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셋이다. 아빠는 하나다.
아이에게는 나만의 아빠지만 아빠에겐 이놈도 저놈도 다 내 자식이다. 부모의 손길과 사랑에 아직은 항상 배가 고픈 아이들.
퇴근 후 현관을 열고 나타나는 아빠에게 달려가는 순서조차도 그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의 순간일 뿐이다.
이제 세 살을 잡수신 막내는 행여나 언니에게 뒤쳐질 새라 현관 키를 누르는 소리만 나도 꽥꽥 괴성을 지르며 현관으로 달려온다. 혹시나 언니가 앞을 가로막으면 바로 주저앉아 대성통곡이다.
막내가 이렇게 어리니 첫째도 둘째도 양보하지만 길지도 않은 퇴근 후 저녁시간을 막내만 챙기고 있노라면 다른 집에서는 막내 대접을 받으며 어리광피워야 할 여섯 살 둘째 딸은 소파에 홀로 앉아 동화책만 보기 일쑤다.
장남은? 그 나름의 방법이 있다. 막내가 아빠에게서 관심을 잠시 끊은 사이에 학교에서 받아온 시험지를 펼쳐들고 자기가 틀린 문제를 왜 틀려야 했는지 억울하다며 하소연한다. 아들의 말은 자기에게도 아빠의 관심을 주라는 의견이겠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했다고 격려해주며 다음 축구수업 일정을 물어본다.
그렇다. 아들은 아들이라서, 우리 부부가 처음으로 본 아기라서 애틋하고 막내는 아직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 못하는 천둥벌거숭이이니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써야 하고 이래저래 둘째에게 돌아갈 관심의 몫이 제일 적어질 수 밖에 없다.
그 점을 그동안 신경쓰지도 않았고 문제의식도 없었는데 어느 날 아내가 전해준 말을 듣고 나서야 아둔한 아빠를 자책하게 되었다.
아빠는 밖에 있었고 가족들은 집에 있던 어느 날 저녁. 안부를 전하는 전화를 건 아빠는 장남부터 찾았고 그 담엔 막내의 건강을 물었고 그리곤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왜 아빠는 나를 바꿔달라고 안해? 그렇게 둘째는 엄마에게 물었다. 대답은 아빠의 몫인걸. 그렇다. 나도 인정하기 싫지만 둘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집에서 아빠랑 있으면 달려들지 않고 데면데면 혼자서 책만 봤던 거였니..
아, 미안타!. 야근하는 어느 밤. 작정을 하고 집으로 전화를 건다. 둘째부터 찾는다. ‘뭐하고 있었어?~’ 말투까지 나긋하게 음성변조까지 해가며 안부를 묻는다.
이 정도면 될까? 안될까?
미심쩍기는 하지만 시작이 중요한 법.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앞으로가 중요하다.
깨물면 안 아픈 손가락이 마음속에 자리만 잡고 있었던 것인가. 아빠는 다짐해 본다. 끄집어 내서 아프도록 깨물어 줘야겠다고. 앞으로도 쭈~~욱!

독산1동 김희준

필자는 독산1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빈, 재은, 재령 3남매와 함께 성장일기를 쓰고 있는 아빠입니다.


 


11년째 근육병 투병, 대학가고 싶은 고등학생


수능이 끝났다.
해마다 문제가 쉽게 출제 됐다고 하지만 당사자들은 늘 어려운게 수능 시험이다. 수능때면 의례 장애인 수험생이 어떤 병원에서 시험을 보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우리 금천구는 이런 기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금천구의 장애인특수학급의 경우는 뇌병변장애, 발달장애와 자폐, 그리고 근육병 등의  지체장애학생들이 장애 특성의 구분없이 똑같은  내용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수능을 하루 앞두고, 독산3동 '책읽는 고양이'북카페에서 근육병을 앓고 있는 최진호(독산고2)학생과 어머니 임복순씨를 만났다.
진호군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근육병이 발병해 올해로 11년째 투병중이다. 열두살까지는 휠체어에 의존하지 않고 걸을 수 있었으나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는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마비가 진행 중이며,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화장실 걱정에 아침은 굶어
 진호가 앓고 있는 병은 근육에서 영양이 빠져 단백질 형성 안되면서 근육이 더욱 쇠약해지는 증상이다. 그래서 성격이 활달한 진호라도 아침은 안 먹는다. 학교에서 화장실 가는 게 부담이고 다른 사람 손을 빌리는게 어려워서 스스로 먹는 것을 줄였다. 엉덩이에 살이 없어 버티기도 힘들고 체력이 약하다 보니 5교시 까지만 수업을 듣고 집에 온다.
진호는 장애인 특수학급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 불만이다. 초등학교 수준의 교육을 주입식으로 듣다 보니 재미가 없다. 현재 독산고에는 장애인 특수학급에 12명의 학생이 있는데, 진호와 같은 근육병을 앓고 있는 친구는 모두 세 명뿐이고, 나머지는 자폐, 뇌병변장애,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1학년 때에는 근육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이 별도로 수업을 받아서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본인이 감기라도 걸려서 아프거나, 부모님이 허리병을 앓기라도 하면 학교에 결석을 자주 할 수 밖에 없고, 상황이 그렇다 보니 교사 입장에서 진도를 맞추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2학년부터는 장애 구분 없이 똑같은 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장애인 편의시설 턱없이 부족”

  어머니 임복순 씨는 진호를 학교에 보내고 남문시장에서 오전에만 3시간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 직장과 가정 일로 무척이나 힘이 들텐데도 임복순씨는 늘 씩씩하다.  인터뷰 중에도 복순씨의 말은 멈출지 모른다.
  “독산동 구립도서관은 경사로가 있어서 휠체어로 도서관까지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실내에 계단이 있어서 지체장애인이 이용할 수가 없는 구조예요. 경사로를 만들어 놓지나 말지...” 복순씨는 금천구에 지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진호가 일주일에 한번씩 도곡동에 있는 병원에 다니는데 우리지역은 보도블럭에 턱이 많아 전동휠체어로 다니기가 어렵고 비탈길도 많아서 위험한데, 도곡동은 도로가 아주 잘 되어있더라구요. 진호가 도곡동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참 가슴이 아팠어요.”엄마의 바람은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가 제일 걱정이에요. 여유 있는 집이야 가끔 외출도 할텐데,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아이가 집지키는 강아지 꼴이 될 것 같아요." 다행히 진호는 어디든지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는 가까운 금천구에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보건소에 근육병 또래를 알려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사생활 정보이기 때문에 알려주지 않아 알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멀리 서울대병원에 있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해요” 
  진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시간'이었다. 근육병이 더 심해지면 마비가 오고 호흡까지 곤란해질 수 있어 지금 이 시간들이 아깝고 너무 부족하기만 한 것이다. 그래서 진호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대학공부도 해야 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취업준비를 해야 하고, 취업하면 금세 나이가 40이 되니, 시간이 너무 없다”고 담담히 말한다.
  대학생 누나와 약속한 '홍콩여행'도 가고 싶은데 방학 때 함께 떠나자고 한 약속을 지키기엔 너무도 먼 길인 듯 하다. 누나의 힘만으로는 현실이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사람이 떠나는 여행이 아닌 엄마와 셋이서 떠나는 여행을 가려고한다. 복순씨는 일하느라 시간내기 힘들어 항상 생각만 했지만 알바가 없는 1,2월에 1박2일로 제주도라도 꼭 함께 떠나고 싶다고 웃으며 말한다.
  진호는 그림그리기도 좋아한다. 손에 힘이 많이 빠져서 그림그리기도 쉽지 않지만 연필로 그림을 따라 그리는게 재미있다. 또래의 다른 친구들처럼 자기실력으로 보란듯이 대학도 가고 싶고, 포토샵도 배우고, 컴퓨터그래픽도 하고 싶고, 멀티미디어 관련 일을 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먼저 할지 고민중이란다.

