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다니는 우리 마을답사41 - 고개답사4편

“ 이야기 따라 넘어가는 - 문성고개 2 ”

그렇게 문성고개는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고갯마루 “한양수자인”아파트입구엔 반유구화역(盤遊仇火驛)이라는 표지석이 서있다. 이 표지석은 이곳이 반유역이라는 말해주고 있다. 반유역은 반시라고도 하는데 이는 반수의 변음으로 마을 모습이 마치 대야에 담아 놓은 물처럼 고요하여 조용한 마을이란 뜻으로 붙여졌다. 반수마을은 큰 마을로, 서쪽은 서촌, 위쪽에는 웃말이 있었고, 가운데 있는 마을은 가운데말이라고 불렀다한다.

고갯마루위에서 보니 위쪽은 둥그렇게 대야(또는 소쿠리반盤) 엎어놓은 모양이고 아래쪽은 바로 놓은 대야모양이다. 그것이야 고개가 있다면 다 비슷한 모양이었으리라 예상되지만 아래쪽 어디로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었으니 “반유(盤遊)”라 하지 않았겠는가?

또 표지석에는 마패를 상징하는 그림이 새겨져있다. 중앙 관아의 공문을 지방 관아에 전달하거나 외국 사신의 왕래, 벼슬아치의 여행과 부임 때 마필(馬匹)을 공급하던 곳. 즉 역참驛站이 있었다는 소리다.

문성고개에는 서울로 가는 길목에 하루쯤 묵어가는 역참, 여관, 주막이 있었을 법하다. 정조의 능행이 있었다는 '정조실록 39권 정조 18년 4월2일'1795년 을묘년 행에 대한 기록에도 이 문성고개 그림이 나온다. 100리길(창덕궁에서 건릉까지 100 里로 이것은 대동지지의 수원別로와 일치) 능행에 과천로를 따라 행차를 하다가 을묘년부터는 시흥로로 다녔다한다.

이때의 기록이 환어행렬도로 남아있다. 《화성행행도팔첩병 [華城行幸圖八疊屛]》중에서 가장 멋스러운 그림이 이것이 아닐까한다.

금천의 갈지(之)자 구불구불 고개길에 어가 행렬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군상들이 보인다. 남녀노소, 농공상인을 불문 제각각 행렬을 반기며 즐기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능행하는 행차의 권위를 보여 주기보다 손님을 맞이하는 마을 사람들의 유쾌한 놀이가 보인다. 예상대로라면 어사가 지나도 머리를 조아리고 언감생심 행차구경은 생각도 못 할 텐데. 이 행차도를 보면 왕에게도 머리를 조아리고 눈치 보는 사람은 없다. 잔치를 즐기러 모여든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개혁군주 정조의 의지는 그림에도 있나보다. 나는 이 그림이 근대를 여는 또 하나의 상징이 아닐까한다. 218년 전 바로 시흥대로 위 문성고개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금천문화원 원장(박종우)님의 말씀으로는 문성골(문성고개)까지 시흥행궁에 있던 관아 소속의 나인들이 능행을 마중했다는 기록에 대해 이야기 하신 적이 있다. 맞다.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는 손님을 맞이하러, 거대한 행차를 배웅하러 고개길 위에 서 있었을 거다. 다만 그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나? 또 지금 우리 모양은 어떠한가? 권력에 쫄지 않았는가? 비굴 하지 않았는가? 고개를 넘다가 어떤 당당한 이를 불러본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背景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 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황동규 “즐거운 편지”중)

                                                            행렬도의 혜경궁홍씨 가마주변

 

                                                                 정조능행길

 

김유선(산아래문화학교 대표)

“마을 관계망 형성이 중요”

서울시 마을기업 김현미 인큐베이터에게 듣다

기업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영리기업이 있는가 하면 사회서비스의 제공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그리고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마을기업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에 마을기업 창업을 도와줄 10명의 인큐베이터를 선발한 데 이어, 올해도 15명의 인큐베이터를 추가로 선발해 25개 자치구에 한 명씩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월 7일까지 인큐베이터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그런데 마을기업과 인큐베이터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게 뭐지?”라는 질문에서부터 “우리 동네에도 마을기업이 있나?”, “인큐베이터가 무슨 일 하는 거야?”라는 질문까지 궁금증이 많을 것이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주겠다.

1월 23일 저녁,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로 금천구와 구로구에서 동분서주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김현미(46) 씨를 만났다.

Q. 마을기업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마을기업이란?

A. 지역 문제 해결과 지역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지역주민 5명 이상이 참여해 만든 경제조직이다. 마을기업의 생산, 소비, 수익 등 모든 순환이 마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기업은 요즘 유행하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약, 기존의 주식회사가 마을기업이 되고 싶다면 주식회사 형태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해야 한다.

Q.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란 무엇인가? 인큐베이터의 역할이 마을기업의 성공적 창업과 안정적 운영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하면?

A.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란 마을기업을 지원하고, 성장시키는 사람을 일컫는다. 서울시 마을기업을 씨앗기부터 준비 단계에 따라 지원 절차를 상담, 안내하고, 지역의 자원들을 연결해주기도 하며, 잘 커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서울시 마을기업에만 한정하지 않고 마을 모임이나 단체들의 물적·인적 자원들을 서로서로 연결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도 전달해주며, 동네 좋은 소문도 자꾸 내주고 이런저런 일을 하기도 한다.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러 일을 도모한다.

Q. 지난해 10월부터 금천 · 구로 담당 인큐베이터로 활동 중인데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A.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금천, 구로 지역의 마을 네트워크나 지역 자원의 현황을 파악했으며, 마을 모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듣고, 그에 맞는 정책을 안내했다. 다시 말해 서울시 마을기업에 대한 홍보를 주로 했다. 서울시 마을기업이 뚝딱 금방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마을기업이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시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되는 물건 또는 서비스를 소비해줄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즉, 누군가 협동조합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1구좌라도 출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Q. 금천구의 마을기업 현황은 어떤가?

A. 서울시 마을기업은 “우리가 우리 지역의 어떤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한다”는 스토리(이야기)를 써서 플랫폼(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 등록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금천구는 이렇게 ‘스토리 등록’을 한 모임이나 기업이 다섯 개 정도 된다. 교육나눔협동조합, 우리마을미디어조합 준비모임,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 은행나무 전통(재래)시장 활성화를 고민하는 주민, 팝콩 등이 있다. 이외에도 스토리에는 등록하지 않았지만 마을가꾸기 사업에 참여한 단체나 비영리단체 또는 동호회 모임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 모델을 고민하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Q. 서울시 마을기업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A. 마을기업 창업 과정에서 준비 정도에 맞추어 단계별 지원을 하는데 자세하게 설명하면

1.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http://seoulmaeul.org) ‘서울시 마을(공동체)기업 스토리’에 등록(이 과정은 마을기업이 하는 것).

2. 서울시 마을기업 필수교육 지원 ☞ 서울시 마을기업의 철학, 서울시 마을기업의 개념과 운영원리, 서울시 정책과 지원 절차 안내.

3. 지역조사 비용 지원 ☞ 지역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 해결의지가 있는 지역주민과의 관계망 구축과정에서 조사계획서 제출하면 심사하여 지역조사 비용 100만원 이내 지원.

4. 의제 선정 진행 지원 ☞ 마을의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의제에 동의하는 주민을 모아 미션그룹을 형성하고 해결 방안 도출과정에서 의제 선정 계획서 제출하면 심사하여 의제 선정 진행 비용 100만원 이내 지원.

5. 팀 워크숍 지원 ☞ 마을기업 주체가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마을멘토’ 및 ‘경영멘토’ 와 함께 하는 집단 워크숍 지원.

6. 공간 임대보증금 지원 ☞ 이용자가 취약계층 또는,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이거나 국가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민간이 제공하는 경우에는 심사하여 1억원 이내 지원. 창업 1년 후 매출 1%를 지역기금 출자하고, 공간 임대보증금은 5년 이내 상환하여야 함.

참고로 덧붙이면, 서울시 마을기업이 필수적으로 꼭 진행해야 할 과정은 1. 스토리등록 2. 필수교육 5. 팀 워크숍이다. 인큐베이터로서 권하고 싶은 것은, 1~5번까지 모든 단계를 진행하여 단체 또는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마을의 관계망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마을의 관계망은 기업에 조합원 또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되어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서울시 마을기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A. 자기가 지역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 문제가 과연 지역 주민도 같이 느끼는 문제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자기는 좋아서 하는 일인데, 주민은 별로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과 주민이 필요로 하는 일이 일치해야 한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쌍용차 무급휴직자 복직합의’ 속의 분노할 진실

쌍용차가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3년 5개월 만에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합의”를 발표했다. 뉴스보도를 접한 지인들이 들뜬 소리로 잘됐다며 전화를 한다. 마치 쌍용차문제가 해결된 듯 호들갑을 떤 언론 보도 탓이다.

무급 노동자 복직을 합의했고 3월 1일부로 복직을 시킨다는 약속을 사측이 지킨다면 그것 자체로 나쁜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 사측이나 쌍용 노동자측을 대표한다는 기업별 노조 측은 이번 발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년 5개월 전에 이미 복직이 아니라 복귀시키기로 노사정 합의를 통해 대국민 선언을 한 내용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 하지만 그 속에 켜켜이 쌓인 사연과 아픈 시간을 외면해서는 진정한 문제 해결은 없다. 진심으로 말하지만 진실 되고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

무급노동자를 대신하여 노사 협의를 하는 기업별 노조는 지난 시기 무급노동자는 조합원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무급노동자들은 기업노조를 대상으로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마치 무급노동자의 고통을 헤아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이나 한 것처럼 말한다. 정말 더러운 위선이다.

더 큰 문제는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의 몸통인 정리해고 노동자 복직문제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회사는 기업별 노조를 동원해서 이런 발표를 했을까?

첫째는 쌍용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국민들에게 착시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둘째는 착시효과를 통해 자기들은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음을 시위하고 그것을 이유로 여야후보 모두가 약속한 국정조사를 막아보겠다는 속셈이다. 이미 국회 청문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진실만으론 쌍용차 회사의 잘못을 시정하지 못했다. 국정조사는 진실을 법적으로 밝히고 잘못된 점을 실제로 시정하는 조치다. 이런 법적 규정만이 쌍용자동차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진실을 두려워하는 쌍용차는 거짓으로 이익은 본 이들이 운영하고 있다. 진실을 감추고 노동자가 희생을 감수하고 침묵하는 것이 회사의 정상화라고 생각하는 짐승만도 못한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이 합작하여 국정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물 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는 무급노동자들의 임금소송이 막바지에 와 있다. 2009년 8월에 복귀시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무급노동자들이 임금소송을 했다. 당연히 무급노동자들이 승소할 재판이다. 이런 법적 물질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번 발표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쌍용자동차는 복귀의 조건으로 무급 노동자에게 임금 소송의 포기와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의 포기한다는 확약서를 요구했다.

