 고충 호소(37.1%)도 많았다. 민원 제기자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경우 7살 이하의 영유아 양육자가 제기한 민원(13.1%)이 가장 많았고, 임산부나 그 가족(5.2%), 기관지 등 환자나 그 가족(2.7%)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30대(49.1%)의 민원이 가장 많았다. 가정에 영유아나 임산부가 많은 30대 민원이 가장 많았다. (49.1%)권익위 관계자는 “공동주택의 흡연은 최근 들어 주민 간 심각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복도·계단 등 공동 생활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뿐 아니라 베란다·화장실 등 집 내부의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 피해방지 방안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도 안되고, 상가도 안되고, 거리도 안되고, 흡연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쩌겠는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이 기사보고 담배를 또 물게 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김량남  전 회장
‘일하는 삶이 아름다운 금천청년회’  


(86호  2014. 11.17~11.30)


금천in이 만난 금천人 : 제1회 옥상텃밭 뽐내기대회 대상  장영신 씨 



지난 10월23일 제1회 금천구 옥상텃밭 뽐내기 대회가 진행됐고, 시흥5동의 장영식(62세)씨는 대상을 차지했다.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상을 차지한 것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약속을 잡았다.

첫 인사와 함께 잡은 손에는 수십년간 일해온 억센 삶의 흔적이 묻어났다. 전라도 부안 위도 사람인 영식 씨는 시흥동에서 38년을 살아오고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상경해 지금까지 오다보니 산도 아름답고 정으로 엮어진 이들도 금천 땅에 있어 떠나지 않고 있다. 

혼자서 있다보니 모든 것이 빨랐다. 생업에 뛰어드는 것도, 결혼도, 손자도 빨리 봤다.  일찍 한 결혼으로 남들보다 좀더 빠르게 손자도 보고 3대가 한 집에서 지내고 있다.

3층 주택 옥상으로 가는 길은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지런히 정리된 물건들과 자신이 직접 만든 계단이라고 설명하면서  옥상으로 향했다.



첫 인상은 일반적으로 옥상텃밭을 하는 집들과 많이 달랐다. 하지만 구석구석에 서 집어들면서 보여준 물건들은 ‘이래서 대상 받을 만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식 씨는 섬에서 살다보니 바다와 가깝고 농사는 별로 하지 않아 농사기술을 혼자 스스로 터득했다. 남에 집에서부터 살면서 했던 텃밭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묻어있는 물건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영식씨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좋았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야지’하고 만들면 그대로 된다고 한다. 건축일을 하다보니 버리는 자재를 주워다가 만들기도 한다. 

화분에 동그란 틀받침을 놓고 물을 주면 여름 땡볕에 한번만 줘도 되게 만들고  흙은 조개나 뚜껑들로 덮어 수분의 증발을 막았다. 옥탑층의 옥상에서 떨어지는 빗물도 모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음식물재활용도 다른이와 방식이 좀 다르다. 영식씨는 음식물을 볕에 말린 후 이를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흙과 섞어서 뿌린다. 냄새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썩히는 것보다 훨씬 덜하고 잠깐 나고 사라진다. 여름 햇볕에는 금방 마른다.”고 설명했다.



텃밭 노하우를 묻자 “재활용을 사용하고 최소한 적게 들이고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것이 텃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큼 하는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텃밭으로 결국에는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영식씨는 “성격상 직선적이다. 나무와 식물을 키우면서 성격이 많이 온순해진  것 같다. 사람은 달면 삼키고 쓰면 밷는다. 약속을 많이 어기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에 상처를 많이 받았었다. 농작물은 말이 없지만 베풀면 베푼만큼 보답을 하고 배신도 없다”라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가끔 나무들에게 물어본다. 만족하냐고. 배고팠냐고 물어보면 꼭 답하는 것 같다.(웃음)”라고 덧붙혔다.



