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서른다섯번째

근대 법의 근원을 따지면 미국의 독립선언문과 프랑스 혁명의 반봉건 시민혁명일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미국의 독립선언서의 내용이자 민주 공화국의 고전인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모든 사람은 천부인권이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며 그 기본권으로 생존(명)권 그리고 자유권 그리고 사람으로 행복추구권을 사람으로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며, 이를 침해하는 권력에 대해서는 저항권을 명시하여 국가권력이 근거가 백성임을 분명히 한 것이 근대 국가와 법의 근원이다. 이후 인류는 공화제의 공동체적 대의를 강화하고, 인간 존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

인권의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 법에서는 사회법의 강화발전이다. 

일반법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기본원리를 전제했다면, 사회법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인정하여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원칙에 의해 제정된다. 그런 사회법의 가장 대표적인 법이 노동법이다. 그 중 근로기준법은 근로기준의 최저를 정하여 그 이하의 조건은 반인간적임을 헌법이 확인해 주는 조항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것이 인간 존엄의 최소 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 경직성의 원인이요, 병통이라 주장된다.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의 시대가 인간을 경제적 동물, 그것도 승자독식의 이리떼쯤으로 여기는 반인간적 존재로 만들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수단에 불과한 경제활동에 사람을 희생시키는 만행을 저지하고, 인권과 민주주의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한 이성적 양심적 성찰이 정치라면, 그 규범을 판단하는 것은 재판이다. 그러니 사회법의 법리를 통해 사람을 존중하는 최후보루가 법원이 된다. 

하지만 한국의 대법원은 최근 강정마을 판결에서 보듯 이른바 권력과 자본의 입장에서 정치적 판결을 계속하고 있다. 법이 이전시기 독재 권력의 시녀였다면 이제는 돈의 시녀로, 나아가 돈과 권력의 공범이 된 듯하다. 그런 모습을 확인해 주는 것이  있다. 대법은 장기적 노예관계를 방지하기 위한 법 조항인 "근로기준법 제 21조"를 풀면서 '근로자 우선 보호의 원칙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국민경제 발전의 해악함'이라며 노동자 보호에 대한 완화, 인간 존엄의 최소기준의 저하를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여 유연성을 갖게 했다"고 자화자찬한다. 인간 존엄의 최저기준마저 존중하지 않는 기업, 그러니깐 노동자를 인간이하로 취급해야 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경쟁력이 사람에게 왜 필요할까? 이런 야만을 인정하는 법과 법관이 민주시민에게 왜 필요할까? 대한민국의 대법은 사회적 약자의 최후의 의지처가 되어야 할 법을 강자들의 면죄부로 만들었다. 

실제 요즘 노사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라고 한다. 유성기업의 경우 사측의 단체협상을 거부하다 재판부가 단체협상을 거부할 때 마다 벌금을 부과하고 나서야 단체협상에 임했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투쟁 중인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위해 4년이 필요했고 그 과정동안 노동자는 해고의 고통을 감수했다. 하지만 자기들의 법적 승리는 철저하게 강제하는 자본이 현대 자동차 정몽구회장의 모습에서 보듯, 노동자가 이긴 대법판결은 이행하지 않는다. 

최근에 새누리 당은 사내하도급법 제정을 시도하고 있다. 사내 하도급은 예전에 유행했던 소사장제이고, 요즘은 세련된 듯 말해지는 '아웃소싱'의 형태다. 직접고용에 대한 책임을 생산 과정에 대한 책임을 분산 전가시켜 권한은 누리되 의무는 최소화하는 경영이다. 한마디로 자본이 원칙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노동대상과 노동수단의 제공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그대로 고착시켜 이전에는 불법이었던 행위를 합법으로 만들어 주자는 것이 이 법안의 숨겨진 본질이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여당이 비정규직법을 개정하면 자본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노동자들은 줄기차게 반대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 양산의 법적 면죄부였고, 비정규직 고통은 항상 그대로였다. 그러니 이번에 새누리당이 사내하청 노동자를 보호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속셈은 "어차피 실효 없는 것이니 말 서비스나 잔뜩 해 국민들 눈이나 혼란케 하겠다."는 것은 아닐까? 

인간을 경제적 동물로 보는 것은 인간 자신의 자기모멸이다. 그런데 이 모멸을 법으로 확증해 주고, 법을 무기로 쌍용자동차 노동자 22명을 죽인 자가, 태안 주민들의 생계를 박탈한 자가 마치 물 한 컵 쏟은 실수쯤으로 간단하게 사과하고 대법관이 되려는 모습을 보면서, 강정 해군기지 반대에 대한 대법 판결을 보면서 대한민국 법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나의 예민함일까?   


2012.07.13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사람은 정말 무엇으로 살까? 생각해 보니 밥으로도 살고, 관심으로도 살고, 가족 때문에 살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면 사실은 '태어났으니까' 살기도 합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구두수선공 시몬이 오랜만에 외상값도 받고 그 돈으로 외투를 사기로 한 날에 벌어진 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너무 가난해서 외투를 부인과 공용으로 입는 시몬은 이 날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외상값은 받지 못하고 낡은 장화 수선을 부탁받습니다. 술을 한 잔 걸치고 집으로 가는데 알몸으로 떨고 있는 미하엘을 만나 낡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장화를 신겨 집으로 데려옵니다. 안 봐도 뻔하죠?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마트료나는 이들을 내쫓으려하다가 시몬이 <신의 사랑>을 말하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저녁을 줍니다. 이후 6년을 미하엘은 이들과 함께 구두를 수선하며 살죠.  사실 미하엘은 천사였습니다. 그가 모든 것이 끝난 후 하늘로 올라갈 때 신이 가르쳐 준 세 가지를 일러줍니다.

첫째,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또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천사는 이 모든 것을 깨닫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 읽은 후에는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찾아봐도 좋겠죠.

미하엘이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사람의 세계에 내려와 내가 살아갈 것을 염려해서 살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벌거벗은 나를 불쌍히 여겼던 가난한 구두수선공과 그의 아내가 나를 불쌍히 여겼기에 살았고 어머니를 잃은 쌍둥이 역시 그들이 스스로를 염려해서가 아니라 한 여인의 사랑에 의해 자랄 수 있었다. 장화를 주문한 부자는 자신의 앞날을 알지 못했다."

개인적인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내가 내 능력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던 제게는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고 할까요? 신의 사랑이 사람에게 존재한다는 대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신의 사랑이 있고 그것을 발현하는 것이 정말 '종교적'인 인간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지주의 입장이었지만 가난한 러시아의 농민들을 사랑하고 그들 편에 섰던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주의'라는 사상을 전파시킨 사상가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이 한 작품으로, 멍 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뒤통수를 탁 치는, 그래서 다시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그에게는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이 심각해지기 시작하는 중 2 이상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이마고'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동물생활백서 <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책 맨 위에는 빨간 색으로 <2007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라는 딱지가 붙어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동물이나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도 중학생이 되면 관심을 딱 끊게 되고 그에 관계된 책은 거의 안 읽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덕분에 이 책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도서관 한쪽 구석에 쓸쓸히 꽂혀있습니다.

작가 비투스 드뢰셔는 독일의 동물학자이고 심리학자라 합니다. 이 사람이 쓴 책의 제목이<휴머니즘의 동물학>이니 어떤 정신으로 동물을 관찰하고 있는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게다가 책을 읽어보니 그저 동물의 관찰자로서만 책을 쓴 것이 아니고 지구를 채우고 있는 생명체의 하나로 동물을 인정하고 동물의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머리말에서는 야생동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세상살이의 지혜를 종합적으로 들려주면서 인간들에게 동물을 바라보는 눈을 다시 뜰 것을 요구합니다.

이 책에서는 갖가지 종류의 동물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자식을 기르는지, 어떤 평화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간략한 예를 들면서 보여줍니다. 제목의 주인공인 하이에나는 우리가 알기로는 치사하고 남의 것을 탐내는 동물로 알고 있지만 새끼를 두고 먼 곳까지 가서 먹이를 먹고는 먼 거리를 달려와 새끼에게 젖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은 치열하게 사냥을 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하이에나의 먹이인 누 라는 동물의 방랑 시기와 자신들의 출산, 양육 시기를 맞추어 최적의 양육을 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수백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고 있는 바다표범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사실 이 우두머리 바다표범은 늘 암컷을 빼앗기지 않으려, 또 자신의 자리를 탐내는 무리들을 견제하느라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그늘에 있는 암컷들은 사실 우두머리 이외 다른 수컷들과 몰래 로맨스를 즐긴다고 하니.. 참 재미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작가가 오랜 시간 이들을 관찰해서 얻어낸 결과라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지요.

마음이 아팠던 것은 아기 코끼리 이야기입니다. 아기 코끼리가 사람을 해치고 사람이 탄 차를 휴지조각처럼 구겨 놓았던 사건이 계속 벌어지자 학자들이 조사에 나셨습니다. 코끼리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알아보니 이들의 개체수가 많아져 사람들이 아기 코끼리의 부모들을 죽였고 그 울음소리를 함께 들은 아기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동을 헬리콥터로 하게 되었는데 그 엄청난 소음 때문에 아기 코끼리들은 정신착란을 일으킬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차라리 세상을 돌고래에게 맡기는 게 어떠냐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하는 짓 보다는 돌고래가 하는 자연스러운 행위들이 하늘이 원래적으로 준 것들이고 그들은 그것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요?