최근 공장에서 목을 맨 노동자를 포함하여 쌍용자동차는 무려 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어떤 회사 임원진들의 생존을 위해 이렇게 많은 노동자를 죽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중 19번째 사망자가 무급 노동자였다. 2009년도 최초 합의서가 지켜지기만 했어도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죽음이다. 이런 죽음의 당사자가 이번에 노사합의를 발표한 바로 그들이다.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복직이라는 미끼로 3년 6개월의 고통을 포기하라고 하고 있다. 정작 확약서는 이미 약속을 어긴 사측과 기업별 노조가 써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지금 쌍용은 도둑이 매를 든 꼴이다.

쌍용뿐일까? 한진중공업에서는 복직 직후 또 휴업을 때렸다. 콜트 콜텍에서는 흑자가 나는 상태에서 장래 올 위기를 상상해서 정리해고를 했다. 그리고 공장을 해외로 옮겨 일자리 없애고 세금을 줄였다. 나라와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기업을 옹호하는 정부와 법정이 이상하다. 노조를 없애기 위해 전 직원을 감시하고 노동자들을 토마토 사과 배로 분류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충심이라고 믿는 괴물 기업들이 사방천지다. 돈이면 다라는, 이윤을 위해 인간을 추방해도 된다는 자본의 논리가 어떤 제재 없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투기꾼 조지 소로스조차 자본은 무도덕한 존재라 했다. 사람이 돈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무도덕한 돈이 사람을 지배한다. 그 결과 쌍용차 등 반인간적인 버르장머리가 당연시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사람의 세상을 살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우리에게 사람일까?

쌍용자동차는 회계조작과 기획파산으로 정리해고를 하고 회사를 팔아넘겼다. 정리해고 자체가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사의 정상화는 진실을 규명하고 거짓과 사기로 이득을 본 놈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지우고 정리해고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는 것이다. 회사 정상화를 위해 국정조사가 방해 된다는 논리는 진실 규명을 하지 말자는 논리인데 진실의 햇살에 위협을 느끼는 존재는 그저 어둠 속 부정부패의 습기에 기생하면서 생명을 갉아 먹는 곰팡이들이다. 살인하고 이미 죽은 것 어떡하나 산 사람이라도 살자는 것은 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연쇄살인자에게 면죄부를 주며 노동자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곰팡이 정치의 선두에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몽니가 있다. 야당이 그를 한구바리게이트라 부르는 이유다.

문재훈(남부노동상담센터 소장)

걸어서 다니는 우리 마을답사40 - 고개답사3편

“ 이야기 따라 넘어가는 - 문성고개 1 ”

문성고개는 문성초등학교에서 오르면 시내 방향으론 내리막길이다. 한동안 LG패션고개라고 불리기도 했다. 중앙차로가 생기면서(버스정류장의 이동은 유동인구의 동선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개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나눠졌다고 한다. 상행 하행이 마주보는 위치에 정류장이 있었을 때보다 상권이 죽었다고 한다.

이 동네사람이면 알 수 없는 얘기를 들으러 기억을 더듬어 본다. 처음 찾아간 곳은 고개 바로 아래 버스카드충전소 겸(예전에 토큰판매소) 노점이었다. 이 노점은 늘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해서이다. 아니나 다를까 20년이 훌쩍 넘었다는 노점 사장님은 언뜻 봐도 칠순은 넘기셨을 듯하다.

아주 아주 매우 오랜만에 신문을 하나 사고 이런 저런 말씀을 여쭙는다.

“‘이 고개위에 가장 오래된 상가는 어디예요?, 댁은 어디세요?, 혼자서 일하시기 힘들지 않으세요?” 두서없는 질문에 차분히 얘기를 해주신다.

고개를 넘기 전 유난히 시대를 넘어서는 색다른 양복점이 바로 제일 오래된 곳이라 한다. 나머지는 언제 생겼는지, 사라졌는지 모르게 주인이 바뀌어서 모르겠다고 하신다.

이번엔 고개 마루에 그 양복점을 다시 둘러본다. 아무래도 맞춤 양복점이 아니고서는 기성복이 흉내낼 수 없는 디자인과 색감의 남성복이 가득한 “엘리트양복점”. 무수히 지나다니던 버스 안에서 무심히 보면서 어떤 사람들이 저 옷을 입을까, 맞출까 궁금했었다.

이 과감한 옷을 만든 분은 누구신지 호기심은 컸으나 화려한 의상만큼 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남자 양복맞춤집에 내가 또 갈일이 언제 오려나싶어 “확”문을 열고 들어가기로 한다. 말끔하게 양복을 입으신 사장님은 보통 멋쟁이가 아니시다. 대뜸 어떤 분이 이 양복을(그중 눈에 가장 띄는 것을 가르키며) 만드시는 지 궁금해서 들어왔다고 고백했다. 예상대로 이 양복점은 이 자리서 30여년 가까이 됐으나 본인은 은행나무 사거리에서 다른 사업을 하다 여기로 오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옷을 만드신 건 아니라는 뜻?’

이 자리에 오랫동안 양복을 만드셨던 분은 사정이 있어 그만두셨다고 한다. 이 불경기와 기성복시대에 자리 지키기 어려웠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강한 경계를 보이시니 바로 옆집, 빵집으로 자리를 옮긴다. ‘난 고개 답사을 온거지?’지 싶지만 오늘은 이 고개에 살았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런데 여기 또 문성고개의 산 증인이 계셨을 줄이야...

정갑희 파리바케트 독산점 사장님은 20살 청년시절부터 삼립빵의 전신인 삼미당에서 제빵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대기업 대리점이라 기대 없이 들어갔던 바라 깜짝 놀랄 수밖에.

자리부터 권하시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신다. 황송하게 커피까지 내려주시며 아주 겸손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을지로 삼미당에서 대림동 삼미당을 거쳐 67년 삼립빵으로 옮겨와 지금까지의 역사를 얘기하신다. 참 대단한 역사다.

정갑희 사장님의 이야기가 그대로 우리 동네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다. 정조의 능행길로 알려진 이 고개길에 역참도 있었다고 하고 고갯마루에서 아래쪽으로 가구거리가 있는 사연도 좀 들어봐야 하는데 오늘은 순한 얼굴의 정사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로 고개를 넘어본다. 남은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자.

문성고개는 지하철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5분 천천히 걸어도 10분 안에는 도착, 또는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안양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문성고개”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새로운 주소로 시흥대로 150길 위에 있다

 

김유선(산아래문화학교 대표)

내맘대로 순위      

 

1. "저소득층 66% 대선서 지지..보수성 여전했다."

지난해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저소득층의 보수성이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23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가 내놓은 '사회계층과 투표 선택' 연구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의 하위 집단 지지율이 65.7% 34.3%를 얻은 문재인 후보를 31.4% 차이로 따돌렸다. 이는 다른 소득 계층별 차이보다 큰 수치다. 중하 집단의 경우 박 후보의 지지율은 57.8%, 문 후보의 지지율은 42.2%로 지지 격차는 15%였다. 중위 계층과 중상 계층의 격차는 더 좁혀져 5% 2%의 차이를 보였다. 중위 집단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고 중상위 집단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나뉘었다. 소득 계층은 통계청이 밝힌 우리나라 2012 3분기 평균 가계소득(414 2000)을 기준으로 하(199만원 이하), 중하(200~399 만원), (400~499 만원), 중상(500~699만원), (700 만원 이상) 5개로 소득 계층을 구분했다. 저소득층과 달리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계층은 계급 정치, 혹은 계층 정치에 부합했다. 상위 계층의 박 후보 지지율 57.4%로 문 후보보다 약 15% 높았다. 특히 이들 상위 소득 집단은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이정희 후보 등 진보정당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강 교수는 "설사 진보 정당이 사회적 부의 재분배와 같이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저소득층 유권자들에게 보다 유리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해도 우선적으로 이들이 선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이익이나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보수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내가 처한 어려움, 불합리함을 해결해줄 대상에 지지하는 것이 당연할 진대, 더구나

지켜야 할 것이 많은 상위 소득집단은 철저하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데

늘 상대적으로 피해만 보는 소득계층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한 것 보다는 사회적가치를 더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투표하는 이 아이러니는 안타깝지만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말이 좀 우습긴 하지만, 지금 시대는 오히려 독하게 이기적인 사고가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2. 이마트, 실정법 위반에 그치지 않고 헌법 유린

신세계 이마트의 노조 탄압 및 불법 사찰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사기업의 인사 노무관리 차원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탈법적인 부분이 많고, 21세기의 대한민국의 업계1위라고 하는 대기업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사원들의 이메일 정보를 가지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가입했는지 아이디 찾기 서비스를 통해서 들여다보고 조회한 것은 물론, 사측은 면담을 통해서 나온 정보를 다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 시켜서 사소한 정보 하나하나까지 다 축적하기도 했다고 한다. 는 이메일 주소를 통한 민주노총 등 가입 여부 무단 확인에 대해 "마치 다른 사람이 본인인 것처럼 가장해서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이라며 정보통신망 보호법 위반에 해당되는 범법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고, 이메일 주소를 사찰하는 용도로 썼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에도 저촉된다 할 수 있다. 그보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인 평등권을 헌법 최고의 이념이라고 한다면 사람을 성향에 따라 분류하고 자의적으로 분류한 기준에 따라 처우를 달리하겠다는 것은 평등권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 아닐까? 이마트는 앞에선 사원을 가족처럼 이야기하면서, 뒤로는 철저하게 사람들을 다르게 분류하고 거기에 따라 감시하고 거기에 따라 활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삼성과 관련된 회사는 무노조 경영을 자기 경영철학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무노조 경영 철학이 아니라 반노조 경영철학이 아닐까. 뭐 좀 다른 방법이 없을까? 일단 정부당국,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 및 위법에 대한 응징을 요구한다. 우리는? 일단

불매운동 부터 시작입니다.

 

 3. "서울 중1 진로 탐색학년제 11개 학교서 시범 운영"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가 3월부터 서울 지역 11개 중학교에서 시범 운영될 전망이다.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해온 중점공약과제 전담반(TF) 19일 열린 TF 보고회의에서 문 교육감에게 공약 시행안을 보고했다. 시행안은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별로 1곳씩 시범학교를 지정해 진로지도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주요 추진내용을 보면 우선 시범학교의 중1 교과과정에 ‘진로와 직업’ 등 진로탐색과 관련한 과목을 편성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평가방식에서는 중간고사를 폐지해 시험부담을 줄이는 대신 진로탐색과 연계한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문용린 교육감은 중1이 진로탐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험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교원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히자 지필고사의 전면 폐지가 아니라 시험부담을 완화하는 정도로 정책 방향을 수정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이밖에 중1 기간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고 다양한 직업군을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진로탐색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 또 자치구별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확대해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연계한 진로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한다.
한편 서울교육청의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자유학기제’ 공약과도 연관성이 있어 향후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당선인은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를 진로탐색 기회로 제공하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진로탐색 집중학년제가 3월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달 중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다만 박 당선인의 자유학기제가 어떻게 구체화되느냐에 따라서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실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도는 좋은 것 같다. 자기 진로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분명하게 주어진 다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가 만들어 놓은 서열화 앞에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학생과, 그것을 쿨한게 인정할 어른 부모들이 정말 있을까라는 고민은 왜 드는 걸까?

