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내텃밭 풍물동아리 선생님

 

지난 2월 24일은 우리마을에서 주민이 힘을 모아 정월대보름 축제를 연 날이다. 아침 9시부터 고광문 풍물패를 비롯해, 가산복지관 풍물패인 청노새, 문일고 풍물패 등이 모여 은행나무 당산제를 시작으로 인근 시장 3곳을 돌며 신명나는 지신밟기를 진행했다. 저녁에는 한내텃밭에서 달집태우기 및 쥐불놀이가 준비돼 있었다. 축제의 끝까지 남아 축제를 빛낸 것은 단연 이들 풍물패들임을 축제를 즐겼던 사람들 누구도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한 사람이 눈에 띄였다. 누군가 즉석공연을 권 한 것 같다. 왜소한 체구에 백발의 노인이 장구를 하나 메고 나와 설장고를 춘다. 흥겨웠던 풍악이 멈추고 놀이판 가운데 혼자 나와 장구를 치며 그 가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노인에게로 모든 이의 시선이 쏠렸다. 노인의 발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누구야?” 노인의 설장고 공연에 눈이 휘둥그레진 사람들 무리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지난여름부터 한내텃밭에서는 풍물동아리를 만들었다. 처음으로 장구채며 북채 등을 잡고 ‘덩덕쿵딱쿵’ 기초부터 배우는 그야말로 햇병아리 풍물동아리이다. 동아리 담당이 게을러서일까? 한내텃밭에서 처음으로 만든 동아리 인 풍물동아리 운영은 쉽지 않았다. 석 달도 체 못돼서 모셔 온 풍물선생님이 두 분이나 그만 두셨다.


어느날 첫 번째 풍물선생님이셨던 고광문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몇 일전 두 번째 선생님이 그만두시고, 고 선생님에게 빨리 우리를 책임지라고 생떼를 부렸던 것에 대한 회신전화이다. 고 선생님이 대낮부터 불러낸 곳은 텃밭 옆에 있는 시골보쌈집이다. 보쌈집 안쪽 테이블에 왠 할아버지 한분이 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할아버지 스타일이 범상치 않다. 깡마른 체구에 허리께까지 기른 긴 백발 머리를 하나로 묶은 모습이 작가 이외수를 연상케 한다.

“새로운 풍물 선생님이 되실 이희복 선생님이에요”고 선생님의 소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노인에게 이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숫기 없는 조용한 스타일 이랄까.


지금 와 하는 얘기지만 솔직히 새로운 선생님이 맘에 들지는 않았다. 텃밭풍물동아리 구성원은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성인여성들이다. 더군다나 풍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새롭게 맡게 될 선생님은 세 번째 선생님으로 풍물경험은 짧지만 스타일 다른 선생님들을 거치며 나름 선생님 경험은 배운 기간에 비해 좀 있는 까칠한 텃밭의 여자들 인 것이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할아버지가 우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스러웠다.

[사진 : 지난 2월 24일 한내텃밭에서 열린 대보름 축제에서 설장고를 추는 굿쟁이 이희복]

설장고 : 전라도 우도 농악의 판굿 중 장구잡이가 놀이판 가운데 혼자 나와 장구를 치며 여러 가락과 춤 솜씨를 보여주는 놀이

☞ 다음호에서 계속 됩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본지는 10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금천구의 여성리더를 만났다. 금천구 최초의 여성 선출직 의원인 우성진 구의원, 금천구여성단체연합회 정태월 회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 노동조합 김영순 시흥지부장, 남부여성발전센터 윤경화 소장을 만나 각각 금천구의 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영순 홈플러스 노동조합 시흥지부장


2006년 이랜드 홈에버의 여성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절박한 아우성은 곳곳의 매장을 봉쇄하는 파괴력을 만들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어느 순간 대표적인 여성사업장이 되어 버린 대형마트의 여성노동자를 만났다.

김영순 지부장은 내년이면 정년퇴임이다. 그럼에도 지부장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만들고 있다. 마트 일에 대해서 “여성사업장이지만 일은 고되다. 육체적 힘이 필요한 남자직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잘 안 뽑는다. 그렇다보니 여자들이 지게차도 몰고, 자키도 스스로 끌기도 한다. 물류분류도 대부분 여성이 하다보니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 남자들은 급여가 박하다보니 들어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버티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묻자 “남자들의 사고가 가장 어렵다. 여자라서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남자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특히 아줌마라서 모른다는 편견이 매우 심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작은 부분에서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제일 먼저 나온다. 

더불어 여성의 당당함도 함께 요구했다.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대해서도 알아야한다. 취업규칙보다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이 우선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게시판에도 붙여놓지만 잘 보지 않는다. 작은 것의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누군가 해줬으면 하고 바라지만 말고 자기 힘으로 할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여성의 권리는 스스로 높여가야 한다는 것에 힘을 주었다. 특히 노동조합의 유무에 따른 차이가 크다며 “부당함을 당할 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의견을 모아서 요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실 일하는 여성은 많지만 노동조합에 활동하지 않으면 여성의 날 있는 날인지도 잘 모른다. 역사가 100년이 넘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여성의 날을 알고 여성들의 긴 치열한 역사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본지는 10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금천구의 여성리더를 만났다. 금천구 최초의 여성 선출직 의원인 우성진 구의원, 금천구여성단체연합회 정태월 회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 노동조합 김영순 시흥지부장, 남부여성발전센터 윤경화 소장을 만나 각각 금천구의 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금천구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왕언니(?)라고 할 수 있는 ‘금천구 여성단체연합회’ 정태월(73) 회장.

정 회장은 대한적십자회, 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 등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했다. 특히, 농협 주부대학 수료자 모임인 ‘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연합회장을 6년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새마을부녀회, 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21개 단체가 소속된 ‘금천구 여성단체연합회’ 회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성단체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자금문제가 가장 풀기 힘든 문제다. 단체를 운영하고, 봉사활동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국가보조금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원들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그래서 2012년에는 이랜드기업체를 섭외해 자선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봉사활동에 대해-봉사는 봉사답게 해야 한다. 봉사는 대가가 없어야 봉사다. 즉, 대가가 있는 것은 봉사가 아니다. 봉사도 하면 할수록 중독된다.

수십 년 동안 활동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으나 그때마다 내 도움이 남을 즐겁게 해주고, 내 손길을 기다리기 때문에 힘을 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다 보니 극복됐다. 

활동하는 후배 여성에게-여성도 대통령 하는 시대다. 긍지를 가지고 우리 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며 활동하면 좋겠다. 금천구를 살고 싶은 구로, 이사 오고 싶은 구로 생각될 수 있도록 여성들이 앞장서서 열심히 노력하자. 활동한다면서 가정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가정과 사회 모두에 충실해야 한다. 또한, 항상 상대방을 존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여성들이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역할을 해야 한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본지는 10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금천구의 여성리더를 만났다. 금천구 최초의 여성 선출직 의원인 우성진 구의원, 금천구여성단체연합회 정태월 회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 노동조합
김영순 시흥지부장, 남부여성발전센터 윤경화 소장을 만나 각각 금천구의 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경화 소장은 과천에서 공동육아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대안학교인 ‘무지개 교육마을’을 설립하여 대표를 역임하는 등 약 10여 년간 ‘무지개 교육마을’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쳤다. 이후 그녀의 활동은 남부여성발전센터의 모 법인인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으로 이어졌으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


윤 소장은 “6살까지 아이를 키우고, 그러다 보니 공동육아를 하게 됐다. 아이 키우면서 가까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참 좋았다.”고 말하며 “아이 키우는 재미는 인간이 맛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으로 맞벌이 주부도 그러한 것들이 보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것을 위해 윤 소장은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등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 또, “전업주부도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 능력이 많은 전업주부들 많은데 이런 분들이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적극 장려해야 한다. 주부들이나 여성들의 인식도 폭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운동에 대해-그동안의 여성운동은 ‘여성도 사람이다’ 이 주장을 했던 사회였다. 그러다 보니 과격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 양태가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요즘은 남성도 돈벌이하기 힘든 세상 아니냐는 반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운동을 한다는 것이 우리 전체를 같이 발전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이 같이 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중 하나로 가족정책, 일자리 정책 이런 얘기들이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이런 과제가 있는 것 같다. 일자리가 여성만 있는 것도 아니다. 남성도 먹고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두 조합이 얼마나 잘 어울릴까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여성 권익 신장 장애요소-전 제도를 의도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여전히 있다. 예를 들어 공직자 중 몇 프로를 의도적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중 몇 프로를 여성에게 배치하는 것처럼 공무원 사회에서도 그런 게 필요하다. 너무 높은 층에서 하는 것보다 중간관리자급에서 하는 것이 좋다. 아직 중간관리자급에는 남성이 많다. 거기서도 의도적 배치가 필요하다. 그래야 의식이 바뀐다. 그런 것이 선두 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그 외, 돌봄을 여성의 역할로 주어진 것. 돌봄은 같이 나눠서 하는 것으로, 내 앞가림 내가 하고 내 뒤치다꺼리는 내가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여성이니까 네가 해. 남성이니까 네가 해’ 이런 것보다 자기 할 일은 내가, 세상에 나와 내가 뿌린 일들은 내가 거둔다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성이 더 잘한다는 것에 대접을 받고 ‘소중한 가치고 참 잘난 거다’라는 이런 얘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다 된다면 일자리와도 관련 된다고 생각한다.