소망이 무엇인가?
  진호에게 소망이 무엇인지 물었다. 진호는 학교에서 당했던 일을 떠올린다.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체력이 약하다 보니 한가지 일을 오래 할 수 없는데, 어떤 선생님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저에게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얘기하는 것이 제일 서운해요. 장애인의 어려움을 서로 이해해 주면 좋겠어요."라고 힘주어 말한다.
  “도로도 많이 불편해요. 턱은 많고 전동휠체어의 앞바퀴는 작아서 이동하기가 참 어렵거든요. 도로나 건물에 있는 높은 턱들이 빨리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진호는 두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앉아있기도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 해줬다. 모쪼록 수다쟁이 진호가 원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소망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석희 기자
21kdlp@naver.com

[정치]
▢ 서울시장 선거 파장 더욱 확산 - 혼미 중인 여당과 참신한 서울시장 선명하게 대비 돼
흑자 운영 중인 인천 국제공항을 매각하는 이권에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것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매각 비용에 대한 예산을 여당 의원들의 동조로 삭감되면서 이른바 레임 덕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 후 혁신의 방향을 두고 진흙탕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에 야당은 대통합 논의를 의제로 올리며 단결에 대한 기운을 부추기는 가운데 서민 중심의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경제]
▢ 건설사 절반,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 건설사 연쇄도산 눈앞 현실로 다가와
대한건설협회는 11월 6일 상장 건설업체 104개사의 2011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회사가 지난해 상반기 28.2%에서 올해 상반기 47.1%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돈을 벌어도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빚만 쌓여가는 한계기업을 가리킨다. 반기 순이익이 적자인 업체도 작년 상반기 22.9%에서 올해 29.8%로 늘어났다. 10곳 중 3곳이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건설업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침체의 늪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해외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대형건설사들도 글로벌 더블 딥이 시작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 '일본계' 러시앤캐시-산와머니, 6개월 영업정지 - 4개 대부업체, 법정 이자보다 높은 이자 강요 적발돼
금윰감독원이 법정이자보다 높은 고리를 받아온 국내 1, 2위 대부업체인 일본계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4개사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외에도  미즈사랑과 원캐싱, 업계 2위인 산와대부 등 4개업체가 최고이자율 규제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만기도래한 대출 6만1827건(1436억3000만원)에 대해 인하되기 전 높은 이자를 적용, 모두 30억6000만원의 이자를 부당 수취했다.

[사회]
▢ 청계천, 대장균 '우글우글' - 기준치의 최고 24배까지 검출
서울시 '대장균군 기준치 초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모전교, 무학교, 중랑천합류부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3곳 모두 평균 총대장균 개체수가 2급수 기준치(100㎖당 1천마리)를 넘었다. 수질은 하류로 갈수록 악화돼 중랑천합류부의 총대장균은 기준치의 53배인 5만3천303마리에 달했다. 이곳에서는 동물의 배설물을 통해 배출되는 분원성대장균도 5천710마리가 검출돼 기준치(100㎖당 200마리)를 훌쩍 넘었다. 인공 물길로 자연 생태를 대치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인 소식이다.

▢ 아파트경비원 최저임금 적용, 3년 늦추기로 - 노동부 "경비원 집단해고 막기 위해 불가피"
 정부가 당초 내년부터 적용하려던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斷續)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2015년으로 3년간 늦추기로 해 논란을 빗고 있다. 내년부터는 100% 이상을 지급토록 할 방침을 바꾼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2011년 기준 시간당 4천320원)을 2012년부터 90% 이상으로 올리고, 2015년부터는 100% 이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란 아파트 경비원, 수위, 물품 감시원 등 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보일러 기사, 아파트 전기 기사 등 간헐적·단속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를 일컫는다. 하지만 이런 유예는 결국 사회적 약자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서민복지를 외치는 정치권과 역방향 질주를 하는 셈이라 논란이 예고된다.

[문화]
▢ 나꼼수 논란 전 방위 확산
우리 금천에 있는 문일고 출신으로 알려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진행 중인 '나는 꼼수다. (나꼼수)의 거침없는 언행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기간에 여야당 후보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로 민심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어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EBS의 '중용 강좌' 일방중단 통고에 항의해 26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도올 김용옥도 나꼼수에 출연한 뒤 복귀됐다.




[세계 뉴스]

▢ 리비아 다음은 이란 - 핵을 둘러싼 미국 이스라엘 선제공격 설 부상, 긴장 고조
핵보유국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갈등 속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것이 이란이 받고 있는 혐의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은 발전용일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나 결론은 제시하지 않았다.


2주간 있었던 중앙, 국제 등 다양한 뉴스중 되앂어야 할 것을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당센터 소장이 간추려 알려드립니다.


 

[정치 뉴스 ]
▢ 4대강 사업 마무리? - 이명박 대통령 4대강 새물결 행사 참여  
이병박 대통령을 새물결 행사에 참석하여  "대한민국 4대강은 생태계를 더 보강하고 환경을 살리는 그러한 강으로 태어났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강물을 수로로 만든 반자연적인 공사라는 국제적 지적도 많고 행사를 한 다음 날 수천마리 물고기가 죽고, 지난 큰 물로 20% 이상 흙이 재 퇴적하였다는 조사를 보면서 사람들의 머리는 갸우뚱.

[경제 뉴스]
▢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100만명 돌파 - 30~40대가 전체의 7할 차지
 빚을 갚지 못해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연도별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2007년 6만3천706명에서 2009년 9만3천283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7만7천308명으로 줄었으며, 올해 들어선 3분기까지 5만8천273명이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30대가 38만934명(38.0%)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가 31만3천463명(31.3%)으로 뒤를 이어, 30~40대가 전체의 7할을 차지했다.

▢ 한국, 올해 실질 마이너스 성장.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 - 경제 성장률은 3.7%, 물가상승률은 4.3%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이런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역전 현상은 인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하다. 경제성장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는 1분기 -0.3%포인트, 2분기 -0.8%포인트, 3분기 -1.4%포인트다. 3분기의 이 수치는 리먼사태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2009년 2분기(-4.9%포인트) 이후 가장 낮다. 스테그플레이션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회뉴스]
▢ 특권 부패 추문 뉴스만 가득한 사회면
영국에서 미인대회에 나왔던 이가 한국의 심사위원 등이 성상납 요구 했다는 폭로가 있아 낯부끄럽게 하더니 한나라당 간부가 탈북녀에게 성관계 요구, 공무원의 미성년자 추행 등 절제되지 않는 소식들과 함께 피부관리 1억 클럽등 특권층들의 도에 넘는 사치가 밝혀져 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세계뉴스]
▢ 리비아 가다피 사망 - 열강들의 리비아 나눠먹기 본격화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 고향 시르테 인근에서 생포됐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직도 그의 죽음에 대한 많은 설들이 있어 정확한 진실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지만 아랍의 상징으로 반미 반제 투쟁을 해왔다던 리비아는 열강의 석유 자원 나눠먹기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리스 긴축법안, 국민 반발속 의회 통과
그리스 의회가 20일(현지시간)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마련한 추가 긴축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밤 긴축법안의 개별조항에 대한 표결을 벌여 찬성 154표, 반대 144표 등 10표차의 근소한 표차로 가결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를 하고 공무원을 포함 전체 노동자가 반대를 해도 국제 투기 금융을 위해 공무원·공공부문 종업원 임금 및 연금삭감, 세금 인상,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단체협약의 구속력 약화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민주주의는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주간 뉴스브리핑은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소장이 2주간에 전국 뉴스 및 분야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를 추려 게제하는 신설 코너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이하 비없세)에서 진행한 희망버스를 잇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헌장제정 운동 설명회에 참여했다.  비없세 측은 비정규직 문제가 단지 한 기업의 고용유연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빈곤과 차별의 뿌리가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가 함께 하는 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헌장제정운동 선포식이 진행됐다.

