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만나는 새에 대한 두 권의 자연그림책이 나를 설레게 했다.

표지조차 산뜻한데 찬찬히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또 제목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상대 지음 / 윤봉선 그림 / 봄나무 출판


<나야, 제비야>는 제비의 한살이를 통해 제비가 어떻게 집을 만들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지 그 새끼들이 어떻게 크고 자라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재미없을 것 같은 이야기가 의외로 재미가 있다. 왜 그럴까. 

나조차 제비를 본지가 언제인지 아득한데 아이들은 제비를 진짜로 본적이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마치 곁에서 제비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제비의 모습을 그린다. 특히 제비집, 짚과 이런저런 자투리들을 진흙에 섞어 만든 제비집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기하다.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로 제비의 이름은 알지만 그러나 제비를 잘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보면 좋겠다.  



이태수 글, 그림/ 우리교육 출판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이야기는 솔직히 아주 훌륭하지만 조금 고민을 했다.

맹금류는 대부분 날지 못하거나 약한 새끼를 둥지에서 밀어 떨어트리는 걸로 아는데 작가 이태수는 아파트 사이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 부부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본 모양이다.

가로수 밑에 꽃다지가 필 수 있는 예가 많지 않아 어찌 보아야할지 망설였던 것처럼...

이 책을 본 아이들이 막내 황조롱이를 보듬는 모습에 감동을 받다가  실제로 맹금류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싶었다. 힘 약하고 느리던 막내 황조롱이가 살아남아 날개짓을 할 수 있기까지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았을까. 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어 감동을 주는 자연그림책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막내의 입장에서 혹은 부부의 입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리기 위해 치열했던 그 무엇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내맘대로 순위      

 

 

1. 단언컨데 권력이 따봉이다.

 

이래서 모두들 권력을 잡으려고 하나 보다. 단언컨데 권력 앞에선 정의도, 진실도 없다.

대검찰청이 11일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을 법무부에 청구함에 따라 지난 20여일 간의 감찰 조사는 윤 지청장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부당한 외압이 있었다는 수사팀의 항변과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지휘부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찰이 일방적으로 지휘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예상대로라 더 씁쓸하다. 예상 밖 결과였으면 이렇게 까지 오지도 않았을터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는 대검의 발표와 달리,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번 감찰은 애당초 윤 지청장 등 수사팀을 징계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총체적인 '부실ㆍ표적 감찰'이라는 비판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이란 말이 있다. 검찰이 죄를 판단하고, 추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항목이다.

그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이번 판단은 검찰 스스로가 정치검찰이란 감투를

스스로 짊어진 꼴이다.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 신문 등을 통한 추가 조사가 정상적인데, 서면 조사만으로

성급하게 내린 검찰에 대해 앞으로 누가 그네들의 기준을 신임하겠는가?

선거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 만큼 은폐조작, 수사방해 및 외압도 큰 범죄다.

권력의 개 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잘 잡으시길 바란다.

 

2.  필리핀 태풍 참사 최소 1만명 사망

 

자연이 인간에게 가한 심판은 무서웠다.

필리핀 태풍 참사 피해로 최소 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해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8일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슈퍼 태풍하이옌에 따른 참사로 최소 1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확한 사망자 통계나 피해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역 관청은 수천명 이상의 사상자가 더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만 명의 생존자들은 울부짖으며 식구와 지인을 찾는 한편 잔해 속에서 주검을 나르고 있다. 이들은 또 절망적으로 식수, 식량과 의약품을 찾고 있다. 거리 도처에는 주검이 널려 있으며 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일부 지역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다. 통신과 전기가 두절됐으며 수만 명이 긴급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슈퍼태풍의 원인은 높은 바다온도와 바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태풍발생 빈도는 줄어들지만, 더 강한 태풍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자연의 재앙 앞에선 인종, 국가, 종교가 다 필요 없다. 군사무기를 증강하는 대신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비책을 명확한 책임하에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3. 카톡마저 뚫은 스미싱, 이런 수법까지.

 

스미싱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훔쳐 지인인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 돈을 가로채는 사기수법이 나왔다.

카카오톡 메시지의 링크를 누르면 스마트폰의 동작을 방해하고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하는 악성앱이 설치되는 수법이다. 전형적인 스미싱 방법인데, 문제는 링크가 이미 카카오톡에 등록돼 있는 지인에게서 왔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친구에게서 온 카카오톡 메시지 링크를 눌렀는데 갑자기 전화 수발신이 되지않고 카카오톡도 휴대폰 번호를 넣고 `재인증'을 받으라는 메시지가 떴다고 전했다.

경찰은 악성앱을 설치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자체가 지인에게서 왔다는 점에서 해당 스미싱 수법이 휴대폰에 저장된 카카오톡 지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악성링크를 보내는지, 이로 인한 추가 피해사례는 없는지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잘못된 사례이긴 하지만, 이 사람들도 대단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이 나쁜 사람들과 끊임없이 말도 안되는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내는 저기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오버랩이

되는 건 나뿐인가? 나쁜 일에는 머리가 팍팍 돌아간다는 말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4. 기타 등등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박 대통령, 국민들과 소통하는 한국말도 잘해야 한다고 지적, 박대통령 외국어 몰입교육의 피해자인가?

 

교사자녀 성적조작, 사죄 뜻으로 교장이 전교생에 108, 교장선생님의 진심이 널리 퍼지길

 

중년도시 서울, 시민평균 연령 39.2, 고령화는 급속화, 출생자 수는 줄고, 박원순 시장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나시겠네.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 너머로 지우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선생님, 언제 오세요?” “응 지우구나! 선생님 2시 이전에 도착할 거야!” “선생님 조금 빨리 오시면 안돼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은 마을공원에서 2시부터 5시까지 전래놀이로 아이들과 만나는 토요일이다. 

마을공원에 도착하니 벌써 지우와 몇 몇 아이들이 공원 안에서 놀고 있다.  벌써 1년여 가까이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마을공원에서는 전래놀이를 아이들과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시간이 되면 마을공원에 먼저 나와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작년에 처음 마을공원에서 전래놀이로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나와, 우리 선생님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키가 작은 5학년 남자아이는 아이들과 놀면서 잘 하지 못하는 놀이를 하게 되면 다른 아이들도 그 놀이를 못하게 방해를 해 놀이가 지속되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욕설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이 그렇듯이 놀다가 속상하거나 조금만 다쳐도 울음으로 먼저 표현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 놀이가 중간에 끊기고 다시 시작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매주 이렇게 다 같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놀이가 얼마만큼 중요한지, 놀이의 힘이 얼마만큼 큰지 나와 우리 활동가 선생님들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키가 작은 5학년 아이는 세발뛰기를 참 잘한다.  동생들이 와서 세발뛰기 가르쳐 주라고 하고 오빠가 우리 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놀이를 못하게 훼방만 놓던 아이가 그 놀이를 주도해서 아이들과 같이 놀게 되고, 욕설로 감정을 표현했던 아이는 자신의 동생과 같이 마을공원에 와서 놀면서 욕설을 많이 하지 않게 되고, 울기만 하던 여자아이는 울면 계속해서 놀이를 할 수 없게 되자 울음을 그치게 되었다.  

이렇게 변화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활동가들은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지난번 설문에서 아이들이 독산마을공원서 놀면서 새롭게 사귄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놀기도 하고, 토요일이 아니어도 마을공원에 모여 배웠었던 전래놀이로 재미있게 놀이를 한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들이 골목에서 놀이기구 없이도 재미있게 놀았었던 것처럼…. 이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정말 어른들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후에는 전래놀이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놀이, 여러 가지 만들기, 바느질 등 재미있는 놀이들을 가지고 마을공원에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오시는 엄마, 아빠, 정자에 앉아 우리 아이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어르신들까지도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놀 예정이다.

“애들아! 독산 마을공원에서 놀자!  동네사람들 마을공원으로 놀러오세요!”


산아래문화학교

문수경 전래놀이 강사



1960년대에 하버드 법대생이 졸업식 장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나라의 거리들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대학들은 폭동과 소요를 일삼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완력을 동원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안으로부터의 위험, 또 외부로부터의 위험. 우리는 법과 질서가 필요합니다. 법과 질서 없이 우리나라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긴 박수가 이어졌다. 박수가 잦아들자 그 학생은 청중들에게 말했다. "지금 말한 것은 1932년 히틀러가 연설한 것입니다" 법과 질서라는 가면을 쓰고 애국심이라는 몽둥이를 들고 오는 저 히틀러식 독재를 구별한 눈을 가진 이가 얼마나 될까? 