여성 후배들에게-일하는 것이나 여성으로서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것이 결국은 자기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주장할 것은 주장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 거절해 나가면서 내 영역을 확보하는 것 보다 받아들이면서 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좋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본지는 10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금천구의 여성리더를 만났다. 금천구 최초의 여성 선출직 의원인 우성진 구의원, 금천구여성단체연합회 정태월 회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 노동조합
김영순 시흥지부장, 남부여성발전센터 윤경화 소장을 만나 각각 금천구의 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금천구 최초 여성의원-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금천구 최초의 여성의원인 우성진 구의원을 만났다. 우 의원은 “서울시 25개 구 중에는 훨씬 이전부터 여성 의원들이 배출 된 구가 많다. 25개 구 모임에 나가서 이런 말 나오면, 왠지 쑥스럽다.”고 말하며,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구 정책에 여성의 시야를 접목-우 의원이 금천구 의원으로 선출되고 가장 처음 발의한 조례는 생리기간 중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한 수영장 생리 할인과 관련한 조례이다. 그야말로 여성의원이기에 가능한 조례발의가 아닐까 싶다. 우 의원은 “여성들은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이 적은데 똑같이 이용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됐다. 우리 세수는 적어지지만 그만큼 주민이 혜택을 보는 것이다.”라며, “내 아이가 장애가 아니면 돌아서면 잊혀진다. 내 아이가 장애를 가졌을 때, 본질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소외되는 이런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 구의회에 왔을 때는 멋모르고 왔었다. 10명 중 10번째로 잘 따라가야겠다고만 생각했다.”며 우 의원은 의회 첫 경험을 회상한다. “기회를 주셔서 일을 하다 보니 지금은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여성이라서 더 잘 챙기고 잘하는 분야가 있는 것 같다.”며, “2~3명의 여성의원이 함께 하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여성들이 보는 시야를 접목시켜 정말 더 나은 정책들이 나오지 않을까?”라며 여성들의 정치참여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소원했다.


생활정치-“남들이 정치라고 하면 어색하다.”며 “내게 있어 의정 활동은 정치가 아니라 생활이다.”고 우 의원은 말한다. “가정에서 살림하듯이 다만 구정 살림 훑어보고 2,800억 예산의 흐름을 살피며 살림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관심을 갖고 보면 보다 나은 정책들도 나올 것이다.”며 “어떻게 내가 여성의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뎠지만, ‘우성진이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다.”고 말한다.

제2의 우성진을 꿈꾸는 후배에게-인터뷰 중 우 의원은 수첩을 꺼내며 자주 펼쳐보는 격언이 있다고 소개했다. ‘당신이 두뇌의 사고의 혁명을 일으키고 싶다면, 세상의 어떤 잘난 남자도 지배할 수 있는 강한 파워를 지닌 두뇌를 가지고 싶다면, 남다른 독서, 즉 남들이 감히 읽을 엄두도 못 내는 독서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500년 1000년 묵은 지혜의 산삼을 당신의 두뇌가 맛보게 해야 한다.’ 우 의원은 “내 자신을 키우기 위해 자기 자신을 개발해야 한다. 산삼 먹은 것 마냥 어떤 힘을 받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결국은 내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릇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가 주어져도 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한화 그룹이 수천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현대자동차도 법원 판결에 밀려 정규직 전환대신 정규직으로 입사를 요구하여 빈축을 사고 있지만 비정규직 사내 하청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최근 이마트에서 하도급 노동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
이마트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이마트 판매 도급사원들을 불법 파견으로 규정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하도급 노동자들의 정규직 고용을 약속한 것이다. 노동부는 2월 28일 이마트 전국 23개 지점에서 노동자 1천978명 불법파견 사실이 확인돼 직접고용을 지시했다. 시정하지 않을 경우 이마트가 매달 197억8천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사내하도급 노동자 1만여 명 정규직 전환 발표가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조치의 이면과 조치의 전후과정을 보면 기괴하다.
첫째로 불법파견을 확인 받은 것은 그동안 회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의 확인이다. 불법파견이란 결국 사람장사를 한 것이다. 인신매매에 다름 아닌 반인륜적 범죄행위다. 그럼으로 불법파견이 확인되면 정규직화 하는 것은 무슨 시혜나 조치가 아니라 당연하고 필연적인 조치다. 당연한 것을 대단한 것을 한 양 하고 그것을 언론이 받아 포장하고 이 기이한 돈의 연대를 기이하게 여기는 이들이 너무나 적을 뿐이다.
두 번째로 불법에 대한 인정과 사죄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대자동차도 그리고 어떤 자본도 이런 최소한의 도리를 갖추는 곳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죄의식 없고 휴머니즘이 없는 돈 중심의 세상이 사이코패스 경영을 범람케 한다.
세 번째로 처벌이 필요한데 처벌이 내용이 터무니없다. 지난 2월 28일에 대법원이 근로자파견법 위반으로 GM대우차(현 한국GM)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7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2005년 기준 GM대우차 정규직 노동자 평균 임금은 3,510만원이었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의 60%였다.
따라서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의 1인당 연봉 차액 1,404만원이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된 843명의 연봉 차액을 계산하면, 검찰이 파견법 위반 혐의를 명시한 기간만 계산하더라도 닉 라일리 전 사장은 2004년 한해에만 118억 원 이상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1998년부터 검찰이 기소한 2005년 1월까지 근로자파견법을 위반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사용한 기간 7년을 계산하면 닉 라일리 전 사장이 불법으로 얻은 인건비는 828억5004만원이다. 대법원 판결의 대상은   GM대우차 창원공장만이다.
2005년 노동부는 군산공장에 대해서도 10개 하청업체 1100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부평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까지 포함하면 GM대우차에는 당시 3,5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다. GM대우차 닉 라일리 전 사장이 1998년부터 2005년 1월까지 3,500명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착취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이 3439억 8000만원이다.
불법파견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GM대우의 부당이득은 7371억 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 이득은 결국 불법과 사람 장사를 한 결과다. 2005년도까지 지엠은 창원공장에서만 최소한 800억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고, 전체적으로 최소 3500억 이상을 훔쳐간 GM대우차와 닉 라일리 전 사장에게 대한민국 법원이 내린 벌금이 달랑 700만원. "1000만원을 훔친 도둑에게 그 죗값으로 1000원을 내라고 한 셈"이다. (참세상 박점규님의 글을 인용) 이러니 안 들키면 좋고 들킨 들 잠시 성가실 뿐 이득은 영원하다는 생각을 왜 안할 것인가?

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첫째는 노동부의 직무유기가. 노동부는 2011년, 2012년 2년에 걸쳐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대한 사내하도급 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단 한 군데서도 불법파견을 밝혀내지 못했다. 오히려 이마트가 노동부 직원에게 명절선물을 돌리며 관리하고 있었다. 돈과 관이 작당하여 노동자들의 피땀을 빨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두 번째는 이번 이마트 조치는 다분히 정치적 꼼수를 품고 있다. 이마트의 신세계 그룹은 전사적 차원에서 직원을 사찰하고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갖은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 심지어 조사가 들어가자 사전에 모든 노무관련 자료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전수찬 위원장과 조합원은 해고했다.
이마트 내에서 직원 감시는 마치 감옥 수준으로 강화 됐다. 이런 악덕들이 폭로되면서 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이 법적 처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이를 물 타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자본의 공통점은 그 회사 오너 들이 불법이 들통나 처벌을 받아야 했고 그 책임을 가리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다. 결국 자발적 조치는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 계급(자본가등 기득권층)에 대해서는 항상 큰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익은 공공의 이익과 결코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회를 기만하고 억압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무도덕한 것이 자본이다. 그럼으로 나라와 사회와 사람이 정신 똑바로 차려 신중하게 경계하고 견제하지 못하면 자본은 항상 자기마저 잡아먹는 아귀(餓鬼)가 된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이번호에서는 「금천in이 만난 금천人」으로 금천in 청소년 기자단 최현수 학생기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작년 10월 금천in에도 청소년 기자단이 생겼다. 지난해 독산고 김홍섭 교장의 요청으로 이성호 편집장이 독산고 신문반과 독서반 학생들에게 지역언론에 대한 강의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독산고 신문반 학생 중 6명이 금천in 청소년 기자단이 되었다.
청소년 기자단 창단 후 4회에 걸쳐 저널리즘과, 뉴스취재, 인터뷰 방법 등 기사를 쓰기위한 기본적인 강좌를 열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시험기간, 겨울방학, 캠프 등으로 금천in 첫 청소년 기자단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그만두는 친구들이 나왔고, 결국은 최현수 학생 혼자만 남았다. 혼자 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매번 아이템 회의에 나올 때마나 의욕 충만하고, 밝은 현수를 보면서 오히려 그 에너지를 전해 받는 것 같았다.
「금천in이 만난 금천人」으로 현수를 선정하고 새삼 현수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족이야기
현수네 가족은 할머니와 부모님, 여동생 이렇게 다섯 명이다. 시흥동 은행나무 인근에서 살고,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았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현수는 “엄마랑 저랑 손발이 정말 잘 맞아요.” 라는 말에서 이 친구가 얼마나 가족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성장 했는지 짐작이 갔다.
“아빠는 무뚝뚝해요.” 현수의 아버지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들의 전화번호 이름에는 ‘아들’이나 기타 애칭이 아닌 그냥 ‘최현수’로 저장이 돼 있다고 한다. “아빠 휴대전화 속 전화번호 목록에는 모두 이름으로 돼 있어요. 이름 아닌 사람은 엄마(할머니)뿐이에요.” 옛날에는 이런 아버지가 싫었다고. “예전에는 공부도 많이 시키고 무서웠는데, 요즘엔 아빠가 좋아졌어요. 요즘에는 ‘너 알아서 해라’ 그러고… 포기한건가?”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현수의 표정이 귀엽다.