하지만 사실 인간만이 이 세상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지요. 인간 말고 수많은 생명체들이 지구에 존재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으로 꾀부리지 않고 살아갑니다.

자연을 대상화하듯이 <자연보호>를 주장하는 속이 빈 구호, 동물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으면서 멸종을 우려해 <동물보호>를 주장하는 영혼 없는 사람들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단순하면서도 큰 뜻을 알게 해 주는 책입니다. 단, 그림이 만화 같아서 실제 동물 사진을 넣었으면 어떨까 생각했으나...그러면 너무 백과사전같이 따분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책 두께 때문에 읽기를 시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만 

짧은 단락이 많으니 긴 숨으로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너끈히 읽을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베르베르의 작품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말입니다. 저는 <개미>를 읽으면서 감탄도 했지만 뭔가 즐겁지 않은 기분, 불쾌함 같은 것이 남아있어 이 작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나무>에 대해서는 그 표지가 주는 신비함과 <나무>라는 제목이 주는 감성적인 느낌으로 보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열 개가 넘는 단편이 담긴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습니다.  작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보태서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이 말을 하고 우리의 행동이나 생활을 간섭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만약 왼손이 반란을 일으켜 내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다면?

미래로 여행을 갔는데 그 미래가 주는 것이 끔찍한 냄새와 지저분한 거리, 비인간적인 모습들 뿐이고 그 와중에도 자기네 보험을 팔려는 사람이 계속 미래까지 따라와 강요한다면?

장기나 뇌가 모두 투명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기의 마음을 속일 수 있을까요?  거리에 엄청나게 냄새나는 물건이 떨어집니다. 사람들은 이 물건을  없애버려 하지만 너무나 크고 무거운 바윗덩이 같아서 역부족이었죠. 결국 사람들은 그것을 유리로 막아 냄새를 없애는데 성공을 합니다.

그런데 잠시후, 외계의 한 생명체는 그것을 집어들어 보석상에 팔고 이 작은 생명체(인간)들 덕분에 자기는 보석을 갖게 되었다고 좋아하지요. 앞으로는 더 냄새나는 물건을 던져놓아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파브르가 곤충기를 썼듯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생명체가

인간을 관찰해서 쓴 내용도 있습니다. 한참을 웃다가 좀 심각해집니다. 거북해집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이 사실 미래의 과학 발달 이야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베르베르는 결국 우리의 현실을 이렇게 괴상한 이야기로 다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그것도 결국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들이여, 진정 너는 영혼이 있는가?”  첫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 말을 어린 신들이 나오는 마지막 이야기에서도 어김없이 -물론 속으로- 우리에게 되묻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청소년은 다 읽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3학년 이상이 좋을 듯합니다. 자신에게 되묻기가 가능하다면 누구나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베르베르가 왜 인기 있는 작가인지 조금은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글/그림 :  에즈라 잭 키츠    출판 : 시공주니어>

에즈라 잭 키즈의 글 그림인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선 2010년에 번역, 출판되었는데, 1974년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1916년생인 작가의 나이로 보면, 노년에 발표한 작품인데도, 어쩜 그렇게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지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이제 막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잘 공감되도록 그렸다고 느껴집니다.

 자기들의 밥그릇 같은, 그러나 네 마리가 다 들어가는 얕은 그릇 속에 눈 색깔, 털 색깔이 각기 다른 아기 고양이 네 마리가 앉아서 한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앞표지 입니다. 궁금해서 표지를 활짝 피면, 뒤표지에 검은 무늬가 듬성듬성한 강아지, 특히 눈에 검은 털 무늬로 팬더인가 싶은 강아지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서로 낯설고 어색하겠다. 어떻게 이 상황들을 풀어갈까? 궁금해집니다. 

강아지도 그릇 한 곁에 들어오고, 고양이들은 반대편으로 몰리고 그릇은 고양이들이 있는 쪽이 올라갑니다.

다음 그림은 강아지가 가운데 자리하고 함께 어울립니다. 이제 그릇을 벗어나 뛰고 놉니다. 같이 먹고 따라하고, 서로 다른 소리로 짖고, 뛰기에 서툰 친구가 다치자 핥아주며 위로합니다. 다가온 생쥐를 같이 쫒아가고, 강아지가 서툴게 또 벽에 부딪힙니다.

같이 놀려다 쫒기는 신세가 된 생쥐가 쥐구멍에서 얼굴을 내밀고 강아지에게 "미안" 합니다. 엄마 개가 찾아오고 다음엔 강아지 놀이를 하자고 약속합니다.

 편견이나, 선입관 없이 서로를 대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흔한 소재일 수도 있는데, 구체적인 동작들이 공감이 많이 되었고 재미있었습니다. 세상과 친구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유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작가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그리기도 했지만, 삶의 연륜으로 동심을 표현하고 세상에 이렇게 순수하게도 살 수 있다, 혹은 이렇게 순수하고 행복하게 살자고 권하고 있는 건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빠를 쏙 빼어 닮은 아들이 모처럼(?) 눈물을 흘리게 되면 아빠인 나로서는 가슴이 철렁하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들이 태어나 갓난쟁이 시절이던 십년 전의 어느 날이었다. 초보 엄마아빠는 산부인과에서 3일 만에 무사히 데려온 갓난아기를 쳐다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금 같으면 육아휴직이라도 신청했을 텐데 바보같은 엄마아빠는 직장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태어난 지 석 달밖에 안된 핏덩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만행을 저질렀다. 두고두고 후회를 한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내에게 육아휴직을 하도록 했어야 했는데 아니면 내가 그깟 직장 때려치웠어야 했는데 말이다. 집은 우이동이었고 아침마다 출근해야 할 곳은 양재동이었다. 현장을 주로 다니는 일이다보니 강남일대에서 분당, 용인, 수지까지 배회하다 보면 퇴근 시간은 빨리 가봐야 저녁10시가 기본이었고 집으로 돌아가면 아무리 20대 후반의 젊은 아빠였지만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그 날은어린이집에 저녁 7시까지 가야한다고 서둘러 퇴근했던 2002년 가을의 어느 저녁이었다. 어린이집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아기는 보이지 않고 울음소리만 들린다. 조그만 방에 들어가 보니 이불도 안깔린 맨바닥에 아기가  홀로 엎드린 채 서럽게 울고만 있다. 어찌나 서럽게 울고 있던지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 목소리까지 쉬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놀란 아빠는 아기를 들쳐 안았다. 아기는 내 품에서도 한참을 울었다. 그치지 않는 울음덩어리를 품에 안고 멍하게 서 있었던 그 저녁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한데.

금천구로 이사 와서 어린이집을 보내는 첫 날에도 당시 네 살이었던 아들은 또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 그렇게 석 달을 아침마다 울었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나중에는 익숙해질 정도였다. 

그 아기가 이제 열 한 살의 초등학생 늠름한 아들이 되었다. 아들은 좀처럼 자기 마음을 내색하지 않는다. 무작정 떼를 쓰지도 않는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아빠에게 얘기하는데 쉽게 말 꺼내는 스타일이 아니니만큼 대부분 수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요구사항을 말한다. 아직 열한 살밖에 안된 꼬마인데 왜 이리 듬직하고 의젓한지 아빠로서 감개무량하기만 하다. 

그런 아들이 어제 밤 잠자리에서 엄마와 이야기하다가 눈물을 흘렸다. 아들의 울음소리를 잠결에 들으며 못난 아빠는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아침에서야 아내에게 전해 들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이는 정든 학교와 선생님과 친구들을 떠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베란다 앞으로 빤히 내려다보이는 학교와 친구들, 가로수 밑에서 동생과 자전거 타며 동네슈퍼를 쏘다니던 즐거운 추억들이 아들에게는 행복이었나 보다. 하지만 다음 달이면 그 행복과 작별해야 한다. 그렇게 정든 동네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 우리 가족에게 생길 일이다. 학교도, 어린이집도, 안양천도, 하다못해 동네 슈퍼도 하나하나 정든 곳인데 낯설기만 하고 아는 이 하나 없는 곳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힘들었나 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는데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라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별 수 없다. 이사는 가야하는 것이고 새로운 곳에서 아이들이 조금만 지내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즐거워하고 행복해질 것이라 확신하기에 엄마아빠의 판단을 믿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엄마 아빠는 항상 너의 곁에 있어줄게.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는 정말 오래오래 너희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살자꾸나. 아빠도 이제는 한 곳에서 곱게 늙어가고 싶거든. 이번 주말은 아들과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 밀어주며 맛있는 것도 사먹어야겠다. 울 아들 홧팅!~


     29호  2012. 6.29                    

독산1동 김희준

필자는 독산1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빈, 재은, 재령 3남매와 함께 성장일기를 쓰고 있는 아빠입니다. 


가족 행복 5대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거리 곳곳에 내건 플랭카드다. 비정규직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이전에 민주노동당 등이 같은 주장을 했다가 '좌빨, 사회주의적 요구'라고 얼굴 붉히던 당이 유니폼까지 벌겋게 갈아입고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항상 10년 쯤 앞선 요구로 구박받다가 구박하던 이들이 슬그머니 그 요구를 자기 것인 양 외치는 모습을 보면 구박받던 우리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저 뻔뻔스러움이 가증스럽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내 논 법률은 '비정규직 차별금지'가 아니라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노동계에서는 이 법률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게 쥐어주는 도깨비 방망이법'이라 부른다. 왜일까?