히틀러는 그의 혀 괴벨스를 통해 대중들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 "대중은 생각이 없다. 그들이 말하는 생각이란 것은 모두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반복할 뿐이다." "민중은 단순하다, 빵 한 덩어리와 왜곡된 정보만 주면 국가에 충실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사회주의 용어라고 하면서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 했던 종북주의자는 누굴까?) 왜 그러냐면 대중은 거짓말도 '한 번 들으면 믿지 않고, 두 번 들으면 의심하고, 세 번 들으면 완전히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만을 부린다. "우리가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우리에게 위임을 했기 때문에 그 댓가를 치를 뿐이다." 선거만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는 미국 대통령의 말이,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하냐는 한국 대통령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만능의 무기가 애국심이다. 괴벨스는 "내 앞에서 단 한 문장만 말하면 감옥으로 보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라고 말하면, [부모님은 사랑하고 조국은 사랑하지 않는단 말인가]하고 그를 잡아넣을 것이다" "국민여론을 무마시키는 좋은 수단이 있다. 한 나의 희생양을 지목한 뒤에 모든 것을 그의 탓으로 몰면 된다." (그래서 반복을 위해 종편이, 희생양을 위해 종북이 필요했다.) 히틀러의 다른 혀 괴링도 말한다. "일반 국민은 원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국민의 뜻과 상관없이 결정은 지도자가 한다. 국민을 전쟁터로 끌고 가는 것은 간단하다. 단지 국민들에게 우리가 공격을 당하고 있으며, 평화주의자들은 나라를 위험 속에 빠뜨리려는 애국심 없는 비겁자들이라고 몰아붙이기만 하면 된다. 어떤 나라에서든 이것은 똑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것이 파시스트 독재자들의 생각이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모른다. 국민을 자기들의 꼭두각시 동원과 우롱의 대상으로 여긴다. 우애와 연대가 아니라 증오와 편견으로 국민을 동원할 뿐이다. 자기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최근 합법적 대통령을 의심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유럽 순방을 수행중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파리에서 시위한 사람들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 "그걸 보고 피가 끓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걸요"하며 또 애국심을 팔았다. 그는 집회 참석자들을 무조건 '통합진보당 파리지부' 사람들로 규정한 뒤, "과연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며 비판자를 적대자로 만들어 국민에서 배제해버린다. 독립하자는 사람은 비국민으로 몰고 이들을 배제하고 탄압하고 심지어 학살한 일제의 모습이 환생한 것이다. 유대인을 비국민으로 몰아 무리죽음 시킨 나치도 있다. 이것이 파시스트들의 항용 수법이다. 친일 매국의 피가 도도히 흐르는 한국의 수구 지배 권력들의 머릿속에는 파시스트의 디엔에이가 뿌리박혀 있어 백성의 총기가 흐리는 시대의 습기가 조금이라도 스미면 좀비로 창궐하여 뭍 생명을 물어뜯어 버린다.   

본시 애국심은 우러나는 것이지 강요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글에서 보니 애국심을 강요하는 것은 마치 "너를 사랑해" 대신에 "나를 사랑해 줘" 하는 몰상식과 같다고 한다. 그런데 애국이라는 이름을 문패로 삼고 있는 이들은 애국을 몽둥이 삼아 자기와 다른 이들을 비겁자 간첩 그리고 적대자로 몰아친다. 귀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은 검사 출신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도,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근대 법적 상식도 버리고, 한사람을 범인을 잡기 위해 국민의 반을 적으로 내 모는 적개심만이 표출했다. 그러니 민주주의는 사회에서는 인정할 수 없고 태어나서는 안 되는 '귀태'라 불러진다. 

그러고 보면 '합법적 대통령 자격을 의심받고 있는 박근혜씨의 해외 순방은 참 대단하게 요란하다. 미국방문을 통해 육체적으로 국격을 들어 낸 윤창중, 언어로 파시스트가 지닌 증오의 피를 빛낸 김진태, 이른바 좌창중 우진태를 모시다 보니 어찌 '꽈당' 하지 않을까? 

박정희시대 때 감옥에서 잠꼬대로 김일성 만세를 외친 사람이 실형(사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수 선생 중 한사람은 "꿈도 재판 하고, 잠꼬대도 형을 받는다."고 한탄했다. 그것이 유신이다. 그런데 그 유신의 피를 이은 귀태들이 지금 민주주의와 인권을 난도질하고 있다. 머릿속을 재판하는 관심(觀心)법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그러니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출신 인명진 목사조차 '으스스'하다며 이렇게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 국민들하고 통하는 말을 하셔야 된다. 프랑스인 하고는 프랑스 말 하시고 야당하고 통하는 말을 하셔야 된다, 중국 가서 중국말 하듯이. 그걸 해주셨으면 참 좋겠어요. 박 대통령이 하는 한국 말 좀 듣고 싶죠"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1위. 단언컨데 권력이 따봉이다.

이래서 모두들 권력을 잡으려고 하나 보다. 단언컨데 권력 앞에선 정의도, 진실도 없다.

대검찰청이 11일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을 법무부에 청구함에 따라 지난 20여일 간의 감찰 조사는 윤 지청장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부당한 외압이 있었다는 수사팀의 항변과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지휘부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찰이 일방적으로 지휘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예상대로라 더 씁쓸하다. 예상 밖 결과였으면 이렇게 까지 오지도 않았을터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는 대검의 발표와 달리,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번 감찰은 애당초 윤 지청장 등 수사팀을 징계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총체적인 '부실ㆍ표적 감찰'이라는 비판이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이란 말이 있다. 검찰이 죄를 판단하고, 추궁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항목이다.그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의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이번 판단은 검찰 스스로가 정치검찰이란 감투를 스스로 짊어진 꼴이다.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 신문 등을 통한 추가 조사가 정상적인데, 서면 조사만으로성급하게 내린 검찰에 대해 앞으로 누가 그네들의 기준을 신임하겠는가?선거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 만큼 은폐조작, 수사방해 및 외압도 큰 범죄다. 권력의 개 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잘 잡으시길 바란다.


2위.  필리핀 태풍 참사 최소 1만명 사망

자연이 인간에게 가한 심판은 무서웠다. 필리핀 태풍 참사 피해로 최소 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해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8일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에 따른 참사로 최소 1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확한 사망자 통계나 피해 수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역 관청은 수천명 이상의 사상자가 더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만 명의 생존자들은 울부짖으며 식구와 지인을 찾는 한편 잔해 속에서 주검을 나르고 있다. 이들은 또 절망적으로 식수, 식량과 의약품을 찾고 있다. 거리 도처에는 주검이 널려 있으며 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일부 지역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다. 통신과 전기가 두절됐으며 수만 명이 긴급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슈퍼태풍의 원인은 높은 바다온도와 바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태풍발생 빈도는 줄어들지만, 더 강한 태풍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자연의 재앙 앞에선 인종, 국가, 종교가 다 필요 없다. 군사무기를 증강하는 대신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비책을 명확한 책임하에 진행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3위. 카톡마저 뚫은 스미싱, 이런 수법까지

스미싱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훔쳐 지인인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 돈을 가로채는 사기수법이 나왔다.  카카오톡 메시지의 링크를 누르면 스마트폰의 동작을 방해하고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하는 악성앱이 설치되는 수법이다. 전형적인 스미싱 방법인데, 문제는 링크가 이미 카카오톡에 등록돼 있는 지인에게서 왔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친구에게서 온 카카오톡 메시지 링크를 눌렀는데 갑자기 전화 수발신이 되지않고 카카오톡도 휴대폰 번호를 넣고 `재인증'을 받으라는 메시지가 떴다고 전했다.

경찰은 악성앱을 설치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 자체가 지인에게서 왔다는 점에서 해당 스미싱 수법이 휴대폰에 저장된 카카오톡 지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악성링크를 보내는지, 이로 인한 추가 피해사례는 없는지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잘못된 사례이긴 하지만, 이 사람들도 대단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이 나쁜 사람들과 끊임없이 말도 안되는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내는 저기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오버랩이되는 건 나뿐인가? 나쁜 일에는 머리가 팍팍 돌아간다는 말은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4위. 기타 등등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박 대통령, 국민들과 소통하는 한국말도 잘해야 한다고 지적, 박대통령 외국어 몰입교육의 피해자인가? 

▶교사자녀 성적조작, 사죄 뜻으로 교장이 전교생에 108배, 교장선생님의 진심이 널리 퍼지길

▶중년도시 서울, 시민평균 연령 39.2세, 고령화는 급속화, 출생자 수는 줄고, 박원순 시장님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나시겠네.


김량남

김량남 씨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일하는 삶이 아름다운 금천청년회’ 회장을 역임했다.


금천구 여성복지상담소 

금천여성복지상담소 상담원들이 한 워크샵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 이두화 소장)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 4층, 금천 장난감나라와 해오름작은도서관의 옆에 작은 문과 표지판이 있다.  이 작은 사무실이  '금천구여성복지상담소(이하 상담소)'다.


작지만 한달에 170여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는 곳이다. 2005년 개소한 이래 금천구를 넘어 서울 각지와 지방에서도 상담 문의가 넘쳐나 이제는 금천구 주민만 받기로 했다고 한다.


상담소는 2005년 이전부터 금천구청내 가정복지과(현 여성보육과) 사회복지사들이 구로공단 여성들의 지위향상 및 안전, 권리에 대하여 활동해왔던 것이 모태다. 그 후 산업단지의 침체의 시기와 맞물려 대상을 지역주민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상담소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금천구청 여성보육과 소속이다.


이두화 상담소장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일반 상담소에서는 1회 상담에 약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인근 복지관과 각종 구립 센터에도 회당 몇만원의 상담비를 받는다. 무료라고 상담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이두화 소장을 비롯해 직원들은 최소 8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5년 개소하면서 심리상담의 자격이 있는 분들을 모아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이옥희 상담사는 심리상담의 ‘임상’경력의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심리상담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바로 상담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람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담은 없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8년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임상을 쌓아갔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이라고 고민만 들어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서 치유하는 것이 상담이다. 심리상담과 치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개인의 마음의 상처로 가정이 파괴되기도 한다된다.”고 덧붙였다.


이두화 상담소장도 “상담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사람은 왜 상담소가 있어야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가 상담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다른 기관들은 상담보다 교육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보니 관내 상담요청은 대부분 이곳에서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2005년에 비해서 상담자가 약 2~3배 정도 늘었다. 경찰서나 학교에서도 상담의뢰가 많아졌다.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설명하고, “처음에는 잘 될 것인지 반신반의했지만 상담의 질이 높아지니 없어서는 안될 부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8년의 시간 속에 4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상담을 받고 간다. 상담자 중에 4살 유아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청소년들도 많다. 청소년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청소년들의 주된 특징은 무기력증이다. 목적과 목표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의 문제는 바로 부모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조절이 안되고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상담소의 상담원들은 대부분 60세 전후인데 소통이 잘 되느냐의 질문에는 “문화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내면의 소리를 끄집어 내는 것에는 시대적 격차가 없다. 오히려 오랜 임상의 경험 속에서 내면의 것을 잘 꺼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옥희 상담사는 “상담소에 찾아올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50% 해결된 것이다. 상담소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좀 더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질 높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시라.”고 주민들에게 권했다.