꿈에 대해서
올해 고3이 된 현수의 최대 고민은 진로문제이다. “꿈이요? 두 개 중에 하나에요.”라며 “기자의 꿈을 계속 가져갈지, 보건대를 목표로 할지에서 요즘엔 보건대 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지난 1월 초 방과 후 수업에서 영어선생님이 보건대 얘기를 해 주셨다고 한다. 취업이 잘 되고, 보건대는 자격증도 나오니까 자격증 나오는 직업이 괜찮다며 보건대 가서 후회는 안한다고. “당시에는 흘려들었는데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께도 얘기 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하셨어요.”라고 말하며, “지금 성적으로 확실하게 기자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데 보건대는 취업이 괜찮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기자단을 하면서
길지 않은 청소년 기자단 활동이었지만, 청소년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현수는“첫 취재가 우리학교 매점 아저씨였어요. 기자로서 인터뷰 하러 왔다고 하니까 이름이나 나이 등 개인적 이야기까지 다 해주시고, 내가 질문하는 것 다 얘기해주셔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라며 “취재할 때 아니면 이런 것 물을 일도, 물어도 대답도 안 해 주셨을 것 아니에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지난 44호 신문에서 현수는 여고생을 대상으로 밸런타인데이 설문조사를 하여 기사를 썼다.“처음 설문지를 만들어 출력하고, 말은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 만나 설문지를 돌리니까 다 해주더라고요. 여러 명이 나눠서 같이 한 게 아니라 내 의지로 혼자 다 한 거잖아요. 40장의 설문지를 받고 매우 뿌듯했어요.”라고 말하며, “기사가 딱 나왔을 때, 이런 느낌이구나. 내가 쓴 게 나오니까 신기하고, 자랑할 것도 생기고, 사람들 대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현수가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고3인데…
“이거 계속 해도 돼요? 임기가 있거나 한 것 아니었어요?”오히려 깜짝 놀라며 반문한다. “특별한 사유(시험기간 등)가 아닌 한 청소년 기자단 활동은 계속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계속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기자는 제 꿈으로 남아 있어요. 다른 진로와 관련한 대학을 가도 가능한 계속 하고 싶어요.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고 났을 때의 쾌감과 같은 것을 제 기사가 신문에 실릴 때 느낀다”고.
현수에게 물었다. ‘너에게 금천in 청소년 기자란?’ “꿈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하며 “기자라는 꿈을 더 일찍 와 닿게 해 주었잖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럼 너에게 기자란?’이라고 다시 묻자 “그냥 제가 되고 싶은 꿈인데…”라고 단순하지만 질문자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답이 돌아왔다.

어쩌면 조금은 현실과의 타협으로 보건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꿈을 놓지 않는 현수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인터뷰였다. 꿈은 꿈을 꾸는 사람에게만 이루어진다. 현수가 꿈을 계속 꾸는 한 그 꿈(사실 꿈이 자주 바뀌는 아이지만, 꿈이 자주 바뀌어도 되는 나이가 아닌가)은 언젠가는 꼭 이루어 질 것이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마을공동체가 답이다

구청 마을공동체담당관을 찾아서

담을 허물어 이웃과 소통하고, 골목에서는 축제가 열리는 마을.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마을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금천구도 새재미 마을, 박미사랑 마을, 암탉이 우는 마을 등 공동체가 있는 마을만들기가 한창이다. 구는 지난 1월 1일부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전담할 <마을공동체담당관>이라는 부서도 신설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이라는 명칭의 부서를 설치한 곳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가 최초이다. 구청 9층에 가면 바로 그 <마을공동체담당관> 사무실이 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그 부서는 무슨 일을 하나?” “마을공동체 왜 필요한가?” 등 궁금증 해소를 위해 2월 14일 그 곳의 문을 살포시 열고 들어갔다.

3개 팀으로 구성

마을공동체담당관(담당관 이동열) 부서에는 마을기획팀, 마을사업팀, 도시농업팀 등 3개 팀(총인원 11명)이 있다.

마을기획팀(팀장 이문희)의 주요 업무는 ▲마을공동체 발굴 및 공모 지원 ▲마을공동체 역량강화 및 홍보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설치․운영․관리 ▲민관협력체계(마을공동체위원회 등)구축․운영 ▲마을단위 활동 사례집 제작, 마을자원조사 등이다.

마을사업팀(팀장 유민석)은 ▲새재미 마을만들기 사업(에너지사랑방 조성) ▲중앙부처 및 서울시 마을사업과 각 부서 연계 ▲마을공동체 사업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도시농업팀(팀장 진동섭)은 ▲도시농업(옥상ㆍ상자텃밭) 조성 및 관리 ▲금천 한내 텃밭 운영 ▲생태농사학교 운영 등을 담당한다.

마을공동체담당관 업무 총괄은 1월 1일 서울시에서 전보 발령 온 이동열 과장이 맡고 있다.

이동열 과장은 “마을 문제를 마을 주민이 직접 풀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마을공동체담당관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개소

“우리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공동체에 대해 교육 좀 해줄 사람 어디 없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지?”

“모여서 회의라도 하려면 어디서 해야 하지? 빔 프로젝트는 또 어디서 구하나?”

이젠 이런 걱정 뚝! 왜냐면 근심을 해결해줄 곳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을의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3월 4일 시흥5동 (구)119소방센터에 개소한다. 센터는 마을공동체담당관 마을기획팀에서 운영한다.

센터에는 마을공동체 전문가가 상주하여 주민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상담을 해주며, 컨설팅이 필요한 공동체를 찾아가 상담도 한다. 또한 공동체가 활동하는데 필요로 하는 물품을 대여해 주며, 관내 활용 가능한 공간을 공동체가 이용할 수 있게 연결도 해준다. 이처럼 센터는 상담, 장비 대여, 컨설팅, 교육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마을공동체가 답이다

최근 층간 소음으로 이웃 간에 갈등이 발생했다거나 쓰레기 배출 문제로 주민끼리 싸우는 소식을 자주 듣곤 한다. 반면, 옥상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주민이 함께 나누고, 공동육아도 하고, 마을안전도 함께 책임지는 마을이 있다는 소식도 있다.

여러분 마을에는 어떤 소식이 있는가? 어떤 마을로 만들고 싶은가?

지난해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북카페 30곳, 마을예술창작소 23곳, 청소년휴카페 17곳 등이 서울시 내에 들어섰다. 올해도 부모커뮤니티 사업, 아파트마을공동체, 다문화마을공동체, 상가마을공동체, 마을기업, 에너지자립마을, 안전마을 등 서울시 곳곳에서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펼쳐진다.

이동열 과장은 “현대 문명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우리는 인간소외, 고령화, 저출산, 육아, 에너지, 다문화, 청년실업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누가 해결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 해법을 마을공동체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민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이루고자 함께 모여, 함께 기르고, 함께 먹을거리를 찾아보고, 함께 일자리를 마련하여, 함께 즐기고, 행정은 이것이 잘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것, 바로 그것이 마을공동체”라며 마을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을공동체담당관이 주민에게

마을공동체담당관 이동열 과장. 그는 금천구로 온 지 얼마 안됐지만, 이 곳 저 곳을 열심히 살피고 있으며,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켜 사람이 떠나지 않고, 찾아오는 금천구로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다.

그는 주민에게 “이제는 주민들이 마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을의 문제나 요청사항이 있을 때 주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활동하시라는 말씀입니다. 최근 중앙부처와 서울시 및 자치구에서 다양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은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신청해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주민이 혜택을 받고, 우리 마을이 좀 더 발전하려면 주민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물론 행정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마을을 위해 열정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잘 모르시겠나요? 마을공동체담당관이나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문을 두드리십시오. 언제든 따뜻한 차 한 잔 내어드리겠습니다”라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주민 여러분, 내일은 구청 마을공동체담당관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마을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어요?”

                                         ▲지난 2월 20일 금천구청에서 제1회 마을공동체위원회가 열렸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9

자연사박물관 즐기기, “와~ 공룡이다!”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서는 자연사박물관을 소개하려고 한다. 자연사박물관은 말 그대로 자연의 현상과 역사에 관해 다루고 있는 박물관이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생명의 역사와 자연의 중요성을 전해줄 수 있는 곳.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지구는 언제 생겨났을까? 지구에 생명이 처음 나타난 때는 언제일까? 인간 이전에 세계를 지배했던 생물은? 우리나라에도 공룡이 살았을까? 땅속의 모습은 어떨까? 등등 자연사박물관은 이런 수많은 질문에 답해준다.