요즘 현재 현대자동차 몽구 회장을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2년 이상 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의무, 올 8월 2일 시행되는 제도에 의해 불법 파견 단기 노동자들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 이를 즉각적으로 이행하라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조의 빗발치는 요구다. 하지만 요즘 몽구 회장 속으로 웃는다. 이 모든 고통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나타났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민생법안 1호로 국회에 제출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법은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대법 판결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법이다. (불법) 파견노동을 그대로 둔 채 임금만 조금 더 올려 주고 차별을 금지한 것이라 말한다. 결국 사내 하청이 불법 파견이지만 이를 사내 하도급으로 명칭을 바꾸고 그대로 두자는 주장이다. 그러니 이법이 생기면 고용 형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이전에는 불법이던 것이 이제는 합법이 된다. 즉, 사용자에겐 불법 파견의 면죄부를, 노동자에겐 영구적인 비정규 파견 노동을 주는 법이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차별금지 법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법이 미래에 더 두려운 작용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기아자동차 모닝공장인 동희오토, 현대모비스 11개 공장 중 8개 공장,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STX중공업, 현대위아 3개 공장 등 정규직은 관리자들뿐이고, 모든 생산 공정은 합법적인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이 일하는, 즉 생산 노동에 정규직이 단 한명도 없는 유례가 없는 야만적인 공장이 있다. 이 법이 공표된다면 현대, 기아, 한국지엠 등 자동차 완성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회사,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모든 제조업의 재벌회사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어지게 된다. 불법 파견이라는 족쇄가 벗겨지니 월급은 반만 줘도 알아서 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으면 하루살이 목숨이 되는 사내하청 노동이 무한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법은 자본이 줄기차게 요구한 파견업종 전면 확대, 파견 허용 기간 연장, 고용의무 완화를 완전히 허용케 한다. 그 결과 노조는 무력화되고 합법적인 비정규직 공장이 전면화 된다. 조선과 조선인을 보호하기 위해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했다는 일제의 강도적 논리가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불법파견을 합법화하고 비정규직 노동을 영구화하는 괴물법이 '민생과 가족의 행복'을 위한다는 미명 속에서 등장하고 있다. 추측컨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가족은 사람이 아니라 '괴물'들인 모양이다. 오직 권리만 누리고 인간적 의무를 외면하면서 노예노동을 합법화하는 괴물들만 행복한 세상을 만드니 말이다.  

이글을 쓰는 동안에 전국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힘든 파업이 전개 중이다. 이 가뭄과 폭염 속에 하늘로 오른 이들의 투쟁이 너무나 많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요구가 집중된 사업장 중에 현대 글로비스가 있다. 트레일러로 승용차를 운반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9조 5천억에 순이익 4062억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 순익이 34.4% 증가시킨 예상이다. 하지만 트레일러를 직접 운전하는 노동자들은 한 달에 300시간을 일해 80만원을 받는다. 최저임금도 못 미친다. 기름 값의 인상으로 한번 운행에 드는 기름 값이 운송료보다 많아졌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현대 글로비스는 트레일러 화물트럭을 단 한 대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모두 지입 차량인데 이것을 생산 공장에서 비유한다면 생산 기계를 노동자가 가지고 취직하고 그 기계로 노동하는 꼴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정몽구와 그의 아들 정의선이다. 참으로 사회 곳곳에서 인면수심으로 산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이 반인간적 죄악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29호  2012. 6.29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미슐랭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회사 미쉐린에서 1900년에 창간한 운전자를 위한 안내서이다. 어쩌다가 음식이 맛있다는 호텔에 별을 붙이기 시작한 게 이제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맛집 소개서로 알려져 있다.

미슐랭의 그린 가이드가 아닌 레드 가이드에 나오는 별 한 개, 두 개, 세 개짜리의 식당들은 고급스러운 입과 두꺼운 지갑을 가진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일단 그런 곳은 우리나라에 아직 한 군데도 없으니 서민인 우리로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슐랭에서 내린 별을 맞은 식당에 이런저런 이유로 못 가게 되었다고 맛있는 것을 포기한다면 맛과 멋을 아는 민족의 피를 배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무거나 잘 섭취하는 서민적인 입과 주머니에 들어있는지조차 깜박 잊어버리고 마는 가벼운 지갑과 미쉐린 타이어와 똑같은 재질의 ‘쓰레빠’가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차를 끌고 먼 곳까지 갈 게 아니라 슬리퍼를 끌며 어슬렁어슬렁 동네를 쏘다니다가 싸고 맛있을 법한 식당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쓰레빠’ 가이드의 탄생이다.

맛이란 지극히 주관적 요소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가이드의 어렸을 적 추억이라든지, 식당 주인의 사연이라든지, 음식을 함께 먹었던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똑같은 음식이라도 각기 다른 맛으로 각인되게 마련이다. 기억해보라, 이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무척 배고팠을 때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던 사람과 함께 먹었던 음식 아닐까? 이런 음식과 맛을 찾고 그런 추억들을 들추고자 한다.

슬리퍼를 신고 동네 어귀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김현미 독산3동

자연드림은 iCOOP생협의 물품브랜드이자 (농업법인)생협스토어의 대표 친환경유기농산물, 

베이커리, 외식사업, 매장사업을 아우르는 브랜드이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iCOOP생협 안내서 p27]


‘자연드림’매장 오픈을 한 달여 남기고 오픈 준비에 한 참 정신없이 바쁠 한우물생협 박정숙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 시흥동 무지개상가에 위치한 한우물생협 사무실을 찾았다. 사실 지난해 본지의 ‘금천in이 만난 금천人’으로서 인터뷰를 요청한 바 있었지만 거절당한바 있는 소심한 기자는 살짝 박 이사장이 어렵게 느껴졌으며, 인터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박 이사장의 엄마표 미소에 우려와 걱정은 눈 녹듯 사려졌다. 




Q. 한우물생협과의 첫 만남은?

A. 딸아이가 어렸을때 자주 아팠다. 한 달에 20일은 병원에 들락날락했다. 아가씨 때 먹거리를 가리지 않고 먹었는데 그게 원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93년도에 지역에 한우물생협 매장이 생겨서 친환경 먹거리로 바꾸게 되었다. 먹거리를 바꾸니 아이가 덜 아프고, 아파도 빨리 이겨내는 것 같았다. 자생력이 생겼달까. 

Q. 한우물생협 활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나?

A. 아이들 먹거리를 위해 이용해 오다가, 전 이사장님 이신 김주숙 교수님의 권유로 2001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Q. 한우물생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A. 초반에 진짜 힘들었다. 회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회계와 실무를 함께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 실무를 그만두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이사로서만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08년 김주숙 교수님의 강력한 권유로 다시 하게 되었다. 그때 어차피 하는 거 열심히 해서 다른 생협이랑 비슷하게 라도 가자 하고 다시 마음을 먹었다. 

Q. 한우물생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A. 법인설립을 하고 사업자 등록증이 나왔을 때다. 법인설립을 하면서 힘은 들었지만, 드디어 법인을 하는 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했다. 협동조합 법인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출자자 300명이 있어야 하고, 창립총회 참석인원이 100명 이상이어야 한다. 금천구가 생협을 만든지는 전국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상위권인데도 매장 및 법인등록은 하위권이다. 전국 아이쿱 생협연합 73개 중 130개 매장이 있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금천, 광명만 매장이 없는 실정이었다. 

Q. 자연드림매장의 의의는?

A. 안전한 먹거리 보급을 통해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며, 자라나는 차세대에게 친환경적인 생활문화를 교육하고, 이로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서로가 돕고 사는 지역공동체를 이룩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지만 초창기 우리지역 뿐만 아니라 타지역도 조합원이 많이 늘지 않았다. 매장을 하지 않으면 생협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자연드림 매장이 있는 양재의 경우 조합비 내시는 분이 3,000명이 넘는다. 2010년 우리도 체제를 바꿔서 매장을 함께 운영하자고 이사회를 통해 결의 했지만, 매장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4~5억원의 재정이 마련되어야 했다. 조합원들에게 출자차입을 통해 어렵게 자금을 마련하고 있고, 매장을 만들자고 결의한지 2년 만에 매장부지가 시흥동 범일운수 종점 인근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매장 공사가 진행 중 이다. 

자연드림매장이 지역에 생김으로서 지역주민들이 조금 더 친환경 제품을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연드림매장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능력을 키워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으로 사회환원, 또한 생산자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생협을 권장하고 싶은 사람은?

A. 어린이나 남자아이들은 생협을 처음부터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우리 때는 시골에서 친환경 먹거리를 먹고 자란 세대이다. 그러나 우리 세대가 낳은 아이들은 각종 첨가물을 많이 섭취하여 허약하다. 특히 계란은 꼭 생협 계란을 권장한다. 또한 밀가루 같은 경우는 배로 수입되어 오는데 선적하고 한 달이 넘어서야 우리나라에 도착한다. 그래서 농약 뿐 아니라 방부재 범벅이다. 밀가루 컨테이너에서 밀가루를 먹고 쥐도 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땅이 작아 로컬푸드니 친환경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 밀의 경우 가을, 겨울에 심기 때문에 벌레를 잡기위해 농약을 칠 일이 없다. 