이 소장도 “자기의 문제를 속에만 넣고 있으면 커 보인다. 밖으로 꺼내놓으면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곳 상담소의 자원은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다. 이렇게 전문적인 사람들이 모여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이 소장은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보니 상담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다. 예약자가 기다릴 곳이 없어 마을문고나 사무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놓았다.  덧붙여 “아주 가끔이지만 ‘내가 낸 세금으로 상담 받는다.’면서 함부로 말하는 엄마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상담을 받은 아이가 커서 학교를 다니고, 밖에도 나오지 않던 아이가 스스로 지하철을 타러 나오는 모습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상담’임을 느낀다는 상담사 선생님들로 금천구여성복지상담소가 더 많은 주민들에게 질 높은 삶을 선물 하기를 기대해본다.

아동,청소년,성인상담 및
방문프로그램 예약 02-854-1366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지난 23일 오전 11시 홍정삼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다는 슈퍼마켓 소비자유통을 찾았다. 현대시장 골목을 들어가면 중간쯤에 위치한 80여평 규모의 가게인데 가게 간판에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단체사진이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우리 사장님이요? 사람 참 좋지요.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남한테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는 홍성순(56)씨는 소비자유통에서 10여 년 동안 근무를 하고 있다. 홍 대표에 대한 직원 홍씨의 자랑이 이어졌다. “어디서 뭐를 하나라도 얻어 오셔도 직원들 나누어 주려고 하시지 당신이 드시려고 하지를 않으세요. 직원들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항상 그래요. 월급도 그렇고 항상 배려해주고 챙겨주세요”
홍씨를 비롯한 13명의 직원들 모두 3~4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가게 지하로 내려가면 물건들이 놓여 진 진열대를 프레임 삼아 사무공간으로 나눈 2평 남짓한 소박한 사무공간이 있다. 한쪽 벽면에는 지난 5년간 시흥1동 사무소를 통해 쌀을 기부했던 기념사진이 쭉 걸려있고, 그 아래 홍 대표가 받은 각종 표창장이 걸려있다. 반대편 벽에는 앞서 가게 간판에 있던 직원들의 단체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고, 손주로 보이는 사내아이 사진 등이 걸려있다.


전라도 해남에서 5남 5녀 중 셋째아들로 태어난 홍대표의 유년시절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참 못살았어요. 엄청 힘들었죠. 부모님한테 재산도 하나 못 받고 어렵게 살다가 결혼을 했는데, 결혼을 해서도 너무 힘들었어요. 돈이 없어서 교회 지하에서 살았어요. 수도도 없어서 물을 떠다가 밥 해먹고, 화장실도 멀리 나가서 보고  그렇게 몇 년을 살았어요. 돈이 없으니까….” 홍대표는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부터 막연히 돈을 벌면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23년 전 처남과 함께 현대시장에 가게를 하나 얻었다. “그때는 여기가 시장도 아니었어요. 길 건너편에 있는 대명시장이 엄청 컸었어요. 옷가게가 몇 군데 있고, 철물점이 있던 작은 골목이었죠. 앞서 이 건물에서 가게를 연 사람들이 세 사람이나 망해 간 자리였어요.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시흥역에서 내리면 이 길을 통로로 해서 사람들이 올라오더라구요” 처음하는 장사가 녹록치만은 않았다. 500원 주고 사온 오이를 가게근처 노점에서 3개 천원에 팔면 손해를 보면서 똑같이 3개 천원에 팔며 경쟁을 했다고. “정말 열심히 일만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차근차근 아이가 성장하는 것처럼 하루매출이 오르고 올라 여기까지 온 거에요” 홍대표는 15년 전 처남에게 슈퍼를 인수받아 당당히 소비자유통의 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가게가 있는 건물도 장만했다. 가게 2층으로 두 세대의 가정집이 있는데 한집에는 결혼한 큰아들네가 살고 한 집에는 홍대표 부부와 작은 아들이 살고 있다. 올 11월에는 작은 아들도 결혼을 해 출가할 예정이라고.


“봉사를 한지는 5~6년 밖에 안돼요. 자랑은 아니지만 돈도 잘 벌고 있고 , 내 건물에 내 사업장을 갖고 있으니 이제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업하고부터 지금까지 오타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고 있다는 홍대표가 본격적으로 누군가를 돕기 시작한 것은 배달을 갔던 한 조손가정을 만나고 부터이다. “80대쯤 돼 보이는 노인장이 계단도 한참 내려가는 캄캄한 굴 속 같은 지하에서 손주 둘을 데리고 살더라고요. 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악취가 말도 아니었죠. 어디가 아프신지 활동도 잘 못하시는데 손주들까지 돌보아야 하는 처지가 너무 안됐더라구요. 그래서 쌀을 10키로짜리 하나 가져다 드리고, 배달을 다니며 그 앞을 지나가게 되면 과일이고, 음료수 등을 문 앞에 놔두고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노인에게서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들어 봤다고 한다. “서운한 마음은 없어요. 항상 마음이 즐거웠으니까” 그 노인을 시작으로 홍대표는 어려운 이웃과 지역의 복지관이며 어르신 잔치 때 마다 과자와 음료수 등을 후원하고, 해마다 정기적으로 쌀도 기부하고 있다.


“저희 입장에선 집보다는 남들을 더 신경 쓰시니까 서운했던 적도 있었죠. 젊어서부터 원래 남들 돕는 걸 좋아하셨어요. 아버지가 사장인데 뭐 직원(홍대표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다)들이 할 말 있겠습니까? 저희는 모르고 있다가 손님들이 와서 뭐 잘 받았다고 얘기를 하면 그때 아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라고 말하며 홍대표의 차남 홍근신(31)씨는 “그래도  애기 좀 해 주셨으면 하는 것도 있는데요. 특별히 다른데 돈 쓰는 게 아니라 어려운 사람 돕는다고 하시는 것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감수하고 가는 거죠”라고 덧붙였다.


홍근신씨는 “어느날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오셔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쌀을 좀 주셔야겠다고 하셔서 그러면 도와주세요.라고 했다가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사실 한두 푼이 아니잖아요. 처음엔 40포로 시작하셨어요. 그러다 해 마다 100포 150포 200포 올해는 300포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해마다 하시는 일이니까 이제는 저희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해 드리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홍근신씨에게서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자랑스러움이 전해져 왔다. “저희 아버지야 항상 저희를 위해 고생 많이 하시고, 너무 감사하죠. 이렇게까지 자리 만들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어요”
“애들이 하라고 하고, 더 도우라고 해서 하지 저 혼자는 못해요”라고 말하는 홍대표. “제가 앞으로 5년 이상하고 아들이 이어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5일은 금천구 구민의 날 이었다. 이날 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홍대표는 모범구민(지역사회봉사부문 공동수상)표창을 받았다. 구청장에게 표창을 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홍대표를 보았다. 유독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받은 홍대표는 꽃 속에 파 묻혀 눈물을 줄줄 흘렸다.
“구민상 받을 때 왜 그렇게 우셨어요?”라고 묻는 기자에게 홍대표는 “상을 받아 운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그저 사회자가 표창 내용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라고 말했다. 표창장에는 ‘귀하께서는 평소 어려운 이웃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생활하여 왔으며, 특히 주변 저소득 주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루는데 공이 크므로 제18회 금천구민의 날을 맞이하여 구민의 뜻을 모아 이 상을 드립니다’ 라고 써 있었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공선옥 글/ 이형진 그림/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

 

상수리나무집 사람들, 이 책의 갈피에는 테레사의 글 한 구절이 적혀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자신들이 존중받는 것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상대방이 품어야 할 호의에 대해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은 없으리라. 당연하게도 여기서 가난은 꼭 물질적인 가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수리나무집 사람들'은 공선옥 소설이 가진 한과 슬픔이 어린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다. 이 작품은 따뜻하다. 상수리 나무집에는 하나같이 어렵고 가난한 이들, 돈도 없지만 마음도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 모여든다.
갈 곳 없던 옥주 할머니를 보고 점쟁이 할머니 용화는 '백날 천날 걸어 봐야 갈 곳이 없구나'하며 상수리나무집에 받아준다.
그래서 눈먼 길수와 아들 별이도 받아주고 영이와 그의 딸 송이도 함께 지내게 된다. 일분군으로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점쟁이가 된 용화 할머니, 정신대 위안부의 아픔은 지닌 옥주 할머니, 피난지에 부모을 잃고 눈이 먼 길수 아저씨와 그의 슬픈 아들 별이, 그리고 미군부대 여자였던 영희와 그녀의 까만 딸,  송이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다. 
이들이 마음을 열고 친해지는 것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말문을 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상처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감싸 안고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마치 봄아지랑이를 느끼듯 따뜻함과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어머니들이 읽으면 좋을 동화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 책을 끝까지 읽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함께 남았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1위. 대단하다 국정원

국정원이 트위터에 이어 포털까지 개입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그 동안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혐의는 국정원이 오늘의 유머나 일간베스트 같은 중소 커뮤니티 사이트에 정치적 글을 올리거나, 트위터를 이용해 야당 후보를 비방하고 여당 후보를 옹호하는 글을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었다. 국정원 1,2,3,4팀 가운데 기획을 담당한 1팀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3개 팀 가운데 대형 포털을 담당했던 2팀의 활동은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왔으나 2팀 역시 3, 5팀 못지않게 인터넷에서 여론작업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이 지난 6월 이번 사건을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범죄일람표’를 보면 국정원은 포털에서도 중소 커뮤니티 댓글 활동이나 트위터 활동과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였다.
우선 문재인 안철수 야권 대선후보와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대선 오래 전부터 집중적인 비방활동을 벌였다. 반면 국정원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찬성 및 응원 댓글 활동을 벌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네이버 뉴스와 다음 뉴스가 빠져 있는 것은 검찰이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국정원의 수사 방해 때문에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때문”이라며 “범죄일람표상의 국정원 범죄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트위터 활동을 검찰에 처음 제보한 진 의원은 “국정원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사이버 공간의 여론 조작으로 지난해 대선이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말 대단하다, 한쪽의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이는 국정원, 게다가 국방부도 개입이 되었단다, 수사하는 검찰엔 또 엄청난 압박을 가한다.
이제 그분이 나서야 할 때이다. 친일 행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진지한 반성이 없었던 수치스런 역사를 되새김하지 말자, 그만 침묵하시고, 이제 그만 나서시지요.