자연사박물관은 생각보다 전국에 제법 있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 목포자연사박물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경희대와 이화여대, 충남대 안에도 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40억 년의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보기가 벅차다. 크게 인류의 탄생을 포함한 생명의 진화과정, 우주의 탄생과 지구의 역사, 광물과 보석 등으로 나누어 보면 좋겠다. 물론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동네에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드물게 구립시설이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는 공룡이 많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큰 공룡이 박물관을 들어서는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저거 진짜인가?” “어디에서 이렇게 커다란 공룡 뼈가 나왔을까?” “어떻게 이렇게 잘 맞추어 세웠을까?” 질문은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공룡은 정말로 지구에서 살았을까? 혹시 상상의 동물이 아닐까?” “그럼 언제 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걸까?” “왜 멸종한 거지?”

아이들은 공룡에 관심이 많다. 공룡은 영화 속의 허구가 아니라 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전에 1억 6500만 년 동안이나 중생대 지구를 지배했던, 인류보다 더 오랫동안 지구의 주인이었던 아주 성공한 동물이었다. 그 존재를 우리는 자연사박물관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책에서만 보았던 공룡이 실제로 어마어마한 크기임을 새삼 느끼고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사박물관 관람은 큰 의미가 있다. 게다가 실물 크기의 공룡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룡의 진화과정, 종류, 습성 등에 대해 자세히 공부할 수 있으니 이 보다 살아있는 공부가 없다.

공룡을 다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공룡이 있기 전에는 어떤 동물이 있었을까?” “동물만 있었을까? 식물은? 동물이 먼저일까? 식물이 먼저일까?” 궁금해진다. 차근차근, 하나씩 살피다 보면 어느새 생명의 발생과 진화과정, 인류의 탄생에까지 다가가게 된다. 40억년에 이르는 생명의 역사가 술술 풀리는 순간이다. 원시생물로부터 무척추동물, 척추동물,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이 화석과 모형, 디오라마로 펼쳐져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삼엽충, 암모나이트, 초기 어류 등의 화석을 통해서는 지구상에서 생존했었거나, 번성했던 생물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소재다. 긴 지구 나이표에 이들 생물을 표시해 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물론 고생대 캠브리아기, 중생대 백악기 하는 등의 용어는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아직 어렵다. 다만 인류의 조상이 생겨나기 훨씬 더 먼 그 어느 때에도 생명이 있었음을 이해하는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물관 밖 놀이터엔 화석 찾기가 준비되어 있고, 전시장 3층엔 만지고 놀 수 있는 공룡공원도 있으니 관람의 마무리에도 금상첨화다!

                                              전시장 3층 야외테라스에 있는 공룡공원

오현애(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

#3 육아일기 난 모유를 먹이기로 결정했다.

조리원에서 나왔다. 혼자라는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동시에 맘 편히 수유할 수 있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6주까지는 몸조리를 하라는 조언을 듣고 도우미를 불렀다. 남편 월급은 적었지만 나이와 전세로 인해 지원을 받지 못해 돈이 꽤 많이 들었다.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신 첫날. 밤에 한 번 먹이던 분유를 먹이지 못하게 하셨고 물도 먹이지 못하게 하셨다.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하며 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된 것은 아주머니는 전문가가 아닌 도우미 교육을 받았을 뿐 모유 수유를 꼭 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으신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이 어려워졌다. 조리원에서 나오면 맘 편히 수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황은 조리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매일 아주머니가 오실 때부터 가실 때까지 분유를 먹이면 어떻겠냐는 권유가 나에겐 잔소리처럼 들렸다. ‘아.. 돈 내고 내가 왜 잔소리를 들어야 하지?’ 남편은 아주머니의 상황이 어려우니 그냥 받아주자 했다. ‘그냥 받아주자니! 누굴 위해서?’ 마음이 복잡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간 날 분유 코너의 직원분이 졸졸 따라다니며 아기가 빈혈 있어 보인다고 검사해보라며 걱정을 해 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참던 눈물을 터뜨렸다. 어디에서도 모유는 정말 좋은 것이고, 힘들겠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분유를 권하는 속에서 모유 수유를 지속하기란 어려웠다. 수유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 나에겐 기준과 믿음이 필요했다. 병원과 책, 인터넷에서 자료를 보며 몸무게와 소변량을 체크해 나갔다. 지음인 소변을 충분히 보고 있었고 몸무게는 조금씩 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학 때 친구와 연락이 닿아 조언을 듣게 되었다. 친구는 힘을 내라고 소변량과 몸무게의 변화를 보며 괜찮다면 밀고 나가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모유 수유를 격려하며 조언을 해 주어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주변에 만날 수 있는 지음이 또래 아기들은 대부분 분유를 먹고 있었다. 다른 아기들은 커 보이고 지음인 작아 보였다. 남편은 자기보다는 내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나는 모유 수유가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고 계속 모유를 먹일지 아니면 몸무게를 위해 분유를 먹일지 결정해야 했다.

난 모유를 먹이기로 결정했다. 사실 결정한 이후에도 어려움은 계속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수유하며 핑(?)도는 느낌을 받은 적도 없었고 꿀떡꿀떡 넘어가는 소리도 잘 모르겠지만 믿음을 갖고 힘겨운 4개월을 보냈다.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을 때 의사는 검진시스템상에 몸무게가 작으면 어딘가 아프다고 기재할 뿐이지 지음이는 건강하다고 얘기해 주셨다. 그제서야 내 마음에 격려의 소리가 들려왔다. ‘지항아. 잘했어! 수고 많았다’. 지음이는 건강했다!. 그 이후로 지음이는 쭉 건강했다. 장염도 걸리지 않고 감기나 열도 잘 이겨내었다. 면역력이 좋은 지음이를 보며 되내었다. ‘잘했어. 모유 먹이길 잘했어..T.T. 수고한 거야'

글쓴이 용 지 항

금천구공동육아어린이집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산동 6년차 주부.

공룡을 좋아하는 6살난 아들 지음이, 누워있기를 좋아하는 36살난 남편(현용)과 함께 살고 있다.

걸어서 다니는 우리 마을답사42 - 고개답사5편

“ 돌아오라, 말馬들아! - 조마고개 ”

조마고개는 가산동 148-1에서 150-2번지 어딘가에 있는 곳이다. 가산동이든 독산동이든 워낙 산지에서 내려오는 지형이라 여기저기가 다 고개다. 오늘 찾아가는 조마弔馬고개는 활자로만 남아있는 듯하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가산초등학교가 있는 남부순환도로 육교에서부터 인근보다 조금 높다 싶은 길을 여기저기 헤매다가 이름이 남아있는 “조마공원”으로 가게 됐다.

몇 년 전 세일중학교 친구들과 학교와 주변을 답사하고 조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우연히 알게 된 곳이다. 학교 주변에 유일한 공원이기도 하다. 우선 공원 안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조마고개가 어디인 줄 아니?” 물었다. 모른단다. 이번에 바로 옆 노인정에서 나오는 어르신께 여쭙는다. “나는 아는 게 없으니 애들한테 물어봐라” 하신다.

주소로 보면 탁주연합(막걸리공장)에서 세일중학교 사이의 고개이니 공원자리가 분명 고개가 맞기는 하다. 다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개의 존재를 아는지 궁금했다. 오가는 몇 분에게 “조마고개가 근처라는 데 어디인 줄 아세요?” 묻는다.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이 대부분이다.

공원을 빠져나와 주변 지형을 살피니 공원자리가 높기는 하다. 어떤 개발로 인하여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고개가 됐을까. 내리막길로 내려오다 보니 유난히 간판에 한자어가 많다. 중국교포들이 운영하는 식료품가게나 음식점이다. 이곳 주변에 얼마나 많은 교포가 사는지 모르겠지만, 식당이 이렇게 많으니 서로 경쟁도 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국에서의 삶도 주변인으로 내몰린 소수의 폭폭한 삶일 것이다. 골목 안을 채우는 중고 전자제품과 여기저기 쌓여있는 재활용품 더미가 그걸 말해주고 있다.

그나저나 조마공원에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있을 터인데. 서울문화사학회에서 펴낸 “금천향토문화지”에 조마고개를 이렇게 설명한다. 가산동 노인정 아래 기다랗게 자리한 모아래澤下 마을 뒷등성이 너머에 있는 작은 고개이다. 고개의 형체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용마혈龍馬穴은 청룡혈과 이어진 고개산으로 이곳에 위치한 마을이 그 기운을 받아 서울까지 뻗쳐 마치 서울을 수호하는 형국이었다고 한다. 이 고개이름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서울로 진격할 때 용마혈을 지키는 용마를 죽여 버렸으므로 이를 애도하기 위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마을을 지키고 나라를 보호하던 말馬은 사라졌다. 동네 이야기를 알만 한 사람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기웃한다. 헌 옷을 파는 집도 많고 수선집도 많아 이야기를 나눠줄 만한 곳을 찾아 들어선다. 동네 토박이인 “비발디 패션”은 사계절 모두 대박의 신화를 누리고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의자에 앉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자식 키우는 이야기를 하신다. 알고 보니 우리 동네에서 아이 셋을 명문대에 보낸 장한 어머니시다. 명문대에 보낸 것도 대단하다할 만하지만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기죽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의지가 대단하다.