비없세는 입법 청원 운동이나 사회적 선언이 아니라 '헌장'을 제정하는 이유는 법을 넘어, 돈의 이해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사회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라 한다. 헌장 제정을 통해 우리 사회 모두가 승자독식의 경쟁에서 필연적으로 나쁜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 고용에 목을 매는 기업들에게 인간 존엄의 최소 기준을 공유하고, 사회적 공감과 동의를 헌장으로 모아 내자는 것이다.

모름지기 경제란 모든 이가 고르게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을 말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존엄하게 함께 잘 사는 것이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경제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자긍심 넘치는 삶의 과정으로 일이 아니라 돈을 목적으로 하는 소외된 노동이 강제된다. 특히 레이건 대처 시대 이후 득세한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는 이런 논리를 극단적으로 밀고 갔는데, 예를 들면 빈부격차가 빈자에겐 더 많은 일을 하게하고 부자에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한다며 빈부격차의 확대를 환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서는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일을 시키고 언제든지 해고하길 바란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등등은 그 탐욕의 산물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본주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지속되는 미국 발 자본주의 위기는 그것을 잘 보여 준다. 반면에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마저 박탈당한 노동자 민중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저항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는 이제 더 이상 신자유주의 식의 반인간적 논리를 용서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다. 
민주주의 사회는 공화국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협약으로 존재한다. 그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헌법이다. 그리고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한 사회의 사회적 기준을 천명하는 것은 헌장, 선언, 협약 등이 있다.

비없세는 헌장을 통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도리'의 기준을 마련하자고 한다. 아무리 많은 희열을 주어도 우리가 마약을 범죄시 하는 것은 그것의 과정과 결과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적 가치를 해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매매, 장기 매매를 범죄로 인식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는 그 대상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물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  나라 노동법이 노동 조건의 기준을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최소 조건'으로 규정했듯, 사람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삼고, 노동자들을 일회용 도구로 삼는 것은 그 자체로 반인간적인 패륜적 범죄가 된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비극에서 보듯 구호가 아니라 이른바 노동유연화는 실제로 묻지마 연쇄살인이 되고 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으로 이어지는 좌절과 죽음으로 가는 길을 막고 우리 사회의 인간적 염치, 내적 도리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워보자는 취지가 이번의 헌장제정 운동이다.

그리고 비없세는 헌장 제정을 에 대해 전문가들 중심으로 내용을 만들고 그것에 대한 동의를 묻는 위로부터의 방법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고통을 직접 느낀 이들의 의견을 아래로부터 모아 가자고 제안했다.
아주 바람직한 제안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직접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나와 무관한 것들이 나를 규정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 결과 기업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무관한 자본과 경영자들의 봉건적 성채가 되고 있다.
실제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보면 지난 십수년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우리사회를 2-30년 전으로 돌려 버렸다.
이런 퇴행을 바로잡는 것도 역시 헌법 제 1조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신을 잘 살리는 것이고, 그 중심에 당사자들의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에 둬야 한다.
월가 시위에서 나온 "일하는 사람 들, 우리가 99%"라는 구호는 민주주의와 인간된 도리에 대한 자각이자 규탄이다.
비없세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헌장'운동이 우리사회 타락한 염치를 되살리는 아래로부터의 힘찬 행진이 되길 기대한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한 장. 첫째인지 둘째인지 누군지도 모르겠다. 갓난아기는 울고 있었고, 아기 엄마는 집을 비워 어떻게든 아기를 얼러주고 재워야 했던 그 밤.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절여진 배추김치처럼 꼼짝할 수 없는 피곤함에 몸서리쳐야 했던 그 밤. 아기에게 밥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서 재우다 자리에 고이 누이고 토닥토닥해주던 그 밤.

아기는 만만치 않았다. 등짝이 바닥에 닿으면 자동적으로 눈을 번쩍 뜨고 울기 시작하는 녀석의 오기에 두손 두발 다 든 채 악악 울어대는 아기의 옆에 누워 눈을 감고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 밤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보였고, 세상의 누구도 나를 도와줄 사람은 없어 보이던 그 밤에 이놈의 아기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잠이나 쿨쿨 자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밖에 들 수 없지 않겠는가.

세 아이를 둔 아빠로서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길고 힘든 사랑의 시작’이라고 누가 그랬다지. 그 고귀한 사랑의 소임은 내 생명이 다하는 그 때 이후에도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의 나’를 벗어나 ‘나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나 홀로 운전하는 시간이니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 지 11년이 훌쩍 넘은 늙은 자동차가 온전한 나만의 쉼터이다.

 사람들이 아직은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일요일 아침 6시. 사당으로 가는 남부순환로는 텅 비어있다. 몸을 부려놓고 왼손은 운전대에 오른손은 수동기어봉에 왼발은 클러치에 오른발은 브레이크에 올려놓고 시동을 걸면 부릉! 하고 차와 나의 신경세포가 연결된다.

나의 시선이 차의 시선이고 차의 바퀴가 나의 다리이다. 밟으면 밟는 데로 오른 발의 각도에 차는 속도로 반응하고 클러치를 누르는 깊이에 소리로 대꾸한다. 남부순환로는 새벽의 어둠만이 가득하다. 신림역을 지나 종횡무진 돌진(?)하며 서울대입구 사거리를 통과하는 나는 내 공간과 함께 있다.
그 공간을 채우는 것은 오직 차와 나의 숨소리와 엔진소리뿐. 우연히 돌린 라디오 채널의 노래가 좋다면 온전한 나의 휴식은 완성, 그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당을 지나 남태령고개를 넘어 지하도로 진입하는 순간은 시속 100km로 질주한다. 고가도로에 올라서면 관악산이 청계산이 내 눈에 한 가득 펼쳐진다. 이대로 가면 하늘로 질주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란!
올라가는 때가 있으면 항상 내려가야 할 순간이 온다. 부릉부릉~ 회사로 연결되는 2차선 도로를 올라가는 차의 숨소리가 힘겹기만 하다.
차가 멈추었다. 몸뚱아리는 땅으로 내려온다.‘나의나’도 버리고 ‘회사의나’로 변신할 시간. 그렇게 휴일근무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독산1동 김희준

필자는 독산1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빈, 재은, 재령 3남매와 함께 성장일기를 쓰고 있는 아빠입니다.