 

4. "귀환하는 재형저축…‘저축률에 날개를 달아줘."

이르면 2월 말, 18년 만에 부활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2%대로 추락한 가계 저축률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과거처럼 10%대 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물가와 세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금리가 1%대에도 못 미치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재형저축이 저축률을 어느 정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2 15일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발효되면 시중은행은 재형저축 상품을 설계해 이르면 2월 말 출시할 예정이다. 1976년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재형저축은 당시 연 10% 기본금리에 정부와 회사에서 주는 장려금을 합해 연 14~16.5%의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저축상품이었다. 정부가 1995년 재원 부족으로 폐지했던 재형저축을 재도입하는 까닭은 급락하는 가계 저축률 때문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은 1988 25%대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2011년에는 2.7%까지 급락했다.

가입 자격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로 제한된다. 재형저축에 가입하려면 담당 세무서에서 소득금액증명서를 발급받아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가입 시점에만 소득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가입 뒤에 연봉이 올라도 비과세 헤택이 유지된다.

그런데, 저축할 돈이 진짜 있기는 한 건가? 월급부터 좀 올려주고, 물가라도 좀 내려가야 저축이라도 하지 않을까?

 

김량남(전 금천청년회 회장)

기억전달자'The giver'

-로이스 로리 / 비룡소-

 

우선 표지가 어둡습니다. 검은 바탕에 할아버지의 얼굴-근심이 서린 듯 약간 찡그린 얼굴로 앞을 내다보고 있는-어렵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배경은 미래의 어느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개인의 선택에 따르는 어떠한 종류의 잘못도 있을 수 없고,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분란의 소지를 모두 제거해 버린 완전한 사회입니다. 아이들이 열두 살이 되면 마을 원로들은 그들이 평생 해야 할 일을 정해줍니다. 배우자도 신청을 하면 심사해서 적당한 사람을 골라 줍니다. 아이들도 신청하면 직업이 산모인 사람이 낳은 아이들 중에서 배급해 줍니다. 한 집에 2명씩. 엄마, 아빠, 자녀 2명이 이상적인 기초가족단위입니다. 태어나는 아이들은 한 해에 50명으로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스피커로 마을 사람들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명령을 따르지 않고 중대한 잘못을 세 번 이상 저지르면 '임무해제'당하여 마을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임무 해제된 사람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주인공 '조너스'가 열두 살에 받은 직위는 '기억보유자(Receiver)'입니다. 이전의 기억(인류 전체의 역사)을 기억하고 있다가 '늘 같음 상태'가 깨지는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그 기억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직위를 수행하기 위해 조너스는 '기억전달자(Giver)'로부터 기억을 전달받는 훈련을 합니다.

조너스가 전달받은 기억들은 사랑, 고통, 즐거움, 공포, 굶주림 등 마을 사람들에게는 통제되어 전혀 느끼지 못하는 온갖 감정들입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 조너스는 어떻게 할까요? 자신에게 주어진 그 직위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요?

인간적인 감정을 모두 통제당하는 대신 마을 사람들은 어떠한 모험이나 위험도 없는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보장받습니다.

친숙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세계-폭력도, 가난도, 편견도, 장애도, 불의도 없는 세계-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은 미래사회가 과연 유토피아인가 하는 것과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 대한 통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래사회를 다룬 소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조지오웰의 '1984'일 것입니다. 1984는 언어와 역사가 철저히 통제되고, 성 본능은 오직 당에 충성할 자녀를 생산하는 수단으로 억압되며, 획일화와 집단 히스테리가 난무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박탈된 전체주의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두 소설을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극단적인 통제를 통해 사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우리는 이런 극단적인 통제나 감시를 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의 많은 영역에서-가정, 학교 등-알게 모르게 통제받고 통제하고 있지는 않은 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획일화된 성공 모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서, 그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해도, 그 선택으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되더라도 그 고통까지도 감싸 안고 극복해나가는 것이 진짜 삶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과학기술발달이 가져온 혜택들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들인지도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책 이야기

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7

인류 최초의 발명품 도자기와 문양

특별한 전문박물관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박물관에는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물과 흙과 불로 빚어내는 도자기는 인류의 첫 발명품이다. 인류가 불을 발견한 이래, 빗살무늬토기를 빚는 기술은 삼국시대 이르면 가마와 물레의 등장, 유약의 발달 과정을 거치며 도기(질그릇, 옹기)와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구워내는 자기(청자, 분청사기, 백자)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박물관에서 늘 만나는 도자기.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사를 누리게 되지만 몇 점 스윽 보게 되면 그게 그거 같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름은 또 왜 그리 길고 어려운 한자로 되어있는지 부담스럽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니 도자기에 대해 몇 가지 알고 가자.

도자기의 이름은 도자기 종류, 무늬를 그려 넣는 법, 무늬의 종류, 그릇의 종류 순서로 붙인다. ‘청자상감운학문호’를 쉽게 풀이하면, ‘청자이고, 상감기법으로 구름과 학을 그려 넣은 항아리’이다. 이번엔 복습~. ‘백자로 만들어지고 푸른 물감으로 구름과 용무늬가 있는 항아리’를 이름 지으면? ‘백자청화운용문호.’ 다행스럽게도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쉽게 ‘백자용무늬항아리’라고 이름 붙여놓았다.

청자는 9, 10세기에 만들어져 12세기 전성기를 이루었는데 청자를 만드는 기술은 당시 중국과 우리나라뿐이었다. 게다가 중국도 흉내 낼 수 없는 비색과 고려만이 만들 수 있는 상감기법으로 고려청자의 명성은 대단했다. 상감기법은 무늬를 새겨서 다른 색의 흙으로 메워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굽는 고난도의 작업일뿐더러 구름, 학, 연꽃 등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무늬가 대부분인 것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을 만하다.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청자가 사라지고 분청사기가 유행하는데 청자가 곱게 분을 바르고 화장을 한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청자를 만드는 좋은 흙을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겉면에 하얀색 흙을 입히고 회청색 유약을 입혀 만들어낸 것. 분청사기의 매력은 청자에 비해 모양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활력이 넘친다는 데 있다. 또한, 모란, 국화, 연꽃, 버드나무, 물고기 등도 여전히 등장하지만 대담한 생략과 변형으로 개성이 넘친다.

백자는 조선이 사랑한 도자기다. 백자의 비밀은 흙에 있다. 가장 순수하고 질이 좋은 백토(고령토)를 사용한다. 흙을 찾아내는 일과 굽는 온도가 청자보다 어려운 점. 백자를 만드는 것도 당시는 중국과 우리나라만 가진 것이어서 임진왜란 때 일본이 도공들을 많이 끌어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에도 문양이야기를 꺼내려고 도자기이야기가 길어졌다. 도자기에도 문양이 빠지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도자기에 들어가는 문양도 사람들의 원초적인 욕망인 ‘수복강녕 유호덕고종명’과 밀접하다. 다만, 도자기는 생활용품보다는 장식물이 많아 좀 더 섬세하고 예술적인 문양이 그려졌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

오늘은 우리 동네 가까이에서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호림박물관을 추천한다. 신림동에 개관한 지 10년이 넘은 박물관이다. 관악산 자락에 있어 전망도 좋고 마당도 넓어 아이들과 오후 한나절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호림박물관은 국보급 도자기가 많다. 청동기시대 붉은간토기, 가지무늬 토기를 비롯해 닭모양토기, 신라토우 등과 함께 청자와 분청사기, 백자에 이르기까지 도자문화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기 좋다. 그동안 책에서만,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명품 도자기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감상하는 즐거움을 맛보시길~.

                                                 청자상감운학국화문병형주자(호림박물관)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호림박물관)

                                                           백자청화매죽문호(호림박물관)

오현애(나눔교육협동조합 대표)

교실 밖 배움터

[탐방] 가산중 방과후 공부방

유난히 한파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월 말 가산중학교 학생들은 이른 아침에 꽁꽁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학교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색연필로 직접 꾸민 피켓 내용은 12월 27일 가산중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리는 ‘사제간 농구경기’ 개최에 관한 것이었다. 그들은 농구경기가 열린 당일 입장권을 500원에 판매했으며, 어묵, 맛탕 등 먹거리를 판매했다. 10월부터 27일 열린 농구경기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70여만 원을 마련했다. 이렇게 모은 기금으로 학생들은 1월 중순 극세사 이불을 구매해 지역에서 홀로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기부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시도록 했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와 행동에 칭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이 학생들이 교육복지 대상자들이기에 더욱 훈훈함을 주고 있다.

그들은 바로 「가산중학교 방과후 공부방(이하 ‘공부방’)」 학생들이다.

1월 18일 공부방 학생들을 가산복지관에서 만나 2012년 한 해 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은 이날도 가산동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서 극세사 이불을 전하고 왔다.

공부방 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말 그대로 동네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년 동안 금천예술공장, 북카페 「책 읽는 고양이」, 도서관, 남문시장, 구청, 구의회, 주민센터, 마을신문 금천in, 드마리스 등 동네 곳곳을 다니면서 지역민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다양한 체험을 했으며, 동네 숲 꾸미기 등 각종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학교 내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심리지도 그리기, 애니메이션 제작, ‘교실 밖 예술여행’이라는 교육복지 활동 등을 했다. 또한, 「숲지기강지기」 단체와 함께 원예치료를 했으며, 「금천학부모모임」으로부터 보드게임을 배우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학습도 했다. 가산중 한문, 체육 선생님의 지도로 자기주도학습도 매주 빼놓지 않고 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김마음(중1) 양은 “‘교실 밖 예술여행’이 재미있었다. 수세미와 풍선덩굴로 학교건물에 초록커튼을 만들고, 페트병에 식물을 심었던 것이 좋았다”고 답했다. 김수빈(중2) 양은 “동네 탐방하면서 「책 읽는 고양이」에 가서 책을 읽고, 간식을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간식 가격이 저렴해서 참 좋았다”고 하는 얘기에 모두가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학생들에게는 교실이라는 얽매인 공간에서 벗어나 펼친 다양한 활동들이 꽤 즐거웠나 보다. 특히, 대부분 학생들은 3달 동안 기금 마련 활동을 벌여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극세사 이불을 기증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공부방 선생님 최고

공부방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했다.