깨알같이 자식 자랑하는 어미의 행복한 얼굴을 대하니 한겨울 난로보다 따스하다.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사위 준다고 뜨개질을 쉴 줄 모른다. 딸과 사위에게 줄 커플 스웨터라고 한다. 자신의 일터에서 손을 놓지 않고 일하는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이 조마 고개위의 삶들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우리가 앞으로 더 만나지 않겠느냐고 인사를 나누고 돌아 나온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지는 골목위엔 일터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김유선 대표(산아래문화학교)

아프리카에서 희생된 북한 의사들을 추모한다.

어떤 젊은이가 일본 전철에서 사람을 구하고 자기는 사망한 사건이 한 일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울린 적이 있다. 사람들은 그런 분들을 의인이라 부른다.

의인(義人). 타인을 위해 자기를 던진 이를 말한다. 그런데 의인도 이념을 타는 모양이다. 지난 설 연휴 중에 북한 의사 세 명이 나이지리아에서 피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에 대한 최소한의 추모의 념(念)이 없어서다.

요즘 연예인들이 오지에 가서 탐험도 하고 봉사도 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 속에 북한의 의사가 먼 아프리카 국가까지 가서 봉사를 한다는 것은 관심을 끌만하다. 그런데 북한이 이미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단다. 나이지리아만에도 2005년부터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했다. 연합통신 보도에 의하면 에티오피아와 모잠비크에도 의료진을 보냈고, 일부는 의료진 교육을 맡고 있다고 한다. 현지 정부와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는 소식도 덧붙이는데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많은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자기 코가 석잔데 아프리카는 웬 말이고 더더욱 해외 원조가 가당키나 한가?'하며 냉소를 보낸다. 이것은 백성 허리띠 졸라매며 미사일 핵실험 한다는 매도와 맥을 같이한다. 허리띠 졸라 매며 경제성장을 했다고 자랑하면서 말이다. 이런 생각들은 농부가 왜 굶어 죽어도 씨종자는 베고 죽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거나, 당장 씨종자도 먹어버려 미래를 영구히 죽이라는 저주가 담긴 말들일 뿐이다. 흉하다.

또 연합통신은 "북한이 아프리카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비동맹 외교를 통해 지지를 확산하고 교류 활성화로 경제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한다. 국익론이다. 익숙하다. 자기 잇속을 위해 선행도 베푼다는 말이다. 이런 말은 외교에는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친구가 된다는 신화와 함께 어차피 인간사 이기적 탐욕이라는 돈과 욕망의 논리의 주축을 이룬다. 하지만 이상하게 한국 사람들의 많은 이들은 미국의 원조만은 순수한 원조로 우리들의 은인이라 굳게 믿는다. 미군만은 순수하게 한국을 위해(자유 민주를 위해) 희생 봉사했다고 굳게 믿는다. 이상타.

그런데 원래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은 유무상통하는 것이 옳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바의 의사 교사들의 남미 아프리카에 대한 봉사다. 쿠바의 경우 의대 졸업자에게 마치 한국의 군 복무처럼 의무 봉사기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쿠바는 의료진과 교사진을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주고받는 것도 유무상통하는 국제관계를 잘 보여 준다. 이윤이 아니라 쓸모를 나누면 이렇게 정말 상생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사에 평화라는 말이 단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다. 통일의 전제가 북의 붕괴다. 자주와 평화 민족대단결을 통한 상호 존중과 유무상통의 평화적 통일이 삭제된 시대에 북한 의사들의 의로운 죽음을 통해 평화와 상생을 배우는 길은 요원하겠지만 이렇게라도 그들의 의로운 죽음이 우리 심장에 기억되길 기대한다.

의인은 이타적인 사람이다. 이기적인 것의 반대다. 금언 중에 '이타적인 생은 이기적인 욕구도 충족하지만 이기적이기만 한 삶에는 절대 이타적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답기 위해서 자기에게는 도덕적 자각이 필요하고 남에겐 덕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 우리는 무수한 의인을 본다. 한진 지프크레인 85호에 올랐던 김진숙씨, 지금도 철탑이나 종탑 고공농성중이 노동자들이 자기를 바쳐 이 땅에서 빈곤하고 차별받는 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 형식을 어겼다고 그들을 불법이라 매도하고 탄압하고 또 질타하는 이들을 왜 한국 헌법 전문에 3.1운동과 4.19라는 불법 혼란 폭동이 새겨져 있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광고하지 않으면서 의료 봉사를 하다 희생을 당한 북한 의료진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연민이 대상이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봉사 활동, 주는 자의 광휘가 아니라 받는 자들이 삶이 자주적으로 강화되는 원조, 거기에 남북이 따로 있을까?

성경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 4,6,10]

지금 사회적 아픔에 이웃의 고통에 ‘슬퍼하고’, 그들의 내민 손을 연민이 담긴 연대의 손으로 마주 잡았다고 ‘박해를 받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또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는데 큰 교회 돈 많은 종교인들은 왜 저렇게 북에 극악스러운지.

                 

                                                                                   문재훈 소장(남부노동상담센터)

양꼬치 구이에 청도 맥주 한 잔으로 타향살이의 적적함을 달래고.....

식당의 전문메뉴가 양꼬치인 이유에 대하여

“우리는 양고기를 1년 미만의 어린 것만 써서 부드럽고 맛있기 때문에 가장 잘 찾는 메뉴이기도 때문이지요. 더 자란 양고기를 쓰면 고기가 질기거든요”

안금화 씨(42세)는 말한다.

주문한 양꼬치 전부를 모아 숯불에 올려놓고 초벌을 구운 후 다시 꼬치 한 개씩 꼼꼼히 구워서 ‘즈란’이라는 향신료에 고춧가루 소금 땅콩가루 등을 섞은 마른 양념가루에 고기를 찍어 먹는다. ‘즈란‘의 독특한 향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맨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 양꼬치 구이는 염소고기 맛과 비슷하다. ‘송림 양꼬치’ 식당에서 맛있는 게 부추를 많이 넣어 만든 물로 삶아낸 만두다. 만두피는 두꺼운 듯하나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부추향이 돌고 다 씹으면 개운한 맛이 난다. 또 옥수수로 만든 온면은 김치를 종종 썰어 위에 얹어주는데 약간의 기름기와 김치가 섞이면서 온면의 맛은 우리의 김치 사발면과 비슷하다.

송림 양꼬치 식당은 주로 연변에서 온 사람들이 주로 찾으며 종종 한국 사람들도 찾는데 양꼬치 구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 오면 단골로 찾게 된다. 그래서 주말에는 식당의 모든 자리가 손님으로 꽉 차기도 한다.

연길 양수진 정암천은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충북 옥천에 살던 안금화 씨 어머니는 아홉 살 때 연변으로 이민을 가 살다가 한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태어나고 자란 동네 정암천에서도 한국에서와같이 김치찌개와 콩나물 무침 등을 먹고 자랐다. 2002년 32살 때 한국에 들어온 이후 국적을 취득하고 늦둥이도 낳아서 살고 있다. 금화 씨의 다섯 형제들은 모두 한국에 들어왔다. 형제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막내인 금화 씨가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아프셔서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다. 금화 씨에게는 4살 늦둥이 외에도 22살 큰 아이가 있다. 큰 아이는 지금 중국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가족 모두 한국에 모여 살 것이냐는 물음에 큰 아이가 한국으로 들어올지는 큰 아이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한다.

2002년 한국에 입국해서 신림동과 독산동에서 회사도 다니고 식당도 다니면서 10년 동안 돈을 모아 독산동에 송림양꼬치 식당을 열었다. 중국에서 양꼬치 식당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이다. 금화 씨는 10년 동안 여러 직장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잘 만나서 큰 어려움 없이 생활을 했다고 한다. 식당 개업 후 아주 가끔 남의 나라에 와서 가게 차렸다는 둥 큰소리를 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한국은 자기가 열심히 살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고 한국이 좋으니까 돈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월급 벌이보다 좀 낫지만, 후에 돈을 많이 벌면 가게를 더 크게 차리는 게 금화 씨의 코리안드림(?)이다

주소: 금천구 독산3동 178-3

전화 : 070-8957-9389

약도:독산동 20미터(베스트마트와 하얀풍차 빵집이 있는 사거리)에서 남문시장입구 방향으로 꺽어서 5미터 왼쪽편

김현미 마을기자

우리의 가치와 돈

여럿이 함께 운영하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바로 그 이유로 세상의 칭찬을 많이 듣는다. 한 가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운영위를 거쳐야 하고 결정에는 모두가 책임을 진다. 함께 만든 도서관이기에 소박한 일에도 가치를 두고 열심히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의 칭찬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참 이 일이 기분 좋은 일임을 알면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한 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돈’ 문제이다.

아름다운 탄생과 세간의 칭송이 우리의 동력이 되는 건 사실이나 돈 문제는 늘 만만치 않게 발목을 붙잡기도 하고 큰 성과없는 토론거리를 낳기도 했다. 여럿이라는 개인이(말은 이상하지만 여기에서는 관과 대별되는 뜻으로) 나라의 도움도, 제 3자의 도움도 받지 않고 도서관을 꾸리기란 정말 어렵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한동안 모두의 생각은 아니지만, 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기업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 ‘기업이 좋은 일에 돈을 좀 쓰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오히려 우리가 자기들을 돕는 셈 아닌가’ 하며 ‘왜 우리는 도움을 받으면 안 되는가? 도대체 왜?’ 이러고는 머리를 쥐어뜯을 때 하늘에서 한 권의 책이 떨어졌다.