2위.  주진우, 김어준 무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환수)는 24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시사인>과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박지만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결을 받아들여 두 사람의 모든 혐의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두 사람의) 죄질은 그 어떤 죄보다 무겁다"며 김어준 총수에게는 징역 2년, 주진우 기자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5촌 조카 살인사건을 다루며 특정 후보자와 가족이 반인륜적 패륜범으로 보일 수 있도록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시사인>과 <나꼼수>의 보도 내용은 허위사실이 아니며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고의성이 없었고, 박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은 실수였다는 변호인 쪽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이틀 동안 검찰과 변호사 양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고, 최대의 변론을 한 만큼 재판부가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배심원 평결로 판결이유 고지를 대신했으나 비슷한 맥락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어준 총수는 "이상한 사건을 이상하다고 말할 자유가 일반 국민들의 상식의 눈높이에서 지켜진, 의미있는 판결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제 다시 왕성한 활동을 기대 해 본다.

3위, 국민연금 자발적 탈퇴 2배 늘었대요

국민연금의 자발적 탈퇴자가 지난해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민주당 최동익 의원이 16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임의가입자 탈퇴 사유별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탈퇴신청서를 직접 작성한 ‘자발적 탈퇴자’는 지난해 월평균 1,101명에서 올해는 9월 말 현재 월평균 2,511명으로 늘어났다. 한 달동안 1,410명(128.1%)이 급증한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직장가입자나, 자영업 등의 지역가입자와 달리 전업주부, 학생들은 ‘임의가입자’로서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임의가입자의 변동률을 국민들의 국민연금의 신뢰도의 지표로 삼아 파악하곤 한다.
임의가입자 중 자발적 탈퇴자는 올해 2월에 7,7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 대통령직인수위가 기초연금안에 대해 발표한 즈음이다. 이후 서서히 하강 곡선을 그리다가 7월 국민행복연금위 발표 때 다시 증가해 1,470명이 됐고, 9월25일 정부의 기초연금안 발표 후 10월11일까지 17일 사이에 탈퇴자는 1,237명으로 급증했다.
이게 자발적 탈퇴가 맞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정책 때문에 강제적으로 탈퇴한 것이 아닐까?
자발적이 아닌 강제적 탈퇴로 정정한다.

4위. 기타 등등

월평균 예상 노후생활 필요자금 227만원 ? 현재 24~58세 비은퇴 가구가 예상하는 노후생활 필요자금은 월 평균 227만원이며, 부부가구는 251만원, 독신가구는 143만원이라는데, 나이 먹는 것이 두렵다. 정말

하루 2번 샤워 피부엔 독? 하루에 2번 샤워 하는 사람이 50%가 넘는다는데. 2 번이상 샤워하면, 우리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까지 제거가 된다고 한다. 내 맘대로 깨끗해지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김량남

전교조 선생님들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2/3이 넘는 의사를 모아, “전교조는 법외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식민지 독립투쟁을 위해 가장 열렬히 투쟁하고 그 결과로 가장 많이 희생을 당한 이들이 그 역사의 뿌리이자 중심이 되어 독립된 자주 민주 국가를 만드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 반대다. 이승만은 권력을 위해 친일 군경과 관료를 청산하지 않고, 외려 광복된 나라의 골간으로 삼았다. 세상에 이런 나라는 없다. 친일과 군사 쿠데타의 태생적인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박정희, 천황폐하만세를 외치던 조선, 동아일보 이들이 역사전쟁을 선언하고, 일제를 식민지 침략자가 아니라 근대화의 은인으로 여기고, 민주주의 적이었던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라며 세종대왕에 비교하는 것은, 그들이 자기의 뿌리를 은폐하려는 필사의 노력이다. 이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전교조 선생님의 참교육은 가장 거북하고 또 두려운 존재라 아니할 수 없다.


전교조는 1500명이 넘는 해고자를 내며 합법성을 쟁취한 노조다. 처음부터 합법노조가 아니었다. 당시에 교육부가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선생님을 식별하는 기준으로 제기한 것이다.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학급문집과 신문을 내는 교사, 형편 어려운 학생을 많이 상담하는 교사,... 반 학생들에게 자율성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직원회의에서 원리원칙을 따지는 교사] 등등이다.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적대하는 것은 그들이 촌지를 거부하여 학교를 투명하게 했고, 원리원칙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과 창의를 수호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군국주의 교육만 받아 민주주의를 알 수 없었던 그들에게 '아니오.' 할 수 있는 교사와 학생은 적이었다. 그리고 그 악령이 부활했다.


전교조를 법외 노조 하는 이유는 공무원노조를 법외노조로 유지하는 것과 이유가 같다. 해고노동자들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노조나 전교조는 단일 노조가 아니다. 구성원에 대한 규정을 단사나 개별 학교의 구성원 규정으로 할 수 없는 전국을 포괄하는 업종 일반노조다. 그럼으로 조합원에 대한 규정은 그 조합의 규정에 의해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조선일보 따위가 법외노조를 불법으로 보지만 노조의 결사권은 헌법적 권리이기에 부당한 권력에 의해 희생을 당하는 노조라는 의미 이외에 없다.


또한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현행법을 넘어서고 있다는 주장도 하는데 이런 주장은 정말 무식한 주장이다. 왜냐면 우리나라 노동법은 최저기준이라 그 법 이상을 만들고 노동법이 있다. 준법만 하면 인간의 최저조건에 불과하다. 법 이상의 요구로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라고 노조와 단체협약이 있는 것이다.


이번 전교조 선생님들의 결정을 고마워하는 이유는 이렇다. 박근혜 정권은 전교조 조합원 6만 명 중 9명, 0.00015%의 문제로 99.99985%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을 통해 무단 횡단 했다고 사형을 선고하는 듯한 무리하고 무식한 짓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교육부는 '9명을 조합원이 아니라 비조합원으로 하되 그 직에 고용'하라고 제안했다. 어차피 9명의 문제이니 직을 유지하면서 ‘좋은게 좋다’며 가자는 것이 교육부의 제안이다.


그런데 해고자 9명이 누구인가? 참교육을 위해 노력하다 해고된 교사다. 노조를 위해 참교육을 위해 사회적으로 사형선고를 당하는 희생을 감수한 사람이다. 이 분들을 비조합원으로 외면 배제하던가, 머슴으로 쓰라는 것이 교육부의 요구다. 어떤 선택이라도 정말 고생한 이들을 내치는 패륜이요, 머슴으로 부리라는 패악의 요구다. 교육부의 이런 요구는 꼼수가 들어 있다. 친일 매국 역사를 미화해야 사는 수구세력들이 자기와 다른 진영을 "옳고 그름의 대의가 아니라 이기적 욕망에 찌든 그놈이 그놈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당당한 전교조의 역사를 비열한 이기의 역사로 돌리려 했던 것이다. 친일과 독재의 세력들이 민주와 참교육의 역사를 파괴하려는 노림수였다.


많은 걱정을 들었지만, 걱정대신 정권의 비열함에 분노했고, 무엇보다 전교조의 역사, 참교육에 대한 선생님들의 당연한 저력을 믿었다. 그리고 결과는 “전교조는 법외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선택했습니다.”라는 당당한 선언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종북 몰이 등 광기어린 이념 공세와 국가권력의 사유화로 사회 전체를 70년대로 돌려놓고 또 한 번의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새마을 운동 부활 주장이 바로 이런 탐욕의 증거다. 국가기관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규명하지 않고 외려 진실을 추구하는 이들을 찍어내고 배제하는 것은 관건선거를 통해 집권을 지속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역사적 퇴행에 맞서 전교조 선생님들의 판단은 용감하고 절실한 시대적 과제를 꿰뚫었다. 민주주의 후퇴, 역사적 진실의 은폐, 참교육 폐기에 맞선 제2의 민주화 운동의 진정한 봉화불이 되었다. 우리는 물구나무 선 세상에서 진실과 정의로, 사람을 우애하는 전교조의 정신을 확인했다. 어둠이 깊고 고난이 험한 세상이지만 우리는 또 한 번의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말한다. "고맙습니다. 전교조 선생님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카렌 쿠시맨 지음 / 배미자 옮김 / 다른 펴냄 




'은은한 향기 '

처음 필리파 피어스의 작품을 보았을 때 크게 벌이지 않고 일관되게 절제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낯설기도 하고 조금은 충격이기도 했다. <너는 쓸모가 없어>, 이 책도 그랬다. 다 읽고 나서 산파가 쓰는 약초의 은은한 향기 나는 작품 하나를 읽은 기분이 들었다.  거리의 아이로 쇠똥구리로 불리던 아이는 산파인 제인의 조수가 되면서 앨리스라는 자신의 이름도 갖게 된다. 

아이를 낳는 것, 즉 생명의 탄생과 이를 도와주는 앨리스는 산파의 일에 흥미와 자긍을 느끼지만 산파는 쇠똥구리를 있는 데로 구박한다.  자신이 훌륭한 산파가 될 수 없다고 좌절하여 제인의 집을 뛰쳐나간 앨리스는  그러나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산파가 되기 위해 다시 제인의 집으로 돌아온다.

르네상스 이전의 중세 영국, 암흑기로 불릴 만큼 답답하던 당시에 아이를 낳는 일은 얼마나 힘들고 두려운 일이었을까. 그런 산모에게 산파는 약초와 시럽과 주문으로 위로하고 아이를 낳을 힘을 북돋아준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에게 생명의 탄생,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가슴 벅찬 기쁨이기도 하지만 끔찍한 고통과 두려움을 연상케 한다. 