텃밭을 일구면 가장 좋은 것이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바로 따서 먹을수 있다는 것을 꼽는다. “올해 블루베리 나무와 방울토마토를 심었는데 아침마다 갈아서 먹으면 건강에도 좋다. 그리고 세입자들과도 가지나 상추를 나눠먹고 하면 참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3대가 살면서 텃밭을 하면 가정을 화목하게 지켜주고, 자연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손자들에게 교육도 많이 된다. 자연을 버리고 살수는 없고 흙에서 나오는 것은 안 먹고 살수는 없다.” 고 설명했다.

농사도 기술도 배운 적은 없지만 특유의 뚝심과 손재주로 제1회 옥상텃밭뽐내기 대회의 초대 대상 수장자, 장영식 씨의 많은 노하우들이 금천구 곳곳에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86호  2014. 11.17~11.30)

다시마 세이조 글 그림/보림


<뛰어라 메뚜기>란 제목에 맞지 않게 표지에 있는 메뚜기는 살이 찐 것인지 오동통한 모습에 눈은 잔뜩 겁을 먹었는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메뚜기한테 자꾸 뛰어라 뛰어라 한다. 메뚜기는 뛰라고 하지 않아도 뛰고 날아다니는 것이 당연한데 왜 “뛰어라 메뚜기”라고 했을까 의문이 간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가?

  면지에는 풀숲이 펼쳐져 있고 다음 장에서는 메뚜기가 풀잎 뒤에 웅크리고 숨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야 메뚜기의 상황을 짐작하게 된다. 

조그마한 풀숲 속에 메뚜기 한 마리가 숨어 살고 있는데 주변에는 메뚜기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는 개구리, 사마귀, 거미들이 있어 늘 겁을 먹고 살고 있었다. 메뚜기는 이렇게 겁먹고 사는 것이 몹시 싫어져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단단히 마음먹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으면 작가는 풀과 바위 돌멩이들은 그려놓고 메뚜기 모습을 우리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단단히 마음먹은 것이 대담하게도 커다란 바위 꼭대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늘 풀숲에 숨어서 살다가 이렇게 파격적인 행동을 할 때는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아니나다를까 무서운 뱀이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들고 사마귀도 달려온다. 

그 순간 메뚜기는 있는 힘을 다해 펄쩍 뛰어 뱀과 사마귀로부터 피하게 되고 날아가는 새는 총알을 맞은 줄 알고 깃털이 모두 빠져버렸다. 메뚜기가 뛰는 힘이 얼마나 강력했으면 새의 털을 다 빠지게 표현했을까? 작가의 상상력도 퍽 재미가 있다. 

구름을 뚫고 높이높이 올라가다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이제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산넘어 산이라고 아래쪽에서는 입을 크게 벌린 개구리와 물고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대로 떨어졌다가는 개구리밥이 될 신세이다. 그 순간 메뚜기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을까? 그 때 자기 등에 있는 네 장의 날개를 생각했고, 한 번도 써 본 적은 없지만 마지막 남은 희망이라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날갯짓을 해본다.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며 위로 떠올라진다. 나는 모습이 어찌나 서툰지 잠자리와 나비들이 비웃기도 한다. 옆에서 누가 뭐라해도 자기 힘으로 날 수 있으니 정말 기쁘고 즐거워서 메뚜기는 더 높이높이 날아올랐다. 자기 날개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바람을 타고서 날아가는 메뚜기는 얼마나 행복할까?

  메뚜기가 신이 나서 푸른 하늘에서 춤 한판을 벌이는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장을 넘기니 뜨거운 사막 같은 황무지를 지나고 있다. 이제 겨우 용기를 갖고 날갯짓을 하고 자기 힘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데 이제 두려움 없이 행복하게 살면 좋으련만 또다시 황무지를 만나게 되다니 끝없는 시련이 다가온다. 

그래도 이제는 메뚜기는 담담하게 황무지를 지나고 넓은 바다도 거뜬히 날아간다. 이 먼 곳까지 왜 날아가는지 이유라도 있는 걸까? 마지막 장을 보니 짝꿍을 만나서 사랑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멀고 험난한 길을 온 것이 바로 사랑하는 짝꿍을 만나기 위해서였다니 웃음이 나온다. 험난한 길을 다 겪은 메뚜기는 사랑하는 짝꿍과 살면서 갈등이 있어도 지혜롭게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을 것이다. 