김수빈 양은 “과학 선생님이신 최정윤 선생님은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 주시고, 얘기를 많이 들어 주신다. 학생들 머리카락색이 너무 튈 때는 직접 염색도 해주신다”고 선생님을 자랑했다. 공부방의 대모라고 할 수 있는 박현주 선생님에 관해서는 모두가 앞다투어 말했다. “잘못은 지적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신다”, “엄마 같다”, “예절을 잘 알려 주신다”, “좋은 말로 혼내신다” 등의 얘기가 마구 쏟아졌다. 윤도훈(중2) 군은 “밥을 잘 챙겨주신다”며 싱긋 웃었다. 가산중 지역사회전문가인 조대성 선생님에 관한 자랑도 빠지지 않았다. 김수빈 양은 “꼭 아빠 같다. 공부와 게임도 잘하시고, (우리를) 설득할 때 논리적으로 얘기를 잘하신다”고 소개했다.

홀몸 어르신 돕기 행사

공부방 프로그램 중 자기주도학습 시간에 국내외 자원봉사 활동과 기부금 모금사례 등에 대해 배우면서 직접 나눔을 실천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학생들 스스로 기금을 마련해 금천구의 홀몸 어르신들에게 연탄을 보내드리기로 계획을 세워 행동에 옮겼다. 그렇게 해서 10월부터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부침개도 판매하고, 교내 학부모 강좌 때는 안내 도우미 활동을 해 기금을 마련했다. 또한, 재활용품을 모아 팔기도 했으며, ‘사제간 농구경기’라는 행사를 통해서도 돈을 모았다. 모금활동이 끝날 때쯤 조사해보니 연탄보일러를 갖춘 가정이 많지 않아 결국 극세사 이불을 구매해 전달했다.

조민정(중1) 양은 “못할 줄 알았는데 포기 안 하고 해내서 대단하다. 언니, 오빠들이 존경스럽다”고 얘기하며 공을 선배들에게 돌렸다. 박민지(중2) 양은 “12월 중순 아침 일찍 학교 앞에서 홍보할 때는 발이 얼 정도로 추웠다”고 회상했다. 윤도훈 군도 모금활동 했던 일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윤 군은 “의견이 안 맞아서 20번도 넘게 싸우기도 했지만, 단합이 많이 됐다”며 “싸우다가 먹으러 갈 때는 화해했다. (이불 기증) 하고 보니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공부방 자랑

학생들에게 공부방 자랑을 해보라고 했다.

추재현(중2) 군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체험도 많이 하고, 다른 곳에서 못 느끼는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김마음 양은 “가족 같은 친구들이 있고, 언니 오빠들이 잘 챙겨줘서 행복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박현지(중1) 양도 “시험 기간에는 같이 공부해서 정말 좋다”고 자랑했다.

공부방 학생들은 모두가 가족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공부방의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친밀감이 높아졌으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배웠다. 더불어 나눔이 곧 행복이라는 이치도 알게 됐다.

 

<가산중학교 방과후 공부방 학생들>

1학년 : 김마음, 조민정, 박현지, 김다빈

2학년 : 김수빈, 박민지, 윤도훈, 한용구, 추재현, 신소영, 김영수, 박혜은, 오민정, 김수민, 양성훈, 주원진, 김용대, 안수연

3학년 : 차지은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쓰레빠 가이드9 - 김제식당

그 옛날 청국장이 먹고 싶다면 김제식당

저녁 밥상 가운데 넘칠 듯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뚝배기의 청국장, 살얼음낀 동치미, 가지런히 방금 썰은 김장김치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서둘러 먹다가 혀를 물곤 했다. 그때는 눈물이 찔끔 났지만 참고 두부라도 건져먹으려면 부지런히 숟가락을 놀려야했다. 겨울밤은 길어서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도 잘 때쯤 되면 배가 다시 고팠다. 다시 끓여 졸은 청국장에 밥을 비벼 아삭한 총각김치랑 함께 먹었다. 겨울저녁과 겨울밤이 이렇게 갔다. 청국장 뜨는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끓인 청국장 먹느라고 겨울날 방안은 발냄새 비슷한 냄새가 떠나지 않았다. 예민한 큰오빠는 냄새나는 청국장을 싫어했다. 그러나 지금은 청국장을 좋아한다.

겨울에는 청국장이 더욱 맛있다. 옛날 먹었던 그 청국장 맛이 너무나 그리워 어디 청국장 맛있는 집 없나 하고 찾은 집이 「김제식당」이다. ‘청국장 전문’이라고 쓴 것도 손님들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면 찾아오는 손님들이 김제식당의 청국장 맛은 알아준다는 뜻이다.

“시골에서는 추석 쇠고 햇콩 나오면 무조건 청국장 먹는 줄 알아요. 그래서 청국장을 어떻게 잘 끓일 줄도 알고,,, 시골에서 청국장을 만들어 이렇게 큰 덩어리로 보내주면 이걸로 청국장을 끓여 팔아요.”

오인순(68세) 씨는 청국장 덩어리를 들어 보인다.

김제식당은 모든 메뉴가 싸다 그리고 많이 준다. 제육볶음 2인분(만원) 청국장 2인분(8천원). 오는 손님들이 우리도 역시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되냐고 묻는다. 여기는 아는 사람들만 오니까 다 단골이다. 또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오는데 미안하고 고마워서 차마 가격을 올릴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의 나이에 특별히 돈을 크게 쓸 곳도 없는데 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한다. 자꾸 물가가 올라서 걱정되기는 하지만.

전라도 음식이라 짭짤하지만 안전하다. 고추사서 시골에서 빻아오고 된장 고추장은 늘 직접 담근다. 새우젓도 소래에 한 번 가면 다섯 말씩 사서 젓을 담근다. 이런 새우젓으로 아들네 딸네에 김치도 함께 담근다. 김치 안 담가주면 사먹을까 봐 아직도 김치를 담가준다. 손녀 친구가 손녀집에 놀러와서 할머니가 담가준 김치를 먹으면서 “니네 김치는 왜 이렇게 맛있냐?” 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 게 오인순 씨의 큰 즐거움이리라

김제 황산면으로 시집가서 큰아들 5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 아들이 지금 42살이다. 가리봉시장에서 반찬집에, 또 식당을 하다가 외상값이 쌓여 문을 닫고 가산동으로 이사왔다.

“사람들이 외상을 달라고 하면 저 말하기가 얼마나 힘들었겠냐는 생각이 들어 첫 외상을 주고 다음 외상은 외상값 안 줄까봐 주다 보니 외상값만 쌓이고 못받고 그래서 망했지. 이제는 외상은 한 번 줄 수 있어도 두 번은 절대 안 줘요”

가리봉시장에서 가산동으로 이사와 김제식당을 연 지 13년 째다. 서울 올라와서 돈 많이 벌으셨냐는 물음에 큰 돈은 못벌고 먹고살고 얘들 가르친 것 밖에 못했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이거면 돈 벌으신 거 아닐까.

지금까지 제일 맛있었던 음식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 된장이나 청국장을 절구에 찧고 나서 그 절구를 씻은 물에 우거지나 김치, 두부를 넣고 멸치도 좀 넣고 오래 자잘자잘 끓인 것이 그렇게 맛있었어요.”

김제에서 서울로 올라온 전라도 아낙손은 어디를 가나 맛있게 거두고 푸지게 퍼 주는 손이다. 이게 다 징게맹게 외배미들의 넓고 풍족함 때문일까?

주소 : 금천구 가산동 45-75

전화 : 851-0016

김제식당 가는길: 가산동 주민센터 건너서 직진 100미터 은하마트 삼거리에서 좌회전 10미터 왼쪽편에 김제식당

 

김현미 마을기자

bluewana@hanmail.net

 

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6

실로 그린 그림, 자수와 문양

민화 다음으로 문양을 살펴볼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번에는 자수 차례다. 자수는 우리의 옛 여인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대표적 규방문화 가운데 하나다. 규방은 조선시대 밖에 나가는 것이 쉬이 허락되지 않았던 아녀자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여자들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바느질과 수놓기였고, 어린 여자건 나이 든 여자건 너나없이 옷도 짓고 장신구도 만들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섬세함과 독특한 색감, 표현방식으로 인해 단순한 공예품의 단계를 벗어나 예술 작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을 정도이다.

그럼 자수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자수박물관? 있을지 궁금하실 것! 물론 있다. 인사동에 있는 한상수자수박물관, 청파동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과 그 안에 있는 정영양자수박물관, 논현동 한국자수박물관이 찾아가 보기 쉽다.

자수박물관을 갈 때는 아이들과 먼저 규중칠우쟁론기를 읽고 가보자. 아이들 책으로는 <아씨방일곱동무>가 있다. 바느질도구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한결 재미나게 박물관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자수박물관에는 주로 생활용품들이 많이 있어 아기자기한 보는 맛이 있다. 주로 활옷, 댕기, 족두리 등 혼례 때 입었던 옷과 장식품, 베갯모, 보자기, 바느질 통, 함, 함을 쌌던 전대, 모자, 병풍, 장식장 등 규방문화에 관련된 전시물이 대부분이다. 물론 수가 놓인 것들이다. 자수로 이용된 문양들은 당연히 부귀영화를 누리며 자손만대로 잘 살고 싶은 소망을 담은 것이다. 혼례 때 입는 활옷만 보더라도 봉황과 커다란 모란, 연꽃, 산과 물, 구름을 수놓아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소망했다. (여기서 팁! 활옷은 본래 공주나 옹주가 행사 때 입는 정장으로 일반 백성들은 평생에 딱 한 번, 혼례 때 입을 수 있었다.)

남자아이에게는 호랑이 눈이 수놓아진 호건이라는 모자를 씌우는데 호랑이의 힘으로 액막음을 하려는 것. 여자아이는 모란과 연꽃을 수놓은 굴레를 씌웠다. 베개 양쪽에 붙였던 베갯모에는 수(壽)자나 복(福)자가 많이 들어가 있다. 정성 들인 베개를 베고 어떤 꿈을 꾸었을지 상상해 보시길~.

숙대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자수 작품 중의 하나는 신사임당이 그리고 수놓은 초충도 병풍이다. 그림 한 장, 자수그림 한 장씩 돌아가며 붙여 만들었는데 자수나 그림이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섬세하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자수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전시로 유명한 곳. 같은 혼례복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다르다. 사용하는 색이나 문양의 종류, 배치가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걸 볼 수 있다. 용문양은 우리나라에서는 왕과 왕족만 사용할 수 있는데 비해 중국은 혼례식 때만은 용문이 들어간 화려한 혼례복을 입을 수 있었다.