한글, 세종대왕
그리고  연꽃학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창작과 비평  출판


10월은 늘 정신없이 지나간다. 각종 행사에 바깥 나들이도 많고 기념일도 유난히 많다.
아이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고 어른들도 그저 무심히 지나가는 한글날…
어릴 적 기억에도 한글날에 했던 특별한 행사가 없고 요즘에 와서도 신문 한 귀퉁이의 작은 관련 기사를 보고서야 그래 한글날.. 하게 된다.
수십년을 스쳐지나간 한글날이 큰 의미를 주지 않았지만 우연히 아는 분께 받은 책 한 권은 그 속에 살아있는 인물들의 고뇌와 아픔 그리고 소통을 보여주면서 비로소 박제된 한글날에서 벗어나게 한다.
세종과 세조는 갖고 있는 병이 많았다고 한다. 세종은 당뇨와 안질환이 있었고 세조는 피부병이 심했다 한다. 이들이 자주 찾던 곳이 충북 청원의 초정리 약수터인데 오늘 소개할 책의 배경이기도 하다.
장원이는 아버지,누나와 함께 가난하게 살아간다. 석수장이인 아버지는 몸이 아프고 누나는 약값 때문에 멀리 팔려간다.
장원이는 13살인데 초정리에서 약수를 떠다 주는 것으로 간신히 식구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초정리의 한 정자에서 만난 토끼눈 할아버지는 근심이 많아 보인다.
장원이는 할아버지에게서 새로 만들어졌다는 글자를 배우고 그것으로 할아버지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 장원이는 글자를 익혀 누나와 친구들에게도 가르쳐주고 이것을 통해 이들은 아주 중요한 소통을 하게 된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다소 교훈적인 내용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다른 부분이 드러난다. 바로 세종대왕의 ‘고민’이다. 세종은 한글 반포를 했으나 많은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이를 고민했을 것이다.
또한 한글이 어떻게 퍼져 나갈 것인지도 큰 고민거리가 아닐수 없었을 것이고, 과연 이 글자로 소통이 가능할지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장원은 글자를 쉽게 익혀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주고 그들간의 중요한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
이런 장원의 역할은 세종의 뜻과 진실이 그 힘을 발휘한 것으로 세종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었을 것이다. 석수장이를 꿈꾸는 장원도 자신이 만든 연꽃확에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것을 고민할 때 다시 만난 세종이 그것을 물이 흘러나가는 자리로 하라는 말을 해주자 뭔가를 깨달은 듯 했던 것이다.
그것은 세종 자신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말이었다.
책의 두께가 있으나 어렵지 않게 읽히는 책이다. 가끔은 중학생 권장도서에 포함되어 있으나 초등 6학년이면 무리없이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책이 갖고 있는 무게는 존재한다.
그것은 ‘소통’을 말하기도 한다. 소통의 중요성과 그것의 실체, 또 세종에 반대를 했던 신하들과 자신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묵직한 주제의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각종 네트워크와 소통도구들이 범람하고 있는 지금, 장원이가 흙바닥에 썼던 서툰 편지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안에 담긴 투박하지만 따뜻한 진실 때문일 것이다.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토요일 오후, 서윤택 지휘자를 만나러 가는 길.
‘대학졸업 후 독일에서 10년 간 유학’, ‘금천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 대략 줏어 들은 그의 경력만으로도 TV에서나 접할 법한 격조높은 마에스트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서 지휘자가 알려준 대로 물어물어 찾아간 연습실은 은행나무사거리 근처 골목 크지 않은 교회 지하. 빛바랜 벽돌 교회의 컴컴한 계단으로 내려가자 다듬어지지 않은 현악기의 소리가 낯선 손님을 맞는다. 입구로 들어서니 밝은 형광등 아래, 몇 개로 나누어진 무리들이 각자의 파트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경하지만 무언가 활기가 느껴지는 이 분위기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카메라를 챙겨들고 연습장 곳곳을 살피다가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는 어른 남자의 실루엣이 기자의 카메라에 찾아든다. 직감적으로 그가 서지휘자임을 알아차렸다. 상상대로 ‘마에스트로’가 떠오른다. 하지만 까칠하지는 않다. 그의 첫 인상은 ‘유쾌한 마에스트로’였다.

서씨는 금천구에서 자랐다. 백산초등학교가 그의 모교. 1997년부터 10년간 독일유학을 다녀온 이후에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지금도 소프라노 아내(금천구 1000인의 하모니에서 솔로를 했다고 한다), 두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금천구 문화에 또 하나의 씨앗을 심어 키워나가고 있다.

“금천구의 문화 컨텐츠가 열악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금천구 청소년 문화행사에 댄스나 사물놀이는 있는데 악기 공연이 없더라구요. 분명 여기도 악기 하는 아이들이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몇몇 분들과 상의를 해서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을 졸업한 20대까지 12명을 모아 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유스필)를 시작하게 되었네요. 3년째인 지금은 단원이 48명으로 늘어나고 전공자도 18명이나 있습니다.”

유스필을 꾸려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전공자에 대한 연주비를 지원하고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했던 것이다. 유스필 단장인 조민경 씨는 “그 때를 떠올리면 눈물난다.”고 회상했다. “완전 맨 땅에 헤딩했다”는 서씨는 유스필이 이만큼 자리를 잡게 된 원인으로 금천구청의 지원과 학부모회비, 주변인들의 후원을 꼽았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천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전체 운영으로 본다면 1/6 수준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이 지역문화발전 차원에서 공신력 있는 예술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재정이 탄탄합니다. ”며 서씨와 단장은 재정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줄 수 있는 기업이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올 해 4월 금천구 벚꽃축제 때에 천명의 구민과 하모니오케스트라 연주를 성황리에 진행하여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이 때 구민하모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장본인이 바로 서지휘자이다.

“그 때 진행이 막막한 상황이었죠. 과연 몇 명이 모일 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숨어있는 구민들이 1000명 넘게 모이더라고요. 알고있는 악기 말고도 오카리나, 하모니카, 피리 등 30여 종 이상의 악기가 하모니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바이올린을 배운 지 1개월도 안 된 아이가 참여하겠다고 앉아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데...(웃음) 뭔가 하려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나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다행히 반응도 좋았고 무엇보다 흩어진 구민들이 모였고 문화단체가 함께 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며 그 날의 소회를 전했다.

천상 음악가답게, 준비한 공연을 선보일 때 설레고, 단원들의 기량이 발전된 것을 느꼈을 때 가장 행복하단다. 좀 더 대중적이고 누구나 즐거워하는 레파토리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는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모든 문화적 콘텐츠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호응이 있어야 발전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구민들이 공연행사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금나래 아트홀에서 좋은 질의 음악회가 자주 있는데 참여하는 구민이 없이 ‘자기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 같아 예산이 아깝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도시가 발전하는 만큼 문화가 성장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구민들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며 구민들이 공연을 많이 보러 오고 관심가져 줄 것을 부탁하였다.

단원들의 악보를 직접 복사하러 가고, 연습 후 뒷정리까지 하는 지휘자.
단원들과 학부모들로부터 “격의없다. 아이들에게도 존댓말한다” “상대의 얘기를 들을 줄 안다” “소외계층을 늘 염두에 둔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시원시원하고 단원들에 대해 강약조절을 잘 한다.” 는 얘기를 듣는 서 지휘자.
소탈한 웃음과 격의 없는 지휘로 전하는 문화에 대한 그의 애정이 금천구에서 결실을 맺어 퍼져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김수진 기자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별난 사람들의 별난 인생을 부러워하며 오늘을 산다.
그렇게 살다가 9시뉴스나 돌아다니는 무가지 신문에 나오지는 않지만 내가 알고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 되어 있을 때 “띵”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얼마 전 둘도 없는 친구가 제주도로 떠났다. 일단은 살 곳을 찾아보겠다고 한 달을 예정하고 “완전초보”딱지를 단 소형차를 끌고 갔다. 간땡이가 얼마나 작은지 2년 넘게 그 딱지를 못 떼던 친구가, 벽산아파트 주차장에 고이 모셔두던 그 차를 몰고 떠났다.
 늘 “떠나야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친구에게 거긴들 뭐가 다르냐고 덤덤히 되받아 말했던 나는 2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참 커가는 아이들과 불안해하는 내 동생을 데리고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제부가 금천구를 떠났다. 그들도 제주로 떠났다. 
 새 길을 간다는 건 어떤 소설가의 말대로 ‘길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길을 떠난 사람들에게 부러움보다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떠나보지 않고 “그 길”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나도 떠나기로 했다.
다만 내가 가는 길은 우리 동네에 있다. 그 길은 시흥대로나 20미터도로, 산기슭공원이나 모아래공원, 호암산과 한내(안양천) 사이에 나있는 길이다. 동네로 무슨 길을

떠나냐고 하시겠지만 얼마나 많은 길과 골목이 나에겐 새로운지 모르겠다. 이번에 가는 시흥유통상가도 그런 아주 낯선 길 중에 하나다. 

 하는 일 때문에 공구를 사러 몇 번 가봤지만 엄청난 크기에 기가 눌려 입구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오곤 했다. 그럴만한 것이 4000여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물류가 움직이겠는가. 호기심에 홈페이지(
http://www.toolok.co.kr/)를 찾아보니 그 다양함이 그야말로 삶의 박물관이다. 우선 취급하는 품목이 공구, 기계제품, 기계부속, 금속, 섬유, 비금속, 건축, 건설, 토목, 전기, 전자, 전산, 제어, 화학, 화공, 의료, 의공학, 업무보조, 생활보조, 기타로 분류되어 있다. 정말 살아있는 인간생활박물관이 여기 아니겠는가. 