  메뚜기로 표현되었지만 바로 내가 메뚜기와 같은 삶 즉, 메뚜기가 풀숲에 숨어살다가 바위 위에 앉을 만큼 용기를 내었다면 나는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많은 역경들을 뛰어넘는 용기와 경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한발짝 내딛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 용기를 갖고 싶은데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지난주에 일본 도쿄에 있는 고도모노 미라이관(어린이 미래관)에 갔었는데 “뛰어라 메뚜기”가 4절지의 큰 책으로 있어서 반가웠다. 일본에서는 인기있는 책은 출판사에서 큰 책으로 만들어준다고 했다.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 

김현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86호  2014. 11.17~11.30)


아파트는 원래 공장 기숙사 

처음부터 감옥 같은 통제의 공간

인간의 탐욕은 단절과 고립의 감옥을 돌려 

부와 사치의 상징으로 삼았다.


모래밭 뽕나무 밭, 작은 섬에

아파트 숲이 들어 선 지 어언 수십 년

그 사이 땅 값 아파트 값은 수십 수백 배

도대체 이런 폭리는 어디서 오는가?


자본주의는 본시 상생이 없다

누군가 이득을 보면 

누군가 그만큼 손해를 본 것 

어떤 회사가 이윤을 냈다는 것은, 

누군가 그 회사의 상품을 가치 이상으로 

샀다는 것


국가 재정이 적자라는 것은, 

세금에 대해 누군가 그만큼 폭리를 

취했다는 것

재벌들의 재산 증가액이 

서민들의 빛 증가액과 함께 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은폐된 상식의 비밀 아닌 비밀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잠실 강남 부동산 투기 바람의 시원

강남 부유층들의 독립 공화국

거기엔 자유로운 인간들의 관계가 아니라 

주인과 하인들의 세상


강남에서도 제일 잘나가는 

아파트 경비만으로도 흐뭇했다는 이만수씨

지난 10월 7일 

서울 강남 압구정 신 현대아파트 

경비원 이만수 씨는

한 입주민과의 언쟁 끝에 유서를 쓰고

아파트 내 주차된 차량 안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했다

‘이거 받아먹어’ 라며 

5층에서 음식을 던지는 등 

일부 입주민의 폭언과 비인격적 대우 속에서 

내가 개라면 꼬리라도 흔들 텐데

내가 사람이니

내가 사람이니

내가 사람이니…


그곳엔 경비는 호텔 주차 요원 

자동차 키 던져주면 주차도 대신 해야 했다

그들이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 미만.

주는 임금은 최저 미만 요구하는 서비스는 

5성급 호텔

이 채울 수 없는 간극에서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짐승


이 이하면 인간도 아니라는,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몇 천원 몇 만원 최저임금을 주면

세상이 뒤집어 지는 듯

경비원 수를 줄이고, 청소부 수를 줄이고, 

용역 파견 악용으로 고용불안으로 증폭하고, 

저임금 일인 근무, 24시간 교대제…

그래, 경비 미화 일은 이등 삼등 인간들의 몫

그들은 현대판 하인, 머슴, 노예


인권이 없으니

사람이 아니라 사람 닮은 하인 

수건처럼 사람도 쥐어짜도 된다는 마음속엔 

어느새 봉건 신분제가 부활한 것

대한민국 강남 봉건 공화국 만세! 

대한민국 아파트 봉건 공화국 만세!   


고용불안 저임금 장시간 노동

그리고 하인 취급하는 주민들의 갑질. 

그래 우리는 언제나 을, 을에는 병, 병에는 정

회사에서 구박 받던 사람은 식당에서는 갑.