우스갯소리로 ‘생협아이들은 키가 안 큰다.’라고 말한다. 이유는 성장호르몬 섭취를 안했기 때문이다. 

Q. 생협활동을 하는 아내 또는 어머니에게 가족의 반응은?

A. 처음에는 가족의 불만이 많았다. 15만원 받고 일 하면서 딱히 경제적으로 가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조금은 소홀해 질 수밖에 없으니 어쩌면 불만이 있는 것도 당연했다. 그래도 생협활동가들이 바르게 사니까, 이제는 하도 오래보니까 남편이 이해하게 됐다. 남편이 경제적 바탕이 돼서 내가 생협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편에게 감사하다. 초반에 아이들이 그만 두라고 많이했다. 그러나 지금은 친구들에게 생협을 홍보할 만큼 생협 전도사가 다 되었다. “엄마 생협이사장 그만두지마!”라고 할 정도로 엄마를 자랑스러워 한다. 

Q. 박정숙 이사장에게 있어 생협이란?

A. 내 젊은 청춘을 모두 바친 곳. 또한 내가 생활을 하면서 순리대로 살면서 오게 된 곳.

처음 생협을 할 때는 아이들 먹거리 위주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활동을 하면서 나보다는 지역에 보람된 일을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생협이야기를 할 때의 박 이사장은 한우물생협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박 이사장의 개인사를 물었을 때는 ‘딱히 내세울 것도 할 만한 이야기도 없다’며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서 ‘금천in이 만난 금천人’ 인터뷰를 왜 거절 했었는지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기자가 만난 박정숙 이사장은 겸손하고, 넉넉한 인심을 가진 옆집 아줌마처럼 친근한 사람이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이제 본격적으로 조금 더 재미있게 박물관으로 가 보자. 어떻게? 욕심을 버리라고 했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아주 재미있고 손쉬운 방법이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옛이야기와 박물관을 연결해 보는 것. 일명 ‘옛이야기와 박물관 짝짓기놀이’다. 이렇게도 박물관을 볼 수 있구나 싶을 것이다. 

<방귀쟁이 며느리>와 한의약/의학박물관 방귀이야기만 나오면 아이들은 웃느라 정신이 없다. <방귀쟁이 며느리>를 꺼내들고 심각하게(?) 방귀이야기를 해본다. 이야기 속 며느리는 나무에 매달린 배를 떨어뜨릴 만큼 엄청난 방귀 힘을 가졌다. 하지만 실제 그런 사람이 있다면? 

방귀는 왜 나오는 걸까? 아파서 그런가? 방귀쟁이 며느리를 데리고 어디를 가면 좋지? 병원과 의학에 관련된 박물관을 찾아 궁금증을 해결해 보는 거다. 


<영월의 조선민화박물관. 까치와 호랑이 민화를 직접 그려볼 수 있다.>


서울의 경동시장에는 한의원과 약재상들이 몰려있는데 이곳에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 있다. 우리 조상들의 건강을 지켜왔던 한방치료법, 의약기구, 약재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양동에 있는 ‘허준박물관’에선 한의학관련 전시물뿐만 아니라 <동의보감>과 조선의 명의, 허준 선생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가 활약했던 내의원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병원은? 지금의 서울대학병원 전신인 대한의원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가면 근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남아 있다. 그곳에 ‘의학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의학박물관에는 서양의 근대의학이 도입된 이후 각종 의료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앗, 이런 기구로 수술을 했을까?” 싶을 정도의 기구들도 있어 오늘날의 첨단 의료장비들과 비교된다.

<팥죽할멈과 호랑이>과 농업박물관 ‘농업박물관’에는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한 이래 생산 활동의 기본인 농업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다. 그렇담 팥죽할머니 이야기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야기 속에는 팥죽할멈을 도와 호랑이를 무찌르는 농기구들이 등장한다. 실제 멍석과 지게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농업박물관이다. 언제부터 팥농사를 지었을지, 어떤 농기구들을 사용했는지 찬찬히 살펴보자. 

그리고 내가 이야기꾼이 되어 한편을 다시 만들어 보는 거다. 난 호미를 등장시킬 거야. 난 동장군이 오줌을 확 쏟아 붓는 장면을 넣어야지….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나는 신화이야기, <마고할미>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자연사박물관에서 가면 그 비밀이 있다. 자연사박물관에는 생물의 진화과정과 종류, 생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주와 태양계의 생성, 지구 탄생의 비밀, 지층의 변화 등 46억년의 지구의 역사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세상이 생겨난 이야기>엔 처음 세상은 해도 둘, 달도 둘이었다. <마고할미>는 뚝딱뚝딱 세상을 빚어 놓는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속 해와 달은 호랑이에게 엄마도 잃고 쫒기는 신세가 된 오누이이다.  

옛이야기와 박물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신화와 과학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는 우주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이해하는 세상은 옛이야기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목포자연사박물관’, ‘계룡산자연사박물관’과 ‘국립과천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 ‘지질박물관’에서도 지구의 탄생과 역사를 볼 수 있다. 

옛이야기와 박물관 짝짓기는 무궁무진하다. <흥부와 놀부>에서 부자가 된 흥부네 집에서 놀부가 욕심내 가져갔던 화초장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심청전>을 읽고는 장애로 살아가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꽂혀 있는 옛이야기를 들추며 박물관과 짝짓기놀이를 해 보자.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저절로 많아질 것이다. 




오현애 회장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다. 금천교육협동조합(가칭)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있다.

 


얼마 전 개봉 한 영화 '두레소리'는 유명 배우도, 거대 자본도 없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며 작은 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들과 선정성을 대놓고 내세운 19금 영화들 속에서 '두레소리'는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5월 10일 전국 139개관에서 개봉되었고, 지금은  DVD출시 및 IPTV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국악이라는 생소한 소재(우리음악이 왜 생소한 주제여야 하는 지 모르겠지만)와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꿈知樂꿈지락' 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중, 두레소리의 주연배우인 조아름 양과의 데이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름양과의 데이트 현장으로 고고고!!! 

 아름양을 만나기로 한 날, 꿈지락 취재단(박대표, 알팀장)은 안양일번가로 향했습니다. 안양일번가는 저희들도 고등학교 때 자주 놀러가던 곳!!!  아름양을 비롯한 전통 예술고 학생들이 안양일번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기에 찾아갔지요! 일번가만의 블링블링함을 새록새록 느끼며, 아름양을 만나러 갔습니다~  

 




 오늘 데이트를 함께 할 사람들 

박대표 : 국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참으로 오랜만이어서 반가웠어요. '두레소리' 소개 좀 부탁해요.

조배우 : '두레소리'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의 합창동아리 이야기이자 고3학생들의 고민, 더 나아가 이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예요. 감독님은 요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하셨지요. 미디어에 비춰지듯 학교폭력, 각종 비행의 장면들이 아니라, 아이들이 소통하고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셨데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곳이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이다 보니, 국악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더해지고, 국악이 어렵지 않다는 점도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좋은 영화입니다. (하하)

정아쟁 : 아! 나도 나와요! 박수치고 있는 거! (크큭)

알팀장 : 알아 볼 수는 있는 거죠? 

정아쟁 : 그럼요~   

박대표 : '두레소리'가 실화라고 들었는데

조배우 : 네, 실제로 '두레소리'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있는 합창동아리 이름이예요. 저는 3기이고 영화는 1기 선배들 이야기지요.  

알팀장 : 근데, '두레소리' 뜻이 뭐죠? 

조배우 : 합창의 순우리말이예요. 원래부터 쓰인 말은 아니고, 저희 합창반 샘께서 지으신 거예요. '두레'는 우리의 상호협력문화를 뜻하잖아요. 그래서 두레소리!!!

박대표 : 우와, 말 된다. 저는 처음에 '워낭소리'를 생각했다는.... (창피)

정아쟁 : 아..... 

박대표 : 그럼 영화 속의 아름이와 현실의 아름이는 어때요? 많이 닮았나요? 다른 점은? 

조배우 : 사실 영화 속 아름이도 현실의 저도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말투도 성격도. 감독님께서 연기라 생각하지말고 그냥 하던대로 하라고 해서. 

정아쟁 : 맞아! 그냥 똑같아요. 아, 근데 영화처럼 어려운 친구는 아니예요. (웃음) 

조배우 : '두레소리'는 현실을 바탕으로 픽션이 가미되어 있는 영화지요. 근데 영화에 나오는 많은 부분들이 현실과 맞 닿아있어요.

알팀장 : 그래서 다큐같다는 이야기가 많은 듯. 

정아쟁 : 그래서 공감도 많이하는 듯. 

박대표 : 실제 '두레소리'의 분위기는 어때요?

조배우 : 진짜 좋아요~ '두레소리'쌤들은 '너 뭐해!'가 아니라 '너는 뭐 하고 싶니?'라고 물으세요. 지시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묻고 소통하고자 노력을 하시는거죠. 아까도 소통이야기를 했는데, 쌤들이 '소통'을 무척 강조하셨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쌤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고민상담도 하고, 진로에 관한 이야기부터 음악이야기까지 안하는 이야기가 없는 것 같아요.  