한국자수박물관에는 보자기가 특히 많다. 박물관 관장님이 우리나라 보자기의 아름다움에 반해 박물관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자수와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재확인하고 한국 여인들의 미적 감각과 철학, 독특한 표현을 세상에 알려주고 있다. 이곳은 작은박물관을 찾아 관람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 한상수자수박물관 또한 북촌 한옥에 자리를 잡고 있어 그윽한 전통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한 번 더 강조! 문양을 좀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쉿! 박물관에 암호가 숨어있어요-전통문양으로 우리문화 읽기>를 꼬옥 읽어보시길 권한다!

숙대 정영양자수박물관

혼례 때 입었던 활옷

 

오현애(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

'책과 노니는 집'은 서학이 들어오고 천주교가 탄압을 받던 조선조 말 필사쟁이를 아버지로 둔 장이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장이는 아버지가 천주학 책을 필사한 것 때문에 천주학쟁이로 몰려서 매를 맞아 죽은 뒤 책방의 심부름꾼에서 전문 필사쟁이로 성장해 갑니다.

장이와 눈높이를 같이 해서 읽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를 같이 돌아보는 듯합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생활모습이나 생각이 실감나게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이지요.

그 당시의 책방의 모습이라든가, 필사쟁이나 서쾌라는 직업, 전기수의 활동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최서쾌는 여간해서 책방에 나타나지 않았다. 얼마 전 가게를 늘려 언문 소설을 빌려주는 세책업까지 하게 되자 책방은 더욱 바빠졌다. 가뜩이나 좁은 장이 방에 책값으로 저당 잡힌 대접, 주발 등의 살림살이가 빼곡히 쌓였다. 은비녀와 팔찌 등 값비싼 장신구는 안채에 들여놓고, 책방에 걸린 장부에는 책을 빌려간 사람의 이름과 사는 곳을 꼼꼼히 적었다.

"대체 밥그릇, 솥단지를 맡겨 놓고 책을 빌리면 밥은 어디다 해 먹는디야?” 저녁마다 손님들이 맡기고 간 살림살이를 들어 나르며 만배는 남의 집 부엌살림을 걱정했다...

밥그릇을 맡기고 책을 빌려 읽다니...

책이 귀하던 그 시절의 사람들의 책읽기는 어떠했는지...한 장 한 장 필사를 해야만 했던 책을 대하는 태도는 지금처럼 책이 흔한 시대에 사는 우리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서유당'- 책과 노니는 집

작은 서재라도 있다면 문 앞에 써서 걸어놓고 싶습니다.

 

'책 씻는 날'은 조선 중기에 살았던 시인 김득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김득신의 어린시절 이름은 몽담인데, 어리석고 둔한 까닭에 열 살이 되어서야 겨우 공부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책의 첫 장에 있는 스물여섯 자 조차 떼지 못해서 아예 공부를 그만두라는 얘기까지 듣습니다. 그러나 김득신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중국 상나라 때의 충신이야기 '백이전'을 무려 1억 1만 3천 번을 읽었다고 하는데 당시 1억은 지금의 10만이라고 하니 11만 3천 번을 읽은 것입니다. 억 만 번 책을 읽는 노력으로 59세에 문과에 급제하였는데, 그의 시를 효종 임금은 당나라의 시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다며 극찬하였고 병풍으로 만들어 간직했다고 합니다.

어릴 때 읽었던 위인전의 주인공들은 어릴 때부터 뭔가 남다른 데가 있거나 천재적인 면이 있어서 읽으면서 본받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하고는 너무 다른 시람이구나... 나는 절대 따라갈 수가 없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득신의 이야기는 나도 꾸준히 열심히 하면 뭔가를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몽담이를 믿어주었던 아버지의 태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재촉하기만 했던 것은 아닌 지 반성도 해보았습니다.

*이 글은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 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쓴 글입니다.

이런 시가 있다.

[새해 첫 기적] - "황새는 날아서 / 말은 뛰어서 / 거북이는 걸어서 / 달팽이는 기어서 / 굼벵이는 굴렀는데 /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전문 - 반칠환) 날고 뛰고 걷고 기고 굴러도, 아예 한자리에 굳건해도 사람이 나눈 시간은 맞이하는 것은 만물에게 동일하다. 그래서 새삼 새해니 헌 해니 하는 구별도 무상타지만 사람이란 계기에 따라 아름다운 의지를 세우고 또 돌아보는 존재니 새해 첫 글을 쓰는 마음은 나름 유난타.

2013년은 근혜 신년이란다. 하지만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는 것보다 정작 큰일은 자본주의 체제가 자기모순에 빠져있다는 거다. 자본의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이유는 자본의 이윤에 대한 탐욕이 도를 넘어 '사람과 생태와 미래'를 착취했기 때문이다. 작년 자본가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 세상의 부자들은 '자본은 지난 신자유주의 20년 동안 죄를 지었다.'고 평가했다. 따뜻한 자본주의니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니 하는 것은 그런 성찰의 표현이다. 하지만 한국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를 선택했다. '아직도 선거 때 말을 믿느냐?' 하는 정치가 시작됐다. 누군가 역사란 과거를 보며 뒷걸음치는 것이라 했다는데 2013년의 한국정치는 경제도 정치도 사회도 과거를 보면서 앞으로가는 판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나는 2013년 첫 일을 마석 모란공원에서 120여기의 열사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때 전태일 열사 앞에서 2013년 한해를 더욱 더 사람답게 살자고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자신을 둘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함께 더불어 사는 생각과 실천', 즉 '노동'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구를 욕망으로 돌린 체제다. 밥 한공기로 채워지는 욕구가 수십 수백만원짜리 한 끼가 아니면 안 채워지는 욕망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인류의 경제력은 모든 사람의 욕구를 다 채울 수 있는데 단 한사람의 욕망은 채워주지 못하는 말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게 됐다.

함께 살기보다 나만이라도 살겠다는 생각, 공존이 아니라 승자독식의 경쟁에 눈이 먼 돈 중심의 세상이다 보니 우리가 가장 크게 상실한 것은 가난 보다 사람다움이다. 돈이 중심인 세상에서 사람은 오직 수단이다. 하지만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이다. 이 생각을 잊으면 인간으로 모든 근본을 잃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떠한 인간적인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할 인간적 문제다." 돈과 권력이 사람을 나누다 못해 노동자들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나누고 차별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반인간적 행위다. 남이 불행한데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비정한 생각이 사람다운 것일 수 없다. 그러니 사람을 사랑으로 보는 것이 바로 사람다움이다. 사람과 사람이 독립 자가 아니라 그 사이에 무언가로 연관되어 있는 것, 마치 벽과 기둥이 방이라는 공간을 위해 필요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동체적 개인의 의미를 채우는 것이 즉 '인(人)+간(間)=사람다운 사람'이다.

자기만의 욕구충족이 눈이 벌게진 곳에 사람다움이 있을 리 없다. 한 사람이 굶어도 내 심장이 아프고, 단 한사람이 아파도 영혼이 아픈 존재가 사람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말하는 빈곤과 차별은 체제나 이념 이전의 문제가 되었다. 봉건적 논리가 자본의 탐욕에 의해 소환된 퇴행이 자본주의 말기 본질이라면, 자본의 탐욕과 경쟁과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의 문제일 뿐이다.

가령 새누리 당 원내대표 이한구의 쌍차 방문이 그렇다. 그는 '쌍차 정상화를 위해 차 한대를 더 사주는 것이 필요하며 과거의 잘못은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 수 없어 국정조사는 반대한다.'고 했다. 그 말 속에, 23명의 죽음, 수천 명의 살인해고, 만 삼년의 눈물과 피땀, 그것을 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연민과 양심, 고통을 함께 하려는 연대의 사랑을 차 한 대 만도 못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줄 도 모른 채 말이다. 돈 또는 기업 중심의 생각이 얼마나 반인간적일 수 있는 건지를 잘 보여 준다.

과거와 독재와 독점이 승리한 세상에서 사람 노릇하기 쉽지 않는 2013년의 출발이니, 나만이라도 먼저 비정규직 정리해고와 투쟁하는 노동자들, 학살과 수탈에 저항하는 이들, 자기 목숨을 끊거나 자기 몸을 허공에 매단 이들의 마음으로 세상 가장 춥고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생각해 본다.

문재훈 소장(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걸어서 다니는 우리 마을답사39- 고개답사 편

“발견의 즐거움이 있는 - 말미고개”

1번 국도 위에 또 하나의 고개, 말미고개를 가다. 차를 타고 넘다 보면 야트막한 동산이지만 예전에 걸어서 다녔던 사람들에게 시흥고개 넘어 바로 고개를 넘어야 하는 곳이었으니 고단한 길이었겠다. 시흥고개에서 군부대 지나 말미고개까지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제법 풍광이 좋았다는 30여 년 전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

동네 오래 사신 어르신 옛이야기를 뒤로하고 추위가 가시질 않는 오후, 한 가닥 햇볕을 동무 삼아 걸었다. 동네 사람뿐 아니라 금천구를 좀 안다는 사람은 다 아는 고개가 여기다. 고개이름은 末 말의 형상을 닮은 山 산이라는 “말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고개 마루에서 한번, 고개 양쪽 아래에서 두 번 내려다보고 올려봐도 말 모양은 찾기 어렵다. 당연하지 않겠나. 고개를 깎아 이미 도로가 됐으니. 하지만 어쩌랴. 그렇다고 말미고개가 없어진 것은 아니니. 계속 가 보자.

고갯마루 근처(현재 농협 앞)에 있는 표지석엔 서울과 지방의 관문을 드나들었던 사람들이 말을 쉬게 하거나 먹이를 주던 장소라고 쓰여 있다. 한양으로 들어서기 전 한달음에 갈 수 없는 거리라 말도 쉬고 주인도 쉬어가던 곳이라는 뜻이겠다. 먼 길에 나서는 사람들이 우마차를 한번 점검하고 목도 축이면서 요기도 하는 휴게소 자리가 이 고개에 있었나 보다.

나도 답사를 나서기 전 단단히 준비를 했다. 추위에 내성이 생기길 바라기엔 피부나 관절의 상태가 노후된 관계로.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어떤 바람도 이길 수 있는 옷을 무조건 껴입는 수밖에 없다. 오늘은 바람도 잠잠하니 걷기에 딱 좋다.

그렇게 걷다 보니 발견한 것들! 오홋, 이게 뭔가? 하이마트 상가건물 옆으로 나란히 나란히 보이는 타이어타운, 독산자동차공업사, 카모토, 파인드라이브, 금천MTB 가게가 있다. 와, 지금도 말미고개는 예전처럼 우마차를 쉬게 하거나 고치는 곳인 게다.

이건 우연인가? 필연인가? 자동차를 고치는 공업사에 타이어가게, 내비게이션 가게까지 쭉 모여 있으니 재밌다. 우연이라면 우연이지만. 우연 속에 그럴만한 이유를 찾아보면 또 필연이 되는 게 아니겠는가? 그게 뭘까?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곳에서 우마차 대신 자동차를 돌보고 자전거를 돌보기 위해 모여들었을까.