 33동으로 구분된 건물이 비슷한 품목끼리 나뉘어있다고 하는데 가도 가도 새롭기만 하다. 또 많은 업체들이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락방 같은 복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1987년 개장했다고 하니 그 역사도 만만치 않다. 규모 또한 서울에서 둘째가라면 서럽지 않을까한다. 위치는 시흥사거리를 지나 시흥대로를 따라가다 기아대교 바로 전에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몇 동으로 가야 내가 원하는 걸 구입할 수 있나 찾아보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한번은 기계 이름도 모르고 “나무를 가공하는 절삭기인데....이리저리 생겼다”는 설명만 듣고 찾아주면서 필요한 설계 변경까지 해주어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정말 이곳에서는 인간사 안 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러니 한번쯤은 어떤 곳인지  인간이 사용하는 만 가지 도구를 헤아리는 여행을 해보심 어떨지.

조금만 걸으면 이런 여행도 가능하다는 사실 가끔 기억해두자. 어떤 분이 얘기하건데 사람이 젊게 사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사랑하는 것과 여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 젊어지기 위해서라도 길을 나서자.
가는 길마다 사람이 다르고 사는 모양새도 다르다. 가는 곳마다 볼꺼리로 넘친다. 향기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다름을 찾아 가는 길. 또 다름 속에 같음을 찾아가는 길이 나에겐 동네답사다. 터덜터덜 걷다가 구경거리가 생기면 기웃기웃하다가 느릿느릿 사람들도 보다가 좀 지치면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다음엔 어디로 가볼까’하고 길을 그려본다.
 ‘왠 여유자작이야’하시는 분 있으시겠지만 이것이 나의 놀이이고 삶이라는 것을 나도 잘 몰랐다는 거.




산아래 문화학교
김유선 대표

[연재기고] 아빠가 쓰는 세남매 성장일기

세 아이의 아빠는 73년생 소띠이다. 동네를 쏘다니며 놀던 그 시절에는 서울도 서울같지가 않았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대림동은 어딜 가도 배추밭, 무밭이었고 비닐하우스 옆에는 또랑이 흐르던 시골이었다.

코흘리개 꼬마가 여덟살이 되어 입학한 ‘국민학교’는 신대방동에 지금도 건재한 문창국민학교!
진정한 ‘국민’이 되기 위해 손수건 하나씩 달고 운동장로 모여든 코흘리개의 수는 엄청나기만 했다. 1학년이 무려 24반까지 있었고 2부제도 모자라 지상도 아닌 지하에 있던 1학년 교실은 교육장소가 아니라 차라리 ‘수용시설’이었다.
파마머리를 했던 젊디젊은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 치여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국민으로서 그 옛날에 받았던 성적표는 '수우미양가' 로 과목별로 등급이 매겨져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바 오늘 아들이 건네준 성적표를 보니 많이 달라졌다.

학업성취도가 기록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과목별 수우미양가 는 없어지고 과목내의 단위별로 가급적 아이가 잘하는 것을 강조하고 부족한 점은 더욱 격려하여 채워나갈 수 있게 하는 점이 눈에 띤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녀석이 운동회에서 계주선수로 활약한 것도 언급되어 있고 이리저리 둘러보던 아빠의 시선은 성적표 하단의 ‘종합의견’으로 쏠린다.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마음이 넓어 친구들의 신망이 높으며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며...”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라...외모부터 애비를 빼다박은 아들녀석..성격까지 유전되었군..ㅎㅎ..흠~ 맘에 듭니다. 네..
그런데, 성적표 제일 밑에 ‘과목별 종합의견’이라는 것이  가히 본 성적표의 화룡점정이라 할만한 멘트라 할만하다.
“글을 읽고 그 뜻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충고하는 말을 들었을 때 대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음”
국어과목의 평가의견이다. 몇 번을 다시 읽어본다. 충고하는 말을 들었을 때 대답하는 방법'을.. 그것도 '잘' 알고 있다니.... 도대체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들을 불렀다.
"아들아, 충고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떻게 대답하는 거냐..."
아들의 답은 간단했다.
"고맙다고 하면 돼!"
쿵! 그래 그거였구나... 그것이었구나...
사회에서 배워야 할 것을 이미 초등학교3학년때 다 배운 거였다. 다른 것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너는 하산해도 된다.. 얼른 돈벌어 와라..ㅋㅋ

독산1동 김희준

필자는 독산1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빈, 재은, 재령 3남매와 함께 성장일기를 쓰고 있는 아빠입니다.


 

[연재 기고] 남부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복수노조

우리나라 헌법은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헌법적 기본권이란 본질적 원칙을 하위 법으로 침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외 의존과 독재정권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서 노동3권은 그림 속의 떡이었다. 그림속의 떡이 현실의 권리로 돌아오게 된 것은 80년 광주항쟁과 87년 6월 시민항쟁을 통해 성장한 한국의 민주주의 덕이다.

복수노조 건설은 기업별 노조를 강제한 전두환 정권의 '복수노조 건설 금지' 악법에 대한 저항이었다. 광주를 피로 물들인 전두환 정권은 국정 전반에 걸쳐 반민주적 반동을 진행했다. 노동영역에 대해서는 노동자의 자유로운 단결권을 부정하는 기업별 노조 체제를 도입하고 복수노조 금지를 통해 노동자의 자주적 민주적 단결을 봉쇄했고, 제3자 개입 금지를 통해 사회적 연대를 탄압했다.

기업별 노조는 사용자들이 노조를 어용으로 만들기 가장 좋은 체제다. 그런데 노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으면 어용노조에 대해 민주노조의 도전이 쉬워 질 것을 우려해 전두환은 복수노조금지 조항까지 만들었다. 헌법상의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권이 정면으로 부정당한 것이다.

노동3권은 노동조합을 자유로이 만들 수 있다는 단결권, 교섭을 보장받는 단체 교섭권, 단결권과 교섭의 권리를 부정하는 사용자에게 행동으로 이를 항의할 수 있는 단체 행동권이다. 노동3권은 하나의 유기체적 권리다. 그래서 다른 하나가 부정되면 모두가 부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을 얼굴, 몸통, 하체로 나눠놓고 하나나 두 개만 선택하라 하면 그 자체가 온전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선택 불가능한 유기체적 하나가 노동3권이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주의 일반에 대해 이해도 경험도 적은 우리나라는 공무원 교사들에겐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고 쟁의권도 각종 제약으로 불구가 되어 있다. 이제 겨우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 풀렸다. 실상을 보면 단결권을 보장하는 대신에 교섭권과 행동권을 제약한 악법이지만 말이다.

지난 10월 4일에 시흥동 은행나무 위에 있는 범일운수 차고지 앞 인도에서는 쩌렁쩌렁 함성과 구호와 박수가 터졌다. 범일운수 운전기사들이 복수노조 설립을 보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조 범일운수지회' 출범식을 열었다. 회사 안의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진행된 출범식을 통해 범일지회는 "회사는 중립을 지켜라. 회사 내 사조직을 없애라. 법이 보장하는 교육비 등을 지급하라"는 주장을 했다. 이런 주장과 구호에 대해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노조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 줏대를 가져야 하는 자주성, 모든 것을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에 충실하며 시작과 끝을 조합원의 직접 민주주의 원칙에 맞춰야 한다는 민주성, 그리고 나만 사는 눈치와 줄 대기가 아니라 함께 살자는 단결과 연대정신을 갖출 때 비로소 노조다운 노조가 된다.