마이클 센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묻는다면 많은 이들이 대답할 것이 있을 것이다. 우정이나 사랑, 우리 같은 작은 도서관의 가치들... 그런데 미국의 경우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점차 시장의 지배논리에 침식당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제는 주에서 공원을 후원해 줄 기업을 찾고 기업은 후원 대신 공원 안에서 해당 기업의 음료수만 팔 수 있도록 요구한다. 어떤 소설가는 특정 기업의 물건을 소설 속에서 12번 언급하기로 하고 돈을 받았다. 우리가 먹는 달콤한 사과에도, 계란껍질에도 광고가 붙어있다. 심지어 돈이 급했던 싱글맘은 자신의 이마에 도박사이트를 영구 문신하고 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합당한 대가를 받으면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기업에도 좋은 일이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센델은 이것에 대해 시장에 의해 성행하는 이런 거래들이 과연 자발적인 거래인지 묻고 있다. 돈의 억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런 행위는 자발적이 아니라 매우 억압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마에 새긴 문신은 개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학교에까지 침투한 상업화는 결국 욕망을 제어하도록 하는 학교 교육의 원래 목표를 퇴색시킨다. 욕망에 충실한 인간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안일했던 내 머리를 후려치는 책이었다. ‘시장이 제자리로 가게 하려면 당신을 둘러싼 모든 일에 대해 평가하고 생각하라. 그러지 않으면 시장이라는 괴물이 그것을 결정할 것이다.’ 작은도서관은 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결정을 어떤 방법으로 내려야 하는가 이런 생각은 우리의 몫인 것이다. 이런 생각과 비판에 게을러질 때 상업의 논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도서관 곳곳 돈 들어갈 데는 많아진다. 돈 들어갈 데를 두고 걱정하는 것보다 서로의 처진 어깨를 다독이고 우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우리는 상위권 모범생이기 때문이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에는 결코 팔 수 없는 진한 가치가 분명 있다.

돈으로 둘러싸인 세상이 짜증나고 싫증나지만 돈 때문에 귀한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이클 샌델 저/ 안기순 역/ 와이즈베리 출판

김량남의 내 마음대로 순위입니다ㅏ

뉴스브리핑시간이죠? 지난 2주간에 중앙 국제 뉴스 중에서 순위를 매겨서
다시한번 돌아보자 하는 것이 기본 취지입니다...^^

지난 1월 30일에 녹음했는데요.. 설 명절이 끼어서 많이 늦어졌습니다..

게스트: 이성호, 김량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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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순위



1위. "이젠 나도 날 못 믿겠다. - 사람 잡는 1인 승무제"

1월 19일 서울 지하철 6호선 기관사 황아무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황 씨는 회사를 가는 대신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가족에게 회사 가는 것이 힘들다고, 동료들에게는 차에 타는 것이 힘겹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무엇이 그를 죽음까지 내몰 정도로 힘들게 했을까? 황 씨는 지난해 10월 황 씨가 운행하던 열차에

한 승객의 가방이 출입문에 낀 사고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회사에서 심한 질책을 당했다고 한다. 그 일이

있었던 후 강박증과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서울 도시철도노동조합은 이것은 황 씨 개인의 문제가 아닌, 기관사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운행해야 하는 구조, 그리고 기관사에게 모든 책임을 몰아

매도하는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1994년 서울메트로와 별도로 서울특별시철도공사가 탄생했고, 처음부터 서울특별시철도공사는 1인 승무제를

채택했다. 2인 승무제를 고수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와 달리 한 명의 기관사가 모든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기업에서 효율을 따지는 제1의 척도는 비용절감이고, 언제부터 비용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은

기업 효율화의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하루 종일 컴컴한 터널 내에서 생활하는 기관사, 더구나 혼자라는 상황에선 극도의 긴장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이 뻔하다. 기관사들은 사람이 치여 죽은 자리를 다 안다고 한다. 잊기 힘든 기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돌아보게 되는 환경을 혼자서 어떻게 견뎌 낼까?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관사들의 기본적인 삶을 위해서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당장 1인 승무제를 폐지하기 간곡히 바란다.



2위. 개콘 '용감한 녀석들' 행정지도, 방송통신위의 코미디 행정

방송통신위원회가 인기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용감한 녀석들'에 대한 행정지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유는 개그맨 정태호 씨가 해당 코너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지목해 “드디어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박근혜, 님 잘 들어. 당신이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그 수많은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 하지만 한가지는 절대 하지 마라. 코미디는 하지 마. 우리가 할 게 없어. 왜 이렇게 웃겨. 국민들 웃기는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나랏일에만 신경 쓰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아직 국정을 시작하지도 않은 ‘대통령 당선인’을 대상으로 ‘훈계’ 조로 발언한 것을 두고 바람직한 ‘정치풍자’라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개그를 하시려면, 개그콘서트 코너로 들어가셔서 하시길. 언제쯤이면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개그맨들 보다 덜 웃길까?



3위. "인권위 "여승무원 치마 강요는 성차별"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들에게 치마 유니폼만 입도록 강요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 조사결과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은 치마 길이부터 귀고리의 크기와 재질, 매니큐어의 색상, 눈화장의 색깔까지 회사 규정에 따라야 했다. 유니폼을 입을 때는 안경도 쓰지 못했다. 인권위는 “여승무원에게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고 용모의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 획일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규범적인 여성의 모습과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여성을 전제하는 것으로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승무원 일반의 역할보다 여성성만을 강조하는 편견과 편향된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승무원들의 복장 규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규정을 간소화하고 머리 모양과 안경 착용 등 세부 제한조건을 삭제하거나 완화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들에게 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만 시정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언제부터 인권위 권고는

영향력이 전혀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긴 하지만, 아무튼 권고를 하면 좀 듣자.



4. "신종 금융사기 스마트폰 '스미싱' 주의보’."

부산시 동래구의 안 모 씨는 최근 26만 원이 결제됐다는 결제대행업체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당황한 안 씨는 바로 발신번호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결제 사실이 없다고 따졌다. 이에 고객센터 상담원은 본인 확인을 위해 개인정보를 물어본 후 결제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온 인증번호를 알려줬다. 한 달 후 휴대전화 고지서를 받은 안씨는 자신이 알려준 인증번호를 통해 게임머니 30만 원이 결제된 사실을 알게 됐다. 고객센터 상담원을 가장한 사기범이 게임머니 사이트에서 안 씨의 휴대전화로 소액결제를 한 것이다.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인증번호만 있으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신종 ‘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스미싱(SMSing)이다. 스미싱은 무료쿠폰 등을 가장해 스마트폰에 해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거나, 결제대행업체 고객센터를 가장한 문자메시지로 고객의 인증번호를 빼내는 수법을 칭한다. 스미싱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고객센터라고 속이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결제 인증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자메시지의 URL을 통해 위·변조된 해킹 앱을 다운받게 하는 방법이다. ‘파리*** 케잌 교환쿠폰을 받으세요’라는 문자메시지의 URL을 무심코 눌렀다가 자신도 모르게 30만 원이 결제되는 것이다. 불안하시면,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소액결제 서비스를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김량남(전 금천청년회 회장)

쓰레빠 가이드 10

우리동네 아줌마 계모임 장소 1순위

풍년쌈밥·보리밥집은 남문시장 근처에 사는 아줌마들 계모임 장소로 한 번 이상은 들렀을 법한 집이다. 또 계모임하는 아줌마들이 찌개가 나오기 전에 상 위에 차린 나물반찬 한 접시씩은 다 비우고 다시 차려진 반찬으로 밥을 먹는 곳이 이곳이다. 풍년쌈밥·보리밥에서 나오는 반찬들은 거의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나물과 여러 쌈, 채소가 주로 나온다. 나물, 된장국, 열무김치, 파김치 등 상에 차려진 것 맛깔지다. 그리고 언제나 보리밥 누룽지로 만든 따뜻한 숭늉을 준비해 내놓으니 정수기 물보다는 구수한 정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난 우리 엄마가 해주는 애호박 전이 제일 맛있었어. 애호박을 금방 부쳐 양념간장에 살짝 버무려 주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 난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을 못 내겠더라고” 고향이 충북 진천인 반경옥 씨(52세)는 아직도 어머니의 음식들이 그립다. 특히 김치와 장아찌, 동치미를 잘 담그던 어머니의 손맛을 닮아서 음식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고 또 잘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시사철 쌈밥과 보리밥이 주로 나가고 겨울철에는 매생이국과 굴 돌솥밥이 잘 나간다. 남문시장이 바로 옆이라서 그날 들어온 가장 싱싱하고 좋은 재료들을 사서 음식들을 만든다. 쌈밥 메뉴에 나오는 돼지불고기감도 주문량에 따라서 남문시장 안 정육점에서 몇 번이라도 배달시켜 쓰기 때문에 냉장고에 들어갈 새가 없다. 시골에서 올라온 양념을 쓰고 참기름도 직접 짜서 쓴다. 신안의 구운 소금으로 나물을 무치고 김치를 담글 때는 5~6년 묵은 소금에 가자미 젓갈을 넣어서 담근다. 시어머니께서 젓갈장사를 했기 때문에 가자미젓갈이 맛있는 줄 알았단다. 가자미젓갈 가격은 멸치액젓의 두 배 반이지만 맛있기 때문에 쓴다. 언젠가는 가자미 젓갈이 떨어져 다른 젓갈을 써서 김치를 담갔더니 손님들이 먼저 알고 김치맛 달라졌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부터는 가자미 젓갈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이 동네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3년 정도는 장사가 지금처럼 잘 된 것은 아니다. 식당을 처음 해보는 거라 경험도 없고 식당을 어떻게 경영하는지도 몰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도 집에서 먹는 것처럼 하면 언젠가는 손님들이 알아주겠지 하면서 해 온 장사가 벌써 9년째이다. 점심때 가면 자리가 없을 때도 많다. 이제는 꾸준한 단골도 생기고 예약하고 멀리에서 손님이 찾아오니 돈 버는 것보다 자부심이 생기고 너무 행복하단다. 언젠가 남문시장으로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를 찍으러 방송국 사람들이 왔는데 풍년쌈밥·보리밥에서 밥을 먹은 피디가 이곳 음식 맛에 너무 반했다. 피디는 식당에서 촬영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손님들 밥도 못 먹고 신경쓰는 게 싫어서 촬영거부(?)를 했던 적도 있단다.