고갯마루로 올라가는 길에 이 가게들을 보면서 시대를 넘어 현재, 지금으로 이어진 “끈”이 여기에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뭐,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양 배시시 웃음이 났다.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들, 나 혼자 알기엔 아까운 것들을 소소히 밝혀가는 것이 이번 답사 길에도 있다. “말뫼 삼겹살집”처럼 고개이름이 남아있는 흔적들도 그 중에 하나다. 마치 퍼즐을 찾아가듯 “말미”에 맞는 장소와 사람을 찾아 걷는다. 다음 고개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기대해본다.

말미고개는

지하철1호선 독산역에서 도보로 5분 천천히 걸어도 10분 안에는 도착, 일반버스는 구로공단역에서 안양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말미고개”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새로운 주소로 시흥대로 100길 위에 있다

 

 

                                                    김유선(산아래문화학교 대표)

[주간뉴스브리핑] 내맘대로 순위      

 

1. "무엇이 잇따른 노동자들의 자살을 부르고 있나."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158억원.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 못하겠다.’
지난 21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유서 내용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노조 탄압 정리해고 위협에 시달렸던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이다.. 조직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당일 울산에서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하다 용역에게 폭행을 당했고, 이튿날에는 이운남 초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이 투신해 숨졌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비정규직,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유성기업 해고자가 송전탑과 굴다리에서 끝을 없는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과 새누리당 정권 5 연장은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이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노동자들의 죽음은 끊이지 않았다.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노동자와 가족 23명이 잇따라 숨졌고, 지난 9월에는불법파견 정규직 전환투쟁에 참가했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에는 2009 철도노조 파업으로 해고됐던 허광만 부곡기관차승무지부장이 동료에게고마웠다 말을 남긴 자택에서 연탄불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
5월에는 대한통운의 택배기사 집단 계약해지에 항의하던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이특수고용직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 요구를 남기고 대한통운 대전지사 야산에서 목을 숨졌다. 박근혜 당선자는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현실에 맞게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제도를 설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특수고용직의 핵심 요구인 노동3 보장은 약속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박근혜대통령 당선자는 분명히 한쪽 편에 명확히 서있다. 노동자들이 발딛고 있는 반대편이다. 사람이 변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변하려면 분명한 자기반성과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죽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싶다. 인정하긴 싫지만

역사속에 오늘은 발전의 한걸음이지 않은가?    

 

 

 

2. 한반도가 왜 춥냐구요? 북극의 눈물 때문 이랍니다.

한파가 지독하다, 평년보다 기온이 영하 5도 이상 떨어졌고, 한강은 예년보다 20일이나 빨리 얼어 붙었다.

대체 올해는 왜 이렇게 추운 것일까?>

극지연구소의 김성중 책임연구원은 한파의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간단히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녹아 지구가 추워졌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여름에 북극 얼음이 녹으면, 바다는 대기가 차가워지는 가을쯤 많은 양의 열과 수분을 대기에 내놓게 된다. 이때 증발했던 수증기가 시베리아에 눈으로 쌓이게 되고 이 눈은 차가운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고 밖으로 내 놓게 돼 찬 공기가 더 강화된다. 이후 찬 기운을 뿜어 내 한파가 몰아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남의 일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몇 년 동안 해마다 조금씩 겨울이 더 추워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추워질까 생각해보면 끔찍하기 까지 하다.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노력을 해야겠지만, 우리도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자.

폼은 안나지만, 내복입고,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자. 종이청구서대신 온라인청구서 이용하기,

외출시 플러그 뽑기, 설거지 할 때 친환경세제 사용하기 등 지구온도를 낮추는 생활습관을 2013

계획 중 꼭 집어 넣으시길.

 

 

3. 2013년 경제암울, 정부 석달만에 전망 하향

정부가 석달만에 내년 국내총생산 (GDP) 성장 전망치를 1% 낮췄다. 기획재정부 27 '201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내년 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월말 2013 예산안 발표시 제시했던 4.0% 성장보다 1%포인트 낮다.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3.2%보다도 보수적이고,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같은 수준이다. 그리고 올해 2012년 성장율은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신흥국 경제가 동반 둔화되는 등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해는 물론 내년에도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2.7%, 3.5% 증가하며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공공기관 이전 등의 영향으로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이 여전히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취업자수 증가도 32만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 은행들이 년 몇 조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도 그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여전히 경제전망은 어둡다고 한다. 짧은 지식으로 이해가 잘 안된다.

내가 보기엔 명확하다. 대기업, 재벌들에 대한 명확한 규제 및 경기활성화를 위한 사회적책임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갈수록 가벼워지는 노동자들의 주머니가 더 가벼워 질 것만 같아 또 두렵다.

 

 

4. 눈길에 넘어지지 않는 4가지 방법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는 4가지 TIP을 소개해 드린다.

 

1.균형감각을 키워라=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대 정형외과의 로널드 그렐사머 박사는 미끄러 넘어지지 않으려면 신체의 균형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엉덩이, 발목 근육을 특히 키우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쪽 다리로 서 있기나 발끝으로 서 있기 등 몸의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신발과 양말도 중요하다. 수축력이 좋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계통의 옷을 입어서 다른 사람과의 충돌을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2.발을 질질 끌며 걸어라=빙판이나 눈 쌓인 길 위를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폭을 크게 해서 내딛는 식이 아니라 발을 질질 끄는 식으로 걸어라. 어린 아기가 걷듯이 걸으라는 것이다. 이 때 무릎을 살짝 구부리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세가 안정적이 된다.


3.
경사면에서는 옆으로 걸어라=경사면을 걸을 때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럴 경우에는 측면으로 걷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앞서서 내딛는 발을 옆으로 돌려 내딛고 따르는 발을 그와 평행하게 하라. 발이 엇갈리게 해서는 불안정해진다.


4.
신경을 집중하라=당연한 말이지만 집중력을 잃지 마라. 주변 상황을 잘 살피고 어두워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빙판이나 젖은 나뭇잎들을 조심하라. 천천히 걷고 자주 멈춰서 땅을 살펴라.       

 

더이상 눈은 낭만적이지 않나 보다. 눈밭에 넘어지고 뒹구는게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전히 아이들은 눈이 오면 마냥 신나 한다. 어른들이 너무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기도.

담번에 눈오면 다같이 뒹굴어 보자. 

 

김량남(금천청년회 전 회장)

우리의 가치와 돈

여럿이 함께 운영하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바로 그 이유로 세상의 칭찬을 많이 듣는다. 한 가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운영위를 거쳐야 하고, 결정에는 모두가 책임을 진다. 함께 만든 도서관이기에 소박한 일에도 가치를 두고 열심히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의 칭찬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참 이 일이 기분 좋은 일임을 알면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한 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돈’ 문제이다.

아름다운 탄생과 세간의 칭송이 우리의 동력이 되는 건 사실이나 돈 문제는 늘 만만치 않게 발목을 붙잡기도 하고 큰 성과 없는 토론거리를 낳기도 했다. 여럿이라는 개인이(말은 이상하지만 여기에서는 관과 대별되는 뜻으로) 나라의 도움도, 제삼자의 도움도 받지 않고 도서관을 꾸리기란 정말 어렵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한동안 모두의 생각은 아니지만, 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기업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나 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 ‘기업이 좋은 일에 돈을 좀 쓰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오히려 우리가 자기들을 돕는 셈 아닌가?’ 하며 ‘왜 우리는 도움을 받으면 안 되는가? 도대체 왜?’ 이러고는 머리를 쥐어뜯을 때 하늘에서 한 권의 책이 떨어졌다.

마이클 센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묻는다면 많은 이들이 대답할 것이 있을 것이다. 우정이나 사랑, 우리 같은 작은 도서관의 가치들... 그런데 미국의 경우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점차 시장의 지배논리에 침식당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제는 주에서 공원을 후원해 줄 기업을 찾고, 기업은 후원 대신 공원 안에서 해당 기업의 음료수만 팔 수 있도록 요구한다. 어떤 소설가는 특정 기업의 물건을 소설 속에서 12번 언급하기로 하고 돈을 받았다. 우리가 먹는 달콤한 사과에도, 계란껍질에도 광고가 붙어있다. 심지어 돈이 급했던 싱글맘은 자신의 이마에 도박사이트를 영구 문신하고 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합당한 대가를 받으면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기업에도 좋은 일이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센델은 이것에 대해 시장에 의해 성행하는 이런 거래들이 과연 자발적인 거래인지 묻고 있다. 돈의 억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런 행위는 자발적이 아니라 매우 억압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마에 새긴 문신은 개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학교에까지 침투한 상업화는 결국 욕망을 제어하도록 하는 학교 교육의 원래 목표를 퇴색시킨다. 욕망에 충실한 인간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안일했던 내 머리를 후려치는 책이었다. ‘시장이 제자리로 가게 하려면 당신을 둘러싼 모든 일들에 대해 평가하고 생각하라. 그러지 않으면 시장이라는 괴물이 그것을 결정할 것이다.’

작은도서관은 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결정을 어떤 방법으로 내려야 하는가, 이런 생각은 우리의 몫이다. 이런 생각과 비판에 게을러질 때 상업의 논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겨울이 깊어가고 도서관 곳곳 돈 들어갈 데는 많아진다. 돈 들어갈 데를 두고 걱정하는 것보다 서로의 처진 어깨를 다독이고 우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우리는 상위권 모범생이기 때문이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에는 결코 팔 수 없는 진한 가치가 분명 있다.

돈으로 둘러싸인 세상이 짜증 나고 싫증 나지만 돈 때문에 귀한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애들아~ 박물관에서 놀자~! 1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민화에 담긴 소망

지난 번 글에서 우리 문화의 암호, 문양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무래도 그림 속에 문양이 많으니 민화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민화이야기를 좀 더 해 보자. 민화에는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생각과 풍습이 담겨 있는데 집 안팎을 단장하기 위한 그림, 병풍·족자·벽화 같은 일상생활과 관련된 그림이 많다.

지난번 민화박물관으로 영월의 조선민화박물을 소개했었다. 솔직히 너무 멀다. 하지만 영월은 가족여행지로 아주 좋다. 여행도 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문화유산이 널려져 있는 곳이니 다음 여름휴가 때 꼭 한번 가시길 권한다.

좀 더 가까운 곳은? 물론 있다. 아주 가까이. 북촌에 있는 가회민화박물관이다. 북촌은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한옥마을을 살펴보고 다양하고 작은 박물관도 많아 이번 겨울방학엔 북촌나들이를 겸해 민화와 한옥지붕을 만나시길 권한다.