하지만 지금껏 서울의 버스회사의 노조들은 노조의 이런 기본 뜻에 충실한 적이 크게 없다. 노조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되면 회사에 회유되고 안 되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 속에서 민주노조는 숨 쉴 수 없었다. 복수노조가 허용 되어 회사에 복수노조가 생기면 노조 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노조다운 노조가 만들어 질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왜냐면 결국은 노조란 조합원의 입장에서 회사의 이윤이 챙기려다 발생하는 여러 가지 노동조건의 하락과 연봉제 등 비정규직화에 맞서야 하고 노조 간의 선의의 경쟁은 두 노조 공히 노동조합 본성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의 대의 명분은 가깝게는 조합원들이 고용불안 없이, 임금 저하 없이 편하게 근무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고, 저만의 이득을 위해 전체의 이익을 외면하고, 당연히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노조의 운영이 밀실과 야합에 물들게 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합원 중심의 민주노조를 가로 막은 돈과 연고가 판치는 전근대적이고 지나치게 현실 이해관계에 매몰된 문화를 바꿔가는 것인데 복수노조는 서로간의 발전의 자극이 된다.

범일운수의 복수노조 설립이 버스 및 운수 영역의 그 동안의 잘못되고 부패된 관행을 깨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불행한 대립이 아니라 두 노총 모두에게 조합원의 민주적 각성과 단결로 가는 혁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소수지만 용기를 낸 민주버스 범일지회 최광용 지회장과 조합원들은 군대정권 치하에 저항을 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과 다름없다. 또한 이들의 용기가 더 많은 노동자들의 용기를 불러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세파에 치여 정신없이 살다가 정신차려 주위를 돌아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훌쩍 커 있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오늘의 주인공은 올해 여섯 살인 둘째 딸이다. 며칠 전부터 아이의 앞니가 흔들린다는 제보를 받아 앉혀놓고 살펴보니 이빨이 흔들리며 밑에서 새로운 치아가 올라오는 것이 이미 한 발 늦은 것 같다. 아차 싶었다.
첫째인 아들의 흔들거리는 앞니에 실을 걸어주며 ‘얍’하며 뽑아주던 게 며칠 전인 것 같은데 벌써 둘째의 차례란 말인가. 세월은 탱크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지나간다.
아이는 이미 겁먹은 기색이 역력하다. 평소에는 천하의 말괄량이로 거실 소파에서 점프하며 마구 뛰어다니며 호랑이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하룻강아지처럼 엄마를 힘들게 하던 둘째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대성통곡할 준비를 갖춘 채 아빠 앞에 앉아 있는 것이다.
“이빨을 안 빼면 말이지, 미워진단 말이야.. 하나도 안 아파 알겠지?”
아이의 마음을 그렇게 안심시키고 실을 조그맣게 매듭을 지어 문제의 이빨에 걸어본다. 아이의 이빨은 정말 작기만 하다. 아빠의 손가락은 마치 야구 방망이처럼 굵어 보인다.
조심조심 매듭을 지어 이빨에 걸어 살짝 잡아당겨 고정을 시키고 아이의 눈치를 살핀다. 눈망울에 고인 눈물이 한 대야 가득이다. 톡 건드려만 주면 터져 나올 기세다.
이럴 땐 말을 계속 걸어줘야 한다. “이빨은 뽑아서 옥상에 던져줘야 한데, 왜냐면 그래야 새 이빨이 예쁘게 나온단 말이지? 근데 오늘 간식은 뭐 먹었어?”
아이는 ‘으,으~’ 하며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아이가 이빨에 대해서 잠시 집중하지 않는 틈을 타 ‘탁’하며 실을 잡아 당겼다.
이런.. 실만 쏙 빠져 나온다. 다시 묶어야겠군. 또 한번의 시도에서도 역시 실만 쏙 빠져나온다.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다. 이빨을 손으로 흔들어 보니 이미 99% 빠진 상태이다.
어떻게든 오늘 승부를 내야 한다. 다시 용맹정진의 마음으로 실을 튼실하게 묶어 본다.
그리고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외치며 잡아 당긴 순간. 뭔가 ‘툭’ 하며 빠져 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이의 눈물보는 터져 버렸다. ‘엉~엉’ 하며 우는 아이를 안아주며 괜찮아, 아프지도 않잖아, 이제 끝났어.. 그렇게 얘기해주며 살펴보니 제대로 빠졌다. 나오고 있는 새 치아의 자리만 잡아주면 될 것 같은데.. 그 옆에 있는 이빨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 조만간 또 한 번의 승부를 벌여야 할 듯 하다.
하여간 오늘의 이벤트는 끝!
아이는 천하의 말괄량이이자 하룻강아지로 복귀하여 사방팔방 뛰어 다니고 있다. 저 녀석을 잡아서 얼른 씻기고 재워야지. 아빠의 하루는 그렇게 끝났다. 

독산1동 김희준

필자는 독산1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재빈, 재은, 재령 3남매와 함께 성장일기를 쓰고 있는 아빠입니다.



 

마을답사- 여덟번째 이야기  

 오늘은 옛이야기를 따라 길을 나선다. 우리 동네 사람이라면 왠만하면 다 알고 있는 호압사가 그 곳이다. 가봤냐고 묻는다면 글쎄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 높고 높은 아파트에 가려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산에 있다 보니 엄청난 결심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주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설였던 분이 있다면 걱정 말고 이번 기회에 도전하시라. 가을바람에 몸은 더불어 가볍고 맑은 하늘에 눈까지 밝아지니 요즘이 '딱'좋은 계절이다. 


 호암산은 395m로 옆으로 이어지는 삼성산(478m), 관악산(631m)보다 낮은 작은 산이다. 그 안에 있는 호압사는 3분에2 정도는 마을버스로 올라갈 수 있다. 금천구청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바로 호압산문 앞에 내릴 수 있다. 이런 식은 죽 먹기이니 홀가분하게 떠나보자.
 다소 가파른 산문을 걷다보면 숨고르기가 쉽지 않다. ‘하필 이렇게 울퉁불퉁 아스팔트라니’ 울뚝불뚝 짜증이 올라올 때 쯤, 그럴 땐 양옆으로 삐죽이 나와 있는 때죽나무 군락을 찾아보자.

 봄이라면 하얀 방울 같은 꽃이 줄지어 피었겠지만 요즘 같은 가을엔 대롱대롱 열매가 떼 지어 달려있다. 옛날 천렵할 때 도구가 마땅치 않으면 이 나무를 이용했다고도 한다.
고기 낚는 법은 다음 기회에 더 하기로 하고 계속 기운을 내서 가파른 길을 더 걷자.
다다른 곳에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보일 것이다. 이 소나무가 호압사의 역사를 대신 말해주고 있다. 사찰에서 오랫동안 보호하고 있으니 서울근교에서 이런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나보다.

호압사에 얽힌 이야기는 소나무가지의 흔들림 속에 지금까지 전해진다. 오래된 곳에는 언제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마을 사람들 입을 통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자기 이야기도 슬쩍 들어가 완성되는 옛이야기.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지역의 지리, 풍속, 설화, 문화재등 기록)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이성계가 한양에 새 궁궐을 짓고자하나 사고로 완성되지 못하니 무학대사의 도움을 받아 호압사를 짓고 나서야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와 절집이 어우러진 모습이 도심 속에 있는 나를 잊게 한다.  싸리비의 빗질자국이 남은 마당으로 들어서면 신도는 아니지만 겸손한 절이 절로 된다.
마당 입구엔 두 그루의 고목이 속을 비운 채 500년을 넘어 서있으니 나무라도 그런 어른이 없다. 팽나무와 느티나무 옆을 지나 ‘약사전’이라고 편액이 쓰여 진 전각으로 들어서면 이번엔 그렇게 부드러운 부처님이 약함을 들고 계신다.
이 부처님은 우리들의 고통과 병을 다 알고 고쳐주신다는 약사부처이다. 아담하게 앉아 계신모습이 처음 대하는 누구라도 그 얘기를 들어주실 듯하다.