청소년들이 아이를 낳은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까가 조금은 의문이지만 그러나 앨리스가 산파가 되어가는 과정, 자신을 쓸모가 있는 자긍의 존재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담담하면서도 그렇기에 차근차근 읽는 이를 압도하는 설득력을 지닌다.  살아가면서 '너는 쓸모가 없어'라는 마음속의 질문에 답하는 일은 여전히 두려운 일이다.

그 두려움에 산파 제인은 이렇게 답한다. " (...) 시도하고 위기에 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수습생이 필요한거죠.산파가 포기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기를 그만두진 않아요." (*)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1위. 은퇴 마음은 65세, 현실은?

우리나라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퇴 시점 나이로 20대는 60대 초반을, 50대는 60대 중반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상 전국 남녀 2,274명을 대상으로 ‘고령자 은퇴시점과 아르바이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성인이 은퇴하기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나이가 64.5세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로 은퇴하는 평균 연령인 53세(통계청 조사, 2012년 조사)보다 무려 11.5년이 많은 것으로 퇴직 이후 일자리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고령자들의 노동 공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시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수명도 1970년 평균수명 61.9세에서 해마다 약 0.5세씩 늘어 2011년에는 81.2세(여성 84.0세)로 증가했다. 희망 은퇴 시점을 64.5세로 봤을 때 여성은 은퇴 이후 20년 가까이 시간이 남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나이도 연령이 높을수록 ‘노인’이라고 인식하는 나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70세를 노인이라고 인식했고, 30대는 71.8세, 40대는 72.2세를, 50대는 73.8세를 노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전체 평균은 71.9세로 나타났다.

2050년 부터는 200세까지 사는 사람이 나온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때 가면 은퇴나이도 150세가 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걱정이 절로 깊어진다. 조금 지나면 100세까지는 청춘이란 말 듣겠네, 문제는 건강을 전제로 노인들이 어떤 일자리에서 길어진 삶의 가치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인 점이다.

모두가 집중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문제임이 분명하다.


2위.  환자 중 60%는 원치 않은데, 상급병실 이용 경험

다들 한번씩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비용때문에 입원실을 5~6인실을 원해도, 병원에서는 일단 상급병실을 이용하고, 자리가 나면 알려준다고 했던 경험 말이다.

환자 부담이 큰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 관련 대책이 논의중인 가운데 환자들 대다수가 어쩔수 없이 상급병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실태조사가 발표됐다. 

건강보험공단과 고려대 연구팀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입원환자 1만여명과 병원급 이상 기관 1천46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급 병실을 이용한 환자의 59.5%는 본인의 당초 의사와는 상관 없이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일반 병실 이용을 위해 평균 1~3일간 상급병실을 어쩔 수 없이 이용했다. 선택진료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100% 실시됐고, 종합병원에서는 41.4%, 병원에서는 12.2% 실시돼 큰 병원일수록 비중이 컸다. 특히 빅5로 불리는 상위 5개 대형병원 입원 환자의 경우 선택진료 비중이 93.%로 나타나 큰 병원에 입원하면 거의 선택진료비를 지불하는 구조였다. 선택진료를 받은 환자 중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는 59.1%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불가피하게 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환자가 원치도 않는 상급병실을 이용해야 하는 실태에 대해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은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데 최근에는 두가지 안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일반병상 확보 비율을 현행 50% 이상에서 75%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반병상 기준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에서 최대 2인실까지 확대하는 안도 검토중이다. 

즉, 병원급은 4인실까지, 상급종합 병원은 3인실까지, 상위 5개 병원은 2인실까지 일반병실로 편입시킨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좋은 병실에 환자를 눕히고 싶지 않을까? 이것은 명백히 아픈 사람이 절대 '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병원이 절대 '갑'의 횡포를 부리는 것이 아닐까? 


3위. 붉게 물들이는 해충- 박근혜 대통령의 놀라운 박멸 의지

"해직 교사 9명을 이달 23일까지 조합원에서 제외시키지 않으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인정하겠다."고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최후 통첩'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전교조가 해충으로 보이는 듯 하다.

2005년 당시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은 "전교조에 우리 아이 못 맡긴다" "사학법 날치기 원천무효" 등을 외쳤다. 박 대표는 "한 마리 해충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전국적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며 "이번 날치기법이 시행되면 노무현 정권과 전교조는 이를 수단으로 사학을 하나씩 접수할 것"이라고 전교조를 공격했다.

그때의 생각,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된 지금 여전하다. 

아무리 사학재단 (영남대학교) 이사 출신이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엄연히 법적으로 보장되어있는 단체를 함부로 해산얘기 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고용노동부에 해직자들이 노조원이 될 수 없는 권리를 박탈하는 법률조항을 개정하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현행 법령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정하라는 내용이다. 

진짜 해충을 가릴 줄 아는 눈을 가진 대통령이 되어 주시길 


4위. 기타 등등

올해 10월 부터 700MHz 대역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면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던데, 알고 계셨는지? 교체비용만 4,000억 이상이라던데, 홍보도 별로 안하고, 세금부터 걷는 다니, 급하긴 급했나 보군. 체력단련 군 골프장 카트 구입비 160억원? 국방부 예산 반드시 절감해 주시길. 골프로 체력단련하시는 일부 장성들을 위해 세금 낼 돈 한품도 없음이야.



김량남 : 씨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일하는 삶이 아름다운 금천청년회’ 회장을 역임했다.



보 구엔 지압(武元甲) 장군을 아시나요. 


베트남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베트남 호찌민 전 국가주석의 묘소에 헌화했다. 침묵의 헌화였지만 언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화와 참배는 행동으로 보여준, 그 자체가 강한 화해의 제스처'라고 보도했다. 베트남의 호 아저씨에게 헌화를 한 것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이후 세 번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베트남 정상에게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한 말을 두고 <6.25전쟁 참전 16개국 정상들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북한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한 것과 같은 엄청난 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참전용사들의 가슴과 대한민국의 명예에 못을 박는 것>이라고 비판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이전 모습과 비교해서 상전벽해 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성전이라고 세뇌해온 월남파병을 베트남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베트남 꽝응아이에는 한국군의 행위를 기록한 비석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1966년 12월 5일 정확히 새벽 5시, 출라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남조선 청룡여단 1개 대대가 이곳으로 행군을 해왔다. 그들은 36명을 쯩빈 폭탄구덩이에 넣고 쏘아 죽였다. 다음날인 12월 6일, 그들은 계속해서 꺼우안푹 마을로 밀고 들어가 273명의 양민을 모아놓고 각종 무기로 학살했다. 모두가 참혹한 모습으로 죽었고 겨우 14명만이 살아남았다... 그들은 비단 양민학살 뿐만 아니라 온갖 야만적인 수단들을 사용했다. 그들은 불도저를 갖고 들어와 모든 생태계를 말살했고, 모든 집을 깨끗이 불태웠고, 우리 조상들의 묘지까지 갈아엎었다. 건강불굴의 이 땅을 그들은 폭탄과 고엽제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불모지로 만들었다.] 슬프다.

베트남의 현대사는 제국주의에 맞선 저항의 역사다. 프랑스 일본 미국으로 이어지는 제국주의 침략은 베트남을 분단과 부패와 가난의 고통으로 내 몰았다. 하지만 베트남은 그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 아직 우리가 제국에 의존하여 분단을 지배의 조건으로 삼는 세력을 극복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역사는 위대한 역사다. 그 역사의 상징이 호치민이라면 , 상징의 무기가 보 구엔 지압(武元甲) 장군이다. (물론 상징이 실제를 대체할 수 없다. 반제 통일전쟁의 진정한 주역은 당연히 베트남 민중들이다.) 

보 구엔 지압은 프랑스 침략군을 물리 친 디엔비엔푸 전투, 68년 이후 전개된 월남 전쟁, 79년 중국의 베트남 침공 등에서 승리의 사령관이었다. 외신들에 의해 '붉은 나폴레옹'이라 불렸지만 그는 조국을 해방하고 수호했지 나폴레옹처럼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20세기 최고의 명장인 그가 타계했다. 그는 한국 파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유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불굴의 의지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다. 더 이상은 미국과 프랑스를 미워하지 않는다. 한국군들이 베트남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고 있지만 역시 미워하지 않는다.

역사를 알고 있지만 그 역사를 이유로 현실과 미래를 뒤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아량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가 매년 진심이 담기지 않는 일본의 역사적 사과에 매달리는 것에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그것은 그들이 프랑스와 미국으로 대표하는 식민지의 치욕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다는 저력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리고 그 뿌리에는 독특한 베트남 식 인간관이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베트남은 매우 독특한 존재입니다. 전세가 아무리 불리해도 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수천 년간 외세를 몰아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승리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결국 전쟁을 끝낸 것은 물자가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확신이었습니다.” 보 구엔 지압 장군이 본 베트남의 특성이다. 수천 년 강국으로부터 침략을 당해 온 것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외세의존의 한반도 분단이라는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군작전권을 제발 맡아달라는 극단의 사대주의 수치를 감수하는 한국현실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전쟁의 적을 미워하지 않는 것은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을 군인의 눈으로 보지 않고 어머니와 형제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을 든 그 순간은 적이지만 총을 놓는 그 순간 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로 상대를 보는 것이 베트남식 사고다. 그렇다. 전쟁은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의 극단의 이기적 탐욕의 결과이며 노동자 민중들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욕심의 희생자에 불구하다. 그러니 최악의 평화가 최선의 전쟁보다 났다는 말이 존재한다. 종북몰이를 하는 증오와 대결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세상이지만. 