다시 민화이야기. 선비의 방에는 의례히 어변성룡도가 붙여졌다고 했다. 여기에 좀 더 호사를 부리면 단연 <책가도>가 으뜸 장식품이었다. <책가도>는 책이나 문방구 등을 그린 책거리그림으로 잘 정리된 책과 골동품, 복을 가져다준다는 꽃, 선비들이 좋아하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이 귀한 시절에 책이 가득 그려진 책가도 한 점이 방주인의 품격을 높여주었을 것!! 어떤 책가도에는 600권이 넘는 책이 그려진 것도 있으니 분명 이 그림의 주인은 책 욕심이 많은 선비였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김홍도도 책가도를 아주 잘 그렸다고 한다. 책가도를 볼 때에는 몇가지 팁이 있다. 앞, 옆, 윗면이 마주한 자유분방한 구도와 역원근법, 색감, 형태 등을 자세히 보시라.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마 입체파 그림이 연상될 것이다. 거기에 숨은 그림까지 찾아보면 선비들의 마음, 소망 등을 짐작할 수 있을 것!

혼례식 때에도 민화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병풍으로 둘렀다. 혼례에는 뭐니 뭐니 해도 모란꽃이 대세다. 모란은 꽃 중의 꽃으로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여기에 백명의 동자가 그려진 <백동자도>를 붙이면? 말이 필요 없다. 연달아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소망의 표현이다.

여인들이 기거하는 안방에는 가족의 화목을 빌고 자식을 많이 낳아 오래 살고 싶은 여인들의 소망이 담긴 그림이 많이 붙여진다. 물고기나 나비, 새들이 쌍쌍이 노닐거나 원앙 등 금슬 좋은 동물들이 등장하고, 새끼들과 함께 화목한 가족을 상징하고 있다. 탐스런 포도송이나 연밥도 자식을 상징한다.

이제 자식 많이 낳고 잘 살다 회갑을 맞으면 잔치를 연다.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자식들은 백 개의 수(壽)자와 복(福)를 그린 <백수백복도>와 <십장생도>가 등장한다.

이제 곧 2013년 새해를 맞이한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가 되면 대부분 집에는 대문엔 호랑이그림을 붙여 잡귀를 막았다. 또 지금의 연하장을 주고받는 것처럼 서로 세화를 주고받았는데 여기엔 늘 호랑이와 까치와 소나무가 항상 세트로 등장한다. 까치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새이기도 하고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의 심부름꾼이었다. 소나무는 1월을 의미한다. 정월에 주고받는 그림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호랑의 용맹함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꿋꿋한 기상을 가진 소나무에 앉은 까치에게서 기쁜 소식을 받으시길…. 다가오는 새해에 드리는 마음의 선물이다.

                                                                           책가도

                                                  새해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까치와 호랑이

 

오현애(교육나눔협동조합 대표)

 

걸어서 다니는 우리 마을답사-고개답사 1편

“그리운 것은 고개 너머에 있다 -시흥고개”

시흥고개는 대한민국 제1번국도 위에 있다. 예전부터 산이 유난히 많은 지형을 따라 산등성이, 계곡에 고개 길이 생겨났다. 산을 돌아가기엔 거리가 멀어 고갯길을 따라 길은 낸 것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마찬가지였다. 독산동이 생활터전이었던 나는 시흥고개가 정확하게 어느 위치인지 관심 밖이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고개 마루가 어디인지 고개 옆 산은 어디였을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시흥고개는 현재 주소로 말한다면 시흥대로 77길 위 보리밥집과 주유소 사이가 고개 마루가 될 것 같다. 연일 맹추위가 계속되는 한겨울에 길을 걷기란 다소 힘겨운 일이다. 잠시 추위를 잊고자 고개 길에 밝은 인테리어 가게 찻집에서 몸을 녹이고 지나는 사람들을 본다.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얼마 전 제주 사는 친구가 시흥동 부모님 집에 다녀갔다. ‘이 곳에선 내가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하면서 사람 많고 길 복잡한 고향 금천을 낯설어했다.

사람이 많으니 하나하나 눈 마주하고 살기 어렵고 그렇다 보니 무관심한 이웃살이가 재미없기도 하겠다. 사람냄새 나는 시골로 가겠다는 데 말릴 이유가 없다.

금천의 사람살이는 복잡하고 그러다 보니 악다구니치고 무심한 듯 무례하기도 하지만 그런 가운데 피어나는 동네의 정서가 있다. 칼로 벤 듯 정확하지는 않지만 사람사이에 거리가 좁았다가 넓어졌다가 “유두리(융통성을 이르는 일본말)”굉장히 많다. 그야말로 불완전한 “사람”의 전형이 동네에 숨어있다.

내가 볼 때 도시 살이에 어설프고 서투른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당한 곳으로부터 이런 정서가 태어난 것이 아닌가싶다. 우리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60년대 70년대 이곳으로 이주한 대부분의 동네 사람들이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나누고 부족한 도시 살림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곳이라 자리 잡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어려운 사람들 끼리 서로의 부족함을 위로하고 희망을 꿈꾸던 삶이 시작되던 시기, 시흥고개는 새로운 운명을 맞이한다. 이 시흥고개에 큰 도로가 생긴 것이다.

52년생이신 윤부섭씨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라고 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시흥사거리 한복판 집들이 있었는데 이 곳 몇몇 집을 시흥대교 입구 파출소 부근으로 이주시키고 지금의 도로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때는 변변한 보상절차도 없이 무조건 집을 비워줘야 하는 시대였다고도 전한다. 대한전선 사택(지금의 무지개 아파트)앞 길이 국도 1번과 이어지던 도로였는데 이 무렵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왕복10차선 50미터 길이로 확장 되어 시흥고개에 도로가 놓이게 되었다. 그 전에는 한 참을 올라가야 하는 고개였다고 한다. 지금의 산돌교회와 주유소 뒷길이 추정컨대 작은 산이었고 그 사이로 시흥고개가 있었으리라.

이렇게 시흥고개에 도로가 놓이기 전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서울로 남쪽 어느 지방으로 넘나들었으리라. 시흥초등학교(당시 시흥공립보통학교)로 통학하기 위해 몇 개의 고개를 넘어 난곡에서부터 걸어 다녔다는 이야기가 어느 한 집에만 있으랴. 이 시흥고개엔 수많은 이야기가, 다 알 수도 없는 애절하고 고달프지만 신나고 살 만했던 이야기까지 얼마나 있었겠는가. 시흥고개 너머 멀리 말미고개 마루를 내다 보며 흑백영화를 되돌려 보듯 그리운 사람들의 옛이야기를 그려본다.

산아래문화학교 김유선 대표

이운남

소식을 접한 운남은 가슴이 쿵쾅 거리기 시작했다. 온 몸과 함께 두 손으로 잡은 택시 핸들이 마구 떨렸다. 도저히 운전을 지속할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엊그제 부산 한진 노동자의 죽음만으로 너무나 무거운 마음인데, 오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파업투쟁에 정몽구가 용역깡패 2,000명을 동원하여 유혈이 낭자한 폭행을 휘 두른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악몽이 떠올랐다.

박일수 열사의 죽음을 안고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올랐던 지프 크레인이 생각났다. 아니 분노로 정련된 투쟁의 각오가 아니다. 5시간 만에 다리를 부러뜨리며 얼굴의 형체가 사라지도록 맞았던 그 아픔, 너희들 같은 것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살의와 협박을 홀로 고립되어 견디다 까무러쳤던 그 순간, 지금 폭행을 당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때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때 자신은 얼마나 절박하게 연대의 손길을 기다렸던가? 고립과 단절이라는 벽속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들의 죽음을 각인시켰던가? 그런데 지금 바로 그런 소식을 들으면서 나는 하루의 밥을 위해 택시 운전이나 하고 있다니. 나는 잘살고 있는가? 내 양심은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전"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면서 두들겨 맞는 것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제대로 도와주지 못 해서 그런 것 아니냐" 선배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한다. '운남아 니 잘못이 아냐.' 하는 몇 마디 위로의 말을 챙기며 병원에도 들렸다. 그런데도 가슴의 쿵쾅거림은 잦아들지 않는다. 영구 임대아파트 좁은 방에 여전히 홀로 남아 있다. 저 환한 창문이 유일한 문으로 보인다. 이 어둠을 깨기 위해 나의 양심은 지금.....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양심이 허물어진 삶은 의미 없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는 꽃잎이 되었다. 겨울공화국이 연장되는 이 겨울에 그는 채 피지 못한 인간해방을 위한 또 하나의 피 거름이 되었다.

7년 동안 그는 가장 싹싹한 노동자였다. 누구보다 성실했고, 누구에게 먼저 화를 낸 적이 없다는 착한 사람이었다. 선배들로부터 가장 큰 귀여움과 신뢰를 받던 노동자였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만들고 조직부장이 되는 순간 세상은 한꺼번에 달라졌다. 울산 동구를 사유화하여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 현대중공업 정몽준의 힘은 막강했다. 그리고 교활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가 결성되자마자 현대중공업 원청 자본은 조합원 납치․폭행, 사내하청업체 폐업 등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운남이 다니던 하청 업체에서 폐업 위협으로 동료 노동자들을 이간질시켰고, 생계위협을 느낀 동료들이 운남의 '출입증을 뺏고 사지를 달랑 들어 현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돈은 이렇게 한순간 7년의 인간관계를 먼지처럼 부순다.

현대중공업은 정규직 노조를 돈으로 사서 어용화 했다. 당연히 비정규직 노동자는 존재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탄압에 맞서 박일수열사의 분신항거가 일어났다. 그 항거에 부응하여 이운남은 동지들과 크레인 농성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무지막지한 폭력이었다. 영혼과 육체에 새겨진 이 두 가지 아픈 경험은 운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영혼의 상처를 새겼다.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었다.

사람을 만나 마음을 나누는 것이 혁명이라 믿었던 운남이지만 현대중공업이라는 절망은 사람을 만나기가 무서워진 운남으로 만들었다. 마음의 상처는 매일 매일을 두려움으로 깊어졌고 사그라지지 않는 운남의 양심은 쉼 없이 나약한 자기를 채찍질하니 심신은 더욱 황폐해 져 갈뿐이었다.

그의 영전 앞에서 묻고 또 물었다. 이 착한 청년을 죽인 원인이 무엇일까? 희망고문일까? 절망의 두려움인가? 양심고문에 무력고문이 더한 것일까? 아니면 사람이 죽어도 표정하나 없이 무심히 유령처럼 출근을 하고 있는 세상일까?

그는 말한다. "양심이 허물어진 삶은 의미 없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회사 폭력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아왔지만, 그래도 자신의 원칙을 잃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 이제 더 이상 좁은 방에서 갇혀서 흐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유서다. 현대 재벌들에게 만신창이가 된 심신을 들어 마지막 항거의 이유다. 양심을 지키며 동료들의 행복을 원하고 있다. 대법원이 불법파견이라 판결한 것을 여전히 자행하고 있는 현대 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에게 보내는 통곡이다. 정몽구 회장은 알아야 한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양심으로 뜨거운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심장에 테러를 가하고 것과 같음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잔혹한 폭력임을. 죽음으로 하는 외침을 외면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음을.