식당에서 을이었던 사람도 

아파트 입주민으로는 갑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그럴듯한 용어는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는 현실의 말에 

언제나 그저 조롱과 멸시의 대상인 

우리는 현대판 하인


죽음은 불현듯 오지만

죽음을 향한 시간은 아주 오래 농축되는 것

인격 살인을 당한 유가족들이

부장판사 출신 입주자 대표자에게 사과를 

요청하자 그것은 그저 입주자 개인과 경비원 개인의 문제라고 할 뿐

개인과 개인

이 비정한 표현에, 이웃으로, 공동체로 

함께 사는 사람으로 살아감의 

최소 온기도 없다. 

온기가 없는 생명은 이미 죽은 것. 

이 온기 없는 시간의 냉기가 인격과 

삶의 죽음을 낳았고

사람다움을 위해 생명을 걸고 죽음에 대해 

죽음으로 저항한 

경비노동자 이만수


그러므로 그는 죽음으로 진 것이 아니다. 

그의 죽음은 사람을 존엄을 파괴하는 

노동의 신성을 거부하는 

반 인간들에 대한 준엄한 저항, 준엄한 충고. 


100세 시대에 정년을 65 세로 늘려 달라는 

요구가 거절되었고 

요구를 하는 경비가 왜 필요하냐며 

경비 다 잘라버리라는 폭언 속에, 

경비원도 사람이다. 노동인권 보장하라는 

말 하나로

산 자들에게 시대의 과제를 밝힌 그는 

우리 시대 의인이자 열사다.


남부노동상담센터

문제훈 소장




(86호  2014. 11.17~11.30)


동아리탐방 - 두루소리 방송반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두루소리 방송반원들이 7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손은화, 김계숙, 김연수, 황춘자, 백원숙, 배응상, 허보영, 안정숙, 정헌순   사진제공 : 금천노인종합복지관

12시 정각! 시그널 음악이 흐르고 할머니들의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약 10분간의 방송이 시작된다. 올해로 9년째를 맞고 있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방송반의 풍경이다. 식사하거나 각자의 쉬는 시간 속에 울려 퍼진 방송은 ‘잘 들었다’는 따뜻한 인사로 돌아온다.

방송은 1명이 진행하며 방송반원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맡고, 각자가 자신의 대본을 사전에 직접 작성하고 그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기도 한다.

방송반은 9년 만에 처음으로 11월 25일 방송제를 할 예정이다. 방송제 준비에 여념 없는 안정숙(83세), 김계숙(76세), 황춘자(75세), 백원숙(68세) 할머니를 만났다.

황춘자 씨는 2006년에 방송반에 들어왔다. “대본을 주면서 읽어보라는 오디션을 봤다. 웬만하면 떨지 않는데 그 날은 정말 진땀이 나고 떨렸다. PD나 MC를 하고 싶었고, 방송반에 들어와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안정숙 씨는 “대본을 써야 하니까 자꾸 책을 보고 뉴스도 듣게 되면서 자기 수양이 되는 것 같다.”고, 황춘자 할머니는 “논평을 써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글 짖기 연습이 됐다. 팬도 생기고 직원들이 방송에 관해서 이야기도 해주고 너무 보람 있고 감사하다.”면서 방송반 활동의 장점을 꼽았다.

방송 소재는 어디서 찾을까?

할머니들은 짧은 점심방송을 준비하기 위해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좋을 글을 모으기도 한다. 대본을 써서 담당 복지사와 이메일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최종 대본이 확정된다.

형나금 담당 복지사는 방송반 어르신들은 기본소양으로 컴퓨터 활용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안정숙 씨는 “요즘에는 나이가 있다 보니 건강에 대한 것을 많이 찾는다. 노인에 대한 지식도 찾고, 시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전에는 책도 안 보다가 방송하게 되면서 접하게 됐다. 인터넷도 많이 사용하고….”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김계숙 씨는 “우리가 하는 방송을 복지관의 모든 사람이 다 듣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듣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하고 나가면 어떤 분은 원고를 달라기도 하고, 어느 분은 너무 좋다고 공감을 표하기도 한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며 청취자의 반응에 대해 기뻐했다.

오랜 시간을 일궈온 방송반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김계숙 씨는 “방송반이 복지관에 많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집과 고집이 심해지는데 이런 것을 보면서 서로 고쳐나가는 발전하는 노인의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소개했다.