“우리 엄마는 치매가 빨리 왔는데 이 동네에 살다가 4년 전에 돌아가셨어. 아침에 보리밥 잡수고 싶다고 가게엔 나오곤 하셨지. 우리 엄마하고 나도 보리밥에 된장국을 좋아했는데 내가 좋아하니까 보리밥집을 하게 되더라구” 아직도 어머니가 그리운 반경옥 씨이다.

반경옥 씨에게는 아직도 식당일은 매력있는 일이다. 몸이 허락하는 한은 이 일을 계속 하겠다고 한다.

풍년쌈밥·보리밥집에 나오는 야채 피클 만드는 법

1. 양파, 오이, 무(또는 콜라비), 연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연근은 자른 후 바로 식초 물에 담가야 색이 변하지 않는다.

3. 식초 물에 담갔던 연근을 끓는 물에 살짝 넣어다 건져 찬물로 헹군다.

4. 사과식초, 순한 간장, 갈색설탕을 1:1:1 비율로 전체 야채의 3분의 1 양만큼 만든다.

5. 통에 야채와 양념혼합물을 섞은 후 냉장고에 두고 30분 후 꺼내어 전체 한번 잘 섞어준다.

6. 냉장고에 넣은 1일 후부터 바로 먹을 수 있다. 3~4일 이내에 먹어야 한다.

전화: 02-862-7775

주소: 금천구 독산3동 979-1

위치: 남문시장 끝까지(구로디지털단지쪽 방향) 가서, 보생약국에서 오른쪽 길로 꺾어서 10미터

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8

설날과 계사년 뱀해

곧 설날이다. 제발 명절 좀 없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를 지내고 오더라도 먼 길을 마다 않고 고향을 다녀오는 것을 보면, 아직은 설이 가족을 이어주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설이란 새해 첫머리라는 뜻이고 설날은 그 중에서도 첫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설날에는 여러 가지 세시풍속들이 많다. 차례, 세배, 설빔 말고도 재미있는 풍습이 많았다.

설날 이른 아침, 복을 부르는 의식으로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엮어서 만든 복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 두었다. 이때는 전국에서 조리 장사가 조리를 팔기 위해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요즘도 복조리가 이맘때쯤 등장한다.

야광귀 쫓기라는 풍속도 있다.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이 설날 밤에 집에 들어와 사람들의 신을 신어보는데 자기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린단다. 그런데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은 그해 운수가 나쁘다고 믿었다. 그래서 모두 신을 방안에 들여놓았다는 이야기다. 또 야광귀신을 막기 위해 대문 위에다 체를 걸어두는데, 야광귀가 와서 체를 보고, 체의 구멍을 세어 보다가 잘못 세어 다시 세고, 또 세고 하다가 신발을 신어 보는 것을 잊어버리고, 새벽닭이 울면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였다니 정말 애교 넘치는 풍습이다!

설날엔 특별히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었다. 흰 떡국은,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했다.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의 떡을 사용했고, 둥글게 떡을 써는 것은 둥근 태양, 우주를 상징하였다. 떡국 한 그릇에 담긴 둥근 해를 먹으니 나이 한 살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태양과 온 우주를 먹는 것이니 감사히 먹을 일이다!

2013년 올해는 계사년 뱀의 해이다. 뱀은 십이지의 여섯 번째 동물이다. 육십갑자에서 을사(乙巳), 기사(己巳), 계사(癸巳), 정사(丁巳), 신사(辛巳) 5번이 돌아가는데 올해가 계사년. 뱀은 시간은 9시에서 11시,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음력4월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뱀은 실제 생활에서는 모두 외면한다. 그러나 백년이 넘으면 용이 된다는 속신이 있을 정도로 민속에서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우선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은 풍요와 재물의 상징으로 여겼다. 또한 겨울잠을 자고, 성장할 때마다 허물을 벗는 특성으로 인해 죽음으로부터 재생하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 재생, 영생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지게 된 것이다. 나아가 무덤의 수호신, 지신, 죽은 이의 새로운 재생과 영생을 돕는 존재로까지 여겨졌다.

뱀은 동양에서만 신으로 섬겨진 게 아니다. 세계보건기구, 응급구조단마크, 군의관 배지를 보신 적이 있는가? 모두 뱀이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서양에서 뱀은 치료의 신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이다. 이 의술신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뱀이 둘둘 말려 있었다.

매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그해의 열두띠 동물의 기획전을 연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3년 뱀띠해 특별전, ‘상상과 현실, 여러 얼굴을 가진 뱀’ 전시를 25일까지 연다. 상상 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뱀의 다양한 모습을 민속 유물과 설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접근으로 뱀을 말해주고 있다.

전시가 끝나기 전에 들러보시길 권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면, 아이들하고만 설을 보내야 하는 가족이 있다면 설연휴 중에 박물관을 찾아도 좋다. 세배하기, 매사냥체험, 윷놀이, 연하장 만들기, 복주머니 만들기, 떡국먹기 등 설날 세시풍속 행사가 마련되어 있으니 설을 즐기기에 충분할 것이다.

 신라 토우장식항아리

떡국

오현애(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

과태료(過怠料) 유감(有感)

해고자들이 칼날 추위에도 출근 선전전을 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시간이 대는 대로 해고자들의 출근 선전전에 결합한다. 출타를 준비하면서 본 티브이 아침 뉴스에 자기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서울시 방침에 대한 논란이 보도되고 있다. 과태료, 행정상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과하는 일종의 벌과금이다. 행정에 대해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른 개인에게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로써 형법에 형명이 없는 벌이다.

작년에 경찰이 경범죄처벌법을 강화하면서 구걸을 시키면 8만원 구걸을 하면은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것의 적용이 아마 올 3월일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참으로 몹쓸 세상이라 생각했다. 한 끼 먹을 것 없는 이에게 5만원을 어떻게 내라는 말인가? 5만원을 낼 수 있는 능력이면 왜 구걸을 해겠는가 말이다. 조례를 만들어 발표만 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 이 공공의 정의와 인간에 대한 존엄을 생각하지 않는 법 만능의 생각은 사실은 독재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뉴스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식이 성장하여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놈의 시민의식이라는 것이 어떻게 시민이 아닌 행정에 필요한 도구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왜냐면 시민의식이란 공화(共和)민 의식이다. 공화국의 시민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적 이해가 절제되어야 함을 약속한 체제다. 빈부격차에 의한 차별과 불공평을 법을 통해 조절하는 것을 인정하는 체제다. 그래서 복지나 인권 그리고 사회적 기본권을 헌법으로 보장하는 체제다. 시민의식이란 그러니깐 책임만 많이 지는 것이 아니라 불의한 돈과 권력 그리고 법 제도와 관행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공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깨어있는 시민의 의식이다. 근데 어떻게 된 것인지 요즘은 공공의 책무를 개인에게 돌리는 것에 너그러운 것을 시민의식이라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원래 쓰레기 수거는 행정의 몫이었다. 행정이 하는 공공서비스의 필수 영역이었다. 그런데 환경 운운하면서 분리수거를 개인의 몫으로 돌리고, 공공 서비스 기능의 금전적 몫을 쓰레기봉투 유료화로 개인에게 돌리다 못해 이제 행정의 일을 대신 해 주는 개인에게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난리다. 자기 일을 대신 해 준 것인데 당사자가 자기일 남이 안 한다고 행패를 부리는 꼴이다. 눈을 치우는 것은 당연히 공공의 영역이다. 제설은 도로 관리의 부분이기 때문이다. 도로 관리에서 관리란 일반적으로 사업을 경영하거나 물적 설비의 유지관리를 하는 등의 국가작용을 의미한다. 그것은 일종의 통제권인데 통제 즉 지배권은 그만큼의 전적인 책임이 국가에게 있다는 것이다. 도로가 불편한 것은 행정당국이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제 자기의 의무는 저버리고 권리만 행사하며 그 의무를 성숙한 시민의식이란 말로 시민들 특히 서민들에게 들씌우고 있다.