노모가 서럽게 오열을 한다.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온몸을 뒤튼다. 아프다. 아프다. 어쩌란 말인가? 부산 한진에서 한 노동자의 자결이 울산에서 한 비정규노동자의 투신이 연신 시대의 어둠을 두드리고 사람들의 양심을 흔든다. 벌써 4명 째 귀한 목숨이 타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추모제 중에 또 하나의 억울한 죽음이 들려온다. 이제 살자는 말, 힘내자는 말 조자 사치다. 하지만 잊지 말자. 모든 열사는 죽음으로 말한다. "사람들 가는 길에 희망만이 가득하길" 우리 사회에서 이런 희망과 사랑의 마음이 죽어가고 있다. 이 죽음을 막지 못하는 우리는 여전히 죄인이다.

모든 죽음은 그 사회 공동체의 몫이다. 열사들의 몫은 산자들의 성찰과 용기를 부추기며 끝내 비겁과 도피의 삶에 굴복할 수 없다는 절개의 표현이다. 산자들은 죽은 자를 추모하면서 돈이 아니라 사람이, 돈이 아니라 생명이 우선인 세상을 위해 악착같이 살고 투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돌아보자. 나만 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함께 살려는 죄로 배제당한 이웃은 없는지. 굴종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아닌 건 아니라고 했다고 추방당한 이는 없는지. 그들을 더욱 외롭게 하고 있는 내가 아닌지... 돌아보자.

 

문재훈(남부노동상담센터)

금천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

 

아침부터 추적추적 겨울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이나영(36, 시흥4)씨는 세 살 박이 딸아이를 안아 아기띠로 고정시키고, 큰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면서도 갈까... 말까...’ 고민이다. 이제는 천둥번개까지 동반한 겨울비에 망설임은 더욱 깊어진다.

그래도 오늘은 그동안 잔뜩 기대했던 백김치 만드는 날이다. 비가 와 번거롭지만, 백김치를 놓칠 순 없다.

 

1128일 아침 10시 금천한우물생협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회의실에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 결성한 한우물생협 반찬동아리는 젊은 주부 생협회원 1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반찬을 만드는 등의 요리를 하는 동아리라고 해서 전문가에 기대어 단순히 요리를 배우는 모임은 아니다. 각자 주부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어 나누는 모임이다.

 

반찬동아리 지기 권미숙(45, 시흥2) 씨는 저는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못 돼요라며 나 혼자로는 부족한 것을 동아리 와서 같이 부족한 사람들이 레시피를 연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반찬을 만들면서 반찬과 함께 기쁨도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찬 싸갈 때 제일 흐뭇해요~”라고 말하는 이영진(35, 시흥2) 씨의 말에 회원들 모두 공감하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영진 씨의 말에 이어 박자영(36, 시흥2) 씨는 모든 재료를 생협에서 사니까 믿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반찬마련, 모임이 있는 한 달에 꼭 한번 만큼만 도움이 된다.”고 모임 횟수가 적은 것에 대한 아쉬움 섞인 농담을 던졌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손으로는 무채를 썰고, , 마늘, 생강 등의 편을 썰면서 어느덧 백김치 속 재료가 완성 됐다. 권미숙 씨는 갈은 배를 소금물과 함께 체에 거르며, “저희 어머니는 배를 이렇게 체에 거르시더라고요, 그래야 백김치를 조금 더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나요.”라며 어머님의 요리비법을 회원들과 함께 나눈다.

 

한참 엄마들에 섞여 식재료로 쓰이던 밤을 가지고 놀다가 질렸는지 아이가 보채기 시작했다. 보채는 아이를 업고 달래는 이나영 씨는 엄마들이 뭣 좀 배우려 해도 아이 때문에 못 배우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데리고 매주 나오면 미안하긴 한데, 여긴 가까운데 있고, 아이를 데리고 나와도 모두들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완성된 백김치를 각자 가져온 반찬통에 나누어 담고, 11월 모임이 끝이났다. 다음엔 어떤 반찬을 만들지 회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간단한 회의 끝에 12월엔 불고기 양념을 만들기로 정했다. 모임이 끝나고 한우물생협 사무실을 나서는데, 무섭게 내리던 겨울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개여 있었다. 이나영 씨는 비 때문에 나올까 말까 망설이다 나온 것에 대해, 오늘 나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백김치

< 재 료 >

 

절임배추 5포기, 2, 미나리 1, 쪽파 한묶음, 마늘 3, 생강 2, 3, 10, 대추 10, 석이버섯 5, 양파 1, ½, 실고추, 천일염, 참쌀가루 1T

 

< 조리과정 >

 

절임배추 5포기를 준비한다.

미나리, 쪽파는 모두 다듬어 4cm 길이로 썰어둔다.

무와 배 1개도 채썰어두고, 마늘, 생강, 밤 등도 편으로 썰어 가늘게 채썰어두고, 대추는 씨를 빼고 채썰고, 석이버섯은 물에 불린후 손질하여 돌돌말아 가늘게 채썰어둔다.

④ ③을 채썬 재료들과 함께 버무린후 의 재료를 모두 넣고 소금간을 한다.

준비된 속재료를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에 넣은 뒤 겉잎으로 꼭 싸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은후 우거지로 눌러 놓는다.

2, 양파 1개를 강판에 갈아서 체에 즙을 낸뒤 삼삼하게 탄 소금물을 함께 섞어 항아리에 부은 다음 알맞게 익으면 먹는다.

 

(Tip 국물만들기 : 찹쌀 한숟가락으로 풀을 쑤어 식히고, 의 배즙과 양파즙 섞고, 소금물 (5L : 천일염 1) )

 

 

 

 

 

 

<사진 : 11월 28일 한우물생협 사무실에서 반찬동아리 회원들이 백김치를 만들고 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새로운 교육실험
 ‘장기 저성장체제에 맞는 새로운 교육적 모델을 탐구하는 사회단체, 공익적 사회단체’
독산2동 나눔학원에 대한 민경우 원장의 간단한 소개다. 지난 3월 개원하면서 새로운 교육적 실험과 대안 만들기에 나선 10개월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민경우 원장을 만났다.

1년에 대한 술회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웠다. 예상보다 교육적 현실이 열악하고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이곳은 새로운 교육적 갈망이 큰 곳 같다.
먼저, 사회전체는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교육현장은 전통적 암기식․주입식이 만연하고 있어 아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사교육도 이분화 되어 있는데 최첨단 양질의 교육이 있는 반면 물량위주의 교육이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다. 강남의 경우 양질의 고급교육을 선호하고 금천구는 양적교육, 즉 많은 시간을 투여하고 주입식, 암기식 수업을 부모들이 원하는 것 같다.
공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학교현장, 선생님들이 변하고 있지 않다. 선생과 아이의 관계가 위계적이고 전통적이다. 또한 초등5,6년 시험문제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대부분이 단순연산이다.  현대수학의 추세와도 전혀 다른 것이다.
이런 문제는 자질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역적으로 지적인 압력이 적은 것에 기인한 것 같다. 학부형들이 학교교육의 컨텐츠에 개입하게 되면 상당히 교정될 것 같은데 그런 것이 없다. 저소득, 저학력이 많다보니 밑으로의 자극이 없고 전통적인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강압적·억압적 요소
공교육이나 사교육이나 마찬가지로 학생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가 많다. 또한 학생들의 자율을 과도하게 억압하면서 강요한다. 이런 강요는 학습요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위압적 요소를 불러일으켜 학생들과 충돌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많은 부모는 공부를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반대로 소위 진보적인 분들은 인성교육을 중시하면서 방치한다. 인성의 파괴는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나오는 문제다.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인성파괴일 수는 없다. 지식을 쌓는 것은 인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지적 자극
맞벌이가 많다보니 부모와 자식관계에서 많이 작동해야 할 지적자극이 극히 적다. TV나 라디오, 인터넷의 범용적 지식에는 다른 지역과 차이가 없다. 다만, 체계적인 교육, 고등교육, 대학수준의 교육컨텐츠가 거의 없다. 수학이나 물리학을 대중매체에서 다루지 않지 않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이 안주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금천구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안도하고 머문다. 공부에 대한 자극과 열정을 학교 전반으로 파급시킬 것에 대안이 필요하다.

성과
교육에 있어 교육자의 적극적인 입장이 필요하다. 교육이라는 것이 먼저 알고 있는 사람이 가르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
예를 들먼 수학의 경우 한번 뒤떨어진 아이는 현재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강의식 집단교육을 하다보니 따라 갈수 없다. 그렇다보니 고등학생이 되도 1,2차 방정식을 못 푼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1대1방식이다. 암기식교육이 아닌 맞춤형 교육을 하면 자연스럽게 성적은 오른다. 자율적이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로 변화되는데 이런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의 사회적 흐름
페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공교육 시스템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더 급격하게 변할 것이다.  김상곤, 곽노현 교육감이 가져온 변화도 점진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다. 사교육도 중대한 전환점에 와 있다. 더 이상 한국 경제가 무리한 사교육을 감당할 만하지 않다.
궁극적으로 공교육이 사교육을 흡수해야 한다고 본다. 교사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공교육을 파격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올바르다. 30명 아이가 있다면 강의식으로 가능한 아이는 20명이다. 5명은 수준이 높고, 5명은 수준이 낮다. 따로 관리해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성인수학교실을 연다는데
수학은 재미있는 학문인데 과거의 기억 속에 트라우마를 대부분 가지고있다. 이것의 치료가 우선이고 두 번째로는 자녀와의 건설적인 대화를 위해서라도 추천한다. 중학교정도의 수준을 알고 있으면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수학은 이제 상식이 되고 있다. 옛날에는 글을 아는 게 지식인의 독점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상식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편하듯이 일정정도의 수학상식은 필요하다. 네비게이션이 상대성이론을 응용한 것이고, 모든 경제학은 미적분으로 이해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
교육에 투자되는 돈이 너무 많다. 그게 너무 아깝다. 중하위권 아이들이 불필요한 강의식 교육을 받고 불필요한 3-4시간 앉아있으면서 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원을 효과적으로 써도 교육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강남의 고급교육을 중하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염가로 교육시키려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 등의 외부 자원이필요하다. 저소득층이면서 공부에 의지가 있는 2~300명을 일정정도 올려 놓으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적정소득을 올리고 보람있게 살고자 하는 사람, 학부모들과 함께 비영리 단체나 협동조합으로 대안을 만들어 내고 싶다.  

학부모님들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지적 자극을 주면서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제일이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면서 자신은 TV보고, 게임만하면 너무 위선적이지 않나?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