박원숙 씨도 “부족하지만 방송을 하다 보면 음성의 높낮이가 적당한지 알 수 가 없다. 그런 것이 보완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도 전했다.

방송반을 담당하는 형나금 복지사는 “자꾸 기억하려 하고 생각하려 해서 연세보다 정정하시다. 이것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방송제도 준비하고 있다.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방송을 들으면서 복지관에서 무슨 일이 있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파수는 없지만,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서로 보듬어 나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송반 어르신들이 진정한 ‘라디오 스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86호  2014. 11.17~11.30)

시흥중, 공개 천체 관측회 개최



지난 10월 8일 수요일 ‘2014 교내 공개천체관측회'가 열렸습니다. 2010년부터 5년째 해마다 열리는 천체관측회는 ‘모이자! 별 볼 일 있다!’라는 제목과 같이 정말로 별 볼 일 있는 하루를 만들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행사를 축하하면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고 자신의 미래와 꿈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자.’라고 학생들에게 말씀하셨는데, 학생들은 활동 내내 반짝이는 눈빛과 행복한 웃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친구 또는 가족과 밤하늘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와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1부, 2부 행사로 나누었고 총 4회를 계획했으나 4회차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 한 회차를 추가하여 총 5회로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1부 행사로 약 50명 정도의 학생들이 도서실에서 ‘천문교육체험활동’을 하였습니다. 접수대에서 활동지를 받고 교육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뉴스, 동영상 등을 이용하여 개기월식의 윈리를 탐구하고 나서 Starry Night(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우주의 모습과 하늘의 별자리, 그리고 오늘 밤 우리가 관측할 별이 무엇인지 등등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았습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저녁 7시부터 운동장에서 2부 천체관측행사가 열렸습니다. 1부 행사를 마친 학생들이 학습지를 가지고 운동장으로 나가 개기월식과 별들을 관측하였습니다. 별 관측을 전문으로 하시는 강사가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별까지 뻗어나가는 초록색 레이저를 보면서 감탄의 소리를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운동장에는 5대의 천체망원경이 일렬로 놓여 있는데, 순서대로 관측을 하면 됩니다. 첫 번째 망원경으로는 달 표면, 두 번째 망원경으로 직녀성, 세 번째 망원경은 알비레오 이중성, 네 번째 망원경으로는 견우성, 마지막 망원경으로는 보다 크게 확대된 달 표면을 관측하였습니다. 달의 표면이 징그럽다는 학생, 신기하다는 학생, 직녀성이 다이아몬드 같다는 학생, 이중성이 놀랍다는 학생 등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의 운동장은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하였습니다.  망원경에 보이는 천체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5가지의 관측이 모두 끝나면 칭찬 도장을 받고 기념품을 받게 됩니다. 시흥중 천체관측회 라는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4회차 실시하도록 계획하였으나 마지막 회차에 7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려 한 회차를 더 늘려 결국 5회차로 실시하였습니다. 인원을 제한하고 시작 후 5분이 지나면 입장을 시키지 않았더니 도서관 행사에 대한 집중도와 호응도가 훨씬 높아져 효과적인 천문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천문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승하였습니다.  

도시의 하늘이라 쏟아지는 별을 볼 수는 없지만, 서울의 운동장 하늘에서도 별을 볼 수 있었다는 데서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더욱이 올해는 개기월식이라는 특별한 천체현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순서를 기다리면서 질서 있게 행사에 참여한 250여 명의 시흥교육가족(재학생과 가족, 졸업생, 교직원과 가족, 학교 전담 경찰관)의 모습이 정말 보기가 좋은 밤이었습니다. 

           

시흥중학교 기고


달도 보고, 별도 보고, 지식도 얻고, 텀블러도 얻고 1석4조!

평소에 우주과학에 관심이 있었다.  태양과 행성, 위성...그리고 별...우주는 참 신비하다! 그런데 이런 기회가 있어서 별을 보러 갔다. 학교에서는 일단 개기월식의 설명을 들었다. 왜 개기월식인데 달이 빨갛게 보이는지...사실 백조자리의 부리에 있는 별은 하나로 보이지만 사실 색이 다른 두 개의 별이라는...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매우 신기했다. 실제로 운동장에 가서 망원경으로 보니 그 별은 파란색과 빨간색 2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었다. 