알팀장 : 너무 좋겠다~  

정아쟁 : 이인철쌤!!! 꺄~ 아빠같은 이미지야!!! 딱!!!

조배우 : 맞아!!! 딱 아빠다!!! 아빠쌤, 엄마쌤 이미지 (미소), 아! 두 쌤도 사제지간이예요~ 함쌤의 제자!!! 

알팀장 : 대애애애애박!!!!!

정아쟁 : 두분 다 너무 좋아요~

박대표 : 지시만 하던 선생님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선생님이라, 그럼 조배우는 '두레소리'에 들어와 바뀐 점도 많을 듯 한데요?  

조배우 : 그럼요. 제가 경기민요를 전공하는데, '두레소리'에 들어오고부터 함께 맞춰부르는 법을 알았죠. 전에는 혼자하는 소리에 익숙했거든요. 합창은 함께해야하니까 맞춰가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도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음악이라는 게 '소통'을 전제로 해야하는 거 잖아요.

박대표 : 사실, 조배우는 경기민요를 전공하는 학생이잖아요, 그 와중에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많은 후배들과, 꿈꾸는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배우 : 전 꿈꾸는 모든 일들을 다 해보길 바라요. 뜨거운 물이라서 만지지 말라면, 안 만지는 게 아니라, 만져보고! '아! 뜨겁네' 깨달으면, 그 뒤엔 다신 안 만지겠지요.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그냥 다 해보길 진심으로 바라요!!!  

정아쟁 : 맞아! 다 해봐야해! 그래야 후회가 없지... 

조배우 : 후회하더라도!!!

알팀장 : 우리가 오늘 더 배워가는 듯! 아, 그럼 궁금한 점! 조배우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어떤 일을 하는 편이죠?

정아쟁 :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그래서, 결국 또 애증의 아쟁....

조배우 :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편. 그리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내가 잘 할 수 있어도 싫은 건, 질리잖아요. 그럼 잘 하던 것도 못해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거, 내가 흥미 있는 일은 더 열심히 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나중에 잘 할 수도 있죠! 

박대표 : 오늘 이렇게 만나서 많은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해요. 끝으로 우리 친구들, 후배들에게 한 마디! 

조배우 : 여러분이 꿈꾸는 모든 것을 꼭!!! 하시길

 


[출처] 꿈知樂꿈지락 블로그 http://blog.naver.com/bookcot 

작성자 꿈지락

은 교육과 관련한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주민들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모인 대학생들이 만든 시민단체입니다


그 회사는 유명한 스포츠 용품 회사다. 그 회사 성수동 공장에서는 지금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다. 노동자들이 집회에서 서명을 받고 있어 이유를 들어 봤더니 생산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옮기면서 정리해고를 한 것이다. 공장을 옮기는 이유는 인건비가 경영에 부담이 됐단다. 항상 듣던 이유인지라 실제로 인건비 부담이 얼마나 되는 가를 알아보다 경악을 하고 말았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인건비 비중은 15% 내외였다. 100원의 매출 중 15원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점차 낮아지기 시작하여 1995년 평균 제조업 인건비 비중이 12.7%에서 2010년 8.5% 까지 내려갔다. 인건비 비중이 저하된 다는 것은 결국 구매력을 저하시키는 것인데, 다른 자본과의 경쟁만 생각하지 전체 사회에 대한 균형을 생각하지도 생각 할 수도 없는 개별 기업은 이런 최소한의 통찰을 하지 못 한다. 2005년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을 할 때 인건비 비중이 4.5% 내외로 기억하는데 그것만도 전체 평균의 반 토막이라 분노를 한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인건비를 내리려면 비정규직에 최저임금으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K2는 총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점점 낮아져서 2011년 결산 기준으로는 5.4%다. 이건만 해도 2010년 기준 제조업 평균 8.5% 보다 퍽 적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생산제조 파트로만 한정한 인건비는 2011년 결산 기준 전체 매출액에서 1.9% 였다. 세상에 1.9%라니....

정리해고를 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세상이 돈 중심으로 미쳐 돌아가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시켜 무제한의 해고권한을 자본에게 주었지만 그래도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정이다.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으면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 노동자들에겐 터무니없는 조건이다. 왜냐면 자기 잘못도 없이 해고를 감당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경영상의 이유로 적자가 발생하면 회사가 미안해하며 휴업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민주주의도 커지고 경제도 발전했다면서도, 잘못은 자본이 저지르고 고통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합법화하니 노동인권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역사적 퇴행이다. 신자유주의라는 야만적 풍조가 아니라면 주장조차 할 수 없는 반인간적 반민주적 악법이다. 

최근 이 회사는 엄청나게 급성장했다. 매출액은 10년 사이에 15배가량 가파른 상승세였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5배나 늘었다. 하락한 것은 오직 인건비 비율과 노동소득분배율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대표와 가족들은 100% 주식으로 2009년, 2010년, 2011년 수십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고 한다. 

그러면 회사가 부담을 느낀 높은 인건비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통 상식으로는 동 제조업 평균정도보다 인건비를 높여 지급할 때다. 하지만 제조업 평균 8.5%의 1/5도 안 되는 인건비 비중으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합리고 객관이고 성립할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하향하거나 정체되는 것인데 이 회사는 무섭게 상승 발전 중이다. 그러면 이 회사 대표는 어디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느낀 것일까? 노동부와 정부는 어디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합리적 기준을 발견한 것일까?

K2코리아는 지난해 73명을 신규 채용했다는 이유로 올 초에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돼 각종 대출금리 우대, 세무조사 면제, 3년간 근로감독 면제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 상을 받고 바로 혜택을 챙기자마자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세상이 못써지는 것은 사람들이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염치가 증대되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정도면 가히 염치 자체를 파괴하는 파렴치(破廉恥)가 아닐까?

도대체 자본은 노동자에게 얼마만큼을 안줘야 성이 찰까? 아예 공짜 노예노동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경제란 본시 사람이 고르게 잘 사는 것이 목적인데 돈이 돈 버는, 그래서 사람이 수단이 되고 일회용품이 되는 경제는 이미 경제가 아니다. 만인의 욕구를 실현하기에 충분한 인간 경제력이지만 단 한 사람의 욕망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탐욕과 파렴치한 세상을 만든 것은 결국 돈이라는 물신(物神)에 정신을 못 차리고 사는 우리, 1.9%도 비싸다며 생산 노동자체를 모독하는 만행을 지켜만 보고 있는 우리들의 무기력한 모습은 아닌지. 세상 보는 마음이 슬프기가 그지없다.


2012.06.15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지난번에 강조, 또 강조했던 박물관 관람의 제일 기본 원칙이 있었다. 기억하시리라. 첫째도, 둘째도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온 박물관인데 싶어 1전시실, 2전시실, 3전시실, 이렇게 전시장 전부를 둘러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것이다. 이젠, 절대 이렇게 하시지 마시길. 그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된다. 박물관에 대해 이렇게 외치자. 나는 관람자다. 내가 보고 싶은 걸 본다. 


박물관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엔 책이 많다. 그래서 필요한 책,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다. 한꺼번에 수만권의 장서를 보려고도 하지 않고 볼 수도 없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박물관은 인류의 발달사, 생활사가 각 분야별로 정리되어 있는 곳이다. 길게는 1만년, 짧게는 몇 십 년이니 한 번에 해결하려는 것은 정말이지 욕심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박물관도 골라서, 나누어서 보아야 한다.


박물관은 백과사전이다. 

박물관과 백과사전은 내가 알고 싶은 정보가 모여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정보가 아무리 많이 있다한들 내 것이 되지 않는 한 그저 정보의 바다만 이룰 뿐이다. 백과사전의 깨알 같은 지식도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 볼 때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박물관에 있는 정보도 내 것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빛을 발하게 되고 유물이 말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우리나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역사를 통째로 만날 수 있다. 물론 유물로 만난다. 한 번에 보기 어려운 것 물론이고 어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백과사전을 들추듯 시간을 두고 잘게 나누어 찾아보면 쉽다. “오늘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자.” “백제의 금동대향로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발해는 분명 우리 민족이 세운 국가가 맞아. 어디에 세웠는지 궁금해.” 

내가 보고 싶은 걸 보면, 관람이 자유로워진다. 박물관이 정해준 동선대로 볼 필요도 없고 그 많은 전시물도, 패널의 설명도 다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궁금한 것부터 전시장을 찾아 둘러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박물관에 흥미가 생겨난다. 또 보고 싶은 것을 찾아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자세히 보게 된다.  


주제별 접근은 어떻게 하나?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은 박물관에 다 있다. 자동차에 관해 알고 싶다면? 자동차박물관으로, 죽음에 관해서? 그러면 쉼박물관, 열쇠? 자물쇠? 쇳대박물관, 청자? 청자박물관이나 도자기박물관,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이 궁금하면 달동네박물관, 화장을 언제부터 했는지 궁금하면 화장박물관 …….