올라가는 길은 참으로 힘들었으나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수월한 법. 내려오다 문득 ‘그런데 왜 학교 다닐 땐 여기를 와 본적 없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 때 어른들은 모두들 뭐에 관심을 두고 있었을까?
그럼, 지금은?


산아래 문화학교
김유선 대표


산아래 문화학교는  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함께 희망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학교입니다.
시흥1동 남서울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마지막 입주단계에 와서도 바람 잘날이 없다. 10월 1일 입주를 압두고 비조합원과의 소송에서 패소를 한 것이다. '관리처분 무효'와 분양 및 입주등에 대한 '집행정지' 판결을 받아 10월 입주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10월 입주를 서두르던 많은 조합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가뜩이나 전세난으로 치솟는 전세값에 이사날짜가 어그러졌으니 오도가도 못하고 거리로 내쫒길 판이다. 조합측은 소송 당사자와 협의를 하고 집행정지를 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노력중이지만 쉽지 않다.

이 사태가 그냥 남의 일인가? 금천구에는 시흥 재개발 촉진1, 2구역부터, 독산 2개 건축 구역, 구심재개발 사업, 군부대 개발사업등 크고 작은 개발계획이 예정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양아파트 사태는 허가 관청인 금천구청이 미리 불법적 요소를 찾아내어 예방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함을 반증하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에 밀려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이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은 데 이 또한 행정청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불어 시행사나 시공사가 주민들을 앞세워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지, 조합의 부정이 없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한양아파트 조합원들의 피눈물을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 탐방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노인들은 가난, 질병,고독,무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살률도 높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전체의 45.1%로 OECD국가 평균인 13.3%보다 18.5%높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인들에게도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절실하다. 부양해야 할 가족은 없지만 자신과 배우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위해 일거리를 원하는 노인들이 많지만, 젊은이들도 구하기 어려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서울시에 있는 55세 이상 일하고자 하는 노인과 노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업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다.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금천노인복지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작년 9월에 개소하였다.
그동안 구로나 관악센터를 이용하던 노인들은 이제 더 가까운 곳에서 취업알선센터를 만날 수 있다.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구로,관악 센터에 비해 금천센터는 새내기 수준이지만 20~25%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와 취업코디네이터들이 일일이 상공회의소, 사업체를 방문하여 설명하고, 취업사례를 수집하여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천고령자취업센터의 특별함은 사회복지사가  등록된 구직노인들의 취업욕구와 건강상태, 개인사정을 세세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취업의뢰가 들어오면 조건이 맞는 분에게 전화로 확인한 후 연결하기 때문에 다른 센터에 비해 연결가능성이 높다. 한 번 연결된 업체와의 거래가 지속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독산동 우시장의 한 업체에서 만난 이순복(여, 69세)어르신은 금천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다가 센터를 알게 되었다. 시간은 많고 건강하여 평소에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적절한 일자리가 있어 올 4월부터 이 업체에서 떡갈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순복 씨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준 센터가 늘 고맙다고 한다. 가장 만족하는 것은 일도 하면서 자신의 생활도 가질 수 있다는 점. 오전에는 집안일을 볼 수 있고, 오후1시부터 7시까지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으니 너무 힘들지도 않고 "딱 좋다"는 것이다.
"일이 어렵지 않아요. 주문이 많을 땐 열흘씩 일하고 바쁘지 않을 때는 쉴 수 있으니까요. 시간당 오천원을 받는데 이 나이에 어디가서 그만큼 받을 수 있겠어요. 내가 번 돈으로 손주들한테 용돈도 주고 우리 부부 생활비에 보탬도 되니 너무 좋죠. 이렇게 내 몸의 리듬에 맞는 일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겠어요? 노인복지관 센터 덕분이죠.
여기서는 다만 몇 십분이라도 일찍 와서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점수 따고 있지요." 라며 활짝 웃음을 지어보인다. 일하는 이순복 어르신의 몸에서 생기가 느껴졌다.
이순복 어르신을 고용한 드림에프앤비의 대표 박현순 씨는 "어르신의 경우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실 수 있으니 좋다. 우리 일은 일이 있을 때만 기간을 정해 하는 거라 정기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보다 마음의 부담이 없다. " 며 "앞으로도 노인인력을 고용하고 싶다"고 했다.

이순복 어르신 뿐 아니라 학교나 아파트 경비, 청소, 주차관리, 택배 등 취업센터에서 소개받아 곳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노인들이 있다. 일하고자하는 노인과 인력이 필요한 업체를 연결해주는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활기찬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이 금천구에 많아지기를 바란다.

김수진 기자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 약도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금천노인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순복(69세)  어르신은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서 소개받아 업체에서 오후시간에 떡갈비만드는 일을 하며 기자를 향해 활짝 웃음을 보이고 있다.

     세상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부족한 곳은 어디일까? 북한?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없는 곳은 바로 기업(회사)이다. 우선 이른바 자수성가형의 기업을 보면 기업주의 자기경험에 의한 단정이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면 바로 되돌아오는 것이 한보그룹 정태수가 했던 말이다. "머슴이 뭘 알어!" 당시 한보그룹 전무의 증언에 대한 반응이었으니 전무 눈에도 보이지 않는 생산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태도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노예의 노예의 노예쯤 되겠으니 말이다.

회사 인사위원회 즉 징계위원회를 참석하면 제왕적 또는 봉건 아니 심지어 노예사회에서나 가능한 사용자들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를 바로 경험한다. 회사의 사규를 보면 상이 하나면 벌은 수십 개다. 균형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름은 인사위원회지만 오직 징벌을 위해 존재한다.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소명(疏明)은 까닭이나 이유를 밝혀 ‘해명’하는 것이다. 즉 당사자의 처지와 이해를 존중하여 억울함이 없는 결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인사위원회는 거의 전적으로 조선시대 재판이다. 그 때 재판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자백할 때까지 주리를 틀어라."였다. 증거도 정상의 참작도 없다. 변호도 소명도 없다. 회사 인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판사 검사 변호사를 전부 회사가 차지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오직 '개전의 정'을 호소할 자유 밖에 없다.
'개전의 정'이란 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을 것을 깊게 느끼고 용서를 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오직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빌 것을 요구한다. 이런 구조와 관행에서 '소명'이란 존재할 수 없다. 소명을 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직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며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 것이니 사측으로 보면 더욱 더 죄만 키우는 짓이다. 

노조의 결정으로 파업에 동참한 것에 대한, 정리해고로 죽은 자들에 대한 산자들의 의리를 지킨 것에 대한 보복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쌍용자동자 노동자에 대한 1심 행정소송 판결이 나왔다. 그 재판 과정에서 나온 한 장면이다.
재판장이 회사 측 노무 이사인가 당시 사장인가 하는 사람에게 징계해고를 내린 이유를 묻자 역시나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 했다. 그래서 다시 재판장이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것에 대한 사용자들의 답이 기가 막혔다.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사람이 공손하게 있지 않고 건방지게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다. 그런 불손한 태도를 보며 개전의 정이 없다는 것을 판단했다."고 한다.
내가 절망스러운 것은 봉건시대 또는 일제 강점기의 순사들이나 할 짓을 태연하게 하는 회사 측 태도다. 특히 저 잘난 대기업의 인식 수준이 이럴 진데 가산 구로 디지털단지를 채우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에서는 또 얼마나 기가 막힐 가하는 막막함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구청장도 우리 손으로 뽑는데, 밑으로부터의 민주주의가 존재하는데 오직 기업 안에만 반장도 부장도 사장도 우리 손으로 뽑지 못한다. 민주가 되지 못한다. 형식적으로 대표이사를 주주총회에서 뽑지만 아시다시피 주주총회는 1인 1표가 아니라 1주 1표 즉 민주가 아니라 돈이 주인 되는 질서다.
사람은 단지 주주라는 돈의 대리일 뿐이다. 거기에 어떻게 사람의 숨결과 사람의 냄새가 존재할까. 만약 사장을 직원들이 직접 뽑으면 아마도 정리해고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만행은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다리 벌린 이유로 해고를 당한 노동자의 한숨을 보며 반민주적이고 반생명적인 기업 내 질서를 인간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화시킬 성찰이 절실함을 느낀다.