돈의 요기에 빠져, 돈으로 모든 것을 다 재단하는 세상에서, 애완견의 편함으로 야생견의 자유와 자주를 비웃는 세상에서, 베트남 민중들과 보 구엔 지압 장군을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해방과 자주를 짓밟고, 그들도 아닌 침략자 미군의 고엽제에 대를 이어 희생을 당해도 미국만세를 외치는 이상한 나라에서도 역사적 참회가 있음을 새기기 위해서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마을이 학교다]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중학생이 놀만한 게 없어요.  갈 곳도 없고요. 여럿이 있으면 불량학생으로 오해하는 어른들도 많아요.”, “골목 안에 쓰레기통이 있으면 좋겠어요. 나무도 심고 꽃도 가꾸고 싶어요.  벽화는 그릴 수 없을까요?”

마을 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가꾸기를 하고 있는 중학생들의 바램이다.

정감 있는 골목문화를 재현하고 청소년들의 건강한 어울림을 목적으로 독산4동 마을공동체 초록발자국이 제안한 사업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은 「토요일엔 마을이 학교다」지원 사업에 선정된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인근 중학교(가산, 세일, 난곡, 한울 등)에 다니는 중학생들로 구성되어 매주 토요일 2시부터 5시까지 독산4동 주민센터를 기점으로 마을 안에서 놀고 배우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동네한바퀴 크게 돌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이웃 마을을 탐방하고, ‘배워서 남주기’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전래놀이와 보드게임은 놀이터에서 어린 동생들과 나누었다.  서울에 2곳밖에 없다는 애국충혼탑이 우리 마을 안에 있음을 알고 주위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 및 주변정화활동을 벌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시멘트 공간이지만 골목대장 친구들은 나무심기에 대한 바램을 져버리지 않았다.  결국 찾아낸 장소는 주민센터 앞 화단으로 한가운데 배수로가 있고 전기선 케이블이 깔려있는 열악하고 척박한 땅.  풀을 뽑고, 거름을 부어 객토 작업을 하고 주목과 남천 14그루를 심었다.  화단에 팻말을 세우면서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는 주차장 입구 낮고 작은 벽면을 꾸몄다.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질 때 까지 집에 갈 생각도 않고 붓질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적극성과 몰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20여 회차를 지나오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친구들은 마무리 행사를 특별하게 준비하려 한다.  청소년들이 마을 안에서 펼치는 벼룩시장이 바로 그것.  그동안 활동을 총 망라하여 테마별 체험부스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골목대장 친구들의 활동사진이 전시되고, 직접 제작한 보드게임을 선 보일 예정.  친환경 비누, 와이어 악세사리, 손바느질 인형 등을 판매하고, 배찌 만들기, 페트병을 활용한 저금통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판매수익금은 연말에 홀몸어르신 돕기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

11/2(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금천문화체육센터 앞 공원에서 펼쳐질 ‘골목대장과 함께하는 벼룩시장’으로 놀러오세요~





꼬부랑 할머니와 골목대장





초록발자국 박현주



동아리 탐방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꿈빛공연  전문봉사단


■ 지도강사 심용섭 

■ 단장 김순자 

■ 부단장/동아리반장 남궁영주

■ 단원

   김연수, 라경자, 최수봉, 김영희, 남정열, 조남희, 백순단, 위양자, 

   김계숙, 이쌍화, 류옥선, 임복환, 정월자, 심용섭


금천노인종합복지관 2층 열린마당(강당)앞에 늘어선 10여개 남짓한 의자에는 5명의 할머니와 1명의 할아버지가 앉아 강당의 활짝 열린 문 안쪽에서 흥겨운 우리가락에 맞춰 부채춤 연습을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하늘거리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려 전통무용 특유의 단아한 걸음걸이로 걸을 때 마다 빼꼼히 드러나는 하얀 덧신이 눈부시다. 서너 걸음 걸었을까 이내 ‘촥’소리를 내며 부채를 펼치고 일제히 뺑그르르 도는 모습이 장관이다.

“처음부터 이래 배워주면 나도 배우고 싶어. 여기 와서 보면 전부다 잘 추는데 나도 같이 추고는 싶고 해서 이렇게 뒤에 앉아 구경하고 있어”라며 하염없이 이들의 군무를 지켜보던 김정순(70세)할머니는 부러운 듯 말했다.

지난 10일 여느 때보다 한산한 느낌이 드는 금천노인종합복지관 강당에서는 ‘노인의 달’을 기념해 마련된 야외나들이도 빠지고, 일주일도 남지 않은 ‘제2회 서울시어르신생활체육경진대회(시니어예술제)’ 참가 준비로 ‘꿈빛공연전문봉사단(이하 꿈빛봉사단)’단원들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꿈빛봉사단은 2000년 7월 개관한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역사와 함께한 한국무용동아리에서 비롯됐다. 7~8년간 한국무용동아리에서 춤 연습에 매진한 이들은 어느 순간 아마추어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그리하여 2008년 4월 1일 1대 홍옥자 단장을 중심으로 ‘꿈빛공연전문봉사단’이 창단됐다. 

이후 꿈빛봉사단의 활동은 눈부셨다. 금천구 관내 뿐 아니라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각종행사에 초청돼 공연을 했으며, 2010년 2월에는 서울시시니어전문자원봉사단(문화예술분야)에 입단하고 보다 많은 봉사공연을 하고 있다. 또, 같은 해  9월 동아시아 실버문화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였고, 12월에는 금천구 우수평생학습 우수동아리에도 선정 돼 명실공히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의 대표동아리이자 금천구 대표동아리로 자리 잡았다.

꿈빛봉사단의 막내이자 청일점인 임복환(67세) 할아버지는 6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그 후유증으로 2010년부터 복지관에서 하는 방문물리치료를 받았다. 2011년 물리치료사의 권유로 복지관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임 할아버지는 복지관에 나와 운동도 하고 수업도 들으며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이 좋아져 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 등록해 취업도 하셨다. 김미가 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임 할아버지는 근무하시면서 버신 돈의 상당부분을 복지관에 후원도 하시고 대회에 나가는 동아리에 격려금이나 간식 등을 보내며 응원하신다고 전했다.

그런 임 할아버지가 한국무용동아리에 들어간 것은 올해부터이다. 동아리에 들어오시기 전부터 동아리를 맴돌며 후원만 해오시다가 한국무용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리하여 드디어 본인도 직접 한국무용을 배워보기로 결심을 한 것. 근무가 있는 날엔 연습에 나오는 것이 힘들어 동아리 지도강사인 심용섭 선생님이 개인지도를 많이 해 주신다고. 이런 선생님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이제는 오디션을 당당히 통과한 꿈빛봉사단원으로서 무대에 서게 되었다.

여성일색인 한국무용동아리에 청일점으로서 용기를 내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춤추는 거에 남녀 구분이 어딨어? 특히 한량무라는 것은 원래 남자가 주가 되가지고, 양반 중에 한량들이 기생과 같이 어울려 추던 춤이야. 시도 읊고, 장구도 치고, 술 한 잔의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춤이야”라고 설명하며 임 할아버지는 덧붙였다.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한국무용이 참 좋은 것 같아. 치매예방도 될 것 같구…”.





꿈빛봉사단은 공연장을 가리지 않고 그들을 찾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춤을 춘다. 근사한 공연장이 갖춰진 곳이나, 무대가 갖춰지지 않은 데이케어센터의 방바닥은 물론 그보다 열악한 자갈밭, 흙바닥에서도 공연을 한다. 김순자(71세) 단장은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곳에서 공연을 해도 불평한마디 안하고 최선을 다하는 단원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13년 복지관의 역사와 같은 이들에게는 무수히 많은 추억이 켜켜이 쌓여있다. 김영희(72세) 할머니는 “10여 년간의 활동으로 보람있는 일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라며 지난 10여년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 중에서도 복지관 1층에 있는 데이케어 어르신들이 인상 깊네… 어르신들이 너무 천진스럽고 좋아하셔서 같이 사진도 찍고 준비했던 공연 이외에도 다른 춤도 더 많이 추고 왔었어”. 센터 방안에서 공연을 했는데, 아프시고, 더러는 정신을 놓치신 분들임에도 아이처럼 좋아하고 앵콜도 외쳤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 일 수 도 있는 분들 앞에서의 공연이라 더 기억에 남고 짠한 마음이 드는 것이리라.

김 할머니의 얘기에 김 단장은 한 요양병원에 봉사를 갔던 일을 떠올렸다. “거기서 전에 복지관에서 같이 활동하던 분을 만났잖아요. 그 엄마 우리를 보더니 말은 못하고 진짜 반가워 하셨잖아. 난 보람도 보람이지만 참 가슴이 찡했어요. 그때 우리 무두들 눈물을 펑펑 쏟았잖우”

공연 후 요양원 어르신들 한 사람 한사람 다 포옹을 해드리고 왔다고 한다. 김 단장은 “우리가 건강할 때, 한 살이라도 더 강령할 때 열심히 봉사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꿈빛봉사단 입단은 한국무용동아리에서 3~6개월간 활동한 회원에 한에 오디션을 통해 입단을 할 수 있다. 한국무용동아리는 금천노인복지관 회원이면 누구나 입회 할 수 있지만 복지관 규칙에 따라 1인 1동아리 가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금천노인복지관 ☎804-4058로 하면된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포털 검색창에 ‘임승수’라고 검색하면 8권의 책들이 올라온다.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나는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글쓰기 클리닉’,‘국가의 거짓말’,‘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등등

2006년 첫 책을 내놓은 뒤 꾸준하게 책을 쓰고 있다. 임 작가는 인문출판계의 블루오션이라고 불린다. 불황이라는 출판계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런 임 작가가 우리 금천구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살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독산4동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부인과 두 아이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본지가 59호에 내보낸 ‘국정원에 신고당했어요’라는 글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임 작가는 74년생으로 난곡중학교를 거쳐 속칭 뺑뺑이로 구로고등학교로 배정된 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하고 이후 IT계열 연구원 생활을 지속했다. 

글쓰기나 출판과는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경로인데 어떻게 책을 쓰게 됐을까?지난 10월 9일 한글날 아침 금천체육공원에서 임승수작가를 만났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하자 “책 쓰는 사람이고 공대를 나와 직장생활 하다가 30살이 넘어 새 인생을 사는 사람이며 작가다.”라고 간단히 정리했다. 