이제 조금 더 나아가 보자. 옛사람의 일생은 어떠했을까? 민속박물관에 가면 의식주를 비롯해 통과의례, 사회제도 등이 망라되어 있다. 가보고 나니 심화된 궁금증이 생겼다. 집의 구조는? 옷의 종류는? 장식은?  어떤 음식을 먹었지? 한옥마을이나 민속촌에 가면 해결된다. 기와집, 초가집, 부엌과 안방, 사랑방까지 들어가 볼 수 있다. 집안 인테리어는? 가구박물관으로 고고! 옷은 무엇으로 장식했지? 자수박물관이 있다. 섬세하고 고운 자수 작품을 보는 것은 물론 문양공부도 덤으로 따라온다. 

우리는 박물관이 차려놓은 밥상을 받아 잘 먹으면 된다. 잘 먹고 나면 내 지식이 되는 거다. 행복하지 아니한가?  


다녀온 후 정리는 꼭 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다만, 차곡차곡 일기장이든 파일이든 공책이든 모아놓으면 좋다. 거창한 정리가 필요하진 않다. 입장권을 붙이고 갔다 온 날짜와 박물관, 누구랑 다녀왔는지만 적어도 좋다. 이런 간단한 정리만 했는데도 훗날 들춰보면 나의 역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거창하고 화려한 정리에서도 욕심을 버리자.



<남산한옥마을의 양반댁 부엌. 나란히 걸린 소반이 각상을 받았던 조선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동두천에 있는 마니커닭박물관. 닭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재미난 박물관이다>

<떡박물관에 가면 아이들 돌상에 차려진 떡과 음식을 볼 수 있다. 통과의례 때마다 우리 조상들이 어떤 음식을 차렸는지 알 수 있다>




오현애 회장

필자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박물관이야기' 회장이다. 금천교육협동조합(가칭)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있다. 


아들은 이제 4학년이다. 3학년과는 다른 수준이 높아진 교과목 중에서 단연 최고의 난도를 자랑하며 아이를 압박하는 과목이 바로 영어라는 괴물이건데 이 괴물에 대한 한반도 거주민들의 사랑이 너무도 왕성하여 평생 영어를 한 마디 써볼 일도 없는 사람들조차 사회 진입 시 영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할 노릇이다. 

저녁 퇴근 후 소파에 앉아 신문을 들쳐보며 중동의 국제정세와 유럽의 환율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차에 종이 한 장을 들고 다가오는 아들이 시야에 잡힌다. 왜?하며 물어보는 나에게 아들은 학교에서 받아온 시험지를 내밀며 도와달라고 청한다.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종이는 일종의 숙제 노트였다. 네 댓가지 상황을 묘사한 그림이 있고 그 상황을 현재진행형 문장으로 구성해 보라는 그런 주문인 것 같은데 이 문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우리 아들이 아직 그런 문장구성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영어학원에서 한 두 마디 들어온 앵무새 영어보다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배워나가는 그런 인생을 아들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그렇게 영어학습에 대해 강요를 하지 않았지만 이 문제지를 받아보니 그렇게 방치할 상황은 분명 아니다. 

일단은 응급처치를 해줘야 했다. 이 문제지를 받아든 아들의 마음은 지금 얼마나 좌절하고 있겠는가 말이다. 영어단어 읽는 법도 모르는 아이에게 문장을 만들어 오라니 초등학교 영어교육 시스템은 사교육을 전제로 지탱되는 절름발이 공교육이다. 학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처음부터 좌절부터 배우며 인생의 가장 빛나는 소중한 시간인 십대생활을 그저 2%를 위한 베이스나 채우면서 살아가란 말인가.


아들과 마주 앉는다. 일단 아들에게 너는 이걸 왜 모르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림에 맞춰 현재진행형 문장을 최대한 간단히 만들어 써주고 아들에게 한 문장씩 읽어 보라 한다. 인칭에 따른 동사 변형같은 것은 나중문제다. 일단 아빠가 써준 문장을 보면서 읽어 보고 5개밖에 안되는 것이니 한 문장을 다섯 번씩 써보고 문장을 보고 읽을 정도까지 반복하게 하였다. 중요한 것은 짧은 분량의 간단한 문장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진도를 매일 매일 조금씩 나가면 반드시 성과가 생긴다. 다행히 아들은 순순히 아빠의 지도를 따른다. 그럼, 니 아빠가 옛날에 ‘성문종합영어’를 10회독 해서 걸레를 만든 사람이란다..ㅎㅎ


그렇게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 아빠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영어를 막론하고 다른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같은 소설을 읽어도 번역본과 원본은 그 느낌이 다른다. 우리말로만 표현이 가능한 느낌이 있고 영어 문장이라서 더 그 감동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아이비리그를 갈 것도 아니고, 엠아이티에서 네이처 논문을 쓸 것은 분명히 아니다. 되지도 않을 2%의 엘리트가 되리란 헛된 기대속에 이땅의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잡힌 채 정말 힘들게 산다. 그 씩씩한 기상에 혀를 내두를 정도지만 적어도 내 아이들은 그렇게 몰아세우지 않을란다. 

영어못하면 어때? 대학교 안가면 어때? 학교가기 싫으면 안가면 어때? 배우고 싶을 때 그때 배워도 된단다. 미래를 위해 참아내는 현재보다는 지금의 행복한 순간이 더 행복한 미래를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 아빠의 나이도 이제 불혹이다. 

아빠랑 같이 놀자! 까부리~~~


 2012. 6. 2 

 독산1동 김희준


좌우를 방랑하는 소설가 황석영씨가 북한을 다녀와서 남긴 글의 제목이 "사람이 살고 있었네."였다. 뿔 달린 괴물들과 세뇌당한 무뇌아들만 사는 곳이라 여겨졌던 북한 땅에는 "남한에 가면 사흘도 못 견디고 껍데기 홀랑 까 먹힐 순진하다 못해 천진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87년 6월 항쟁이 있어 만들어진 민주정권 수립이 양김의 분열로 날려 먹고 실의에 빠진 때에 조성만 열사 등의 분투에 밀려 , 문익환 목사님이, 임수경이, 과감하게 녹슨 철조망을 거두며 남북의 평화통일로 나갔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에 대한 열렬한 사랑은 김일성 주석의 사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는 듯 했지만 끝내 6.15 선언으로 꽃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립과 증오가 아니라 친선과 연대로 남북이 하나 됨이 얼마나 가까운 가를 실감했지만 MB 정권 아래서 그 반대도 얼마나 쉬운 것인지 슬프게 경험했다. 

그해 1991년, 노태우 정권에 맞선 청년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열 차, 물경 11명의 열사가 희생된다. 강경대 열사가 등록금 인상 반대를 한다고 맞아 죽었다. 그것에 항의한다고 김귀정 학생을 토끼몰이로 죽였다. 이런 정권의 폭압에 죽음을 무릅쓴 저항을 지지하고 역전되는 민주주의를 막기는커녕 당시 저항을 상징하던 사이비 전향 저항시인 김지하는 죽음의 굿판을 그치라며 중립적인 척 정권 편에 선다. 이에 편승한 서강대 박홍은 죽음의 배후세력이 있다고 나대고, 검찰은 김기설 열사 유서를 대필했다는 터무니없는 누명을 강기훈에게 들씌우며 민주와 진보로 가는 저항의 길에 바리게이트를 쳤고, 막 국무총리로 임명된 정원식이 학생들에게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희생을 통해 진보와 민주는 패륜이 되었고 우리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야만으로 떠밀려갔다. 

2012년, 통합진보당은 역사를 너무 앞당겨 살은 죄를 톡톡히 당하고 있다. 여타 정당에서는 감히 시도도 못하는 비례대표 당원 투표제를 했다는 이유로, 그 과정이 운동권적 양해가 아닌 형식만 내세운 민주주의 선을 넘었다는 이유로 (그 선을 누가 넘었는지 어떻게 넘었는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정치적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쿠데타에 저항을 했다고(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모습을 전혀 기억 하지 못한 척), 민주주의 파괴자로 되었고, 그 자리에 온갖 언론과 진보 연하는 작자들이 나서 과거 박정희․전두환 앞잡이들이 거품 물고 떠들던 그 모습, 그 언어로 머릿속을 토로하라고, 관심법을 인정하라고 난리를 친다. 

진중권의  말을 봐라. "개인에게는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가 있지 '의원'에게 그런 자유는 없다" 사상과 양심이 위장전입쯤 된다는 저 몰역사적인 인식의 뿌리가 결국 반공․반북주의라는 것을 몰라서 하는 말일까? 바로 저 같은 생각이 박홍의 말이며, 통일이 아니라 반공이 국시라고 인정하라는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오염된 말에 다름 아님을 정말 모르고 저럴까?

이런 혼란의 틈을 타, 또 다른 구태를 일소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이 휘둘러지고, 국가 폭력인 경찰은 토끼몰이로 사람들을 잡아간다. 대한문의 쌍차 분향소는 철거된다. 강남의 선거투표함 부정도, 조폭들이 장악한 청와대 일심회의 부정과 사찰도, 4대강 비리도, 저축은행의 비리도 다 묻힌다. 그리고 화룡점정 대통령께서 친히 나서 김일성 보다 더 나쁜 놈이라고 통합진보당을 욕한다. 진중권의 말에서 박홍의 냄새를 기억하는 내가 낡은 것일까? 유학 갔다 와 세련됨을 자처하는 저 진중권이 낡은 것일까? 