정리해고를 하고 고용 없는 성장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한다는 위선, 고용노동자는 줄었지만 매출과 이익과 계열사는 2배나 늘린 한국 재벌들의 도덕 불감증, 염치 외면증,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개전의 정'이 필요한 대상들이 아닐까?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상담문의 859-0373

내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조지는 강아지입니다. 엄마 개는 조지에게 짖어보라 하죠. ‘이상하네? 왜 강아지에게 짖어보라 할까?’ 의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조지는 “야옹” 하는 겁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엄마는 실망을 하고 다시 짖어보라 하는데 조지가 이번에는 “꽥꽥” 하며 오리 소리를 냅니다. 엄마는 머리를 감싸고 힘들어 합니다. 마치 학교 들어갈 아이에게 1 더하기 1을 물었는데 “1이요” 라고 대답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조지는 계속 돼지와 소의 소리를 냅니다. 글쎄요, 조지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렇게 소리를 내면 안 되는구나 하는 죄책감도 없어 보입니다. 조지는 그저 열심히 ‘짖고’ 있을 뿐입니다. 병원에 간 조지는 처방을 받았고 결국 자기의 멍멍 소리를 찾았는데.. 마지막에 가서 사람들 속을 지나가던 조지는 다시 다른 소리로 ‘짖고’ 맙니다.
그림책의 색이 참 예쁩니다. 파스텔톤의 그림에 표정들이 단순하지만 전달력이 있어 어떤 생각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엄마가 조지 때문에 괴로워하는 장면은 개의 모습이긴 해도 우리 자신을 떠올리게 됨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정답을 말하지 못한 내 아이에게 자꾸 닦달하던 그런 자신을 말이지요.조지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저 평온하게 ‘짖고’있습니다. 조지의 얼굴을 보면 조지의 속마음이 살짝 궁금하기도 합니다.
조지는 왜 그렇게 여러 동물들의 목소리로 짖었을까요?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조지와 엄마의 노력을 말하는구나 생각하다가도 엄마가 정답이라 생각한 것과 조지의 그것이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조지에게는 여러 가지 동물로 표현한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것도 소리는 다르지만 분명 조지의 소리일 것입니다.
어쩌면 조지는 고양이, 오리, 돼지, 그리고 소와 사귀면서 새로운 자아가 형성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진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내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두 눈 바로 뜨고 볼 수 있는 그 용기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참 중요한 일이겠습니다.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동호회 탐방-     2011 금천구 사회복지 한마당 표창받은  헨켈 케어팀



9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금천구청 앞마당에서는 '행복나눔 대축제'가 열렸다. 지역사회복지 발전에 기여한 기관과 개인에 대한 표창을 했다. 그 중에 ‘헨켈’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다. ‘헨켈’이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마침 한마당 당일에도 봉사를 나온 ‘헨켈’의 케어팀을 만났다. 인터뷰 하는 내내 헨켈 케어팀은 한마당에서 나눠줄 떡을 담기 위한 종이 박스를 불꽃같은 속도로 접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수다스럽게 인터뷰가 진행됐다.
헨켈은 독일계 기업으로 1876년에 창립된 오래된 기업이다.  전세계 125개국 4만 8천명의 직원이 있고 한국에는 600여명이 있으며 가산동 헨켈 테크놀러지에는 120여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홈메트, 홈키파나 세제 퍼실(persil)을 떠올리면 쉽다.

헨켈의 대부분의 봉사는 ‘케어팀’에서 기획한다. 가산복지관과의 연계도 케어팀의 작품이다. 가산복지관에서 어느 한 부분을 맡아서 하지는 않는다. 복지관에서 봉사요청이 있을 때 회사는 업무조정을 통해 되도록 많은 직원이 참여할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처음에는 급식봉사도 하고, 오늘 같이 행사가 있을때 도와주는 것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한다. 지난 4월 가산종합사회복지관의 요청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산행 봉사를 한적 있었는데,  어느 분이 쌈짓돈을 모아 내밀었다. 순간 너무 가슴이 뭉클했다. 당연히 돈은 받지 않지만 그 마음이 느껴졌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이런 활동외에도 사랑의 집짓기, 김장 김치담기등을 찾아서 한다. 

대외적인 봉사뿐 아니라 회사내의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활동도 큰 몫을 차지한다.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복날 행사나 직원 생일, 연말 파티등을 기획한다.
케어팀은 회사내 직원들의 모임이다.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구성된다. 그러다보니 케어팀을 통해서 봉사를 처음 겪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에 대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의 이유가 뭘까?  “우리 회사가 금천구에 있기 때문이다. 헨켈의 기본 생각은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것이다” 돌아오는 답변은 너무 간단했다.
높은 곳에서 떠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발딛고 있는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실천을 해내고 있는 헨켈 케어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기업문화가 아닐까 싶다.
케어팀의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복지한마당의 행사장을 비추는 가을 햇살보다 더욱 빛나보였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금천 노인종합복지관의 금천고령자 취업알선센터에서 수기를 보내왔습니다.

30년 동안 회사와 편의점 등을 경영하였지만 사업 실패로 실직한 이후, 인생의 허망함과 나이듦에 대한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초조하게 보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만 깊어가서 시름을 잊고자 하루 6시간씩 등산을 하면서 삶의 허탈함과 무료함을 달래고자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단지를 통해 금천고령자취업알선센터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취업센터 문을 두드렸습니다. 담당 선생님의 권유로 모금회에서 지원하는 취업준비교육을 참여하게 되었고 교육에 성실하게 참여하였습니다. 사실 어떻게 나이들어 취업해야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취업코디네이터분의 도움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새로 작성해보고 면접연습도 하면서 무언가 손에 잡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저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의지가 있고 건강하다면 분명히 취업이 된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을 늘 기억하면서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자 노력했고 다행히 세번만에 취업에 성공하여 현재 맡은 경비원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취업 이후 고민도 많이 줄어들고 마음도 더 맑아지는 듯 하며, 역시 나이가 들수록 삶이 심심하지 않고 즐거우려면 직업이 있어야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은 아직 미혼인 두 아들들의 결혼도 제게 맡겨진 과제라 고민도 들지만, 생활에 집착하기 보다는 즐겁게 일해서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또한 언젠가 제가 다시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이 왔을 때 손을 뻗으면 제 손을 잡아줄 누군가 있다는 것 에 말도 못할 든든함을 느낍니다. 오늘도 수고롭게 우리 노인들을 위해 여기저기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애써주시는 마음들 잘 기억하여 저도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김원조 (68세)


금천구청은 지난 9월 2일 '시민명예감사관 워크샵'이 진행했다. 시민명예감사관 제도를 만들며 '주민이 참여하는 열린감사와 구민우선 사람중심의 청렴 구정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했다. 금천구는  서울 자치구중에서 최하위의 청렴도를 기록하고 있다.
청렴도 재고를 위하여 구청은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는 참여예산제등과 더불어 주민참여의 큰 장으로 보고 많은 홍보를 했다.
워크샵에서 시민감사관들은 많은 이야기를 토로했다. "정보가 없다", "권한이 없는데 어떻게 감사를 하는가?"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시민명예감사관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감사담당관은 "내년에 전반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기술시민담당관이 2009년부터 시행되어 3년째에 들어섰지만 아직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있는 신분증 하나 마련하고 있지 못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주민참여는 주민을 행정의 들러리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 구경꾼으로 만드는 것은 더욱 아니다. 참여하는 주민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줘어야 한다. 미덥지 못하면 못한대로 믿고 줘야한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감사를 할수 있겠는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권한을 어떻게 공유하고 책임질 것인가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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