30세가 넘어 작가로…

공대를 나와 내 전공에서 5년의 연구원 생활을 했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돈은 꼬박꼬박 들어오지만 시간이 낭비되는 느낌으로 힘들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1분 1초를 찾는 것이었다.

호주 작가 브로니웨어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라는 책이 있다. 호스피스 간호사였던 저자가 죽어가는 사람들의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 '후회' 중 압도적 1위가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2위가 ‘좀 덜 일할 걸~’이었다고 한다. 돈에 시간을 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책을 낸 계기

책에 관심이 없었고, 글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미의 베네주엘라 라는 나라에서 재미있는 변화가 있다는 소식을 외신으로 들었다.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되는 GDP로 무상의료와 무상보육을 한다는 소식에 연구모임을 꾸렸다. 

외신을 해석하고 자료를 번역해서 나눠줬는데 누가 출판을 제안했다. 그래서 우연히 책을 내게 됐다.

책을 내니 교보문고에 딱하니 걸려있었다. 강의가 들어오고 아주 짧은 시간에 베네주엘라 사례가 전파됐다. 책이라는 것이 내가 가진 고민을 가장 효율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가 서구보다 잘살지 않기 때문에 무상의료나 복지를 할수 없다고 한다. 베네주엘라를 보면 알수있따. 사회가 보유한 재부를 어디에 쓸 것인가가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건설업자 출신으로 4대강에 20조의 세금을 쏟아부었지만 국민의 행복과는 결합되지 않았다. 녹조라떼와 환경파괴만 만들었을 뿐이다. 결국에는 정치의 문제다.

국정원에 신고를 당했다

그 사건 이후 책이 더 잘 나갔다. 내가 스스로 신고해보려고 한다(웃음). 1학년이 신고했다는데 자괴감이 들었고 당황했지만 책이 잘 나가는 기쁨으로 승화했다(웃음).  전화위복이랄까..

자본론을 읽은 사람은 빨갱이인가? 복지를 확충하라고 하면 빨갱이라면 난 빨갱이다. 노동자와 농민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빨갱이라면 난 빨갱이다. 오히려 종북이니 빨갱이니 희한한 낙인으로 사람을 매도하고 있는 세상이 안타깝다. 

사회과학부터 글쓰기, 예술작품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는데 

내가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다. 책은 내 머릿속을 반영해 담는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니 다양한 책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책을 쓰면서 모르는 것을 알게된다. 활자화된다는 부담으로 설렁설렁 볼 것도 눈에 힘을 주고 본다. 밀도있게 공부하게 되고 그런 것이 내게 도움이 된다.


짧은 기간 많은 책을 썼는데 노하후라도 있으면 알려달라

책의 제작 형식에 익숙해졌다. 원고지 1000장이면 300페이지 단행본이 만들어진다. 이 형식에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넣을 것인가 생각한다. 우선 목차부터 짠다. 목차 1개당 챕터를 만들어 전체 책 분량으로 나누면 한 주제에 대한 분량이 나온다.

요즘에는 글쓰기 강의도 많이 한다. 글을 쓰려면 먼저 글이 나올만한 삶을 살아야한다. 매일 똑같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면 쓸거리가 안 나온다. 나도 막 살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벗어나 보고, 깨닫고, 느껴보니  글이 나왔다. 

감동은 디테일에서 나온다는 것도 중요하다.  슬프다는 단어에서 슬픈 게 아니라 왜 슬픈지 세세하게 써줘야 읽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인다. 시시콜콜하게 자세하게 보여줘야한다.

꿈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는 정말 도서관을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책이 내 인생을 바꿔놨다. 내인생이 경험치 못한 것, 생각치 못한 것을 준다.  요즘 도서관은  책은 신청하며 구매대행도 해둔다.  지역의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적은 돈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것, 나의 책이 많은 젊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최나미 글/ 정문주 그림/ 사계절출판사

 

주인공 아이가 걱정스러워하는 엄마는 사는 건 죽는 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세상의 심난함을 견뎌내는 주술적 역할을 하는 그 말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건 같은 이집 가족들의 현재적 위치를 보여줍니다. 
상우네가 벼랑 끝처럼 위태롭게 사는 이유는 아빠가 집을 나간 후 소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의 부재는 원인도 끝도 보이지 않는데 아빠가 왜 나갔는지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는이 작품에서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  듯 합니다.
문제는 아빠의 부재가 결손가정이라 불리는 이집 사람들에게 드리운 그늘입니다. 엄마는 일이 생기면 대책 없이 눈물만 흘리고, 누나는 소위 결손가정의 문제아로 엄마를 학교에 오게까지 합니다. 그렇게 사는 엄마와 누나가 상우는 답답할 뿐 이지요.
얼핏 보기엔 바다로 간 것 같은 아빠와 죽어가는 감나무에 약도 치지 않으면서 살아내기를 바라는 엄마는 같은 부류의 사람일 것 같은데요,
그래서 같이 살기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지요. 4대 독자라는 이유만으로 상우만을 챙기고 싶은 친가에 가는 건 아빠가 그렇게 된 책임을 뒤집어쓴 엄마와 엄마를 옹호하는 누나에 대한 배신일 수 있지만 그러나 자신의 현재 처지를 벗어나고 싶은 상우의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합니다.
상우의 나이는 열 세살입니다. 수학 문제 푸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아이들에게 눌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당찬 아이지만 아빠의 부재를 감당하기는 벅찬 나이입니다. 어쩌면 열 세살은 그런 나이인지도 모르겠어요.
기우뚱거리며 세상을 느끼고 세상을 향해 걸어 나가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선 나이요.
학교에서 아빠의 부재를 감추던 상우는 상을 받으며 결국 아빠가 없는 아이임이 드러나게 됩니다. 아니 사실은 친한 친구들은 알고 있었지요. 상우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소설의 마지막 장은 긴 갈등으로 숨이 막히게 했던 어두움과 갈등을 비로소 위로해줍니다. 담담한 목소리로 상우는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 오해했던 친구에게 사과도 하고 그리고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도 해야겠다, 자신이 아니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숙제를.
삶의 문제들이 버겁지만 내일을 살아야할 상우는내일을 숨쉬기 위해 단지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 마음 닿는 것을 하면서 살아내자고 자신을 위로합니다.
감상적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감상적이지 않은 문체로 감동이 없는 요즘 아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장편, 작가 특유의 구성과 문체로 보통 아이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바람 아닌 바람을 정직하게 고통스럽게 풀어놓은 걱정쟁이 열 세 살입니다.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금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2013년 ‘토요일엔 마을이 학교다’ 금천구 지원 선정 프로그램인 『학교폭력은 이제안녕!』과 『찾아가는 상담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 학교폭력은 이제 안녕! ❃

초ㆍ중ㆍ고등학교 청소년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공간인 학교에서 또래간에 갈등 및 그로 인한 폭력까지 이어지는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을 아이들이 학교 처벌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도록 돕고, 사회성 부족으로 인한 우울, 자살 등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밝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또래조정자훈련, 분노조절, 생명존중, 사회성향상 등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집단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집단상담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했던 친구도 다양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치유되고 호전되어 학교생활에 잘 적응 하고 있으며, 감정조절하는 점이 좀 수월해진 듯 하다고 하여 반응들을 보이며 집단상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찾아가는 상담지원 ❃

『찾아가는 상담지원』은 청소년이 있는 지역사회로 직접 찾아가 간이 성격 및 진로검사와 미술심리검사를 통하여 자기이해 및 긍정적인 자아정체감 형성 하는데 도움을 제공 하였다. 또한 좀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상담을 필요로 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센터 홍보 및 1388청소년 전화 홍보를 통하여 위기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상담을 어렵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좀더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찾아가는 상담지원』은 여섯번 진행이 되었으며 앞으로 10월, 11월 두 차례 더 진행 될 예정이다.