동지들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서는 침묵이 예의라는 견해도, 또다시 도가니를 쓰게 하지 말자며 지나친 편향의 광기를 자제하라는 충고도 힘을 얻지 못한다. 이런 메카시 열풍이 벌써 한 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이 남을까? 통합진보당의 총선 패배는 통합진보당의 당내 균열로 나타났다. 그 결과 '무단행단 했다고 사형을 시키자'는 소란이 있었다. 그 소란을 더 부풀린 것은 언제나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조․중․동 수구세력과 권력이다. 그들은 재빠르게 평화통일, 반제 자주, 민중이 주인 되는 평등한 민주라는 진보개념을 종북으로, 낡은 이념으로 되치기 해 왔다. 비례대표 의원을 당원에게 의견조차 묻지 않고 당권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보수정치가 그래도 당원에게 의견을 직접 묻는 진보당에게 민주주의 문제를 걸고 넘어 지는 것은 '똥 묻은 개, 겨 묻은 사람 욕하는 꼴'이다. 

그런데도 집단 왕따, 광기에 빠진 여론 공세 속에서 '국민의 눈높이'라는 또 다른 사상 검열대가 세워졌다. 결과, 북한을 평화적으로 긍정적으로 보자는 것은 낡은 종북이 되었다. 자랑찬 자주 통일운동은 부끄러운 역사가 되었다. 거리를 내달릴 야생의 진보정치는 의회 안에서 응앵 되는 애완의 진보정치로 바꿔치기 당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 사태는 경기동부라는 이름의 당권파의 고장 난 관행에서 시작되었지만, 그것은 진보정치의 수상한(?) 혁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단과 예속과 그리고 반북을 내장(內裝)한 수구의 위대한 부활로, 우리는 '경기동부도 사람이었네'를 말해야 하는 침묵의 시간으로 후퇴시킨 또 하나의 매카시 마녀사냥이 되고 말았다. 

나는 그저 간절히 기원한다. 제발 이런 반공 반북의 낡고 낡은 병통의 광기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어느새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이 조중동과 동지가 된 자신의 처지를 황급히 반성하고 침착해 지길, 목욕물(낡은 관성) 버린다고 아기(자주와 평등의 변혁적 진보주의)마저 버리지 말길을.



 2012. 6. 2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저는 1942년생으로 한국나이로는 71세가 됩니다. 옛날 같으면 노인중에 상노인이라고 대접받고, 자녀들의 공경을 받고 살 나이지만 일을 함으로써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해가 5·16 군사혁명이 일어난 해였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로 취업에 어려움이 많은 기간이었고, 모두가 민생고 해결에 생사를 건 시절이었지만 현재 작고한 숙부가 서울 시청에 근무한 탓에 어렵지 않게 동사무소에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퇴사하여 대한서적 관리부장을 거쳐 광포산업 이사로 직장을 전전하면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한 이후 정년퇴직을 맞이하였습니다. 정년퇴직 직후 건강한 몸으로 경제생활을 더 하고자 수퍼마켓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개설하여 운영했지만 공직생활을 했던 저로써는 사회경험 미숙과 지역환경의 어려움으로 인해 폐업을 맞는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몇번의 큰 실패 이후, 힘들었던 시기들을 과거에 누리지 못한 여가생활을 보내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집에서 쉬는 것은 제게 고역이었습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덧 칠순이 넘었고 취업을 알아보던 중 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고령자 취업의 다시금 발을 내디뎠습니다. 전부터 70세 이후로는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와서 늦은감은 있었지만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재취업을 준비한 결과, 저는 현재 금천구 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제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 하루일과가 생기고 더불어 경제적인 여유도 생겨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위치에 있게 되었습니다.

 일을 함으로써 집에만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여가생활을 조금 더 활동량도 늘어나고 시간을 내어 틈틈이 독서와 컴퓨터 공부를 하니 젊은이 못지않게 에너지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도 더욱 마음이 편해짐은 물론이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취업으로 인해 일석이조의 삶을 누리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지난 날, 6·25전쟁 피난시절, 굶주리던 초근목피의 시절을 떠올리면 참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그 시기들을 거쳐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이 있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내 건강이 지속되는 동안엔 더욱 활동적으로 근무하고자 합니다. 나이로 인해 취업을 고민하시는 분들, 나이는 숫자일 뿐입니다. 용기를 내어 다방면으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 채본석 구직자 (71세)

취재자 : 손경수 취업코디네이터


주말이면 박물관이 북적거린다. 체험학습, 9차 교육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 자기주도 학습, 주5일제 시행 등등으로 이제 박물관에 대한 사람들의 대접이 달라졌다. ‘박물관=체험학습’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인정되고 있다. 

최근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스스로 찾아내는 교육’의 흐름에도 박물관만한 곳이 없다. 박물관에는 지구상에 인류가 나타난 때부터 오늘날까지, 아니 45억년에 이르는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살아있는 교과서가 따로 없다. 때문에 책에서만 보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백자 달항아리의 넉넉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의 가장 최적의 장소이다.  

하지만 박물관에 다녀 온 아이들에게 “박물관 어땠어?” “재미있었어?”라는 질문에 “네!”하고 시원하게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박물관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겉으로만 보면 여전히 낯선 곳이다. 사실 어른이나 아이에게는 박물관 관람이 쉽지만은 않다. 유물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있고, 설명은 어렵다. 3,40분 정도만 전시실을 둘러보았을 뿐인데 다리도 아프고, 어두운 조명에 눈도 아프다. 공기 흐름도 탁해 박물관 피로가 금방 몰려온다. 딜레마다. 어떻게 하면 박물관에 즐겁게 재미있게 갈 수 있을까? 박물관에서 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몇 회에 걸쳐 그 방법을 전하려고 한다. 기대하셔도 좋다. 우선 한 가지 원칙!

박물관 관람의 가장 기본 원칙은 첫째도, 둘째도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박물관은 인류 문명의 모든 역사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몇 번의 관람으로 다 보려고 하면 욕심이 지나친 것이다. 그 다음엔 한 시간 관람했다면 한 시간은 놀다오기다. 뮤지엄샵도 구경하고 맛난 간식도 먹는다. 그래야 다음에 또 가자고 할 때 아이들이 따라 나선다. 


TIP! 박물관에 가서는~ 

● 욕심을 버린다.

한 번에 하나만 보아도 좋다. 오늘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용하였던 빗살무늬 토기를, 다음에 와서는 삼국시대의 그릇을, 그 다음엔 고려의 청자를, 이런 식으로 하나씩 본다. 

● 친구를 만든다. 그리고 말을 건다.

유난히 눈에 띄거나 마음에 드는 유물을 골라 친구를 만들어 본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oo란다. 너는 누구니?” “난 열 살이야. 너는 몇 살이나 되었니?” “헐~ 1만년!” 

● 설명문에 얽매이지 않는다.

설명문을 꼼꼼히 다 읽지 않아도 좋다. 유물 자체를 먼저 보고 느낀 후 유물이야기를 알고 싶을 때 보아도 좋다. 이렇게 하면 훨씬 자유롭게 볼 수 있다.

● 한 시간을 넘지 않는다.

아이들의 집중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수업시간을 생각해 보시라. 또 쉬고 쉽다고 하면 쉬고, 물 먹고 싶으면 물도 먹고 천천히 본다. 

● 가기 전에 알고 가면 훨씬 재미있다. 가려는 박물관에 관련된 주제의 책을 읽고 가거나 박물관의 홈페이지를 찾아서 보려고 하는 유물에 대해 알고 가면 좋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얇은 그림책이나 이야기책도 좋다.






오현애

박물관이야기 회장 /금천교육협동조합(가칭) 준비위원

공저 : <박물관이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박물관에서 사회공부하기-나라살림편/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 


일탈예술 그리고 도전이 공존하는
그 속에서 행복한 우리가 바로 금천미세스다!

금천미세스에게 물었다. “당신들에게 금천미세스란 무엇입니까?”

차성녀(41)씨는 “일탈”이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집 밖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니까요.” 옆에 있던 오정미(44)씨는 “예술이요”라고 말하며 조금은 수줍은 듯 “우리가 다 예술이니까요.”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김경희(42)씨는 도전이라고 말한다. “안 해본 것을 (여기 와서) 해 봤으니까”

  7월10일 오후7시 장맛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금천미세스를 만나기 위해 찾은 금천예술공장은 독산동의 한 인쇄공장을 개조하여 만들어졌다. 창고 동 지붕위에 늠름하게 서있는 태권브이를 닮은 거대한 로봇이 가장 먼저 낮선 방문자를 반겨준다. 본관 2층에 위치한 임흥순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를 만났다.

예술공장 옆 진도아파트에 산다는 신숙희(61)씨가 가지튀김과 탕수육 소스를 가져왔다. 누군가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신선한 토마토를 내놓고, 임 작가님을 돕는 일명 작은 작가님들(이은선, 이경화)이 직접 커피콩을 갈아 핸드드립한 커피를 내오자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가 시작됐다.