돈 많은 자들이야 사람 사서 쓰면 된다. 의료보험이 부자들에겐 자기 병원에서 이윤을 적게 내는 불편한 것이지만 서민들에게 보험 수백 개 든 것보다 효자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혹시 서울시는 예전에 일자리를 살려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화장실 관리가 개인에게 있을 때 골목마다 "똥퍼 똥퍼"하는 직업이 있었다. 골목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 골목마다 "눈쳐 눈쳐"하는 눈 치우기 전문 직업을 창출하려는 노력으로 과태료를 먹이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구걸하는 거지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보고 말단 경찰이 한 말이다. “타인 통행의 방해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고, 재산이 없는 이들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도 무의미하고 실행력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아니다. 기업이 잘 되는 것이 모든 것이라 믿는 이명박근혜정부는 거지에게도 과태료를 쥐어짤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지상 최대의 흑자에 수십조 재산이 늘었다는 부자들에겐 감세를. 서민들에겐 증세를 하는 심보를 보면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시민의식이란 공공의 영역을 키워 빈부의 격차와 삶의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지 나라가 시키는 대로 돈 더 내고 몸 더 대고, 아니면 처벌받는 것이 아니다. 이런 발상에 대한 많은 이들이 말한다.

"유신 독재의 향기가 난다."

국가는 의무를 백성은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 '민주공화'다. 그 반대인 국가는 처벌의 권리를 백성은 돈과 몸을 대는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봉건, 독재다. 그래서 법이 사람을 잊으면 굶주린 호랑이보다도 무섭다고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문재훈 소장(남부노동상담센터)

 

최나미 저/ 정문주 그림/ 사계절

제목이 '걱정쟁이 열세살'이에요. 작가 특유의 구성과 문체로 보통 아이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바람 아닌 바람을 정직하게 고통스럽게 풀어놓습니다. 주인공 아이가 걱정스러워하는 엄마는 ‘사는 건 죽는 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세상의 심난스러움을 견뎌내는 주술적 역할을 하는 그 말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건 같은 이집 가족들의 현재적 위치를 보여줍니다. 상우네가 벼랑 끝처럼 위태롭게 사는 이유는 아빠가 집을 나간 후 소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의 부재는 원인도 끝도 보이지 않는데 아빠가 왜 나갔는지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는 이 작품에서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 듯합니다.문제는 아빠의 부재가 결손가정이라 불리는 이집 사람들에게 드리운 그늘입니다.

엄마는 대책 없이 일이 생기면 눈물만 흘리고 누나는 소위 결손가정의 문제아로 엄마를 학교에 오게까지 합니다.그렇게 사는 엄마와 누나가 상우는 답답할 뿐이구요.얼핏 보기엔 바다로 간 것 같은 아빠와 죽어가는 감나무에 약도 치지 않으면서 살아내기를 바라는 엄마는 같은 부류의 사람일 것 같은데요. 그래서 같이 살기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지요.4대 독자라는 이유만으로 상우만을 챙기고 싶어하는 친가에 가는 건 아빠가 그렇게 된 책임을 뒤집어쓴 엄마와 엄마를 옹호하는 누나에 대한 배신일 수 있지만그러나 자신의 현재 처지를 벗어나고 싶은 상우의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합니다.상우의 나이는 열세살입니다.스트레스를 수학 문제 푸는 걸로 풀 정도로 아이들에게 눌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당찬 아이지만 그러나 아빠의 부재를 감당하기는 벅찬 나이입니다.어쩌면 열세 살은 그런 나이인지도 모르겠어요.기우뚱거리며 세상을 느끼고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나이요.학교에서 아빠의 부재를 감추던 상우는 상을 받으며 결국 아빠가 없는 아이임이 드러나게 됩니다.아니 사실은 친한 친구들은 알고 있었지요.

상우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소설의 마지막 장은 긴 갈등으로 숨이 막히게 했던 어두움과 갈등을 비로소 위로해줍니다.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상우는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오해했던 친구에게도 사과하고 그리고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도 해야겠다고.자신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숙제를.삶의 문제들이 버겁지만 내일을 살아야할 상우는 내일을 숨쉬기 위해 단지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 마음 닿는 것을 하면서 살아내자고 자신을 위로합니다.슬픈 이야기와 마음을 감상적이지 않게 쓰는 것,슬픈 내면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 보이는 것이 이 작가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감상적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감상적이지 않은 문체로감동이 없는 요즘 아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장편,<걱정쟁이 열세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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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순위     

 

1. "이젠 나도 날 못 믿겠다. - 사람 잡는 1인 승무제"

1 19일 서울 지하철 6호선 기관사 황아무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황 씨는 회사를 가는 대신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가족에게 회사 가는 것이 힘들다고, 동료들에게는 차에 타는 것이 힘겹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무엇이 그를 죽음까지 내몰 정도로 힘들게 했을까? 황 씨는 지난해 10월 황 씨가 운행하던 열차에

한 승객의 가방이 출입문에 낀 사고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회사에서 심한 질책을 당했다고 한다. 그 일이

있었던 후 강박증과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서울 도시철도노동조합은 이것은 황 씨 개인의 문제가 아닌, 기관사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운행해야 하는 구조, 그리고 기관사에게 모든 책임을 몰아

매도하는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1994년 서울메트로와 별도로 서울특별시철도공사가 탄생했고, 처음부터 서울특별시철도공사는 1인 승무제를

채택했다. 2인 승무제를 고수하고 있는 서울메트로와 달리 한 명의 기관사가 모든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기업에서 효율을 따지는 제1의 척도는 비용절감이고, 언제부터 비용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은

기업 효율화의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하루 종일 컴컴한 터널 내에서 생활하는 기관사, 더구나 혼자라는 상황에선 극도의 긴장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이 뻔하다. 기관사들은 사람이 치여 죽은 자리를 다 안다고 한다. 잊기 힘든 기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돌아보게 되는 환경을 혼자서 어떻게 견뎌 낼까?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관사들의 기본적인 삶을 위해서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당장 1인 승무제를 폐지하기 간곡히 바란다.

 

2. 개콘 '용감한 녀석들' 행정지도, 방송통신위의 코미디 행정

방송통신위원회가 인기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용감한 녀석들'에 대한 행정지도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유는 개그맨 정태호 씨가 해당 코너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지목해 “드디어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박근혜, 님 잘 들어. 당신이 얘기했듯이 서민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그 수많은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 하지만 한가지는 절대 하지 마라. 코미디는 하지 마. 우리가 할 게 없어. 왜 이렇게 웃겨. 국민들 웃기는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나랏일에만 신경 쓰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아직 국정을 시작하지도 않은 ‘대통령 당선인’을 대상으로 ‘훈계’ 조로 발언한 것을 두고 바람직한 ‘정치풍자’라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개그를 하시려면, 개그콘서트 코너로 들어가셔서 하시길. 언제쯤이면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개그맨들 보다 덜 웃길까?

 

 3. "인권위 "여승무원 치마 강요는 성차별"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들에게 치마 유니폼만 입도록 강요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 조사결과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은 치마 길이부터 귀고리의 크기와 재질, 매니큐어의 색상, 눈화장의 색깔까지 회사 규정에 따라야 했다. 유니폼을 입을 때는 안경도 쓰지 못했다. 인권위는 “여승무원에게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고 용모의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 획일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규범적인 여성의 모습과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여성을 전제하는 것으로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승무원 일반의 역할보다 여성성만을 강조하는 편견과 편향된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승무원들의 복장 규정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규정을 간소화하고 머리 모양과 안경 착용 등 세부 제한조건을 삭제하거나 완화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들에게 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서만 시정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언제부터 인권위 권고는

영향력이 전혀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긴 하지만, 아무튼 권고를 하면 좀 듣자.

 

4. "신종 금융사기 스마트폰 '스미싱' 주의보."

부산시 동래구의 안 모 씨는 최근 26만 원이 결제됐다는 결제대행업체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당황한 안 씨는 바로 발신번호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결제 사실이 없다고 따졌다. 이에 고객센터 상담원은 본인 확인을 위해 개인정보를 물어본 후 결제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온 인증번호를 알려줬다. 한 달 후 휴대전화 고지서를 받은 안씨는 자신이 알려준 인증번호를 통해 게임머니 30만 원이 결제된 사실을 알게 됐다. 고객센터 상담원을 가장한 사기범이 게임머니 사이트에서 안 씨의 휴대전화로 소액결제를 한 것이다. 이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인증번호만 있으면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신종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스미싱(SMSing)이다. 스미싱은 무료쿠폰 등을 가장해 스마트폰에 해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거나, 결제대행업체 고객센터를 가장한 문자메시지로 고객의 인증번호를 빼내는 수법을 칭한다. 스미싱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고객센터라고 속이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결제 인증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자메시지의 URL을 통해 위·변조된 해킹 앱을 다운받게 하는 방법이다. ‘파리*** 케잌 교환쿠폰을 받으세요라는 문자메시지의 URL을 무심코 눌렀다가 자신도 모르게 30만 원이 결제되는 것이다. 불안하시면,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소액결제 서비스를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김량남(전 금천청년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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