금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자기를 줏대 있게 세우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나로 세우지 못하고 대부분 누군가의 무엇이라는 역할'로 자기를 만난다. 어디 어디 직장인이고, 누구의 배우자며, 아이의 부모라는 역할의 집합으로서 나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자기의 삶을 마치 양파처럼 벗기다 보면 속이 없는 것으로 만든다. 이런 인간적 위치를 보통 '소외'라고 한다. 마치 집안에서 가구 배치는 자기가 하지만 배치 후에는 배치된 구조에 자기가 규제당하는 것처럼, 일을 하며는 일의 조건에 사람이 맞춰지는 것이 바로 '소외현상'이다. 그것을 제대로 표현한 장면이 찰리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주인공이 톱니바퀴의 부속물이 되어 허덕이는 모습이다.
소외된 세상은 개인에게 구체적으로 자신을 포기하고 다른 것에 의존하는 중독 (현상)으로 나타난다. 전통적인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 중독은 물론, 종교를 가장한 주술과 신비주의 중독, 정보유토피아를 가장한 인터넷 게임중독, 광범한 소비 중독,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앞 당겨 착취하는 신용카드 중독까지 다양한 중독현상에 몰리고 만다. 중독은 인간에 대한 낙관과 사랑을 상실하면서 방황하는 삶의 표현이다. 자기 줏대를 잃은 일탈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개인의 어떤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상실하고, 자연을 상실하고, 나아가 미래를 상실하는 중독증은 인간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황금만능, 경쟁과 승자 독식 사회가 구조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생각해 보면 청소년의 컴퓨터게임 중독현상이 사회적으로 문제라 하지만 실은 성인들의 디지털 중독이 더 심하다. 하지만 디지털 중독은 큰 문제가 아니다. 더 심각한 사회적 중독들이 있다. 투기 중독, 명품 중독, 학벌 중독, 고시 중독, 색깔 중독, 유흥 중독, 소비중독 등등.
중독은 관계에서의 단절이다. 그 단절을 구조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바로 인간을 도구화 수단화하는 출세 제일, 황금 만능의 자본주의 세상 그 자체다. 그리고 이를 쉼 없이 부추기는 것이 개인적 소유 욕구다. 짐승들은 저축하지 않는다. 배가 부르면 앞에 손쉬운 사냥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만이 욕구가 충족돼도 소유욕을 버리지 못하고 더 많은 소유에 집착한다. '존재를 유지하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를 확인하는 소유'로 무한 탐욕의 욕망을 만들어 낸다.
4천 원짜리 백반이면 충분히 채우는 시장기지만 수십 수백만 원의 특급 호텔식사가 필요한 것이 인간이다. 이런 소외되고 중독된 욕망을 인간의 본성으로까지 끌어 올리며 겉으로는 친구간의 우정을 속으로는 내신 1등급만을 외치는 위선의 세상이 바로 자본주의다. 그리고 그 탐욕의 결과 인간들은 지구상의 생태위기, 빈부격차의 극대화, 전쟁과 기아라는 지옥도를 만들어 냈다.
이 광란의 질주를 막고 다시 사람다운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 이른바 '운동'이다. 환경운동, 지역운동, 사회운동, 교육운동 등등 '운동'이라는 말에는 지금과 다른 내일을 향한 꿈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처지와 조건을 떠나 자기들의 일상에 속박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나와 새로움을 향한 모든 운동의 주체들에 대해 우리는 무한한 존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최근에 금천에는 경쟁적으로 군부지 개발계획에 대해 마치 자기가 다한 양 내걸린 여야당의 플래카드를 봤다. 문구까지 똑같은 창조성이라곤 벼룩눈물만큼도 없는 플래카드를 보며 정치적 욕망과 부동산에 대한 탐욕을 동시에 읽었고 그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부동산 아파트 집값이 오르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피땀을 극단으로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 탐욕의 결과 공멸이 될 수 있음을 최근 몇 년간 생생이 보면서도 도대체 성찰 없는 대한민국의 더러운 탐욕을 그 플래카드는 잘 보여 주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른 플래카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단언 컨데 금천구는 죽지 않았습니다. 지난 4년간 수능성적 향상 서울 1위! 살아 있네." 곳곳에 달린 비슷한 플래카드의 주최가 평소 알던 한 학부모 단체라는 것에 더 놀랐다. 금천구가 교육 복지를 말할 때 그것은 공교육의 공동체적 강화지 이른바 수월성의 향상이 아닐 것이다. 그럴 바엔 그냥 사교육을 파는 것이 효율적이다. 학부모님들이 바쁜 일상에도 새로운 교육을 만들겠다고 모여 활동하는 것은 경쟁 입시교육에 지친 학생들의 위로와 휴식의 교육, 늦게 알고 천천히 배워도 생에 존엄성은 차이가 없다는 것에 대한 소중한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대체 저 플래카드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사회의 가장 큰 탐욕이자 중독은 부탐과 학탐이다. 부탐은 부동산에 대한 탐욕이요, 학탐은 일류대학에 대한 탐욕이다. 가족 사랑이라는 명분과 돈에 대한 현실에서 이 두 가지 탐욕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만들기 위해 여럿이 모여 '운동'을 한다. 그런데 그 결과가 "수능성적 향상"이라니. 저 플래카드 속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제하고도 도대체 학부모운동이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탐욕과 방황과 혼돈(混沌)의 한국 사회를 지역에서 확인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처음 먹은 마음이 바로 해탈이다. 길을 잃지 말자. 내가 내 머리와 발로 서 갈 길을 가자. 거기에 더 좋아진 미래가 있다. 달콤한 것은 중독으로 가는 큰 길일 뿐이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별명에 대해서…

“별명이 보름달이에요. 별명이 참 많았는데, 이제껏 들어본 별명 중에 가장 맘에 드는 별명이에요”
보름달이 마음에 든다니 의아했다. 보름달은 밤에 라면 먹고 자고 일어난 얼굴처럼 퉁퉁 부은 얼굴의 상징이 아닌가? 혹은 후덕한 맏며느리라던가.
“그동안 별명이 너무 안 좋았거든요. 찐빵이, 딱풀, 왕눈이, 넙죽이, 빈대떡, 호빵 보다 훨씬 나으니까… 보름달은 세상을 환하게 비춰 주잖아요. 부르기도 좋고, 느낌도 좋고, 사람은 꽉 찬 달을 보면 여유와 풍요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줄 수 있을 것 같은…” 서은주 씨는 멋쩍게 하하 웃으며 덧붙였다. “그런데 살아보니까 별로 남 주지는 못하고 살더라구요”

그러나 그녀가 요즘 불리고 싶어 하는 별명은 따로있다.
“저 요즘에 이런 말 정말 좋더라구요. 국민여동생, 국민배우 이런 게 있는 것처럼 저는 금천 대표며느리라고 불리고 싶어요. 저는 서울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고향이란 개념이 좀 안서요. 25년 전에 금천구로 시집와서 지금까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보면 ‘어! 고향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러면서 더 애착심이 생기고, 내 고향이 발전하는 모습, 변화되는 모습 그런 걸 같이 호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에는 저를 소개할 때  25년 전에 금천구로 시집온 금천의 대표며느리라고 말해요”

지역활동을 시작한 계기

그녀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품이며 집안일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울 시기에 저도 똑같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평생교육원에서 교육학 공부를 시작했죠. 아이들 키우는데 도움도 될 것 같았거든요”
이 배움의 시작이 그녀가 지역활동을 하게 만드는 씨앗이 되었다. “자녀를 키우거나 아이들을 바라 볼 때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되는 당연한 의식처럼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를 알고 바라 볼 때는 방법이나 절차들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느날은 아이 셋을 데리고 모처럼 체험학습을 찾았다. 뚜벅이인 그녀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체험학습 현장에 가는데 1시간 반에서 2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도착했다. “제 넓은 등짝이 아니었다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아이를 업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체험학습현장에 가도 이미 녹초가 돼서 제대로 체험도 못 했어요. 그때부터 막연히 이런 체험학습이 지역에서 활성화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그러다 지역의 여성단체(살구여성회)에서 일을하게 되었어요”

금천생태포럼의 탄생

지역여성단체에서 일을 하면서 지역의 일들이 이전보다 더 잘 보였을 것이다. 그녀는 어느 한 단체가 1억 이상의 예산을 받아 조성된 공간을 전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아 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흉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지역에 이런 일이 생기면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에 연관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마침 그 즈음에, 그러니까 2007년에 한국토지공사에서 호암산생태숲길가꾸기 프로젝트가 지역에 떨어진거에요. 이를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 위주로 ‘호암산 숲길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저도 그 일원으로 참여했어요”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조직적인 기관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금천생태포럼을 만들었다.
“우리지역에서 30여년 사셨던 교수님 한분이 도와주셨어요. 교수님이 2년 정도 도와주시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저에게 대표직을 넘겨주셨어요”

생태포럼의 지향점

그녀는 아이들이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그 속에서 자기의 리더십이나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찾아 나가는 계기가 되게 하는 것이 생태포럼이 지향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다양한 활동들을 참 많이했어요. 2007년 초기부터 광명에 있는 텃밭에서 감자, 옥수수, 고구마 이런 것들을 심고 생태체험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주민센터에 제안서를 내서 아이들과 체험관을 탐방 할 수 있는 많은 계기들을 만들어냈어요” 2009년도에는 DMZ(비무장지대)의 철조망 걷기 운동을 생태포럼에서 처음 시도했다. “그 이후로 붐이 됐어요. 거기 다녀온 사람들이 감명을 많이 받았거든요. DMZ 철책선에 가서 희망의 통일기원리본달기 같은 그런 활동들을 했었죠”

가족 이야기

“제가 우리 세 아이를 이렇게 비유하거든요. 봄에 피는 꽃이 세가지가 있어요. 그것은 개나리, 목련, 진달래에요. 큰딸이 목련이고, 둘째딸이 진달래 막내아들은 개나리 같은 친구에요. 그 꽃들의 특성을 들여다 보면 우리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다 연상돼요”
세 가지 봄꽃 같은 그녀의 세 아이들은 각각 자신의 꿈을 찾고 저마다 그 꿈을 위해 노력하며 잘 자라 주고 있다고 한다. 큰딸은 4년 내내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니며 학교나, 기업에서 보내주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에 10여 개국 이상을 다녀왔다. 또 공부에 재능이 있는 둘째딸은 외고를 나와 이화여대에 들어가 언니처럼 장학금을 받으며 부모의 부담을 덜어 준다고. 운동을 좋아하는 막내는 체육대학에 들어갔다.
“남들이 보면 아이들 참 잘 컸다 하는데 사실 내부적으론 엄마랑 사이가 좋지만은 안아요 엄마는 엄마잖아요. 엄마는 여전히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아이들하고 소통을 꿈꾸지만 늘 시간차가 좀 있어요” 그럼에도 딸 둘이 엄마를 많이 다독거려 준다고 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엄마를 지원하고 격려해주는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자기 일을 갖고 멋지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고.
그녀의 남편은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다 40대 초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네모반듯한 전형적인 공무원 같은 성격으로 사업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오늘 우리 아저씨한테 전화가 왔는데 오늘 하던 일이 좀 잘됐나 봐요. 늘 아주 작은 좋은 일이라도 있으면 저한테 전화를 해줘요. 그런 남편이 너무 고마워요” 아주 사소한 행복이라도 공유할 줄 아는 남편, 가족의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내 꿈은 선생님

그녀는 어렸을때부터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 남편은 지금 제가 하는 일들이 꿈을 실천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해요” 그녀가 꿈꾸는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 일까? “값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나에게 있는 단 하나의 귀한 것도 나눠 줄 수 있는 사람” 잠시 그녀는 소탈하게 웃으며 “아직 그렇게 되지 못한 것 같아요. 그 마음이 됐을 때 내가 진정 원하는 선생님이 될 것 같아요”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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