  금천미세스는 지난 2010년 금천예술공장 2기 입주 작가인 임 작가의 기획으로 진행된 지역연계 미술워크숍<00수다스러운>을 통해 만들어진 주민예술창작모임이다.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는 이후 ‘사적인 박물관’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수세미 등의 재료를 가지고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했다. 또한 ‘명작 스캔들(KBS 1TV)'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지역주민과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인 ’예술공장 스캔들‘은 임 작가의 도움 없이 온전히 금천미세스가 작가를 섭외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타공인 금천미세스 최고의 수혜자라고 꼽는 차 씨는 “00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내 안의 깊은 상처, 아픔들을 치유하고, 지나간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차 씨의 아버지는 차 씨가 어렸을 때부터 지긋지긋하게 봐 왔을 정도로 술을 즐기시는 분 이셨다. 그 모습이 차 씨에겐 성년이 되어서도 상처로 남았다. 00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차 씨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아버지가 좋아하는 막걸리병으로 트로피를 만들어 드렸다. “아버지를 공개적으로 들춰내서 싫어 할 줄 알았는데 전시회장에 와주시고, 말씀은 안하셨지만, 네가 이랬었구나. 하고 이해하시는 것 같아 감사했어요.”라며 그날의 소감을 밝힌 차 씨는 “전시회가 끝나고 아버지와 술 한 잔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00수다가 저를 아주 빵빵하게 만들었어요.”라고 덧붙였다.

 금천미세스의 맏언니 신숙희(61)씨는 “2년 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입학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냥 여자들끼리 수다떨며 재밌게 노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전문적으로 갈 줄은 몰랐어”라며 “특별히 예술이라는 것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세월을 돌이켜 보면 예술 속에서 행복했고, 불행했다는 것을 여기와서 깨우쳤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초기에는 금천미세스가 수혜자였지만 이제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들과 함께 작품 활동도 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방법을 모색하고, 나아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금천미세스가 금천예술공장과 지역주민들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작가에게 금천미세스란? 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집사람이죠(농담, 00수다 프로그램을 [집사람]이란 책으로 펼쳐냈다.). 그건 농담이구요. 모시는 큰 누님들”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대답에서 알콩달콩한 금천미세스와의 관계가 전해져 오는 듯 했다.

  금천미세스와 임 작가는 오는 7월16일부터 관내 주부 15명을 대상으로 영화워크숍<금천블루스>를 진행 할 예정이다. <금천블루스>는 ▲가리베스와 금천 ▲구로와 금천 사이 ▲노동과 여성, 미술과 여성 ▲영화 속의 여성, 시나리오 작성법 ▲시나리오 작성 ▲콘티 작성과 연출법 ▲1~2차 영화만들기(촬영) ▲3차 영화 만들기(편집) ▲작품 시사회 등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후 <금천블루스>를 함께한 관내 주부들은 금천미세스 2기로서 활동 하게 된다.

남현숙 기자

 

 

 

 

 

 

 

 

[정치] 황폐한 역사의식을 조장하는 전직 대통령들

전두환 독재자가 육사생도 사열을 받자 많은 파문이 일었다. 내란죄면 국민이 범할 최악의 죄다. 그래서 그는 이등병으로 강등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등병에게 충성을 외치는 장차 대한민국의 장교들의 모습은 기괴하다 아니할 수 없다. 

민주당의 강기정 최고의원은 "국가기강 문란과 5.18 부정, 전두환 전 대통령 세력의 복권 행위"라 규정했다. 종북 논쟁과 더불어 지금 우리 역사가 앞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뒤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의 친구인 노태우씨는 자식 부부의 이혼과 더불어 오랜 화두인 비자금을 둘러싼 소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노태우씨가 중병이라 책임은 곧 사라지고 오직 재산만 남았다는 판정인지, 최소 1조씩 전별금 겸 비자금을 챙겼다는 두 전직 대통령들, 참 나날이 두통이다.


[경제] 어디로 가나 세계 경제 - 그리스 스페인 그리고 이탈리아로 번지는 구제금융  

기업과 금융 투기꾼들의 버블잔치로 붕괴된 경제를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 매어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서 빛을 갚으라는 것이 긴축 재정이다. IMF,와  EU 중앙은행은 이 터무니 없는 폭력을 구조의 보검인양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돌팔이 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밑돌 빼 윗돌 고이는 방식의 임시 처방으로 치유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자본주의 경제다. 그리스에서 유로존 이탈논쟁이 가중되는 처지에 드디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 이게 또 사기다. 

그리스에게 요구했던 가혹한 민중 생계 파탄 조치를 전혀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이 없으면 더욱 비참해 지는 참 더러운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사회] 국가 인권위를 폐권위로 만들었다는 현병철 위원장 연임 - MB 정말로 민주주의와 인권 염장지르는데는 천재?

현병철 인권위 위원장은 "흑인을 '깜둥이'라 부르고 ‘우리나라에서 아직 여성차별이 있는가’ 라 하여 뭇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국내 인권을 돌보라 했는데 북한 인권에 올인했다. 그래서 그를 인권위원장이 아니라 폐권 위원장이라 불렀다. 그는 특히 용산 참사에 대해 인권위의 의견을 발표하자는 위원들의 요구에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자백했다. 그 결과  인권지수는 67위로 떨어졌고 현 위원장의 부적격성은 확인됐다. 인권과 쥐권을 구별할 수 없어 그러나? 


[세계]프랑스 대선 총선서 신자유주의 거부 - 대선 이어 총선에서 사회당 승리 

대선에서 사르코지 보수정치를 누른 프랑스 사회당이 10일 실시된 총선 1차투표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집권 사회당이 29.35%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들은 사회당·녹색당·좌파전선 등 주축으로 한 좌파 진영이 46%를 획득하고 UMP·중도신당 등 범우파가 34%에 그친 득표율을 근거로, 좌파가 300석에서 최대 366석으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긴축이 아니라 복직 증진을 약속하여 지난 십수년 세계를 휩쓴 신자유주의 광풍과는 다른 길을 주창한 프랑스 새 정부의 발걸음이 기대되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크기 때문이다. 


[문화]최일구 최정현 등 노조원 34명 또 대기발령 - 사측 "파업 끝나면 다 해고" 

김재철 MBC사장이 11일 최일구 부국장 등 노조원 34명에 대해 또다시 무더기 대기발령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달 1일 강행된 노조원 35명 대기발령에 이어 대기발령을 받은 노조원은 모두 69명으로 늘어났다. MBC노조에 따르면,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대기발령 발표에 앞서 “노조에서는 대기 발령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에서는 파업 끝나면 다 해고시킬 계획"이라며 "경력직들은 특히 본보기로 반드시 해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해서 명예도 염치도 다 1회용 휴지 취급하는 MBC사장과 최일구 앵커 등 후배들의 정당한 요구와 희생에 헌신적으로 동참하는 의인들 사이에 도대체 누가 이겨야 우리 사회가 좋을까? "김재철 없는 MBC가 국민의 요구다."라는 멘트가 절절하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6월 12일 화요일 저녁 7시,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금천시민대학 1기 토크콘서트가 개최되었다. “대한민국의 길을 묻는다” 라는 다소 광범위한 대주제 안에 정치, 경제, 복지, 교육 등 소주제를 나눴고 첫 번째 주제는 <정치-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치 가능한가?> 이었다. 정원이 300명이라고 했을 때 실감하지 못했었지만 대강당에 들어선 순간 그 규모에 조금 놀랐다. 금천구에 이러한 형태의 교육과정이 개설되기도 하고 그 호응도가 이정도구나..  

  토크콘서트는 짧은 일정을 감안해 빠르게 진행되었고, 사회자 고성국을 비롯해 인명진, 박상헌, 이철희 총 3명의 정치평론가 및 정치 관계자 패널과 함께 했다. 처음 토크콘서트에 참여하고자 한 이유는 상반된 입장을 가진 패널들과 대립되는 주제를 토론한다는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등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에 대한 논쟁,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등으로 토크는 지속되었고 예상했던 것처럼 패널들에 의해 다양한 의견들이 공유되었다. 사실 패널의 이야기에는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발끈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정치적 견해는 개개인마다 다른 것이 당연하니 구체적인 이야기는 생략한다.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느낀 것은 ‘아쉬우면서도 즐거운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첫 번째, 시민들을 위한 교육, 그리고 참여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정치, 경제 등의 주제를 일반 시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은 참여를 이끄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모여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것은 대단한 호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연장 여건상 사회자 및 패널이 한눈에 들어와 토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님에도 300명 정원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당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내실 있는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은 아닐까.

두 번째, 애매한 주제와 강연의 흐름이다. 정치, 경제, 교육 등 분야는 명확한데 반해, 소주제가 두루뭉술해 토론을 위해 참가한 시민들도, 패널 및 사회자도 토론 내 던질 수 있는 화두에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었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토론의 경우, 토론의 흐름을 잡아줄 수 있는 명확한 논의 단계가 필요한데, 화두만 던졌을 뿐 화두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할지 등 기획단계에서 흐름의 설계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그대로 사회자와 패널의 준비가 부족했다거나 산만한 토론과정이었다는 인상을 남겼다. 

세 번째, 금천시민들과 함께 하는 고민의 첫 시작이라는 점이다. 당장 내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제로 많은 금천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경험한 것은 시도만으로도 큰 성과라 볼 수 있다. 앞으로도 ‘금천시민대학’과 같이 ‘시민’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지속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 토크콘서트를 통해 좋은 점은 강화하고 아쉬운 점은 보완하여 금천시민대학으로 금천구의 시민활동 영역의 확장 및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모두 함께 대한민국의 길을 물을 수 있는 알찬 7주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희정 

 금천구 시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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