개기월식을 위해 달을 보는데, 달이 표면까지 보일 정도로 자세히 나왔다. 달은 구멍(크레이터)이 많았지만 정말 이뻤다! 개기월식을 망원경으로 보니 매우 이쁘고 신기했다. 우리 눈으로는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없었으니...

달도 보고, 별도 보고, 지식도 얻고, 텀블러도 얻으니 1석 4조다! 

다음에는 내가 고등학생이 돼서 못올거라 아쉬워하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여기에 고등학생도 많이 온다고 내년에도 와도 된다고 하셨다. 내년에도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

시흥중학교  3학년 6반  

 이예원


(85호  2014. 10.27~11.16)

(85호  2014. 10.27~11.16)

퇴직을 앞 둔 금천구청 박 팀장은 “젊은 시절 동창회비를 낼 수 없어 동창회도 나가지 못하고, 친구를 만나도 공무원 월급이 얼마나 되느냐며 밥값 내지 말라는 동정어린 얘기를 들어가며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결혼 전 너무 월급이 적어 처가에서 결혼을 반대해 어렵게 결혼했다는 박팀장은 퇴직 후 받는 공무원연금으로 장인어른에게 겨우 승낙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 33년 동안 철썩같이 믿고 의지한 국가의 약속이 공무원연금인데, 이제 와서 철밥통, 세금도둑으로 몰고 있는 현실을 보니 내가 믿었던 국가가 악덕기업주였던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2000년에 입직한 김 주임은 앞서 다니던 회사에서 170여만원의 급여를 받았는데, 첫 급여 95만원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당시 인사담당이 “비록 지금은 적은 급여지만 나중에 공무원연금으로 보상을 받으니 열심히 근무하자”는 말에 사표를 내지 않았는데 지금은 후회스럽다고 한다.

 공무원사회가 반 토막 나는 연금으로 동요하고 있다. 지난해 금천구청 퇴직자는 22명이고 퇴직자 평균 재직년수는 31년이다. 대부분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으로  150~250여만원 정도의 연금을 수령한다. 즉 35년 동안 매달 급여의 7%를 납부하고 250만원 미만의 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300만원 이상 연금수령자와 500만원이 넘는 고액 수령자와는 거리가 멀다.

국민연금보다 기여금도 오랫동안 더 많이 내고, 고용보험, 산재보험도 없이 영리활동 제한까지 받는 것을 오직 연금으로 보상받는 공무원연금의 특성은 무시되고 있어 공무원은 억울하다. 단지 국민연금 84만원보다 많으니 공무원연금도 반토막내겠다는 정부의 행태는 그야말로 악덕기업주의 모습이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공무원을 고용하면서 외국보다 싼 임금을 지불하지만, 퇴직 후 연금으로 보상한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다. 정부가 공무원 고용에 대해 감수해야할 당연한 책임은 외면하고, 싼 임금에 연금까지 줄인다면 저렴한 노동력으로 국가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공공서비스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연금은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재정적자로 인해 연금을 개악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정부가 각종 부담금을 미납하고, IMF 당시 11만명의 공무원을 구조조정하며 퇴직급여를 공무원연기금에서 지출하는 등 현가기준으로 기금 32조를 떼먹어 공무원연금 부실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로 인해 연금개악을 논의해야한다면 월급여 150만원의 하위직의 연금은 높이고, 고위직의 연금은 깍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을 전제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처럼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공무원의 공분만 살 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가가 공무원연금 개악에 앞서 할 일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해서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 공무원노조는 노인빈곤율 1위, 자살율 1위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의 지급수준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모두 하향평준화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결국 국민의 불행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국가가 책임있는 자세로 고민하고 오히려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 이유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금천구지부 수석부지부장  김민완


1. 최저임금 때문에 해고 위기 몰린 경비 아저씨’.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의 무시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열악한 처지에 대한 절박한 호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의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해고 위기로 불안감을 떨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경비노동자한테도 최저임금의 100%를 보장해줘야 하는 법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경비원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관리비가 인상이 되니, 아파트 별로 경비원을 줄이는 이슈가 생긴 것이다. 경비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되는 것이다.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처지는 비정상적인 고용형태에 기인한다. 아파트 입주민들로부터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게 아니라 파견회사나 용역회사 등을 통한 간접고용 노동자로서 임금을 받는다. 어찌 보면 문제 해결은 간단할 듯 하다. 고용형태의 다단계 구조를 개선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 증가 없이도 최저임금 인상이 가능하다.

혹은 정부에서 노인복지 차원에서 고령자 고용지원금 등을 부담하는 것을 어떨까?

돈보다 사람이 우선시 되는 당연한 사회가 점점 요원해 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짜 다 같이 지혜를 모을 때지 싶다.

2. MB정부의 묻지마 자원외교, 반드시 물어야 겠다.

뭔가 찜찜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의 문제점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국감에서는 지난 2009년 캐나다 석유회사인 하베스트 에너지 인수 사업이 실적 쌓기로 추진된 총체적 부실덩어리라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하베스트 에너지를 인수하면서 껍데기뿐인 자회사를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려 13천억 원에 사들이고. 이후 5년 간 6천억 원을 투입하고도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돈만 날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볼레오의 동광사업에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지급보증과 담보를 합해 23천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국민의 부담으로 남았고 당선인 시절에 2조 원짜리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을 따냈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것도 44백억 원을 낭비한 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볼리비아 리튬 개발사업이나 비리와 주가조작 의혹으로 얼룩진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사업 등 자원외교로 추진된 사업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다해서 날린 돈이 무려 20조원이란다.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이 20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국민의 이름으로 고소를 해야 할 사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관련 업무 담당자들 대상으로 국정감사든, 재판이든 명명백백 밝히고, 좋아하는 황제노역이라도 시켜서 빚 탕감하게 하자.

내 빚 갚기도 힘든데, 나랏빚이 점점늘어나니 죽을 지경이다.

3. 황혼 이혼 역다 최대

황혼 이혼은 늘고 신혼 이혼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대법원이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 이혼은 지난 201332433건을 기록해 200928261건에 비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5년 간 22.8%에서 28.1%로 늘어났다. 황혼 이혼의 사유로는 성격 차이가 절반에 가까운 47.2%를 차지했고, 이어 경제문제 12.7%, 가족간 불화 7.0%, 정신적 및 육체적 학대가 4.2%를 차지했다. 반면, 결혼 5년차 미만 부부의 신혼 이혼 수는 201327299건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감소해 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전문변호사인 이인철 변호사는 우리사회의 황혼 이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실제로 이혼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 중에서 3쌍 중 1쌍은 황혼 이혼이라며 자녀들 때문에 참고 살다가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 후 스스로 독립이 가능해 질 때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또 황혼 이혼은 남편보다는 아내가 더 많이 청구하는데, 황혼 이혼을 하게 되면 아내들의 경우는 자녀들과 행복하고 자유롭게 사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남편들은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는 분들이 더 많다황혼 이혼이 없는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평상시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저녁이 있는 삶이나 국가나 회사에서 보장해줘라!!

4. 일자리 확충 필요한 노령화 사회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층이고 절반 이상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고령층 인구는 638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는 이 같은 고령층 인구 비중이 2026년에는 20%에 이르러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년 뒤면 인구 5명 중 한 명이 고령자인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을 준비하고 받아들일 태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고령자의 빈곤율은 48.1%로 전체 빈곤율의 3배를 넘고 있다. 노후를 준비하거나 준비돼 있다는 고령자 가구는 44.9%에 불과했고 이런 현실이 생계를 위해 또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60(60~64)20대의 고용률을 역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60대 고용률이 20대를 웃돈 것은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밀하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속적인 정년 연장 추진과 함께 경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85호  2014. 10.2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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